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드버드, 세계를 날다. 글로벌 Go-to-market strategy

센드버드의 창업자 김동신 대표는 과거 2번의 창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며,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결코 성공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김 대표는 피칭 역량을 획득할 수 있었던 테크스타즈는 물론 미국 시장 내 인지도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와이콤비네이터의 액셀러레이팅 과정을 거치면서 본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준비를 철저히 했다. 그 과정에서 메시징 서비스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그는 피벗을 통해 B2B 채팅 솔루션을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정하게 됐다.

낯선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할까? 글로벌 진출 전략은 시장에 해당 산업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에 두고 예외 산업에서 서비스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낯선 환경의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의 필요성과 의미를 설득하려면 효과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센드버드의 성장 과정은 서비스-시장 간 적합성(product/market fit)이 시장 진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며, ‘채팅 솔루션(Chat API)’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데 있어 GTM(Go-to-market) 과정의 고려 사항들을 보여준다.

본 사례를 통해 예외 산업 혹은 개척이 필요한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나가는 GTM 프레임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첫 발을 떼는 스타트업의 전략을 배울 수 있다.

Q1-1. 메시징 솔루션 서비스를 미국에서 시작할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하는가? 이 서비스를 미국 시장에서 시작함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나?

Q1-2. 미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 방해 요소는 무엇인가?

Q2. GTM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명확히 이해하고 고객의 특성을 분석해야 한다. 센드버드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의 페르소나 유형을 논의하고, 각 유형별 특징과 이들의 불편요소는 무엇이며, 센드버드가 불편요소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설명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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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드버드, 세계를 날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Go-to-market strategy

1.   센드버드 이전의 이야기: 파프리카랩

“창업이 가장 리스크가 적은 선택이었어요.”  2007년, 김동신 대표는 파프리카랩을 설립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엔씨소프트에 입사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던 그는 직장에서 인정을 받은 후에 혹은 퇴직 이후에 자신의 것을 시작할 즈음에는 이미 생애 주기상 많은 위험과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라고 보았다.

창업 초기에 파프리카랩은 구체적인 아이템이나 내용이 정해진 것은 없는 상태였다. 따라서 빠른 속도로 웹을 만들면서 시장의 반응을 주목하였다. 처음부터 김동신 대표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파프리카랩에서 오픈하는 서비스들을 영문판과 한글판의 두 버전으로 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방법 덕분에 제품에 대한 반응이나 유저의 유입이 어디에서 보다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 파악할 수 있었다. 실제로 파프리카랩이 웹 2.0 서비스 이후에 선보였던 게임들에 대한 유저는 대부분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되었다. 한국 유저는 1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파프리카랩을 운영하면서 김동신 대표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비즈니스로 관심을 넓혀 나가게 되었다.

파프리카랩은 2009년 4월, 시장의 주목을 끌게 만든 “이성을 사로잡는 당신의 지성 2000”이라는 아이폰용 게임을 출시한다. 이 게임은 김 대표가 알고 있던 일본 지인이 일본 게임인 NeoLAB의 퀴즈 콘텐츠를 활용하여 아이폰용 게임을 만들자는 제안을 받아들여서 파프리카랩과 NeoLAB의 공동개발 MOU를 통해 개발이 진행되었다. MOU를 맺은 후 두 달여 정도의 기간동안 개발이 진행되었고 출시되었는데 출시 이후 1주일만에 일본 앱스토어 전체 6위, 게임 부문 3위에 오르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김동신 대표는 경쟁력이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기업이 선보인다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이후 파프리카랩은 히어로시티를 선보이는데, 히어로 시티의 경우 처음부터 프로그래밍과 플랫폼을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였고 미국 개발자들과 공동으로 게임 개발을 진행하였다.

머니투데이방송1 자료

김동신 파프리카 대표는 “우리 제품이 성과를 내고 있는 건 홍길동, 전우치가 아니라 미국 슈퍼 히어로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영웅을 설정한 다음 악당을 만들지만, 미국인들은 악당을 먼저 만든 다음 영웅을 생각한다. 또 우리 눈에 투박하고 원색적인 캐릭터가 미국에서 더 먹힌다”며” 문화적인 갭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글로벌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창업초기부터 미국 개발자들과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했다.

