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혁신을 이끄는 사용자 의견 – 컴퍼니원헌드레드

본 사례는 초기 스타트업의 혁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사용자의 역할을 알아보고, 사용자와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조직 구조, 정보 프로세스 설계가 무엇인지를 학생들로 하여금 고민해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사용자 의견은 회사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전략적으로 수용하여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할수록 다양한 내·외부 경계선들로 인하여 사용자를 혁신의 원천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문제점과 비효율성이 발생하게 된다. 학생들은 규모가 커지는 스타트업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지를 고민해봄으로써 경계선과 관련된 다양한 조직학적인 개념과 사용자 혁신 등에 대하여 학습할 수 있다.

현재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서비스팀에서 사용자 의견을 취합하여 분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사용자 의견이 이전보다 증가하였음에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엔지니어에게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엔지니어가 느끼는 의견의 중요성과 혁신성 또한 감소하였다. 이는 김진천 대표가 사용자 피드백 수용 프로세스를 설계한 의도에 반하는 결과였다. 모바일 산업에서 사용자 의견은 지속적인 게임 업데이트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중에 중요한 의견이 유실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또한, 컴퍼니원헌드레드에게는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늘어나는 사용자 의견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였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가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가 서비스팀 선에서 걸러짐에 따라 회사의 문제 해결 능력에도 문제가 생겼다. 본 사례에서는 이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고안해봄으로써 학생들이 아래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

Q1. 사용자 의견이 버디러시(Buddy Rush)의 성공에 어떤 기여를 하였는가?

Q2. 컴퍼니원헌드레드는 현재 어떤 프로세스로 사용자 의견을 받아들여 해결하고 있는가? 프로세스를
이렇게 설계한 이유는 무엇인가? 예상되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Q3. 현재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Q4. 사용자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안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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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혁신을 이끄는 사용자 의견 – 컴퍼니원헌드레드

“모바일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재미를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사용자의 반응과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 컴퍼니원헌드레드 김진천 대표

최근 출시한 ‘버디러시(Buddy Rush)’의 성공에 힘입어 (주)컴퍼니원헌드레드(이하 컴퍼니원헌드레드)는 과거와 달리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자 의견을 검토하고 이들이 제시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특히, 김진천 대표는 사용자가 제시한 의견이 회사의 성장과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었으며, 게임 산업은 콘텐츠가 중요하므로 사용자 의견이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수립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였다. 반면, 내부 직원들은 전통적인 제조자 관점에서 사용자 의견보다는 개발자의 의견과 계획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물론 개발자는 게임의 오류를 잡아내거나 게임 출시 직후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자가 제시한 의견에 귀 기울이고 문제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사용자는 앞서 언급한 정도의 제한적 역할만 할 뿐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이처럼 김진천 대표와 내부 직원들의 서로 다른 시각 때문에 사용자 의견을 받아들이는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김진천 대표의 확고한 의지에 힘입어 서비스팀을 추가로 개설하고, 이 팀에서 사용자 의견을 검토하고 정리하여 회사 내부에 분배하는 프로세스를 설계하게 되었다. 직원 개인 수준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취합하던 사용자 의견을 서비스팀의 주도로 더 체계적으로 모으기 시작하였고, 효율적인 업무 분배로 더 많은 사용자 의견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서비스팀이 주도하는 사용자 의견 반영 프로세스의 비효율과 비효과성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김진천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컴퍼니원헌드레드의 설립

