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도전하며 성장하는 데이원컴퍼니

2013년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성인 교육 스타트업 데이원컴퍼니(舊 패스트캠퍼스)는 창업 교육으로 시작, 이후 실무 교육으로 확대했다. 2017년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물적분할하여 패스트캠퍼스라는 법인을 설립했고 2021년 사내독립기업(Company-In-Company, CIC) 체제를 도입하며 당시 네 개의 사업본부를 패스트캠퍼스 CIC, 콜로소 CIC, 레모네이드 CIC, 스노우볼 CIC로 승격하고 사명도 현재의 데이원컴퍼니로 변경했다. 사내독립기업 구조는 철저한 독립채산제와 사업 책임자에게 자율성과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분명한 손익 관리 및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고 내재적 및 외재적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조직 전체 차원에서 필요한 공통 프로젝트 진행이나, 일부 기능의 규모의 경제 실현, 사업 간 시너지 창출에 있어 불리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구조 변경 이후 각 CIC의 다양한 혁신 활동으로 데이원컴퍼니는 2022년 매출 1천억원 돌파,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추가 성장을 위한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다. CIC 구조 전환은 일면 성공한 것 같지만 앞으로도 현재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시너지 창출을 위한 조직구조 변화를 모색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Q1. 데이원컴퍼니가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사내벤처 시절부터 지금까지 추진한 신사업들의 성장 과정에 일정한 패턴이 있는가? 초기에 사업성을 검증하고 확대하는 과정을 사례로 들어 논의하시오.

Q2. 데이원컴퍼니는 주 단위로 다양한 지표의 성과 점검을 하고 신입사원 채용이나 기존 직원의 성과 기준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인사제도와 관리체계가 조직 내 혁신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긍정적일지 아니면 부정적일지 논의하시오.

Q3-1. 데이원컴퍼니가 2021년에 도입한 사내독립기업(CIC) 구조의 장점은 무엇인가?

Q3-2. CIC 구조의 단점은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데이원컴퍼니가 실현 가능한 시너지는 무엇이고 CIC 구조 도입이 해당 시너지 창출에 어떤 점에서 한계가 있는지 논의하시오.

Q4. 만약 각 CIC간 시너지 창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여러분이 이강민 대표라면 시너지 창출을 위해 데이원컴퍼니 본사의 역할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설명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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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데이원컴퍼니가 CIC 제도를 도입한지 약 2년이 지났다. 데이원컴퍼니의 이강민 대표는 개발실 직원 모두에게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발송했다.

CIC 제도를 도입하고, 하나의 회사를 4개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고민이 되었던 조직이 개발실이었습니다. 중앙에 두자니 제가 계속 개입하고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분할해서 CIC로 귀속시키자니 팀의 규모가 너무 작아져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규모가 너무 작아지는 형국이었습니다.
CIC제도를 처음 시행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연착륙시키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CIC제도에 충실하게 개편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경착륙이라도 말이죠. <중략> 한번에 착, 하고 최적점에 수렴할 수 없다면, 한쪽으로 확실하게 밀어붙이고 학습을 통해 오차를 줄이며 최적점을 찾아가는 방법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략>

–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

2013년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데이원컴퍼니는 2022년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며 1999년 설립한 전통적인 기업교육 기업인 휴넷의 규모를 넘어섰다. 2015년 창업한 성인교육 스타트업 ‘클래스101’의 2023년 매출이 고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코로나 종식 이후 위기에 직면했지만 데이원컴퍼니는 2023년에도 성장을 이어가며 첫 흑자까지 기록했다(Exhibit 1&2).

데이원컴퍼니는 특정 교육 사업에 특화하기보다 다양한 교육 사업을 수평적으로 확장하며 성장했고, 2021년 4월 각 사업본부를 사내독립기업(Company-In-Company, CIC)2)으로 전환했다. 데이원컴퍼니 전체는 이강민 대표가 총괄하지만, 패스트캠퍼스(실무 교육), 레모네이드(외국어 교육), 콜로소(자영업자 및 프리랜서 교육), 스노우볼(취업 교육) 네 개의 CIC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명의 CIC 대표가 독립적인 회사처럼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3).

그러나 데이원컴퍼니의 CIC 구조는 사업 간 시너지 창출 관점에서 한계가 있다. 일례로 CIC 구조로 전환하면서 본사에 있던 개발실 인원을 각 CIC에 전진배치했다. 그러다 보니 개발 기능에서의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감소하여 회사 전체적으로는 예전보다 개발비용이 증가하고 생산성은 떨어졌다. 특히, 전사 차원에서 모두가 협업해야 하는 플랫폼 프로젝트 같은 경우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2023년 3월, 분산된 개발 인력 일부를 다시 본사로 통합하는 진통을 한차례 겪기도 했다.

이처럼 데이원컴퍼니가 여러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의 한계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CIC 구조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사내벤처, 패스트캠퍼스4)

포스텍 기계공학과 학부생 이강민은 여느 공대생과 달랐다. 포스텍 경영전략연구회 동아리 활동을 시작으로 스톤브릿지, 액센츄어, 딜로이트 등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경영컨설팅이나 투자분야 커리어를 목표로 했다. 창업생태계를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학생 때 유아 장난감 구독 서비스에 도전했으나 재고만 쌓여 사업을 접고,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러던 중 대학 선배인 박지웅이 갑자기 연락했다. 2012년 11월 18일 저녁 9시였다.

“함께 일하자. 죽이는 아이템이 있어!”

3년 선배인 박지웅은 2008년 신생 벤처투자사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유일한 20대로 입사했다. 4년 간 심사역으로 일하면서 우아한형제들, 크래프톤, 티몬 등 30여개 회사 투자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심사역으로서 좋은 성과를 냈지만 창업 과정에 좀 더 가까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2012년 ‘컴퍼니빌더’5)를 표방하는 패스트트랙아시아6)를 설립했다.