히어로시티의 성공을 거두게 되자, 파프리카랩은 다나카 요시카즈가 대표로 있는 일본의 모바일 소셜게임업체 GREE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고 2012년 6월 매각하게 된다. 당시, 파프리카랩은 성공적으로 매각을 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으나, 매각 이후의 상황은 파프리카랩 창업팀 예상했던 상황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김동신 대표는 글로벌 소셜 플랫폼을 만들자는 목표가 GREE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어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문화 차이, 조직 운영 상의 차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게임들을 개발하려던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었고 파프리카의 멤버들은 GREE에 잔류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파프리카랩 매각 이후에도 김동신 대표는 약 2년간 회사 경영권을 유지하며 게임을 개발하려 했으나, 결국은 M&A 조건대로 GREE 내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정리하고 다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로 결정하고 GREE와의 작별을 선택했다. GREE를 나오면서 파프리카랩 시절을 정리하게 되지만, 김동신 대표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경험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조직 운영과 끌고 갈 조직 문화에 대해서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2.   스마일 패밀리부터 센드버드까지

새로운 시장, 새로운 서비스로 던진 도전장-스마일맘

2013년 3월, 김동신 대표는 파프리카랩의 핵심 창업 멤버 세 명이 함께 스마일패밀리를 창업하여육아 정보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일 맘 서비스를 런칭했다.

당시 창업멤버들의 아이들이 어린 상황이어서 육아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관련 시장을 조사해보니, 한국 뿐 아니라 미국도엄마들의 64%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육아용품 시장 규모가 100조 정도 형성되어 있어서, 서비스의 성장성이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았다2. 시장에 나와 있는 육아관련 애플리케이션들 중에서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제품들이 별로 없었다. 김동신 대표는 파프리카랩의 창업 멤버 2명과 함께 육아용품 거래 기능과 성장앨범, 사진 편집기, 또래맘/인근맘과의 검색과 육아 이야기 나누기 등, 육아와 관련된 서비스 및 소셜 커뮤니티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일패밀리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이전의 파프리카랩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키고 엑싯을 한 경험을 있는 김동신 대표의 능력을 보고 캡스톤파트너스, 패스트트랙아시아, 알바트로스가 13억 5천만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2013년 7월).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스마일맘 서비스는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개발역량이 뛰어난 핵심 멤버들, 창업자의 개인적인 관심, 그리고 이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엑싯 시킨 역량이 새로 도전장을 내민 육아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스마일맘 서비스가 시장에서 외면을 받은 큰 이유는 창업팀과 서비스 간의 핏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을 분석하기 위해 직접 지역별 소비자(엄마들)을 만나보기도 하였지만, 아빠들이 보는 육아의 관점과 엄마들이 보는 육아의 관점이 달랐기 때문에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남자들이 육아 커뮤니티 서비스를 담당하다 보니 서비스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지역별로 엄마들 모임을 직접 찾아가서 참여하고 이야기도 직접 들어도 보고 노력을 기울였는데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죠 -전윤호 이사”

결과적으로 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낮고,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얻는 데도 실패하면서, 스마일패밀리는 파프리카랩을 매각한 자본과 투자 받은 자본을 소진하며 힘든 시기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도 미국 시장에서 기회가 있지 않을까?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김동신 대표는 스마일맘 서비스의 주요 활동 무대를 미국으로 생각하고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했다. 파프리카랩 시절부터 김동신 대표는 서비스를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으로 출시하는 방식을 취해왔는데, 스마일맘도 동일하게 두 가지 버전을 출시했고 이를 통해 스마일맘에 대한 반응이 미국에서 더 긍정적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고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목표를 세웠다고 해서 곧바로 진출하는 것에는 부담이 따랐다.

그러던 와중에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고 미국 현지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2013 스타트업 노매드”라는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Plug & Play Tech Center 에서 1개월 동안의 엑셀러레이팅과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3. 이어서 2014년에는 Techstars*(설명 각주로)에 선발되어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김동신 대표는 스타트업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피칭 실력이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Techstars의 프로그램을 통해 피칭 역량을 획득할 수 있었다.