김진천 대표는 회사를 설립할 당시 크게 2가지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는 뛰어난 인재(extraordinary talented people)와 함께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비전을 이루기 위해 2008년 3월, 컴퍼니원헌드레드라는 벤처 회사를 설립하였다. 김진천 대표는 100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세상에 제시하자는 뜻으로 회사 이름을 ‘컴퍼니원헌드레드’라고 지었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처음부터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는 아니었다. 브라우저 엔진을 개발하여 삼성과 같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사업으로 시작하였다. 당시 브라우저 시장에서는 성능의 한계와 관련한 문제가 많이 대두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였다. 김진천 대표는 회사 설립 이전에 근무한 삼성전자에서의 경력을 토대로 멀티-코어 CPU(central processing unit), GPU(graphic processing unit)를 활용한 병렬화를 통해 렌더링(rendering) 성능을 높였고, 기존 브라우저 엔진보다 성능이 3~4배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이러한 기술적 혁신을 통해 삼성 스마트 TV에 제품을 납품하게 되면서 사업 확장의 토대를 구축하였다. 사용자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안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컴퍼니원헌드레드는 브라우저 사업을 성공한 후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모바일 게임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 데에는 김진천 대표의 개인적인 판단도 한 몫 하였지만 컴퍼니원헌드레드가 이미 주도하던 브라우저 사업과 게임 산업이 기술적으로 연동되는 부분이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엔지니어 인력 대부분이 다른 게임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한 경험이 있어서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게임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당시 출시된 게임들과 달리 소셜(social)의 요소를 강화하여 모바일 게임 시장 내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하였다. 2010년에는 페이스북(facebook)에서 Zynga를 위시한 소셜 게임(social game)이 크게 성공하고 있었고, 게임의 대부분이 동물 등을 키우는 팜(farm) 류였기에 김진천 대표는 컴퍼니원헌드레드가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였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기술 면에서도 이미 브라우저 사업을 통해 3D 기술을 많이 접한 상태였고 이를 개발할 능력을 갖추었기에 모바일과 소셜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 개척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기술적 우위뿐만 아니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적용에 대해서도 강점을 갖고 있었다. 브라우저 사업을 통해 도로시 브라우저(dorothy browser)라는 모바일 브라우저를 이미 만들고 있었는데, 덕분에 모바일 플랫폼에서 어떤 방식의 UI(user interface), UX(user experience)가 적합한지 파악하고 있었고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기존 브라우저 사업부에서 활동한 엔지니어의 주도 아래 게임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게임 사업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추가로 영입하자 기술뿐만 아니라 기획 면에서도 역량을 갖춘 팀이 꾸려졌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모바일 게임과 산업에 대한 뛰어난 이해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컴퍼니원헌드레드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브라우저와 모바일 게임의 2가지로 잡은 것은 위험을 분산하고 회사의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브라우저 사업을 시작할 당시 도로시 브라우저를 만들면서 이와 관련한 사용자를 확보한 후 관련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구글이 출시한 안드로이드가 많은 회사의 제품에 기본 운영체제로 들어서면서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이에 따라 컴퍼니원헌드레드는 브라우저 엔진 부문은 현금 창출을 하는 사업으로 유지하게 되었고, 회사의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서 게임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컴퍼니원헌드레드의 목표는 기술 기반 혁신을 통해 의미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회사로 오래 남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이러한 장기적 목표보다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단기적 목표 달성이 더 중요한 시점에 다다랐습니다. 즉, 급변하고 경쟁이 심한 모바일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확실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생존의 기본입니다. 우리는 작은 벤처 회사에서 더 큰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 컴퍼니원헌드레드 김진천 대표

컴퍼니원헌드레드는 현재 브라우저 사업과 게임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6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김진천 대표는 향후 브라우저 사업은 축소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대신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이 또한 컴퍼니원헌드레드가 역량 있는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기술적 바탕을 갖추었기에 가능한 사업 확장이다. 회사의 사업 분야와 직원 수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회사 조직 체계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모바일 게임 산업

컴퍼니원헌드레드가 버디러시(Buddy Rush)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1년은 모바일 게임 산업이 도입되는 시기였다. 아이폰(iPhone)의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는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시기였고, 안드로이드 플랫폼도 모바일 산업에 나타나기 전이었다. 이 때문에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쟁자가 적어서 시장에서 일정한 위치를 확보하면 쉽게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간파한 컴퍼니원헌드레드는 모바일 게임인 버디러시를 출시하였고, 사용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게 된다.

모바일 게임 산업의 성장은 스마트폰 보급률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의 경우,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환경의 도입기는 2010년에서 2011년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비율은 2010년 14.5%에서 2011년에는 45.4%로 증가하였고 2012년에는 스마트폰 가입자 비율이 본격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대신증권 리서치 센터, 2012). 모바일 시장의 확장에 따라 관련 인프라 환경이 변화하였고 기업의 수익 모델 또한 이에 맞게 변화하였다(Exhibit 1).

초창기 유선 인프라 환경이 구축되었을 때에는 음성 통화료와 망 사용료가 주 수익 모델이었고, 무선 인프라 환경으로 넘어오면서 데이터 사용료가 주 수익 모델로 떠올랐다. 이후 PC 기반의 인터넷 환경에서는 온라인 광고와 온라인 게임을 통한 수익 모델이 등장하였고 엔씨소프트나 NHN이 선두 기업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컴퍼니원헌드레드가 놓여 있는 인프라 환경은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환경으로, 모바일 광고와 모바일 게임을 통해 수익을 얻는 모델이 다수다. 이전의 인프라 환경과 달리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환경에서는 독보적인 1위 업체가 존재하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많은 개발사가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한 달에도 몇 번씩 1위 매출 게임이 뒤바뀌는 경쟁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모바일 산업에서의 주요 플레이어는 개발사와 퍼블리셔로 나뉜다. 대표적인 개발사에는 4:33이 있고 퍼블리셔로는 넷마블, 컴투스, 게임빌, 넥슨, NHN엔터테인먼트 등이 활동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인프라 환경 변화로 모바일 게임이 급성장하면서 컴퍼니원헌드레드도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예전 피처폰(feature phone)의 경우 크게 성공한 게임의 연 매출이 50~100억 원 수준이었다면 최근 스마트폰 게임의 연 매출은 300~400억 원에 육박한다(대신증권 리서치 센터, 2012). 또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도 규모가 2011년 4236억 원에서 2012년 6328억 원으로 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게임백서, 2012). 이 때문에 모바일 게임 시장은 컴퍼니원헌드레드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회의 장이 되었다.