박지웅의 설득으로 2012년 패스트트랙아시아에 합류한 이강민은 오토바이를 이용한 출장 세차 서비스의 사업화부터 맡았다. 그러나 검토 2주 만에 중단되어, 이후 다른 사업들을 추가로 검토했고 마침내 구인구직 서비스 ‘잡캐스트(Job cast)’를 사업화했다. 2013년 2월에 사업을 시작하여 5월에 법인까지 설립했으나 결국 이듬해 2월 서비스를 정리했다. 2011년부터 창업 또는 사업화한 모든 아이템을 실패한 셈이다. 이강민도 지쳐갔다. 하지만 박지웅 의장은 다시 패스트트랙아시아의 교육사업인 패스트캠퍼스를 이강민에게 부탁했다. 잡캐스트 정리 후 3일만이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의장이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단순한 이유였다. 크고 작은 스타트업을 만들다보니 창업자들의 공통적인 실수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을 통해 창업 과정에서 창업자들이 계속 범하는 오류와 시행착오를 미리 알고 바로잡을 수 있다면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박지웅 의장은 평소에도 직접 소규모 팀을 꾸려 사업성을 검증하고 사업화하는 방식으로 ‘컴퍼니빌딩’을 한다. 교육 사업 검증을 위해 2013년 10월 소수정예로 오프라인 ‘스타트업 캠프’ 1기를 시작했고 박지웅 의장이 강사로 직접 나섰다. 30명 정도 수강하리라 예상했는데 50명이 신청했다. 창업 교육이었는데도 수강생 대부분은 창업과 무관한 대학생과 대기업 재직자였다. 틀에 박힌 교육이 아닌, 현장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진짜 해본 사람이 가르치는’ 경험과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1기, 2기 교육을 거치며 성인교육 사업의 가능성은 점점 사실로 바뀌어 갔다.

박 의장은 ‘스타트업 캠프’의 성공으로 성인교육의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업화를 결정했다. 2014년 강사진과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해 패스트트랙아시아 내부에 별도의 사업조직을 만들었다. 수장으로는 이강민을 낙점했다. 박 의장이 창업 교육 외 주목한 것은 데이터분석이나 코딩, UX 같은 전문 기술 분야였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과 다르게 실무교육은 늘 제자리라는 문제의식에서 이렇게 패스트캠퍼스가 탄생했다.

2014년 4월 마케팅 데이터 분석을 시작으로 실무교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최신 기술을 습득하여 이직과 전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과정에 집중했다. iOS 개발 입문 과정을 시작으로, 머신러닝, UX, 파이썬 데이터분석, 프론트엔드 개발 등의 주제를 가장 먼저 시장에 선보였다. 주로 현업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들을 강사진으로 영입하여 실무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니 호응이 폭발적이었다.

성장을 거듭한 패스트캠퍼스는 2017년 프로그래밍, 데이터 사이언스, 마케팅, 비즈니스, 파이낸스, 크리에이티브, 외국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0여개의 단기 교육 과정(camp, workshop, class)과 3개월 전일제 과정(school)은 물론 외국어 과정(Fastone)을 운영하는 성인 교육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실무교육을 시작했을 때부터 인기를 끌던 마케팅 분석, 회계, 스타트업 강좌들은 여전히 패스트캠퍼스의 효자 상품이었다. 거기에 새로 시작한 패스트원 외국어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었다.

이에 2017년 4월 박지웅 의장은 패스트캠퍼스 사업팀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이강민 대표에게 좀 더 많은 재량을 주고 주요 구성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물적분할7)하는 형태로 패스트캠퍼스 법인을 설립했다. 박지웅 의장과 사업팀을 이끌던 이강민 대표가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렸다8).

 

성인교육 시장의 기회

당시 패스트캠퍼스가 실무중심 성인교육에 주목한 이유는 시장 규모 때문이다. 현재 가장 큰 우리나라 교육 시장은 입시교육이지만, 학령인구와 함께 감소 중이다. 반면, 성인교육의 고객층은 학령인구의 두 배를 넘어선다(Exhibit 3).

그러나 대학 교육은 기업 실무에서 필요한 내용을 가르치는 데 한계가 있다(Exhibit 4). 기업에서 내놓는 채용 공고 93%가 ‘전공 무관’으로 나오며 인사담당자 61% 역시 대졸 스펙과 실무능력 간 별 상관관계가 없다고 응답한다. 그리고 전문성 함양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더군다나 환경 변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어 제도권 교육으로 최근의 기술 패러다임 변화를 따라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직업군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고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 역시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평균 수명 증가로 커리어 전환이 필수인 세상이 됐다. 평생학습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Exhibit 5).

이런 추세에 따라 전세계적으로도 평생학습을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2010년 설립한 온라인 교육업체 유데미(Udemy)와 2012년 설립한 코세라(Coursera)가 있다. 나스닥 상장사인 유데미는 2023년 매출액 7.3억 달러, 직원 수 1,443명 수준이다. 프로그래밍, 그래픽, 디자인, 음악, 경영, 비즈니스 분야 최신 트렌드를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코세라는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과학부에 재직 중인 앤드류 응 교수와 대프니 콜러 교수가 설립한 무크(Mooc)9) 플랫폼기업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2023년 매출은 6.3억 달러, 직원 수 1,295명에 달한다.

반면, 데이원컴퍼니가 실무교육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2014년에는 유데미나 코세라 같은 기업이 아직 국내에 없었다. 그때까지 실무교육 시장은 정부지원 기업교육을 주로 수행하는 휴넷이나 멀티캠퍼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멀티캠퍼스는 삼성 계열 기업교육 전문 회사로 2000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분리하여 설립되었고, 200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매년 성장하여 2023년 매출 3,586억 원, 영업이익 403억 원을 달성하였으나, 시가총액은 2천억 원 수준이다. 휴넷은 1999년 설립된 곳으로 기업 역량진단과 기업교육 서비스를 병행하는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실무 교육의 온라인 사업화10)

패스트캠퍼스는 오프라인 교육만으로 2018년 4월 누적 수강생 5만 명을 돌파하는 등 실무교육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 잡아 갔지만 오프라인 교육의 한계는 분명했다. 가장 큰 제약은 강의실 좌석 수만큼만 판매할 수 있고 직원들이 평일 저녁과 주말 근무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사업이 성장하는 만큼 더 많은 부동산 임차가 필요한 것도 문제였다. 고정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자산 회전율을 높여야 했고 강의실을 다 채우지 못하면 큰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온라인 교육은 부동산 관련 고정비를 줄일 수 있고 판매 개수 제한도 없다. 더 이상 저녁과 주말 강의에 목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관리 인원이 줄어드니 간접비도 줄었다.

