쿠키런! 쿠키들의 용감한 질주 – 데브시스터즈

모바일 앱 시장의 출현은 IT 비즈니스 생태계를 큰 폭으로 변화시켰다. 구글과 애플에서 제공하는 툴을 이용해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적은 인력으로 앱을 제작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손쉽게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이 타이밍을 잘 이용해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으며, 그 중 게임 관련 회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데브시스터즈는 시장의 중심이 모바일 앱으로 변할 것이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함으로써 출시 1년만에 국내 연매출 600억 원을 넘기고, 대만·일본 등의 해외시장까지 성공적으로 공략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IT 환경의 변화가 스타트업에 얼마나 큰 기회가 되고, 거대한 성공 교두보를 제공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본 사례를 통해 우리는 스타트업을 꿈꾸거나 IT 비즈니스에 종사하게 될 수많은 학생들이 IT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 영감을 얻기 바란다. 물론 이 시기의 회사가 모두 데브시스터즈처럼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기에 좋은 타이밍이 성공을 보장한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 데브시스터즈가 성공을 거둔데는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된 요인들이 더 있었다.

본 사례는 그들의 성공 요인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으며, 아울러 그들이 생각하는 성공 요인을 수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장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본 사례가 스타트업을 꿈꾸거나 IT 비즈니스에 종사하게 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Q1. 플랫폼 비즈니스에는 망 외부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데브시스터즈가 성공을 거두는 데 있어 망 외부성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분석해보자.
Hint) 망 외부성의 핵심은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의 가치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데브시스터즈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어떻게 했나를 중심으로 토의해보자(과금체계, 카카오톡 & 라인과의 제휴).

Q2. 쿠키런의 가장 큰 강점은 귀여운 캐릭터에 있으며 현재 데브시스터즈는 조심스럽게 이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사업 다양화로 생겨날 기회와 위협에 대해 논의해보자. 또 성공적인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해보자.
Hint) 사업 다양화가 망 외부성 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의 단점을 어떻게 보완해줄 수 있을지 그리고 데브시스터즈의 핵심역량인 캐릭터 인지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논의해보자.

Q3) 현재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의 성공 이후 모든 역량을 쿠키런의 업데이트와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런 상황에서 후속작이나 다른 장르의 게임을 추가적으로 출시해야 한다는 의견과 현재의 게임에 집중하자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당신이 대표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Hint) 현재 쿠키런은 많은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형성된 망 외부성을 어떻게 후속작이나 추가적인 게임으로 이전할지부터 고민해보자. 또 쿠키런의 게임성과 이로 인한 롱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해보자. 만약 후속작을 낸다고 한다면 데브시스터즈의 핵심자산인 캐릭터성을 살릴 방안에 대해 고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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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쿠키들의 용감한 질주 – 데브시스터즈 

이지훈 대표는 오랜 시간을 함께 발맞춰온 팀원들과 어떻게 하면 쿠키런이 1,000만 명이 넘는 동시 접속자를 소화해낼 수 있을지 토론 중이었다. 국내 Top3급 모바일 게임의 최대 동시접속자가 많아야 200만~300만 명인 상황에서 매일 1,000만 명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설계하는 건 자칫 무모해 보였다. 그러나 그와 데브시스터즈의 모든 팀원들에게 글로벌 시장이란 더 큰 목표가 있었다. 토론이 점점 격렬해질 무렵 사무실의 전화벨이 울렸다. 김종흔 공동 대표의 전화였다.

“네, 이지훈입니다.”

“기뻐하십시오. 대표님. 쿠키런의 일본버전이 출시와 동시에 성공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답니다.”1).

이지훈 대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미 대만과 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아시아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은 무려 4조 8,00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마켓이다. 이 곳에서의 성공적 안착은 곧 그토록 염원해오던 글로벌 프로젝트의 발판이자 도약이 될 수 있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대표님. 이제야 제 1막을 마무리지었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김종흔 대표와의 통화가 끝난 후 이지훈 대표는 향후 계획으로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젠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 일단 첫 테이프는 멋지게 끊었습니다. 이젠 다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겠죠? 쿠키런을 지금의 성공 수준이 아니라 매일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한 번 만들어봅시다.”