시장의 성장뿐만 아니라 게임의 수명 주기 또한 변화함에 따라 기업의 대응 전략도 바뀌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됨에 따라 모바일 게임의 제품 수명은 길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핵심적 이유는 지속적인 게임 업데이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Exhibit 2). 게임의 수명 주기 변화는 컴퍼니원헌드레드에게 중요한 전략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과거 제품 수명 주기가 짧을 때는 게임 출시 이후에 업데이트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까다로워 사용자의 피드백을 즉시 반영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게임 출시 직전에 사용자를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피처폰 모바일 게임에서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오면서 지속적인 게임 업데이트가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게임을 완성하기 전에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콘셉트와 설정에 대한 사용자의 반응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서 회사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게임 출시 이후에도 사용자와의 의견 교환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삽입하기도 하고 게임 내용과 단계의 확장도 가능해졌다. 김진천 대표는 제품의 수명 주기 변화와 관련하여 사용자 의견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김진천 대표는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key success factor)를 2가지로 꼽는다. 첫 번째는 모바일 게임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전달하는 재미이다. 사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하여 회사가 마케팅에 집중 투자하여 인지도를 높이고 현란한 그래픽으로 게임을 홍보하기 보다는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마케팅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마케팅을 위한 출혈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는 한국 시장 사용자의 특징 때문이다. 즉, 한국 사용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게임 출시 초반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야 사용자가 게임을 인지하게 되고, 또 이렇게 초기에 유입된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향후 게임의 성과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출시 직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앱스토어의 모바일 게임 랭킹 10등 안에 안착하면 그 이후에는 20등 밖으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게임 내용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의 초기 인지도도 중요한데, 공격적인 마케팅의 긍정적인 효과가 드러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재미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 세계의 게임 사용자는 국가마다 다른 성향을 보인다. 일본은 초기 사용자보다 대중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면 1년 동안 실적이 부진하던 게임이 점점 알려져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앱 다운로드 1등을 차지한 경우도 있었다. 이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사용자에 따라 회사가 취해야 하는 전략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초기 마케팅에 집중해 인지도를 단번에 높여서 초기 사용자(early adopter)를 끌어들여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게임 출시 직후보다 출시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지도를 서서히 높여 대중을 사로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진천 대표는 현재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는 약 1조 5000억 원이며 벌써 정체기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한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더 큰 기회를 잡기 위해 한국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도 한국보다는 해외를 더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으며 한국에서의 매출 비중은 20% 정도로 잡고 있다.

버디러시의 개발과 성공

컴퍼니원헌드레드의 사업 확장의 첫 발걸음은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였다. 2010년 말 컴퍼니원헌드레드는 모바일 게임의 테마와 내용에 대해 고민하던 중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대회를 개최하였다. 이와 동시에 회사 내부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모바일 게임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제안된 아이디어가 채택되었고 그 프로젝트의 결실이 바로 버디러시이다. 이 게임의 기본 콘셉트인 소셜과 모바일 3D RPG(role playing game)는 김진천 대표의 제안을 통해 구체화되었고, 기존 브라우저 사업에 참여한 인력 대다수가 관여하여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들어갔다. 당시 컴퍼니원헌드레드는 한창 유행 중인 소셜이라는 콘셉트와 보유 중인 3D기술을 결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모바일 게임의 개발 과정은 일련의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Exhibit 3). 먼저 프로듀서나 기획자가 게임 기획안을 제출한다. 그리고 대표가 이 기획안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전사적 회의를 통해 그 기획안에 대해 좀 더 깊게 논의한다. 내부 직원들과 담당자들이 그 기획안에 동의하면 소규모 팀이 꾸려지고 게임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프로토타입을 통해 게임의 발전 가능성과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게 되는데, 이때에는 주로 회사 내부 개발자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게 된다. 그 다음 모바일 게임의 알파 버전이 만들어지면 이때부터 회사 외부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작한다. 알파 버전을 만들 때는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보다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며 어느 정도 게임의 형태가 갖추어진다. 초기 사용자의 테스트 결과가 긍정적이면 본격적으로 베타 버전을 제작하고 CBT(closed beta test)를 시행한다. 적게는 1천 명에서 많게는 1만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게임에서 발생하는 버그와 게임 콘텐츠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취합하게 된다. 이렇게 베타 테스트를 통과한 모바일 게임은 정식으로 시장에 출시된다.