당시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는 교육 서비스를 온라인화해야 한다는 막연한 계획만 가지고 있었을 뿐 구체적인 시점은 고민하지 않았다. 오프라인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에 온라인 사업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다. 2018년 이강민 대표 주도로 온라인 TF를 발족하고 패스트캠퍼스의 핵심 인력인 신해동, 김동혁, 김지훈11)을 주축으로 온라인 사업을 검증하기로 했다. 2018년 6월 25일 ‘올인원패키지’로 명명한 온라인 강의를 출시하여 디지털마케팅, 업무자동화, 직무 스킬 가이드, 크리에이티브 디자인툴 4개 과정을 개설했다. 정가 대비 70% 이상 할인된 금액인 9만 9천 원에 평생 수강이 가능한 상품이었다. 출시 2주 만에 2천 건을 판매하는 등 한 콘텐츠만으로도 월 매출 1, 2억 원을 넘겼고, 첫 달 매출 4억 원을 기록했다. 제대로 기획하고 마케팅한다면 수천, 수만 명에게 교육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는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본격적으로 사업 방향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2018년 말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는 교육 카테고리별로 분화된 조직구조를 해체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온라인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기존의 오프라인 실무 교육을 온라인 과정으로 새롭게 기획 및 제작하는 일을 신해동 당시 프로그래밍 카테고리 교육 팀장에게 맡겼다. 신해동은 2017년 상반기부터 누구의 지시도 없었지만 스스로 온라인 모델을 테스트하며 온라인 사업모델에 대한 의지를 가장 강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국판 마스터클래스, 콜로소12)의 탄생

2018년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는 온라인 사업화와 더불어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찾고 있었다. 이때 크리에이티브 카테고리 팀장을 맡고 있던 김동혁이 미국의 ‘마스터클래스(MasterClass)’13)를 참고하여 콜로소(COLOSO)라는 새로운 사업을 제안했다. 마스터클래스는 하워드 슐츠(스타벅스 창업자), 폴 크루그먼(경제학자), 스테판 커리(농구선수) 등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부터 직접 배울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최고 전문가들의 강의인 만큼 콘텐츠 수명도 길다. 한 번 제작하면 오랜 기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최고의 전문가를 모셔 오려면 강사료가 비쌀 수밖에 없다. 교육생 숫자가 제한된 오프라인은 어렵지만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모객만 된다면 강사료를 충분히 부담할 수 있고 강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다면 그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는 모델이다.

여기에 교육 콘텐츠도 기존의 패스트캠퍼스 교육과 차이를 뒀다. 당시 패스트캠퍼스 교육 대부분은 IT 분야 실무교육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숫자로 따지면 IT 직군의 화이트칼라 직장인보다 미용사가 훨씬 더 많을 텐데 이들을 위한 전문 교육과정이 부재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기존 교육의 틀을 벗어나 헤어나 디자인, 베이킹 등 IT 직군 외의 커리어를 고민하는 성인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동혁의 제안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는 2018년 말 신규사업팀을 만들어 김동혁 외 4명의 인원을 배정했다. 2019년 2월 출시한 첫 번째 상품은 남성 탈모를 커버하는 헤어디자이너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분의 강의 콘텐츠였다. 오픈 첫날 매출이 2억 3천만원이었는데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은 데이원컴퍼니 신기록이다. 해당 콘텐츠로 사업성을 확인한 박 의장과 김 대표는 김동혁이 제안한 신규사업을 더욱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신규사업팀을 콜로소 사업본부로 승격하며 본격적으로 자원을 투입했다.

 

온라인 사업화와 코로나를 극복한 취업교육사업본부14)

2018년 말 조직개편에서 신해동은 온라인사업본부를, 김동혁은 신규사업팀을 맡았다. 남은 40여명의 직원을 모아 오프라인사업본부를 만들고 이를 당시 데이터사이언스 카테고리 교육팀장이었던 김지훈에게 맡겼다. 그러나 회사가 온라인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기로 결정한 이상 오프라인 사업은 구조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이 비슷한 강의 콘텐츠를 오프라인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으므로 자기잠식이 일어났던 것이다. 게다가 온라인 사업에서 강사료를 높게 책정하니 오프라인 사업에 활용할 강사 풀은 더 줄어들었다.

오프라인 사업은 성장이 정체되고 적자가 누적됐다. 2019년 3월부터 경영진은 오프라인 사업 중단을 다각도로 검토했고 같은 해 9월, 전일제 취업교육인 스쿨 과정을 제외한 모든 오프라인 사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업 중단으로 오프라인사업본부를 해체하고 인력 대부분을 온라인사업본부나 신규사업팀(콜로소)으로 이동시켰다.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설된 취업교육사업본부에는 최소 인원 8명만 배치했다. 임대료 절감을 위해 사무공간도 축소했다.

생존을 위해 스쿨 과정 역시 영상 강의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스쿨 과정은 취업을 목표하는 교육이다 보니 모객 기간이 길고, 교육 기간도 가장 짧은 게 4개월로 타 과정보다 훨씬 길었다. 내용 측면에서는 캠프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좀 더 기초 내용을 다뤄야 하고 교육생의 지속적인 몰입과 참여가 중요했다. 오프라인 대면 강의는 교육 효과성이 좋으나 높은 강사료 비중으로 공헌이익15)이 줄어든다. 따라서 취업교육사업본부는 강사들의 오프라인 직강을 전부 촬영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스쿨 과정에서도 해당 영상 강의를 활용했다.

2020년 코로나로 스쿨 과정 역시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했다. 그러나 장기 교육과정이다 보니 강의 시청률이 5%도 되지 않았다. 수강생에게 더 강력한 동기를 제공하기 위해 2020년 4월 ‘온라인 완주반’을 출시했다. 수강생 모집을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완강하면 단순히 환급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대일 코칭과 학습 스케줄표 제공으로 개인별 학습관리를 지원하고, 매주 학습 미션을 통한 환급 보상으로 학습 집중도를 극대화했다.

2021년 1월에는 취업 특화 6개월 전일제 과정인 ‘무조건 간다,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를 출시했다. 실무∙교육 경험이 풍부한 전문 강사진에 더해 ‘네카라쿠배’ 전∙현직 개발자를 러닝메이트로 붙였다. 평가를 통해 입사 기준에 미달하는 교육생은 중도 탈락시켰다. 철저히 몰입하지 않으면 완주 자체가 힘들었다. 그 결과, 1기 10명 중 7명이 종강 전 ‘네카라쿠배’ 취업에 성공했다.

이런 노력으로 김지훈이 맡은 취업교육사업본부는 2020년 드디어 월 매출 2억원을 넘겼다. 전일제 취업교육은 패스트캠퍼스가 2015년부터 운영해 왔으나 이제까지 흑자는 물론이고 단 한 번도 월 매출 2억원을 넘긴 적이 없었다. 놀라운 성과였다.

 

외국어사업본부16) 성장 과정

패스트캠퍼스는 일찍부터 외국어 교육에도 관심을 가졌다. 대만 국적의 서유라는 패스트캠퍼스 신사업팀 구인 공고를 보고 외국어 부문 신사업 매니저로 2016년 2월 입사했다. 입사하자마자 오프라인 영어 수업 코스를 한 달 안에 7개 오픈하는 등 월 3천만원 매출을 찍기 위해 혼자서 텔레마케터, 강사, 팀장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늘지 않았고 2016년 12월 사업을 중단하라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통보받았다.