성공적인 일본진출 소식을 전해 듣고도 이지훈 대표와 팀원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오늘의 성공은 이제 막 펼쳐지기 시작한 그들의 꿈에 비하면 작은 시작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지훈 대표의 창업 스토리

쿠키런의 개발을 총괄했고, 지금도 관련 업데이트와 콘텐츠 제작을 총감독하는 이지훈 대표의 이력은 1999년도에 IT 업계에 입문하며 시작된다. 2000년~2001년 프리챌의 자회사인 드림챌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위한 간단한 게임 제작 경험을 쌓은 그는 2002년 NHN에 입사했다.

“NHN에서 쌓았던 경험은 개인적으로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당시 NHN은 신생기업이었고, 제 사원번호는 200번대였죠. IT 업계의 큰 변화를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웠고 좋은 선배와 환경 아래서 일을 배우며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제 회사를 설립했을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2002년~2004년까지 NHN과 한게임을 거치며 경험을 쌓은 이 대표는 2004년 12월에 퇴사를 결심한다. 2005년 잠깐 복학했지만 학기 중 선배들과 창업을 결심, 결국 학교를 나오게 된다.

“자퇴서를 내기로 결심했던 때가 아마 일 때문에 잠시 일본에 있던 시절이죠. 그 당시 전 삶의 의미와 지침에 대해 많은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매우 중요한 문제였죠. 결국 결단을 내렸고 그 후론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처음 1년은 경력을 살려 SNS 및 게임포털 기획과 관련된 외주용역과 컨설팅을 하며 기회를 보았다. 학교를 뛰쳐나왔지만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2006년 직접 창업을 결심하고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교육과 놀이가 합쳐진 에듀테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막연하게 방향만 잡혔지,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자본이 없었죠. 결국 많은 IT 벤처들이 하듯이 SI2) 와 컨설팅 등의 외주용역으로 운영비를 벌며 틈틈이 우리만의 서비스를 개발코자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두 가지 일을 병행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결국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끝까지 남은 사람들끼리 회사를 재편성했습니다.”

2008년 이지훈 대표는 커다란 기회를 보게 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발표한 아이폰이었다.

“한 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개발자가 전 세계를 상대로 소프트웨어를 바로 팔 수 있다니 정말 혁신 그 자체였습니다. 게다가 주머니에 컴퓨터를 넣고 다닌다니. 그 당시 제가 생각하던 세 가지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모바일’, ‘글로벌’ 그리고 ‘소셜’. 이 중 ‘소셜’은 구글과 트위터 그리고 페이스북으로 평정됐다고 판단했어요. 결국 남은 키워드가 ‘모바일’과 ‘글로벌’이었는데 그 기회가 펼쳐진 거었죠. 반드시 이 변화에 올라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삼성전자의 옴니아와 햅틱이 막 나오던 시절이었으며, 앱스토어 자체가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지훈 대표는 이 타이밍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중고나라에서 중고 아이폰을 구매하며 남들보다 한 발 앞서 개발에 참여했다. 미국에 직접 메일을 보내 개발자로 등록하고, 재미있는 것이면 뭐라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앱을 개발했다. 그렇게 새 여정은 그려지기 시작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설립과 발전

데브시스터즈의 설립

지금의 데브시스터즈 형태가 만들어진 건 2009년 1월, 당시 상황은 아이폰 3GS가 공개되기 전이었다. 해외에서도 아이폰 3G가 시장에 겨우 안착한 시기에 이지훈 대표는 피처폰이 아닌 스마트폰 앱 개발을 목표로 회사를 설립한 셈이다. 1년 후 데브시스터즈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하기까지, 대학생과 휴학생 4~5명이 모여 시작한 이 회사는 장난감 선풍기, 사진 유틸리티 등 다양한 앱을 3달 동안(2009년 4~6월) 10개 정도 출시했다.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당시 앱스토어에선 공짜 또는 1달러를 받고서도 모든 것을 다운받을 수 있었죠. 맥주 마시기 같은 간단한 1회성 앱이 유행이었죠. 앱이 잘 팔려도 수익은 낮았습니다. 게다가 회사가 어려워지고 현금이 다 소진되던 시기에 투자를 받기 위해 찾아간 벤처캐피털 회사는 앱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하던 상황이었습니다. 10명이서 10달을 고생했지만 성과가 거의 없자 고민을 하게 됐어요. 세계시장에 도전하면서 이것저것 다 해보려는 생각이 안일했구나란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 결과 게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어요. 2009년 상반기에 출시한 러닝게임 ‘오븐브레이크’가 반응이 괜찮았기 때문이었죠.”