김진천 대표는 크게 성공한 모바일 게임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정규화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는 시장에서 사용자에게 좋은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이 중요한데, 이런 새로운 생각은 정규화된 프로세스보다 개인의 창의적 사고를 통해 얻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디러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각 섹터별로 전문 영역을 지정하고 인력을 구성하였다. 초반부에는 기획자들의 참여가 가장 많고 중반부로 갈수록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게임 콘텐츠를 꾸미는 아트 부서가 주 역할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프로그래머들이 게임을 구현하고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버디러시 개발은 4명이라는 작은 인원으로 시작하였고 출시 직전에는 총 8명의 인력이 버디러시 개발에 힘을 쏟았다. 전체 구성을 보면 프로그래머가 40% 정도를 차지하였고, 아트가 40%, 그리고 기획 인력이 20% 정도였다. 특히 브라우저 사업부에 속해 있던 직원들이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버디러시 개발 프로젝트에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아예 게임 개발 부서로 옮긴 직원도 많았다. 원래 브라우저 부서에서 일한 사람들이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았고 대다수가 이전에 게임 개발 회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 버디러시를 원활하게 개발할 수 있었다. 또한, 만약 게임에 서버 문제가 생기면 브라우저 사업부와 게임 개발 사업부가 일시적으로(3달가량)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였다.

버디러시와 관련된 부서는 총 5개이다. 서비스팀, 기획팀,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client programmer)팀, 게임 서버 플랫폼팀(game server platform team), 그리고 디자이너팀이다. 서비스팀은 버디러시가 출시되고 나서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 신설된 팀으로, 증가하는 사용자 의견을 관리하고 대응하기 위해 생겨났다. 즉, 이전에 엔지니어가 직접 사용자와 교류하고 문제를 해결하던 프로세스에서 서비스팀이 주도적으로 사용자 의견을 취합하고 이 문제를 담당자에게 분배하는 프로세스로 변화한 것이다. 기획팀은 버디러시의 콘텐츠 부분을 담당하였고, 초기 개발부터 추후 있을 업데이트에 대한 계획을 담당하였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팀은 컴퓨터 공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정치외교학 등 다양한 전공자로 구성된 팀으로, 게임에 대한 감성과 재미를 구현하는 역할을 하였다. 게임 서버 플랫폼팀은 순수 엔지니어 전공자들로 구성되었고 버디러시 출시 이후 발생하는 버그 문제의 해결을 도맡았다. 디자이너팀은 총 3개 분야로 나뉘는데 원화를 담당하는 사람, 모델링과 3D 애니메이션을 구현하는 사람, UI를 디자인하는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버디러시는 ‘리얼 소셜 네트워크 RPG’라는 콘셉트 아래 2011년 2월 12일에 출시되었으며, 모바일 플랫폼과 페이스북 플랫폼에 제공되었다. 또한 50개국 이상의 지역에 서비스되었고 9개의 언어를 지원해서 다양한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임이라는 소셜 콘셉트를 내세워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야만 게임 로그인이 가능하였다(Exhibit 4).

버디러시는 출시 직후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각종 상을 수상하고 기록을 갱신하였으며 언론에서도 끊임없이 다루어졌다. 대표적으로 2011년에 Unity Awards에서 Best Cross-Platform Game상을 수상하였고 Games.com에서 2011년도 Top10 Mobile Social Game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다. 미국뿐만 아니라 대만과 중국 시장에서도 No.1 Facebook Game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버디러시는 33개국 앱스토어(app store)에서 롤플레잉(roleplaying) 부문 1위를 달성하였고, 3백만 명 이상의 유저라는 기록을 달성하였다. 또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약 15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였다. 또한 다양한 언론에서 컴퍼니원헌드레드가 출시한 버디러시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다루었고 이후 컴퍼니 원헌드레드는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되었다(Exhibit 5).

사용자의 역할

모바일 게임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는 출시 전에는 주로 테스터 역할을 한다. 특히 초기 프로토타입(prototype)이 만들어진 직후에는 개발자들의 지인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closed network)를 통해 사용자로부터 피드백을 얻게 된다. 이런 피드백은 향후 게임 개발 진행 여부를 결정하거나 게임 개선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후에 알파 버전과 베타 버전이 나오면 지인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넘어서 외부 사용자가 개입하여 게임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출시 직후에는 엔지니어가 자발적으로 사용자의 피드백을 열심히 찾아본다. 특히 헝그리앱 같은 플랫폼에서는 주로 충성 사용자가 남긴 의견을 참고해 버디러시에 대한 불만과 개선 사항을 확인하였다.