당시 서유라가 박 의장에게 마지막으로 제안한 것은 1:1로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 사업이었다. 이미 가을쯤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그룹 수업 페이지 옆에 작게 1:1 과외 세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광고 없이도 수강생이 5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였던 이 1:1 과외 사업을 확대해 보기로 결심했다. 갈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지고, 개인 맞춤형, 취향 존중 트렌드가 날로 심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트니스 PT처럼 외국어 교육에서도 충분히 1:1 붐이 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는 1:1 과외 사업을 검증하기 위해 2016년 12월 서유라에게 2~3억원의 예산과 소수 인력을 배정했다. 강사 채용과 상담, 운영, 고객관리, 커리큘럼 세팅은 물론 부동산과 인테리어까지, 학원 사업의 모든 결정을 100% 서유라에게 위임했다. 한 달에 3천만원 매출을 겨우 올리던 외국어 사업팀은 2017년 2월 패스트원(FASTONE) 역삼센터 개관 첫날 3천만원 매출을 기록했고, 이후 곧바로 월 1~2억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다. 론칭 석 달 만에 350% 성장, 수강생 만족도 98%, 재등록률 70%라는 성과를 이뤄냈고, 1호점인 역삼센터가 360여 명으로 늘어난 수강생을 수용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 강남센터를 새롭게 오픈할 정도로 성황이었다.17)

패스트캠퍼스가 온라인사업을 고민할 때 외국어 사업 역시 변화가 필요했다. 2017년 론칭한 패스트원(FASTONE) 1:1 학원 사업은 월 매출 2, 3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수강생 접근성과 편의성이 좋아야 하니 강의장 임차나 인테리어에 상당한 고정비가 들어갔다. 비싼 수강료와 물리적인 한계로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이건 앞으로 잘 돼도 연간 100억은 안 된다. 또 다른 신규 비즈니스가 필요하다”라는 박지웅 의장의 재촉에 서유라는 외국어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회귀했다.

그녀는 패스트원을 찾는 대부분의 고객이 외국어를 가볍고 편하게 접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갖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그녀가 살펴본 대부분의 인터넷 강의가 외국어 학습에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쓰면서 따라 읽게 한다면 동영상 강의가 좋은 보조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서유라가 북클릿(Booklet)이란 아이디어를 냈고, 박지웅 의장이 이를 학습지 개념으로 바꿨다. 단순히 문제만 푸는 학습지가 아니라 오디오 클립이나 전화 회화 등을 곁들인 형태다.

학원 사업에 익숙한 서유라가 실물 학습지를 만들다 보니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팀원 중에서 강사를 발굴하고, 파워포인트로 교재를 제작했다. 오디오 교재 음질 수준도 썩 좋지 않았다.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 2017년 11월 패스트원 레드를 출시했다. 월 2만원으로 문제지 형태의 학습지와 30분가량의 전화 중국어를 결합한 상품이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그간 겪은 문제점을 보완하여 1년 뒤 2018년 12월 ‘칭칭이의 가벼운 중국어’를 출시했다. 월 3만원에 4권의 학습지를 받아보며 인터넷 강의도 들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중국 명문대 난징대학교와 협력하여 중국 현지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교재에 담았다. 하루 10분 분량으로 일주일에 한 권씩 끝내는 것이 특징이다.

학습지를 처음 만들면서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월 매출 3천만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9년 6월 ‘칭칭이의 가벼운 중국어’는 ‘나의 가벼운 학습지’라는 브랜드로 개편했다. 이후 대한민국 최초의 스페인어 학습지를 출시했고 이어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까지 확대했다. 2017년부터 2년간 3번의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실패와 보완을 반복하며 학습지를 개선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외국어 사업본부는 2019년 연매출 50억원 수준을 달성했다.

2018년부터 시작한 온라인 중심 사업구조 전환, 콜로소라는 신사업 개발, 가벼운 학습지 신규 출시는 2019년을 거치며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2019년 패스트캠퍼스 전체 연 매출은 200억 원을 돌파한 244억 원을 기록했고 2년 연속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구성원들이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고 시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강민 대표의 역할이 컸다.

검증되지 않은 신규 사업은 신념의 영역 같습니다. 따라서 그 신념을 가장 크게 갖고 있는 사람, 그리고 가장 크게 배팅할 수 있는 사람이 밀어붙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직원 입장에서 신규 사업을 시도할 때 ‘내가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이렇게까지 하겠다고 밀어붙였는데 안 되면 어떡하지?’하는 고민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표는 이미 책임지는 일에 도가 튼 사람입니다. 사업이 시작될 때까지 최초의 리스크는 대표가 감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

 

따로 또 같이, 사내독립기업(CIC) 구조 도입

2021년 5월, 패스트캠퍼스는 데이원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했다. 외국어 사업과 콜로소가 기존 실무교육과 비슷한 규모로 성장하며 여러 브랜드가 생기다 보니 패스트캠퍼스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모든 브랜드를 포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새로운 사명인 데이원컴퍼니(Day1 company)는 회사의 첫날과 고객의 첫날을 모두 기억해 창업 초기의 초심을 잃지 않고 성장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day1’은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로 박지웅 의장 역시 좋아하는 단어였다.

사명 변경과 더불어 각 사업본부 역시 사내독립기업(CIC) 구조로 전환했다. 이는 각 사업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CIC 대표에게 일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패스트캠퍼스의 실무교육과 기업교육은 패스트캠퍼스 CIC에 일임하고 신해동 당시 온라인사업본부장이 이끌도록 했다. 대부분의 실무 교육을 온라인사업본부가 전담하고 있었고 신해동 스스로가 탁월한 리더십을 증명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콜로소 CIC는 사업을 제안하고 지금까지 키워 낸 김동혁이 CIC 대표를 맡았다. 패스트원을 시작으로 가벼운 학습지 등으로 사업을 일궈낸 서유라가 레모네이드 CIC 대표를 맡았다.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스쿨 사업을 꿋꿋이 지켜온 취업교육사업본부의 김지훈이 스노우볼 CIC 대표를 맡아 이를 총괄하도록 했다.

CIC 구조 도입은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첫째, 각 교육사업의 사업모델이 다르다는 점이다. 패스트캠퍼스의 실무교육은 직장인이 필요한 다양한 코스를 발굴하고 적합한 콘텐츠 형태로 기획하여 단기간에 매출을 올려야 한다. 코스 가짓수를 늘리는 게 핵심이다. 콜로소는 업계 전문가를 발굴하고 섭외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에는 해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스노우볼은 교육생들이 장기간의 수업을 완주하게 하고 실제 취업 실적을 만들어 평판을 쌓아야 한다. 반면, 레모네이드는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인지도를 올려야 한다. 이처럼 각 사업마다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의사결정해야 하니 이강민 대표 혼자서 모든 것을 챙기기 어려워졌다.