그 후 김종흔 대표와 만났고 2010년 3월에 데브시스터즈로 회사명을 변경하며 모바일 게임회사를 본격 선포한다. 데브시스터즈라는 회사명도 재미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김종흔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Developer(개발자)라는 Dev에 Sister(자매)를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Brother가 아닌 Sister가 된 이유는 그냥 Sister의 어감이 더 상큼하기 때문이었어요(웃음). Sister라는 이름 때문인지 외국 회사분들을 만날 때면 아시아 여자 세 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남자 세 명이 나가니 적잖이 실망하더라구요. 덕분에 회사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웃음).”

오븐브레이크의 개발

데브시스터즈의 이름을 널리 알린 작품은 오븐브레이크였다. 당시 한국에는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앱스토어도 없었고, 당연히 게임을 유통할 시장도 마땅찮은 상황이었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한국에는 마켓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기획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삼고 컨셉, 장르, 난이도를 설정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쿠키런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오븐브레이크가 개발되었습니다.”

오븐브레이크의 기획은 초기 멤버 7~8명의 난상토론을 통해 나왔다. 이에 대해 이지훈 대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당시 해외에 오래 거주하며 외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던 멤버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진저브래드(쿠키)가 해외유저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여기에 다른 멤버들의 의견을 더해 발전시킨 것이 쿠키가 마녀에게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마녀의 오븐을 탈출한단 설정이었죠. 게임을 개발하려면 아티스트가 있어야 했는데 당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평소 눈여겨봤던 친구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개발자군에도 휴학생이나 방학 동안 잠시 합류한 학생들이 많이 포함됐어요. 사실 아무것도 갖추어지지 않은 초기에 업계에서 쌓아온 개인적인 인맥이 참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 사업의 성공을 위해 사회경험이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개인의 자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하지만 제가 일하며 쌓았던 인맥과 경험이 사업을 할 때 자산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면에서 좋은 환경과 선배들 아래서 리더십이나 일하는 방법을 배우며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은 어린 창업자들에게 중요해 보입니다. 물론 타이밍을 봤다면 바로 창업을 해도 괜찮구요.”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내부적인 테스트 결과로는 재밌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앱스토어에서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저희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판매가 부진했습니다. 원인을 알기 위해 고객들의 리뷰를 읽어봤는데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더군요. 바로 회의에 들어갔고 난이도를 낮췄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난이도를 낮춰가는 과정을 몇 번 더 반복했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하는 유저들의 반응에 당황스러웠습니다. 결국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개발자 친구가 ‘정말 이렇게 해도 될까요?’라고 말할 정도의 난이도로 낮췄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때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서비스 개발에 있어 사용자 의견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븐브레이크는 성공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국 앱스토어 Top 100에 올랐고, 자본이 바닥난 상황에서 단비와 같은 한 달치 급여를 매달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앱스토어에서 부분유료화(in-app purchasing)3) 정책이 시행되기 전이라 다운로드 방식의 과금을 할 수밖에 없어 성공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크지 않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종흔 대표는 이렇게 평가한다.

“저희는 오븐브레이크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라이트급이 최소 미들급의 성과는 냈다고 생각합니다. 앱스토어에서 Top Grossing(매출) 차트 100위 내에서 6개월간 머물렀고, 직원 10명이서 만든 게임이 별다른 마케팅 없이 20여 개국에서 1위에 올랐습니다. 오븐브레이크 1편과 2편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합쳐보면 무려 2,000만 건을 넘습니다. 투자자본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 측면에서 볼 때 오븐브레이크는 성공적이었죠.”

오븐브레이크의 작은 성공은 데브시스터즈 임직원들에게 해외시장에서도 통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고,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계기가 되었다.

시련과 성장

데브시스터즈가 언제나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다. 설립 초기에는 설립 자본금으로 연명하며 팀원 간의 분열을 겪어야 했다.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10억 원과 40억 원의 투자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수많은 요동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티핑포인트4) 를 앞두고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 속에 팀원은 10명 남짓으로 추려졌다. 다음은 김종흔 대표의 회상이다.

“참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내부 조직원 간의 화합이었습니다. 10억 원을 투자받았는데 이 돈을 다 쓸 때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 후 40억 원을 더 투자받고서도 롤러코스터가 계속됐죠.