당시 인턴 프로그래머로서 버디러시 개발에 참여한 대학생은 사용자와의 이러한 상호작용은 콘텐츠가 중시되는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매우 중요하였다고 말하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싸이월드, 헝그리앱에 들어가서 사용자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특히 버디러시의 헤비 유저들의 아이디는 엔지니어가 모두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누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였고, 다른 아이디 사용자는 어떤 것을 불만스러워하는지를 엔지니어끼리 자유롭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가 사용자에게 게임의 내용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였어요. 자연스레 사용자와 엔지니어 간 소통이 발생하였고 이를 통해 회사 내부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한 오류와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버디러시 출시 이후의 업데이트에서는 사용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였다. 더불어 버디러시뿐만 아니라 컴퍼니원헌드레드에서 향후 출시할 다른 모바일 게임에 적용 가능한 유용한 의견을 얻을 수 있었다. 한 예로, 모바일 게임에서 사용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얼마나 빠르게 더 높은 레벨로 진입할 수 있느냐이다. 따라서 게임 해킹, 허용되지 않은 수법 등을 통해 다른 사용자가 게임에서 큰 보상을 받는 것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는 전적으로 사용자 개인이 활용하는 것이기에 회사 입장에서는 모를 수 있다. 인터넷상의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비밀리에 이러한 방법이 공유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사용자가 허용되지 않은 수법이 통용된다는 사실과 어떤 방법으로 게임을 조작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줌으로써 회사는 이에 대비할 수 있고 앱 해킹에 대해서도 방어할 수 있다.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되는 게임인만큼 사용자 의견도 다양하였다. 새로운 언어를 추가해달라는 의견부터 게임을 하면서 발생하는 버그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단순히 게임 오류에 대한 불만 제기를 넘어 추가되기를 바라는 게임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하였고, 개발자들이 파악하지 못한 게임 콘텐츠상의 아이디어 오류를 잡아내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장기 사용자만 알 수 있는 게임 내용의 흐름상의 문제점을 알려주었고, 개발자들이 이를 반영하여 사용자가 더욱 만족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Exhibit 6).

이처럼 회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사용자는 주로 버디러시 초기부터 게임을 시작한 초기 유저들로, 그만큼 게임 개선에 대한 애착도 많았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넣어달라고 회사에 건의하기도 하였는데, 회사는 이들의 니즈(needs)에 부응하여 캐릭터 아이디어 대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사용자는 자발적으로 캐릭터를 그려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등 팬 아트 문화도 매우 발달하였다.

회사의 성장과 대표의 고민

버디러시의 성공과 함께 컴퍼니원헌드레드의 규모는 점점 커졌다. 직원을 60여 명이나 갖춘 회사가 되었고 사용자도 늘어나서 하루에 처리해야 할 사용자 의견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회사 내부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초창기에는 엔지니어가 직접 페이스북, 헝그리앱 등을 찾아 다니며 사용자 의견을 받아들이고 불만 사항을 해결하였다. 즉, 엔지니어와 유저들 사이에 자발적인 교류가 일어났다. 하지만 회사가 점점 커지고 업무가 증가하면서 엔지니어가 사용자 의견을 직접 듣는 일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당시를 게임 서버 팀장은 다음과 같이 회상하였다.

“많아야 하루 10개 정도이던 사용자의 피드백과 문제 제기가 수백 개나 쏟아져 나왔습니다. 사용자의 문제에 일일이 대응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회사가 점점 커지면서 엔지니어가 맡은 업무가 늘어난 데다 사업부를 옮겨 다니며 일하고 있었기에 버디러시에 집중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사용자 의견을 제대로 파악하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를 위해 예전만큼 업무 시간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김진천 대표는 증가하는 사용자 의견이 기업의 혁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규모가 작은 벤처 기업의 경우 사용자 의견은 단순한 불만 개진이 아니라 회사 전체의 전략 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였다. 따라서 사용자 의견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김정철을 필두로 서비스팀을 구성하였다. 이 팀은 사용자와 엔지니어 사이의 중간자로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정리하여 엔지니어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였다(Exhibit 7).