CIC 체제 도입은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에요. 각 교육 사업마다 특성이 다른데 경영자 한 명이 사고 전환을 자유자재로 하며 모든 것을 주도할 수 없어요. 각 사업 부문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이 더 늘어나기라도 하면 저 혼자서 감당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

둘째, 동기부여 목적이다. 각 CIC 대표들은 각자의 개성과 아이디어로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이들이 회사를 그만두기라도 하면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들을 붙잡아 두는 데 스톡옵션은 한계가 있었다. 스톡옵션은 기존 주주와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이들 모두에게 의미 있는 수량을 부여할 수 없다. 그래서 이강민 대표가 선택한 것은 이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자유롭게 의사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패스트캠퍼스의 혁신 DNA를 가장 오랫동안 보존하고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이 CIC 체제라고 생각한 것이다. “똑똑하고 야망있는 친구들은 다 사장 시켜야 한다”라는 박지웅 의장의 평소 생각과도 일치한다. 수십명의 CEO가 등장할 수 있는 일종의 ‘지주회사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셋째,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기성기업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면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최근 들어 여러 교육 스타트업이 출현하고 있어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를 높여야 했다. CIC 구조는 각 사업과 관련한 모든 의사결정을 CIC 대표에게 일임함으로써 각자의 창의성을 신속하게 발휘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완벽한 독립채산제18)를 통해 콘텐츠 론칭 후 매출은 물론 손익까지 바로 집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실적 관리와 전략 방향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데이원컴퍼니는 CIC 체제를 도입하면서 세 가지 운영 원칙을 내세웠다. 첫째, CIC 대표는 개별 독립기업의 대표처럼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본부장 시절처럼 이강민 대표나 박지웅 의장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CIC 대표가 직접 방향을 설정하고 결정해야 한다. CIC 대표는 단순히 당장 해야 할 것들을 챙기는 관리자가 아니라 해당 CIC의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은 물론, 그에 맞춰 경영과 조직까지 함께 챙겨야 한다.

둘째, CIC가 모든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내재화한다는 점이다. 이는 CIC 산하에 사업과 관련한 핵심 기능과 조직을 모두 배정한다는 것으로 개발, 기획, 디자인은 물론 채용, 조직구조, 직무/직급/평가보상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셋째, 본사의 역할을 재정립한다. CIC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본사는 전사 방향을 수립하고 자원 배분에 관한 결정 권한, CIC 대표 및 리더그룹의 보상 체계 관련 인사권한을 갖는다. 모든 사업은 CIC 대표가 직접 추진하되 이강민 대표는 조언자로서의 코칭 역할, 회사 차원의 자금 조달,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유기적 성장을 중점적으로 챙긴다.

CIC별 독립적 권한을 부여하는 데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 개발과 HR (Human Resources)이었다. HR은 급여, 노무같이 회사 차원에서 신고해야 할 것들은 본사에서 총괄하고 나머지는 모두 CIC 재량에 맡겼다. 심지어 채용, 평가, 복지까지 모두 CIC 재량으로 뒀다. 만약 직원이 한 CIC에서 다른 CIC로 이동하려고 한다면 해당 CIC의 채용 공고에 맞춰 지원하고 똑같이 채용 면접을 봐야 한다.

개발은 더욱 까다로웠다. 처음에는 회원 관리, 결제, 보안, 정보보호 같은 부분같이 아주 기본적인 부분만 통합 운영하고 최대한 CIC 재량에 맡겼다. CIC 체제 이전에 개발 부분을 본사에서 조율하는 형태로 진행할 때는 각 사업별 개발자원 할당 우선순위에 대한 갈등이 심했다. 개발 자원이 많이 필요한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 간 비용 배분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CIC의 재량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운영하니 공통으로 개발해야 할 요소들에 대한 개발 효율성이 떨어졌다. 규모의 경제 확보가 안 되니 예전에 비해 회사 전체적으로 더 많은 개발 인력 자원이 필요해졌다(Exhibit 6).

 

2022년 매출 1천억 원 돌파, 2023년 흑자 전환

CIC 구조 도입으로 각 사업의 리더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구조 전환 이후 각 CIC 대표들의 업무 재량이 늘어났고 손익에 대한 책임도 분명해졌다. 패스트캠퍼스 CIC가 성장을 위해 주목한 것은 기업교육 시장이었다. 2020년까지 기업교육은 그때그때 기업의 요청에 따라 맞춤화하여 제공했다. 기업에서 교육이 필요한 직무와 교육 시간을 설정하면 거기에 맞춰 강사를 섭외하고 교육을 진행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2019년부터 온라인 교육 콘텐츠가 늘면서 패스트캠퍼스는 ‘온라인 구독형 기업교육’ 서비스를 2020년 선보였다. 온라인 구독 서비스는 임직원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이 하향식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직접 자신이 필요한 교육을 수강하는 형태다. B2C 온라인 교육 콘텐츠가 늘어나고, 코로나 상황에서 기업 교육 역시 집합교육에서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되는 시점이었기에 폭발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했다. 현재 KT, GS 리테일, 하나카드 등의 여러 대기업이 임직원을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그래밍, 디지털 마케팅, 디자인 등의 분야에 대한 온라인 교육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콜로소 CIC는 해외 시장에 주목했다. 당시 김동혁 CIC 대표는 한국 시장의 한계를 직감하고 있었다. 헤어에서 시작하여 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 등 크리에이티브 분야로 확장하고 있었으나 계속해서 새로운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강사로 나올 수 있는 전문가 풀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2021년 콜로소의 온라인 강좌가 중국 불법 사이트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에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시장 검증을 위해 일본어 사이트를 하나 만들고 5개 콘텐츠에 일본어 자막을 입혀서 올려봤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시작하자마자 팔리기 시작했다. 이에 콜로소 Japan, 콜로소 US 홈페이지를 제작해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두 지역에서 2022년 100억 원, 2023년 15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두 지역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데다 전문가의 교육 콘텐츠에 지불의사도 높은 편이었다. 따라서 단순히 한국어 콘텐츠를 번역해서 해외에 판매하는 것 이상으로 현지 언어로 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 5명을 채용하여 새로운 교육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현재 드로잉, 영상/3D, 게임 제작, 베이킹/쿠킹,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헤어/뷰티 등의 카테고리에서 업계 최고 전문가의 교육을 수강할 수 있다.