첫 번째 투자는 2010년 4월에 당시 피처폰 게임으로 유명했던 컴투스에서 받았습니다. 당시 해외 시장을 주시 중이었는데 저희 회사가 한국회사라는 사실을 알고 연락을 주셨더군요.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시작했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라인업을 늘리고 공격적인 채용을 한 결과 별다른 성과 없이 10억 원의 투자금을 1년만에 다 썼습니다.

두 번째 투자는 2011년 7월에 소프트뱅크와 MVP창업투자로부터 각각 20억 원씩 총 40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 역시 든든한 자본이 생겼다는 생각에 공격적인 확장을 하며 다 소진해버렸습니다. 2012년에 회사가 정말 어려웠는데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는 직원이 70명에 달했습니다. 투자자금 50억 원을 소진하는 동안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본을 더 구해야 했지만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회사를 작게 재편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 보니 이런 고난은 오히려 기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은 이겨냈고, 남은 10명 남짓의 팀원들은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을 만큼 끈끈한 팀워크를 갖게 됐죠. 조직 내부적으로도 큰 성장이 있었구요. 시련이 회사를 소수 정예로 재정비할 수 있게 했다고 봐요.”

쿠키런의 성공

오븐브레이크의 첫 시리즈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후 오븐브레이크 인피니티, 이너스페이스 등의 다양한 버전으로 업데이트됐고, 오븐브레이크2는 출시 이후 2,000만 건 다운로드를 기록할만큼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유독 국내 시장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국내 앱스토어 내에 게임 카테고리가 신설되지 않았던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후 구글플레이나 통신사 마켓에 출시해 좋은 평가를 얻긴 했지만 이슈가 될 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 사이 국내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고, 데브시스터즈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김종흔 대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오븐브레이크를 국내에 출시할 때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큰 폭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앱스토어에서 부분유료화가 지원되기 시작했고, 통합된 안드로이드 마켓이 나오면서 안드로이드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죠. 무엇보다 국내에서 큰 영향력을 확보한 카카오톡이 구축한 게임 플랫폼에서 가능성을 봤고, 우리 기술력으로 국내 서비스를 직접 해보잔 생각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모바일 게임은 개발사들의 게임을 자체 웹포털이나 다양한 루트로 대신 배포해주는 유통사(publisher)를 통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유통사는 게임의 개발 및 서비스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주거나 홍보를 대행해주는 대신 상당한 비율의 수익을 수수료로 받기도 했다. 3,000만 명이 넘는 유저군을 확보하고 있던 카카오톡이 이 시장에 뛰어들자 데브시스터즈는 유통사를 통하지 않고 카카오톡이라는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자를 파트너로 게임을 유통하는 모델을 시험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와 초기 시장이란 장점도 있었지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구축해놓은 카카오톡만의 거대하고 긴밀한 유저 네트워크가 무엇보다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지훈 대표와 김종흔 대표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는 달리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결단을 내리고 나니 가장 중요한 건 속도와 타이밍이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게임 환경에서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선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카카오 플랫폼에 출시해 첫선을 보일 게임으로는 새로운 기획 작품 대신 지난 4년간의 시간과 노력이 투자된 오븐브레이크를 선정했다.

“오븐브레이크는 지난 4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된 게임입니다. 빠르게 카카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시간도 촉박했고, 무엇보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승부를 내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오븐브레이크의 최신작인 오븐브레이크2는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소셜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기에 카카오 플랫폼에서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오븐브레이크2를 바탕으로 유저가 오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비즈니스적 요소를 강화한 새 제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특히 우리는 카카오톡에 잘 구축되어 있는 유저 네트워크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 위한 여러 요소들을 추가했습니다. 유저들끼리 교류할 통로를 많이 만들고 싶어서 카카오톡 친구들끼리 점수로 경쟁하거나 선물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 등 다양한 활동을 개발했죠.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네트워크 속에서 오래 머물며 친구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또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 당시 앱스토어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부분유료화를 게임에 도입하기로 했다. 한 번 다운로드 받으면 더 이상 추가과금이 어려운 기존의 방식과 달리, 부분유료화는 게임 내의 아이템 구매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기존의 게임을 수정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 게임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2012년 12월에 출시한 기존 오븐브레이크2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해 새 게임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지금의 쿠키런이 탄생했다. 오븐브레이크2의 출시가 2012년 12월이었는데 카카오 플랫폼 버전의 출시가 2013년 4월이었다는 점을 주목해보자. 신속한 결정과 진행은 적절한 타이밍과 맞물려 쿠키런이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는 데 기여한다.