엑셀러레이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도 이 부분에 대한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테크스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데모데이에서 피칭을 하기 전까지 공식적인 피칭 연습만 열 두 번 이루어지죠. 똑같은 피칭도 아니고, 매 세션마다 주제와 제안시간을 바꿔 가면서 연습이 이루어지는데 이 모든 과정은 현지의 냉정한 투자자와 다른 사업가들이 보는 앞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데모데이 당일날에는 오히려 별다른 부담감없이 피칭 내용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는 것을 경험했어요. 글로벌 무대에서 뛰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습을 통해 피팅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김동신 대표, 기사 인용4

새로운 가능성, 메세징 솔루션 시장에서 기회를 찾다. 메세징 솔루션, 테크 B2B

스마일 패밀리는 내부적으로 과연 지역적인 문화 의존성이 높은 소셜 네트워크 사업에서 지역에 대한 이해도 소비자인 엄마들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스마일 맘 서비스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질문을 해보고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스마일 패밀리만의 무기를 새로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하던 중, 스마일맘 서비스 내의 메세징 서비스에 주목하게 된다. 스마일 패밀리가 메세징 서비스로 비즈니스 가능성을 가늠하게 된 데에는 독특한 배경이 있었다. 파프리카랩 그리고 스마일맘 개발 당시, 개발팀은 여러 번 채팅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는데 매번 개발할 때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모되어서 괴로웠던 과정을 반복했던 것이다[5]. 그런데 다른 스타트업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여러 스타트업들이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주변의 스타트업들이 스마일 패밀리에게 메세징 서비스를 개발해달라고 의뢰를 해오기 시작하였다.

“스마일맘 서비스로는 매출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출시도 하지 않은 서비스인 메세징 서비스가 시장에서 자꾸 입질이 오는 거예요. -김동신 대표”

이와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채팅 기능을 쉽게 임베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보게 되고 이것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인 자이버(Jiver)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스마일 패밀리의 예상대로 자이버는 확실히 시장에서 수요가 있었다.

지금처럼 메세징 솔루션 혹은 Chat API라는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시 기존 기업들이나 많은 스타트업들은 메세징 기능을 자체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었는데, 메시지 기능을 개발하는 것이 개발팀 외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메시지”와 관련된 활동에는 사용자들의 많은 행동 패턴이나 상호 작용 패턴이 포괄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 그리고 각 기업마다 서비스나 제품 특성에 적합한 메세징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세징 기능을 개발해 본 개발자나 개발팀이라면 한번 개발을 해보면 다시 개발을 하라고 할 때 괴로워할 만큼 힘들고 번거롭게 느끼고 있었다. 메세징 기능은 사용자 경험을 토대로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해 보이는 기능 하나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번거롭게 느껴지는 작업 과정들이 필요했고 그래서 많은 개발자들이 까다롭게 느꼈던 것이다. 가령, 게임회사에서 메세징 기능을 게임에 첨가한다고 하면 단지 게임유저들 간에 메세지를 입력하여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유저들 간에 대화 기능을 물론 욕설을 필터링 한다거나 사용자를 차단하거나 해제하는 등의 기능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기능들이 게임을 사용하는 유저들 그리고 게임의 특성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하고 그 때마다 개발자들은 처음단계부터 메세징 기능을 개발해야 했다. 따라서 많은 사용자들을 커버할 수 있고 기능상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메세징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시장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갖춘 솔루션들은 많지 않았다.

이 같은 시장에서의 니즈를 기반으로 자이버가 개발되고 나자 (Appendix의 자료 참조) 스마일맘 서비스보다 자이버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실제로 매출 발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게 되었다. 말랑 서비스, 옐로 트래블 (옐로 모바일의 여행 자회사)등과 같은 기업들이 자이버를 찾았고 이들이 실제적으로 자이버의 실시간 채팅, 메시징 서비스 기능을 통해 고객사의 사용자 확보와 증가시키면서 더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스마일패밀리 팀은 자이버 사업을 시작한 이후, 고객 기반이 10%씩 성장하면서 시장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당시, 트래픽, 가입 고객 및 유료 고객에 있어서 주당 10%라는 성장은 사업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보고 2015년 본격적으로 B2B 메세징 솔루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피보팅하였다. 피보팅 이후에 김동신 대표는 엔터프라이즈 메시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기업을 정의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사업 영역은 Saas 비즈니스로, 자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고객사 앱에 메시징·채팅 기능을 탑재하는 것으로써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클라우드 인프라도 제공하는 것으로 홍보하였다.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에 메시징·채팅 기능을 넣고 싶을 때 홈페이지에 접속해 간단하게 추가할 수 있도록 하여 고객사들이 메세징 기능을 사용할 때 확장하도록 설계하였다.