레모네이드 CIC 역시 성장을 위한 여러 시도를 했다. ‘가벼운 학습지’ 브랜딩 작업 이후 큰 폭의 매출 신장이 있었지만 전문적인 영어 학습을 원하는 직장인의 수요를 모두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영어와 시사를 함께 학습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2022년 7월 ‘뉴스프레소(Newpresso)’를 출시했다. ‘뉴스프레소(Newpresso)’는 월스트리트저널(WSJ), 타임(Time),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등 세계 저명 언론사의 아티클을 학습 콘텐츠로 활용해 수준 높은 영어 실력은 물론 시사·경제·경영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 영어 학습지다. 읽기·쓰기·듣기·말하기 4가지 기술을 체득할 수 있는 올인원 블랜디드(all-in-one blended) 학습법에 바탕을 두고 있다. 2024년 1월에는 코로나로 중단된 1:1 과외 서비스인 패스트원(FASTONE)을 비대면 방식으로 옮긴 ‘스피킹탭’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학습지의 주요 고객군을 대상으로 하는 비어학 분야로의 확장도 기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을 위한 가상화폐 투자, 무자본 창업 등의 교육 콘텐츠다. 글로벌화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기존에 진출했던 일본 외에도 대만 등 진출을 검토 중이다.

스노우볼 CIC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지훈 CIC 대표는 CIC 구조 도입 이후 독자적으로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어 사업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런 배경에서 취업 교육을 더욱 강화해 2022년 6개월 과정의 전일제 취업 부트 캠프 ‘제로베이스 스쿨’을 선보였다. 오프라인에 방점을 두기는 하나 자체적으로 온라인 콘텐츠도 개발하여 서비스한다. 다른 교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수강생이 지속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 중이다. 수강생의 실질적인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3월 ‘제로베이스 리크루팅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원자와 성장하는 기업을 잇는 채용 서비스로, ‘제로베이스 스쿨’을 수료한 우수 수강생들을 우선 채용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2023년 취업교육 최초로 월 매출 6억원을 돌파했다. 개발자 거품이 꺼진 와중에도 매출이 2022년 대비 60%가량 성장했다.

이강민 대표 및 4명의 CIC 대표 모두 최근의 빠른 성장과 흑자 전환에 CIC 구조가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각 CIC별로 자신의 재량 범위에서 구성원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하고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각 사업의 이익과 비용구조가 분명하기 때문에 박지웅 의장이나 이강민 대표의 매출 확대 또는 이익 확보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익을 좀 더 챙겨야 한다는 주문이 들어오면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는 형태로 교육 과정을 설계하거나, 매출을 늘려야 하는 경우엔 마케팅을 늘리거나 교육생 이탈을 방지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내면서 좀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 김지훈 스노우볼 CIC 대표

CIC 구조로 책임소재가 분명하기 때문에 각 CIC 사업환경에 맞춰 기민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이강민 대표도 조직 전체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뭔가 늘 문제가 생겨 휘청거리고 미래를 그리기에는 오늘 하루를 버티기도 벅찬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CIC 제도를 도입하고 나서 달라졌습니다. CIC 대표들 모두가 자신들의 사업을 안착시켰고 더 나아가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거든요.

–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19

 

혁신을 위한 조직학습과 인사제도

데이원컴퍼니는 구성원의 계속되는 새로운 시도와 실패를 통해 축적한 지식으로 성장했다. 특히 새롭게 기획한 코스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지식 축적에 많은 공을 들였다. 성공한 코스와 실패한 코스를 철저히 분석해 새로운 코스를 론칭할 때 무엇을 검증해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핵심 셀링포인트가 무엇인지 등 가설을 수립하고 실제 데이터로 검증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환경이 바뀌어 기존 가설이 맞지 않으면 이를 폐기하고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다시 검증했다. 예를 들어, 2021년까지는 코스의 ‘가성비’가 판매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데 어느 순간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강사에 관한 정성적인 요소를 추가해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23년 들어서는 경쟁사가 많아져 코스 콘셉트의 세밀한 요소에도 신경 쓰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축적한 노하우와 지식을 내부 교육자료 같은 형식지(explicit knowledge)로 만들어 조직에 내재화한다.

영화나 드라마 제작은 한 번에 100억원 규모로 투자하는 사업이라 조직 차원의 노하우 축적이 쉽지 않지만 저희는 한 코스 론칭에 2천만원밖에 안 들어갑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수천 개의 코스를 기획하고 런칭한 경험이 내부에 축적되어 있습니다. 저희의 핵심 역량은 이런 코스 기획 역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

그리고 데이원컴퍼니는 혁신적인 조직문화와 구성원의 성장에 진심이다.

스타트업치고는 괜찮은 연봉과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중견기업과 대기업에 비하면 아직 연봉이나 복지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자신 있게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단기간의 높은 성장입니다. 패스트캠퍼스에 3년 정도 투자한다면 다른 회사에서 7, 8년 정도 일한 만큼의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더 큰 역할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신입 사원이라도 대표에게 직접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이 어려운 분위기가 전혀 아니니까요. 실제로 많은 멤버들이 어린 나이에도 믿을 수 없는 성장 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로요. 일례를 들자면 강의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던, 26살의 직원이 ‘본인의 희망’에 따라 B2B 팀으로 넘어가 사실 그 나이에는 버거울 수 있는, 하지만 원래부터 하고 싶어 했던 업무를 거뜬히 해내고 있어요. 기업과 기업이 만나는 시장에서 커뮤니케이션하고 딜을 따 내는 것, 대단한 능력이죠. 보상도 다른 기업과는 많이 달라요. 일반적으로 문제없이 3, 4년 일하면 대리, 7년 일하면 과장이 되는 식의 연차제가 아니라 본인의 퍼포먼스에 따라 1년 안에도 연봉이 1.5배, 혹은 2배로 뛸 수도 있는 곳입니다. 결국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성장뿐만 아니라 높은 보상도 얻어 갈 수 있는 회사입니다.

–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20)

역량에 따른 보상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인사제도 역시 절대평가제도를 운영한다.21) 데이원컴퍼니의 직급은 주니어, 시니어, 리드 세 단계로 구분하고 각 직급별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여 평가한다. 각 구성원이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평가하고 거기에 맞춰 연봉이 정해지는 구조다. 따라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업무 역량이 뛰어나면 직급과 급여가 크게 오를 수 있다. 실제 입사 2년 만에 CIC 내 사업조직 리더가 된 경우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인사제도는 구성원의 조직문화 정합성과 역량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렵다. 이에 신입직원 채용에 있어 수습 기간을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첫 두 달 동안 새로운 코스 컨셉 몇 개를 만들어 내는가, 새로운 코스 기획서를 몇 개 작성하고 통과시키는가 등을 살펴보고 기존 인력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평가한다. 만약 기존 인력 대비 생산성이 많이 부족하면 채용을 취소한다. 재직자의 경우도 한 달에 몇 개의 코스를 새롭게 론칭하고 몇 개가 성공하는지 평가한다. 신규 코스 2주 매출 5천만 원, 두 달 매출 1억 원 이상 등으로 구체적이고 명확한 성과 기준을 제시하여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도전하도록 만든다.