데브시스터즈가 말하는 쿠키런의 성공 요인

데브시스터즈의 성공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현장에서 성공을 이루어 낸 당사자인 이지훈 대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저는 우리 회사의 성공 요인을 타이밍과 팀, 그리고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잘 훈련된 팀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던 중 좋은 타이밍을 만나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성공이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큰 폭으로 변화하는 시기는 언제나 큰 기회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준비된 팀과 제품이 있어야 합니다.”

타이밍

오븐브레이크의 사례는 데브시스터즈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제품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이를 적절한 수익으로 전환시키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변변한 광고 하나 없이 입소문만으로 해외 앱스토어에서만 2,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오븐브레이크였지만 당시 앱스토어에서 부분유료화를 지원하지 않던 탓에 다운로드 과금 모델로 설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수익이 생각만큼 발생하지 않았고 데브시스터즈 내부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참 많은 고민을 안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10여 명 밖에 되지 않는 인원으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여력도 없었고, 입소문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는 예상 외로 좋았습니다. 덕분에 저희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구요. 하지만 다운로드만으로는 수익이 어느 규모 이상 커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애플에서 앱스토어에 부분유료화를 지원한다는 발표를 했고, 저희는 이 변화가 엄청나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분유료화는 앱 구매자가 다운로드를 받고 난 후에도 언제든지 게임 내부의 컨텐츠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정책이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 컨텐츠의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 Average Revenue per User)을 높인다. 또 초기 앱을 공짜로 뿌리는 등 새로운 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부분유료화 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어떤 고민과 결정을 했는지 김종흔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자.

“처음에는 오븐브레이크에 부분유료화 시스템을 탑재하는 방식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부분유료화 시스템을 현재의 게임 내에 도입하려면 대공사가 필요했죠. 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결국 많은 고민 끝에 오븐브레이크를 두고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자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간을 끌다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신속한 게임개발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했고, 이를 위해 새 게임은 기존의 오븐브레이크를 모티브로 제작키로 했습니다. 지금의 쿠키런 탄생 배경입니다. 만약 의사결정이 늦었거나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기획부터 다시 시작했다면 과연 그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개발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네요.”

부분유료화와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성장기회가 하나 더 찾아왔는데 바로 카카오톡의 게임 시장 진출이었다. 2012년은 4,000만 명 이상의 유저그룹을 확보하고 있던 카카오톡이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어 고민하던 시기였고, 그 돌파구를 모바일 게임 유통에서 찾기로 결정했다. 당시의 상황을 이지훈 대표는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메신저 위에 게임을 얹는 시도를 카카오톡이 했을 무렵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습니다. 초기 큰 성공을 거뒀던 애니팡이나 그 외의 다른 게임들이 주로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퍼즐이나 캐주얼 게임 중심이었다는 사실은 이를 잘 보여주죠. 하지만 하나 둘씩 성공케이스가 나오고 적은 제작비에 비해 엄청나게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Low Risk, High Return’ 상품 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 시장은 곧 엄청나게 치열한 경쟁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팅했고 게임을 만들어봤기 때문에 기존의 게임과 차별화 되면서도 높은 퀄리티를 지닌 게임을 한 템포 빠른 타이밍에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카카오톡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이것이 부분유료화 시스템과 맞물리면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국내 안드로이드 마켓의 폭발적인 성장세도 쿠키런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기존 애플사의 iOS 운영체제 기반의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게임을 출시했던 데브시스터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앱스토어를 모두 지원하는 카카오톡의 멀티 플랫폼 정책에 맞춰 안드로이드 버전의 쿠키런을 출시하였고, 이는 국내 안드로이드 마켓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리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쿠키런의 성공적인 출시 이후 데브시스터즈는 연매출 613억 원(2013년 기준)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고, 넉넉한 자금을 확보하게 되었다. 하지만 2013년 기준 데브시스터즈는 1인당 매출이 35억 원(임직원 숫자는 약 20명)에 이르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무리한 양적 팽창에는 보수적인 면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지훈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희는 무리한 성장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많은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가며 여기까지 온 지금의 임직원들이 모두 훌륭한 퀄리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현재의 기업 문화는 데브시스터즈의 매우 귀한 자산이자 경쟁력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현재의 고유한 기업 문화와 임직원들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금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채용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희와 같이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 있어 매니지먼트 팀과 실무팀의 역량은 절대적이며, 앞으로도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좋은 제품