한편, 이들의 피보팅 배경에는 시장의 반응도 있었지만, 2015,2016년 당시의 인터넷 트렌드도 한 몫 하였다. 김동신 대표에 따르면 Mary Meeker가 매년 발간하는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에서 메세징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상위 10위에 올라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대부분이 메세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또한 왓츠앱의 경우 5년만에 10억 대의 가입 유저를 가지게 되었으며, 페이스북과 위챗 등 주요 메세징 앱들 또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였다 (Exhibit 1 참조). 이 리포트에 따르면, 메세징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장차 메신저 플랫폼이 소비자 주도의 마켓 플레이스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더불어 메세징을 통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고, 사용자 니즈를 토대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에게 메세징 솔루션이 중요 경쟁력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Exhibit 1. Mary Meeker Report

 출처:메리미커 보고서

3. 글로벌 시장을 향한 날개짓

미국법인으로의 전환

2014년 11월 13일, 자이버의 채팅 솔루션으로 B2B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다져 나가던 시기에, 센드버드는 또 하나의 중대한 결정을 한다. 델라웨어 플립이라고 불리는 딜 플립*(각주로 설명)을 통해 미국 법인으로의 전환 결정을 한 것이다.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모든 기업이 미국 법인으로 전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센드버드의 경우, 김동신 대표가 법인 전환을 결정하게 된 데에는 우선, 당시 중요한 투자자가 투자 조건으로 미국 법인으로의 전환을 내건 데에서 동기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김동신 대표는 파프리카랩 시절부터 끈질기게 글로벌 시장을 고집하고 미국에 자리잡은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미국 법인으로의 전환은 진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언젠가는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

“창업할 때부터, 글로벌 넘버원이 되자는 목표가 확실했어요. 자이버는 테그 기반의 B2B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죠. 테크 기업으로 표준이 되고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미국시장에서 증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국내 시장으로 한정해서 사업을 할 경우 어차피 해외 1위 하는 업체가 들어오면 경쟁해야 하니, 우리가 해외 1위를 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낫겠다-하고요.

미국에서 자리잡기로 결심한 이상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미국 VC들은 미국 기업이 아니면 투자를 잘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했죠. 이런 이유도 딜 플립을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김동신 대표”

미국법인으로 전환한 또 하나의 이유는 제품과의 핏이 맞는 시장이 국내보다는 해외에 존재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자이버 서비스를 제공할 당시, 메세징 솔루션 시장 성숙도에 있어서 국내 시장과 미국 시장 간의 갭이 컸다. 당시 국내는 Saas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 모델(각주로 설명*)이 자리잡기에는 시장이 덜 성숙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이버의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있는 곳은 미국이었다.

“한국에서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도입이 더디고 투자자들도 Saas나 서브스크립션에 대한 이해나 B2B에 대한 투자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Saas,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에 대한 형성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김동신 대표”

미국의 경우, Saas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이 어느 정도 성장한 상태였고, 글로벌 기준으로 보았을 때 시장 규모도 형성되어 있는 상태였다 (Exhibit2)

Exhibit 2. SaaS 비즈니스 글로벌 시장 동향

출처:IDC Worldwide Report

게다가 한국의 경우 기업이 메세징 솔루션을 굳이 외부에서 구매할 필요없이 내부의 개발팀을 활용하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였다.  

“고객사분들도 채팅 기능 같은 건 만들면 되지 이걸 왜 사서 써야 하는 지 같은 인식이 만연했어요. 한마디로 market readiness나 SaaS 산업의 생태계 수준이 낮은 상태였지요. 해외의 경우에는 market readiness가 좋았어요. -김동신 대표”

“영업을 하러 가보면, 잠재적인 고객들이 대부분 메세징 솔루션은 내부에서 개발하면 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고 구매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았죠 -이예겸 영업 총괄”.