또한, 데이원컴퍼니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성과 점검 회의를 주 단위로 하고 있다. 초반에는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 둘이서 진행했으나 2017년 조직을 교육 카테고리별로 세분화한 이후에는 각 카테고리 팀장과 함께 진행했고, CIC 구조 도입 이후에는 이강민 대표가 CIC 대표들과 점검 회의를 가진다. 물론 각 CIC도 내부 주간 점검 회의를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매주 점검 내용은 매출, 론칭 코스 수, 코스의 첫 1주 매출, 누적 매출, 인당 생산성, 코스별 환불 현황, 기획/런칭 예정 코스 등이다. 2023년 하반기부터는 손익까지 주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점검 회의는 목표 미달에 대한 문책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각 사업의 객관적 상황을 파악하여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등 솔직한 피드백을 통해 각 CIC 대표의 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마치 운동선수들의 기록 단축을 위해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개선하는 것과 흡사하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

CIC 구조 도입은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본사의 개입과 조정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며, 본사의 기존 기능을 어디까지 얼마만큼 나눌지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개발 측면에서 공통 업무의 규모의 경제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공통 프로젝트나 백오피스(후방지원부서)에 대한 비용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갈등과 조정의 대상이다. 개발 조직의 경우 대다수의 인원을 각 CIC에 귀속시켰다가 2023년 일부 인원을 다시 본사로 이동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부 경쟁과 사업 간 시너지 창출에 있다. 지금까지는 각 CIC의 주요 고객이 다르고 그에 따른 교육 콘텐츠도 상당히 달랐다. 그러나 일부 교육 분야에서 CIC 간 교육 대상이나 강사가 겹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패스트캠퍼스 CIC와 콜로소 CIC가 겹치거나 프로그래밍 등의 직무 교육에 있어 패스트캠퍼스 CIC와 스노우볼 CIC가 겹치는 것이다. 이런 교육 분야 중복은 각 CIC가 성장을 위해 확장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동혁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LVMH 그룹을 보면 에르메스도 백을 팔고 루이비통도 백을 팔잖아요. 각자의 브랜드 색깔이 있고 그것을 통해서 경쟁하더라도 전체 합만 늘어나면 되지, 서로 영역을 지키거나 하지 않거든요. 같은 주제, 같은 강사더라도 누가 어떻게 기획하고 제공하느냐에 따라 판매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 즉, 어떤 교육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각 CIC가 서로 다른 색깔을 가져가며 다양성을 유지하는 게 데이원 전체 관점에서 유리한 판을 가져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 김동혁 콜로소 CIC 대표

인위적으로 각자의 영역을 정하고 조정함으로써 내부 경쟁을 피하기보다 적정 수준의 내부 경쟁이 오히려 건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앞으로 개별 CIC가 성장하면서 상호 중첩되는 영역이 늘어나면 내부 경쟁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할 수 있으며, 개발이나 글로벌화처럼 조직 차원의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부분은 일정 부분 본사의 개입과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유기적 방식의 성장이 계속 유효할 것인지도 고민이다. 2018년 김동혁 CIC 대표가 신규사업을 제안할 당시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이 200억이 안 되던 시절이다. 한 사람의 신상품 기획력으로 10억, 20억 매출을 올린다면 회사 전체 매출의 10%가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매출이 1천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10억, 20억 매출은 1-2% 수준밖에 안 된다. 지금은 100억, 200억 수준의 신사업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새로운 시도를 안 한 것도 아니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실험하는 랩(Lab) 조직을 만들어 신규사업을 8개 정도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각 CIC별로도 신규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8년 이후 매출이 급성장하며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은 운이 좋았던 것인데 말이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것도 뭔가 구조화하면서 확률을 높여가는 방법으로 접근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게 실패의 원인 같습니다.

–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

지금까지는 각 CIC의 재량을 최대한 보장하는 쪽으로 조직을 운영했으나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지금처럼 혁신과 실패를 반복하며 유기적으로 성장하는 것 역시 언제까지 가능할까? 데이원컴퍼니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APPENDIX 1. 회사 개요

 

APPENDIX 2. 주요 연혁(2024년 1월 기준)

 

APPENDIX 3. 데이원컴퍼니 개요

[패스트캠퍼스 CIC]

패스트캠퍼스 CIC는 데이원컴퍼니의 모체이자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업조직이다. 직장인 역량 향상을 위한 실무교육 제공을 목표한다. 프로그래밍, 데이터 사이언스 교육 위주로 시작했으나 기술 변화에 맞춰 인공지능과 딥러닝까지 교육 분야를 확대했다. 또한 IT 직군 중심 실무 교육에서 벗어나 마케팅, 투자, 크리에이티브 영역까지 교육 대상 직군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교육으로 사업 시작했으나, 2018년 온라인 교육을 시작했고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현재는 온라인 매출 비중이 다수를 차지한다. 고객군 역시 직장인 개인을 대상으로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B2B 비중이 많이 확대되어 LG전자, KT, GS. 현대모비스, 아모레퍼시픽 등을 국내 주요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기존 온라인 교육 구독 서비스를 직원들에 제공하거나 별도 맞춤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패스트캠퍼스 CIC를 이끄는 신해동 대표는 2015년 3월 데이원컴퍼니 세번째 직원으로 입사한 초기 멤버 중 한 명으로 입사 전 벤처캐피탈 심사역으로 2년여 근무한 경력이 있다. 초기에 프로그래밍 교육을 담당하며 취업 전일제 교육 사업도 이끌었다.

 

[콜로소 CIC]

콜로소 CIC는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도제식으로 배우던 내용들을 온라인을 통해 업계 최고 전문가로부터 학습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헤어, 쿠킹,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강의를 온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체 드로잉의 대가나 마블코믹스 시리즈 작업한 일러스트레이터, 유명 베이킹 유투버나 헤어디자이너 등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웹툰이나 웹소설 등 새롭게 부상하는 개인 직업군을 위한 교육 콘텐츠도 개발 중이다. 콜로소 CIC는 일찍부터 글로벌화를 추진하여 서비스 시작 후 3년 만인 2021년 매출 2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했다. 현지 니즈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자 2023년 말 일본 현지에 법인도 설립했다. 콜로소 CIC를 이끄는 김동혁 대표는 디자인 관련 직무로 1년 남짓 근무 후, 2015년 12월 데이원컴퍼니 디자인 담당으로 입사하여 크리에이티브 교육을 담당했다. 이후 2018년 말 콜로소 사업을 제안했다.