김종흔 대표와 이지훈 대표의 인사정책에서 알 수 있듯 데브시스터즈는 신중하고 점진적인 방법을 통해 사업을 진행해가고 있었다. 이는 그들의 상품에 관한 생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저희는 상품의 퀄리티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은 회사를 크게 키우고 확장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하죠. 돈을 얼마나 벌고 회사가 얼마나 커지는지는 그리 큰 관심사가 아닙니다. 그저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그런 제품이라면 모두가 좋아해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저희가 마구잡이 확장을 지양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제품에만 몰두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오븐브레이크 때부터 글로벌 마켓을 대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해온 결과 데브시스터즈는 내부적으로 잘 훈련된 팀과 양질의 게임을 가질 수 있었고, 이 자산을 바탕으로 변혁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단 이지훈 대표의 분석은 데브시스터즈의 성공 요인을 잘 설명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의 새로운 도약

쿠키런의 성공 이후 데브시스터즈는 또 한 번의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연매출 600억 원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지금 시점에서 그들이 꿈꿔오던 세계적 기업으로의 도약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제품 출시

신제품 출시는 기회와 위기의 가능성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더군다나 쿠키런처럼 매출을 잘 올리는 게임에 대해선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더더욱 쉽지 않다. 김종흔 대표는 이렇게 본다.

“모바일 게임의 수명주기가 짧다는 점은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쿠키런의 경우 몇 번의 이벤트를 거쳐 지금도 꾸준한 매출을 이어오고 있지만 제품의 수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드릴 수가 없어요. 하지만 저희는 기존의 많은 고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상황에서 그분들에게 지속적인 재미를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유저분들이 쿠키런2를 묻지만 현재 속시원한 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신제품에 관한 의사결정은 충분히 고려해보고 신중하게 내려야 합니다.”

신제품 출시로 큰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시리즈가 있다. 얼마전 출시된 애니팡2의 경우 애니팡의 후속작으로서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선데이토즈의 부분적 지분매각을 이끌어냈다.

이미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해서 큰 성공을 거둔 스마일게이트가 중국 시장에 진출시킬 차기작으로 애니팡을 꼽았고 그 결과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1,200억 원의 가격으로 선데이토즈의 지분을 20% 인수했다. 후속작을 통한 선데이토즈의 연착륙은 회사 성장의 중요한 디딤돌을 만든 셈이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이런 견해를 보였다.

“저희는 풍부한 유저층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또 애니팡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캐릭터 상품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하며 사업을 다각화하는 중입니다. 올해 초 애니팡의 동물 캐릭터 상품을 출시했으며, 향후에는 애니메이션이나 공영방송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선데이토즈는 앞으로도 풍부한 유저층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게임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기존의 애니팡, 사천성으로 대표되는 퍼즐-보드 게임을 넘어 경영-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할 예정입니다.”5)

물론 게임의 특성상 쿠키런과 애니팡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쿠키런이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에 중점을 둔 반면, 애니팡은 게임의 룰이 단순하고 스토리라인 없이 짧은 시간 동안 가볍게 즐기는데 주안점을 두고 설계된 게임이다. 하지만 과감하게 후속작을 선택한 애니팡의 결정과 그에 따른 보상은 데브시스터즈로 하여금 이 문제를 재고하도록 만들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게임을 잘 유지하며 개선해갈 것인지, 이는 데브시스터즈의 향후 발전에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화

쿠키런의 가장 큰 장점은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실제로 쿠키런 캐릭터를 이용한 아동용 딱지는 출시 1년만에 400만 개 이상이 팔리는 대성공을 거두며 쿠키런의 캐릭터가 상품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앵그리버드와 같은 해외 사례의 경우 게임뿐만 아니라 인형, 만화, 테마파크 등 다양한 캐릭터 관련 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그 결과 글로벌 브랜드의 지위를 확보했다. 캐릭터 산업으로의 확장에 대해 이지훈 대표는 신중한 입장이다.