컴퍼니원헌드레드에서 새롭게 정립된 프로세스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도록 설계되었다. 첫 번째로 사용자는 싸이월드, 페이스북, 헝그리앱 등을 통해 버디러시와 관련한 피드백을 제안한다. 이후 이 피드백은 컴퍼니원헌드레드의 내부 직원들에게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정의된다. 서비스팀은 사용자의 피드백을 종류별로 나눠 각 담당자들에게 분배한다. 피드백을 전달받은 각 담당자들은 문제 해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서비스팀장 김정철은 새로 설계된 프로세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서비스팀의 개설 목적은 엔지니어가 해결해야 하는 사용자 문제의 복잡성을 간소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따라서 서비스팀에서는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에 게시되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취합한 후 이 중 회사가 받아들일 가치가 있는 의견을 회사 내부로 접수합니다. 그런 다음 각 문제의 특성을 파악하여 디자이너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엔지니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등으로 나누어 각 부서에게 문제를 배분하게 됩니다. 이렇게 배분된 문제는 각 부서 안의 담당자들 선에서 해결 여부를 결정하며 중요도가 낮거나 너무 복잡한 경우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서비스팀은 정제된 정보를 각 부서에 넘기고 각 부서는 넘겨진 피드백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의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서비스 팀장, 김정철

김진천 대표는 서비스팀을 통해 사용자 의견을 받아들이는 프로세스를 구축한 뒤 고민에 빠졌다. 회사 설립 초기보다 사용자의 피드백은 증가하였지만 게임 개발에 실제로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줄어들었고, 중요성과 혁신성이 감소한 것처럼 느껴졌다. 김 대표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서비스팀에서 받아들인 사용자 의견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부서(엔지니어)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았다(Exhibit 8).

분석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처음 서비스팀에서 받아들인 사용자의 피드백 수는 단계를 거칠수록 점점 줄어서 실제 엔지니어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단계에서는 초기의 절반도 안 되는 피드백이 전달되었다. 이는 김진천 대표가 사용자 피드백 수용 프로세스를 설계하였을 때의 의도에 반하는 결과였다. 또한 전달된 문제가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중요하지 않아서 시간을 들여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효용이 적거나 문제 해결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한 예로 사용자가 다른 게임 유저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부당하게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의견을 개진하였다.

“안녕하세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용자인데요, 버디러시 게임 내용 중 낚시(fishing)를 하는 스테이지에 대해 궁금한 점 몇 가지 물어봅니다. 흔히들 낚시를 당연하게 통과하는 코스로 많이들 즐기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솔직히 자동(auto) 낚시 프로그램을 받아서 사용하는데요, 최근에 정당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인지되어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 또한 계속 사용하면 제재나 영구 제재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일전에 매크로는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어떤 사용자분의 글을 보았는데, 그동안 기존 유저들은 이 편법을 활용하여 아이템이나 다른 이득을 보았을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한 제재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서비스팀 매니저는 이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엔지니어팀에 이 의견을 전달하였다. 그 이유는 사용자가 게임 아이템을 부당하게 획득하면 올바르게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용자의 불만이 증가할 것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비스팀 매니저에게 이 문제가 얼마만큼 중요하냐고 물었더니 5점 만점에 4점이라고 답하였다. 반면, 엔지니어는 이 문제의 중요도를 2점으로 낮게 평가하였다. 매크로를 활용하여 게임 아이템을 부당하게 획득하거나 점수를 높이는 것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방지할 수 없을뿐더러 이를 주로 활용하는 사용자가 헤비 유저들인데 공식적으로 막으면 이들의 이탈이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엔지니어는 ‘게임 공략법’이 사용자 사이에 공유되고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반면, 서비스팀 매니저는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서 전달하지 않은 문제가 엔지니어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경우도 있었다.

“전화를 착신하고 나면 왜 자꾸 버디러시가 재실행되죠? 갤ㅇㅇ2나 다른 기종을 보면 다 괜찮던데 제 기종만 이상이 있는 건가요. 해결 방법을 알려주세요.”

서비스팀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단순 버그와 관련한 것이기에 이미 엔지니어가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였을 것이라 예상하였다. 또한, 게임이 재실행된다거나 게임 커서가 잠시 움직이지 않는 것은 매우 미미한 문제이고 사용자가 이에 큰 문제를 느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엔지니어에게는 이런 사소한 버그를 찾아내 최적화된 게임 환경을 만드는 것이 주 업무이면서도 스스로 찾아내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직접 버그에 대해 리포팅해주는 것은 그들의 업무에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서비스팀에서 걸러져 엔지니어팀에게 전달되지 못하였다.

문제가 얼마나 새로운가, 문제를 해결할 때에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이 문제를 겪고 있는가,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등의 문제 중요도와 관련된 질문을 엔지니어와 서비스팀에게 물어보았을 때에 사용자 의견에 대해 많은 입장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Exhibit 9).

모바일 기업에서는 사용자 의견이 게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런데 중요한 사용자 의견이 이처럼 도중에 유실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중요한 문제임에도 엔지니어에게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고객 만족을 관리하는 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서 늘어나는 사용자 의견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컴퍼니원헌드레드의 중요한 이슈였기에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컴퍼니원헌드레드의 향후 과제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전통적인 기업 구조를 갖고 있다(Exhibit 10). 조직은 위험을 방지(hedging)하기 위해 부서별로 구성되어 있다. 즉, 비교적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부서와 도전적인 게임 부서로 나눔으로써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기술 집약적인 부서와 콘텐츠 부서를 함께 관리하기가 어려우므로 이들을 나누었다. 하지만 김진천 대표는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이러한 조직 구조를 바꾸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한다.