 

[스노우볼 CIC]

스노우볼 CIC는 데이원컴퍼니의 취업연계 과정인 ‘스쿨’을 운영하던 취업교육본부가 모체다. 취업교육본부는 데이원컴퍼니의 교육 서비스 온라인화로 팀이 대폭 축소되었다 2020년 조직 재정비를 거쳐 현재의 스노우볼 CIC가 됐다. 스노우볼은 취업 교육 과정인 ‘제로베이스 스쿨’을 운영한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데이터 사이언스,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기획(PM), 그래픽 디자인, UI/UX 디자인, 영상 PD 스쿨 8개 과정이 있으며 약 6개월의 직무 교육을 통해 수강생의 취업을 목표한다. 수강생이 장기간 동안 집중해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도록 매일∙매주 단위로 설계된 학습 스케줄, 1:1 코칭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수강료도 선불제, 정액 후불제와, 소득공유 후불제 등으로 납부 가능하고 수강생 수준에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직무 교육 외에도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부터 면접까지 교육받고 채용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에 우선 채용 기회도 부여한다. 스노우볼 CIC를 이끄는 김지훈 대표는 대학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전공했고 2016년 2월 데이원컴퍼니에 입사했다. 입사 후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 교육을 담당했으며 회사가 온라인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한 2019년부터는 오프라인 사업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레모네이드 CIC]

레모네이드 CIC는 패스트원(FASTONE)이라는 1:1 어학 학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2018년 학습지 서비스를 시작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주요 서비스는 가벼운 학습지, 뉴스프레소, 스피킹탭이 있다. 가벼운 학습지는 성인을 대상으로 ‘1주 1권, 하루 10분 공부’를 목표하는 학습지 서비스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직장인과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누적 가입자 20만 명을 넘어섰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부터 아랍어와 튀르키에어까지 11가지 언어를 제공한다. 뉴스프레소는 월스트리트저널, 타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이코노미스트 등의 세계적인 언론사 아티클을 학습 콘텐츠로 활용한 프리미엄 영어 학습지이다. 스피킹탭은 태블릿 속 학습지와 강의에 1:1 원어민 원격 수업을 더한 서비스로, 기존의 오프라인 1:1 어학 교육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레모네이드 CIC를 이끄는 서유라 대표는 대만 출신으로 미국에서 고등학교, 캐나다에서 대학을 다녔고 2016년 2월 데이원컴퍼니 입사 전 캐나다, 중국 등에서 2년여간의 직장 경험이 있다.


[주석]

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s://dart.fss.or.kr/)을 참고 바란다.

2.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하지는 않지만, 기존 회사 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업 형태의 조직을 말한다. 

3. 각 CIC 설명은 Appendix 3을 참고 바란다.

4. 패스트캠퍼스라는 이름으로 설립하여 2021년 데이원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했다. 2021년 전까지 내용은 기업명을 패스트캠퍼스로 기술한다.

5. 컴퍼니빌더는 창업 아이템 발굴부터, 팀 구성, 자금 조달 등 창업과정을 주도하며 스타트업을 직접 만들고 육성한다. 지분 투자 후 제한적으로 개입하는 벤처캐피탈과 달리 창업 과정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6.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창업 후 11개 회사를 창업했고 2023년 8월 기준 7곳의 회수를 마쳤다. 현재 운영 중인 기업은 패스트파이브(공유 오피스), 데이원컴퍼니(성인교육), 패스트벤처스(VC), 패스트인베스트먼트(PEF) 등이다. (출처: https://www.sedaily.com/NewsView/29TFXKAYZN)

7. 물적분할은 분리 혹은 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전부 소유하는 기업분할 방식을 말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8. 이후 데이원컴퍼니가 성장 궤도에 오른 2020년, 이강민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9. MOOC는 ‘온라인 공개 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10. 온라인사업본부는 2021년 패스트캠퍼스 CIC가 된다.

11. 2021년 이들 모두 데이원컴퍼니의 CIC 대표가 된다.

12. 콜로소사업본부는 2021년 콜로소 CIC가 된다.

13. 각 분야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유명인들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출처: https://www.masterclass.com/)

14. 취업교육본부는 2021년 스노우볼 CIC가 된다.

15. 공헌이익은 매출에서 변동비용을 차감한 값이다. 판매량의 변화에 따른 변동 비용을 계산해 나온 이익을 말한다.

16. 외국어사업본부는 2021년 레모네이드 CIC가 된다.

17. 당시 패스트원에 관한 내용은 https://media.fastcampus.co.kr/knowledge/reason-of-fastone-growth/ 참고 바란다.

18. 독립채산제는 기업 내 경영단위가 자기의 수지에 의해 단독으로 사업을 성립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경영관리제도를 말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19. 아웃스탠딩 인터뷰 내용을 저자가 편집하였다. (출처: https://outstanding.kr/day1company20231101)

20. 더팀스 인터뷰 내용을 저자가 편집하였다. (출처: https://www.theteams.kr/teams/383/post/64390)

21. 해당 부분은 2022년까지 내용이며 2023년부터는 각 CIC별 재량에 따라 인사제도를 다르게 가져가고 있다.

 

[참고 문헌]

패스트캠퍼스 홈페이지(2024), 시장의 변화와 우리의 성과, Retrieved from https://fastcampus-careers.oopy.io/113e6ba6-3781-4a26-b02e-30d68a3bbc45

데이원컴퍼니(2024), 아홉 번 실패해도 열 번째 시도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 Retrieved from https://www.millie.co.kr/v3/millieRoad/detail/7686?fbclid=IwZXh0bgNhZW0CMTEAAR2or4HMERhcqo-S4MYxZI4DBaR7GPKuDcuv9w1u7L1eGr-y0t9H08ohMNA_aem_AfqocG_MFg76j_yXCnTYoG2OuyxylNbNkatsZ_8ex04gfh4VX-DctY-EdqCA4ajDOxnAqiT-X-S-TuoAm6X0CM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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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형

강신형

강신형은 충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KAIST 기계공학과에서 학사, KAIST 경영공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통해 우리나라 CVC 현황, 스타트업 M&A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동아비즈니스리뷰(DBR) 필진으로도 활동 중이다. 충남대에서 창업보육센터장 보직을 맡아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공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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