“저희도 쿠키런의 가장 큰 강점이자 차별점이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단순한 게임회사를 넘어서 블리자드나 닌텐도 그리고 슈퍼셀 같은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지구촌 사람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고,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회사 말이죠. 하지만 천천히 갈 생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한국 캐릭터 산업의 맹점은 사이즈가 작고 품질 면에서 아쉽다는 점입니다. 게임의 성공 이후 수많은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맞춰줄 수 있고, 저희의 가치관을 존중해주는 그런 파트너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하나씩 만들어보면서 천천히 학습을 하는 중입니다. 어린이용 딱지도 그런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고, 현재는 만화책과 인형을 실험해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다만 워낙 임직원 숫자가 적은 회사이다 보니 진행속도는 더딘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무리하지 않고, 지금의 방식을 고수할 생각입니다. 저희는 쿠키런을 단순히 모바일 게임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컨텐츠 플랫폼이라고 보기 때문에 스토리텔링, 유머, 위트를 추구하는 브랜드 IP(Intellectual Property)를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창업 이후 줄곧 제품에 집중하고 점진적인 성장을 추구해온 데브시스터즈의 전략은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 측면에서도 일관성 있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사업의 경우 관련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닌텐도의 ‘슈퍼마리오’가 좋은 예다. 닌텐도는 간판 캐릭터인 마리오를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만화책, 테마파크 등의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장시킴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삼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불멸의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사업의 확장에 있어 속도와 규모 그리고 범위에 관한 고민은 중요한 주제다. 잘 되고 있는 사업 타이밍에 선순환을 통한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적절한 확장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변동이 극심한 모바일게임의 경우 언제 어디서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날지 모르며, 자금에 비해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브시스터즈의 경우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며 이에 대한 방어벽을 칠 필요성도 있다.

풍부한 자본과 인지도가 생긴 지금 이 시점에서 계속해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며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느냐 아니면 확장에 가속을 붙이느냐. 이에 대한 의사결정은 향후 데브시스터즈와 쿠키런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분기점이 될 것이다.

해외진출 전략

쿠키런은 이미 동남아에 이어 최근 일본에까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태국과 대만에서는 국민 게임의 칭호를 얻으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일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성공적인 진출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기업’,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외치는 두 대표의 목표와도 부합하는 좋은 결과였다.

하지만 데브시스터즈에게도 추가적인 해외 시장 진출이란 큰 고민이 남아있다. 바로 미국과 중국 시장이다. 이 두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다. 하지만 동남아나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

쿠키런이 한국 시장과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데는 카카오톡과 라인의 공이 컸다. 한국 1위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톡과 아시아 1위 메신저 업체인 라인이 자국 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쉽게 협력할 수 있었고 각 시장에 비교적 쉽게 안착할 수 있었다. 또 문화적 취향이 어느 정도 비슷한 아시아권 국가였기에 별다른 커스터마이징이 필요없었다는 점도 큰 이점이었다.

반면 미국과 중국 시장의 경우 유통을 맡아줄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중국은 규제와 법체계가 독특한 특수 시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고려할 부분이 더욱 많으며, 미국은 문화도 많이 다르다. 결국 미국과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현지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와 동남아 그리고 일본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새로운 업데이트를 기획하고 제작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데브시스터즈의 입장에서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좋은 타이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미지수고, 충분한 자금이 확보됐는데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미루는 것은 ‘세계적인 기업’을 표방하는 데브시스터즈의 방향과도 배치된다. 이런 점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은 데브시스터즈의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됐다.

광고 전략

데브시스터즈는 광고보다는 제품 본연의 품질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동시에 광고 대신 이벤트를 통해 크리스탈(아이템을 살 수 있는 일종의 사이버머니)을 나눠주고, 입소문을 통해 광고를 하고 있다. 이지훈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소문난 맛집은 광고가 없습니다. 저희는 좀 더 본질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면 입소문이 나고, 그런 간접광고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제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현재까지는 마케팅 믹스 4P6) 중에 Product에 집중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브시스터즈는 한 해 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중견회사가 됐다. 모바일 게임은 진입장벽이 낮은 반면 성공시 수익이 매우 높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 위협적인 경쟁자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데브시스터즈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이후에도 다른 기업들처럼 공격적인 광고 전략을 통해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견고한 망외부성을 확보하기보다는 제품이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구호 아래 좋은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몇 년 후 되돌아봤을 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 될 것이다.