“조직이 커질수록 부서별로 회사를 관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종류가 다른 집합체들이 같은 비전을 공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따라서 일하는 방식만 서로 공유하고 사업군별로 조직을 나누면 여러 측면에서 이점이 있을 것입니다.”

김진천 대표가 사용자 의견을 효율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이러한 조직 구조에서 설계한 프로세스는 위기에 봉착하였다. 먼저, 엔지니어는 서비스팀에서 사용자 의견을 취합하여 전달하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는 사용자 의견을 엔지니어가 직접 찾아서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팀에서 사용자 의견을 모으고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이해하여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담당자에게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엔지니어가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여 게임을 개선하거나 개발에 의견을 적용하는 데 대한 동기도 저하되었다. 즉, 더 이상 사용자와 교류하면서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은 엔지니어의 역할과 책임이 아니게 되었고, 이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의 크기가 줄어들어 사용자 의견에 대한 신뢰도도 하락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컴퍼니원헌드레드의 규모는 점점 커져갔고, 사용자 의견을 엔지니어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찾아보고 이를 해결하기에는 시간적 비효율성을 피해갈 수 없었다. 더 나아가 사용자 의견 수가 늘어나면서 문제 해결의 복잡성도 증가하여 서비스팀이 이를 중간에서 정리해주는 작업이 꼭 필요하였다. 김진천 대표는 버디러시가 출시된 직후 엔지니어가 자발적으로 사용자의 후기와 의견을 찾아보고 그 문제를 해결한 프로세스가 매우 중요하였고 버디러시의 성공 비결 중 하나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더 이상 이 프로세스를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모바일 게임뿐만 아니라 기계 학습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직원들의 업무량이 늘어나게 되어 엔지니어도 예전 프로세스로 돌아가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Exhibit 1. 통신 인프라 환경의 변화

출처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2012)

Exhibit 2. 피처폰 모바일 게임과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수명 주기

출처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2012)

Exhibit 3. 모바일 게임 개발 프로세스

Exhibit 4. 버디러시 모바일 게임

Exhibit 5. Awards & Press Reviews

Exhibit 6. 사용자 의견 예시

사용자 의견1

문제 분류: 언어 추가
내용: Please the next language is in Hungarian… please!!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도 한글화된 페이스북 버디러쉬를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Hello! I always play Buddy Rush and really enjoy it! Nowadays, I’ve seen that Company 100 made another language version to Buddy Rush, then if you don’t mind, I want to be a transfer for Thai language as volunteer.

사용자 의견2

문제 분류: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부당 게임 활용
내용: 안녕하세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유저인데요, 버디러쉬 낚시에 대해서 궁금한 점 몇 가지 물어봅니다. 흔히들 낚시를 당연하게 통과하는 코스로 많이들 즐기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솔직히 오토 낚시 프로그램을 받아서 사용하는데요, 최근에 불법이라고 인지되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 또한 계속 사용하면 제재나 영구제재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일전에 매크로는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어떤 유저분의 글을 보았습니다. 그동안 기존 유저들은 이 편법을 활용하여 아이템이나 다른 이득을 보았을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한 제재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사용자 의견3

문제 분류: Bug
내용: 전화 착신하고 나면 왜 자꾸 버디러쉬가 재실행되죠? 다른 기종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제 기종에만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What’s wrong with in game font. Yesterday I play it easy to read but today play again in game font look awful and hard to read. My name is out of the space. Please fix it. When I get the bonus from my friends, the cursor on Buddy Rush can not click. Then I can’t move my Buddy Rusher to play the game. That’s it. Wish the game become better and better.

사용자 의견4

문제 분류: Character balance/캐릭터 간 능력치 불균형 불만
내용: 두 번째로는 나그네건 스털러건이 공격 속도 효율이 너무 떨어지는 거 아닌가요.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스킬 개수도 몇 개 없어 불편하네요. 캐릭터 간 능력치 균형이 존재하지 않아서 사용자가 캐릭터를 선정하고 플레이하는 데 있어 캐릭터 편중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캐릭터 간 특징을 살리되 공격력과 같은 능력 부분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사용자 의견5

문제 분류: Chatting system/채팅 시스템 개선 요청
내용: 게임 내에서 친구들과 메시지 전송 가능하게 해주세요. 커뮤니티가 안 돼서 불편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버디러쉬를 하시는 모든 분과 대화할수 있도록 채팅방을 하나 만드는 게 어떨까 싶어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바로 얘기를 다 같이 할 수 있구요. 저의 건의 사항입니다.