데브시스터즈 개요

주요연혁

일 자 연 혁
2007. 05 설립 (상호: 주식회사 익스트라스탠다드)
2008. 09 벤처기업 인증 (기술평가보증기업, 기술보증기금)
2009. 01 상호 변경 (주식회사 익스트라스탠다드 → 모블리에 주식회사)
2009. 04 모바일게임 OBey! 출시
2009. 06 모바일게임 OvenBreak 출시
2009. 09 모바일게임 Alice’s Adventures – Rabbit Hole of Death 출시
2010. 03 상호 변경 (모블리에 주식회사 → 데브시스터즈 주식회사)
2010. 06 컴투스 투자유치
2010. 10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2010. 12 모바일게임 OvenBreak Infinity 출시
2010. 12 벤처기업 인증 (기술평가보증기업, 기술보증기금)
2011. 02 품질경영인증 ISO 9001:2008
2011. 06 이노비즈인증 및 ㈜소프트뱅크벤처스, 엠브이피창업투자㈜ 투자유치
2011. 11 병역특례지정업체 선정
2012. 04 모바일게임 Get THAT Mish! 출시
2012. 11 모바일게임 OvenBreak2 출시
2013. 04 쿠키런 for Kakao 출시
2013. 05 쿠키런 for Kakao 구글플레이 한국 1위 달성
2013. 07 벤처기업 인증 (벤처투자기업)
2013. 07 쿠키런 for Kakao 가입자수 1천만명 돌파
2013. 11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 게임캐릭터 부문 수상,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2014. 01 LINE COOKIE RUN 출시
2014. 02 LINE COOKIE RUN 9개국 iOS 1위, 2개국 구글플레이 1위 달성
2014. 03 LINE COOKIE RUN 가입자수 1천만명 돌파
2014. 04 LINE COOKIE RUN 가입자수 2천만명 돌파
2014. 05 쿠키런 for Kakao 및 LINE COOKIE RUN 가입자수 5천만명 돌파
2014. 05 쿠키런 문질문질 for Kakao 출시
2014. 07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통과

재무제표

재무상태표

(단위: 천원)

손익계산서

(단위: 천원)

임직원 수 추이

(단위: 명)

쿠키런 for KaKao 대규모 업데이트 내역

상품사업

상품 사업 판매 방식

–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로열티 수익 : 딱지, 코믹북, 스티커북, 색칠북 등의 상품이 있으며 주요 업체로는 대원씨아이, 원일상사, 서울문화사 등이 있다.

– 직접 판매 : 인형, 필기류 등의 상품은 쿠키런몰, 카카오선물하기 등을 통해 직접 판매했다.


[주석]

1. 글로벌 출시 5개월 만에 해외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 건을 돌파했다.(2014.05.)

2. SI(System Integration)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에 관한 기획에서부터 개발과 구축, 나아가서는 운영까지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로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관련 외주용역을 말한다.

3. 부분유료화(in-app purchasing, 앱내 결재)는 앱 구매자가 다운로드를 받고 난 후에도 언제든지 게임 내부의 컨텐츠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때 돈을 지불하는 다운로드 방식의 과금과는 달리 게임 내부의 다양한 컨텐츠를 업데이트하고 판매함으로써 꾸준한 캐시 카우(cash-cow)를 형성할 수 있다. 또 공짜로 게임을 다운로드 받게 하여 초기 이용자 수를 높이고 추가적인 콘텐츠를 추가구매하게 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등 다양한 과금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4. 어떤 상황이 처음에는 미미하게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균형을 깨고 모든 것이 한순간에 변화되는 극적인 순간을 말한다.

5.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 동영상에서 발췌, 2013. 07.

6.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란 마케팅의 목표를 합리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마케팅 경영자가 일정한 환경적 조건을 전제로 하여 일정한 시점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선정한 마케팅 수단들이 적절하게 결합 내지 조화되어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마케팅 믹스의 구성요인은 4P라고 하여 제품(product)·장소(place)·가격(price)·촉진(promotion)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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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

유병준

유병준

유병준 교수는 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서울대학교 벤처경영 기업가센터 부센터장, 한국벤처창업학회 부회장, Electronic Commerce and Research Applications의 Senior Editor 등 창업과 경영정보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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