사용자 의견6

문제 분류: Information sharing / 게임 가이드의 확대 요청
내용: 초보자들이나 처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이템에 관한 백과사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이드 게시판에 캐릭터별 스킬 가이드가 있었으면 합니다. 캐릭터를 만들지 않으면 관련 정보를 미리 볼 수 없어서 답답하네요.

사용자 의견7

문제 분류: New feature / 게임 실행관련 신규 기능 추가 요청
내용: 스태미나 포션도 선물할 수 있게 하면 안 되나요. 도토리로 포션을 샀는데 캐릭터가 안 좋아서 아이디를 다른 것으로 만들었어요. 아이템이 너무 한정적이라 힘들어요. 강화 시스템도 도입하였으면 합니다.
Why don’t you make it possible to send costume as gift to friends?

사용자 의견8

문제 분류: Non sense/ 이해 불가능한 문제들
내용: Was given as so, but face book dispute.
개개인의 생각 차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이런 글 올려봐야 서로 얼굴만 붉히는 것 같군요. 감정이 격해져서 실언 좀 하였네요. 미안합니다.
Plz help me.

사용자 의견9

문제 분류: Non-user / 비사용자가 제기한 문제(사업확대 관련 제안 포함)
내용: Hi, we would like to agent and distribute your online game. “Buddy Rush” in Chinese market, and good budget for this project. We can take 10-20 million players here in 1 year at least. Do you have any plan to convert this game to Android platform? Thanks, Michael. Dear Game developer, we’d like to invite you to our Social Games Hack on December 8 th at Facebook HQ in Palo Alto, CA. At this all-day event you will both learn about and get hands-on experience building social games on Facebook platform. We will share best practices and how to leverage social discovery and Open Graph to reach millions of active and engaged Facebook users. At the end of the event, the best apps will be selected by a panel of experts and prizes will be awarded. Your app does not need to be created from scratch at the event. Start building now! Due to the highly technical content, only developers interested in deep dives and hacking on Facebook technologies should attend. Register now to reserve your spot. Thanks Facebook developer relations.

사용자 의견10

문제 분류: 게임 난이도에 대한 의견
내용: 버디러쉬를 시작한 지 1주일이 된 사용자입니다. 다른 게임들에 비해 초보자들이 시작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요소와 수월하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좋긴 하지만, 중·고급으로 넘어갈수록 게임 난이도가 다소 쉬운 느낌이 있습니다. 좀 더 깨기 어려운 퀘스트(quest)를 추가해주시거나 레벨 업에 있어 요건을 더 추가해준다면 저 같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버디러쉬를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 의견11

문제 분류: 새로운 게임 출시 문의
내용: 한동안 버디러쉬에 빠져서 열심히 플레이한 사람입니다. 혹시 비슷한 콘셉트로 버디러쉬2를 출시하거나 다른 종류의 RPG 게임을 출시할 예정은 없나요? 만약 출시한다면 기존 캐릭터들을 유지하면서 더 캐주얼한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저 말고 다른 여성분들도 좋아할 듯..

사용자 의견12

문제 분류: 캐릭터 상품 문의
내용: 버디러쉬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너무 귀여워서 소장하고 싶은데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 있나요? 인형이나 쿠션, 머그잔으로 나오면 살 의향이 있습니다.

Exhibit 7. 컴퍼니원헌드레드의 사용자 의견 수용 프로세스

Exhibit 8. 프로세스가 지남에 따라 전달되는 사용자 피드백 수 추이

Exhibit 9. 12개의 사용자 의견(Exhibit 6)에 대한 엔지니어와 서비스팀의 입장차이(문제의 중요도 평가)

[사용자 의견에 대한 중요도 평가]

Exhibit 10. 컴퍼니원헌드레드의 조직 구조


[참고문헌]

1. 대신증권 investment forum(2012), New paradigm: 모바일 플랫폼, 모바일 게임.
2. 대한민국 게임백서(2012),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3. 컴퍼니원헌드레드 회사 소개서. [인터뷰] 컴퍼니원헌드레드 김진천 대표, 서비스팀장 김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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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

배성주

배성주

배성주 교수는 University of Michigan에서 정보경제학 석사와 MIT Sloan 경영대학의 기술혁신, 창업 및 전략(Technological Innovation, Entrepreneurship
& Strategy) 박사과정을 마치고, University of Hong Kong 경영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후 현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기술경영 분야의 연구와 강의를 진행 중이다. 다양한 형태의 신제품 개발과정, R&D 관리, 제품 및 서비스 혁신, 기술전략 및 기술조직에 관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International Journal of Production Economics 등의 해외저널과 기술경영관련 국내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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