하지만, 앞서 설명하였듯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이 최적화된 메세징 앱을 갖추는 것이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였고, 메세징 앱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보고서들과 분석들이 등장하면서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 추세였다. 당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메세징 앱의 선두주자 WhatsApp가 매섭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많은 스타트업들과 시장 관계자들은 비즈니스로써 메세징 앱에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Exhibit 3)

Exhibit 3. WhatsApp 사용자 수 증가 현황 (2013-2017)

출처:Statista

또한 그동안의 메세징 앱이 주로 SNS를 기반으로 한 대화 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었는데, 각종 지표나 설문을 살펴보면 기업에서도 메세징 앱을 고객 응대 수단으로써 도입하고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바일 앱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메세징과 소셜’ 부문이었다 (Exhibit4). 즉, 사람들이 핸드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시간이 메세징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기업에서 고객 채널을 구축할 때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고객들은 기업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빠른 응대를 기대할 뿐만 아니라(30분 이내가 37%, 3시간 이내가 31%) 언제라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를 기대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hibit 5,6).

Exhibit 4. 부문별 모바일 앱 사용 시간

출처: flurry Analytics, 2105-2016 Year-Over-Year Time Spent Growth

Exhibit 5. 고객이 기업으로부터 응답 받을 때, 기대하는 소요 시간

출처: SmartInsights

Exhibit 6. 고객이 바라는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시간

출처: The 2016 Mobile Messaging Report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하여 볼 때, 메세징 솔루션 비즈니스와 관련하여-존재하는 시장의 명확성과 성장 가능성이 미국이 한국보다 더 크다고 판단되었다. 더불어 B2B 비즈니스 모델을 대하는 고객사의 태도 차이가 한국과 미국 시장이 달랐는데 이러한 차이 역시 센드버드의 창업팀이 미국 시장에 집중하게 만든 요인이 되었다.6

“미국은 셀링 포인트와 밸류 프로포지션이 명확하면 돈을 내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구입하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품질만 확인되면 그에 맞게 지불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구매 결정으로 이어졌어요. 한국 시장의 경우 솔루션이 용역 이나 SI산업으로 귀결되기가 쉬었어요. 그러다보니 기업들도 굳이 이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동기가 강하지 않으니 할인을 해달라고 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구요. -전윤호 이사”

본격적인 성장기,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Go-to-market strategy

예외산업에서 어떻게 GTM을 할 것인가

메세징 솔루션 그리고 B2B 기업으로의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한 이후, 스마일 패밀리의 다음 목표는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첫번째로 누가 센드버드의 고객인지를 정의하는 것, 그리고 고객에게 어떻게 닿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또한 한국 시장보다 메세징 솔루션, Chat API 시장이 성숙했다고는 미국 시장 역시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예외산업에 가까운 편이었다.  따라서 어떻게 고객에게 도달할 지에 대한 과제와 더불어 시장 자체를 정의해야 한다는 과제 또한 수행해야 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을 주요 시장으로 설정하였다고 해서 국내 시장을 무시하고, 무조건 해외 시장만을 대상으로 할 수는 없었다. 미국에 있는 고객사들과 미팅을 해보면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한국에서 어떤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 였다.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시장이라는 특성상, 고객사들도 메세징 솔루션 기업들에 대해 정확한 기준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레퍼런스를 요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본글로벌 스타트업의 성장 경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본 글로벌 기업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 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경우와 설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경로가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어느 정도 넘버가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고객과 시장 관계자들을 설득시키기가 용이한 장점이 있는 반면,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며 구축한 프로세스를 해외 진출시에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센드버드는 후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 비즈니스 운영 프로세스를 토대로 계약서 형식 등이 글로벌에 맞게 표준화되어 있는 중 글로벌 비즈니스 관련해서는 효율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반대로 해외 고객사들이 국내에서의 넘버를 요구할 때는 근거가 부족했던 것이다. 즉, 국내에서의 넘버는 스타트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해외 기업이라는 불리함과 신생 조직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우선 레펀런스가 될 수 있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습니다.-전윤호 이사”

국내의 경우, 신세계를 고객사로 유치하면서 한국에서의 대기업을 고객사라는 점을 어필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신세계를 고객으로 유치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센드버드의 팀이 메세징 솔루션이 필요한 고객을 찾아내고 이 시장을 형성하게 위한 치열한 고민이 드러난다. 당시 센드버드의 마케팅과 영업을 그로쓰팀(Growth team)이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누가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필요로 할 것인지, 또 고객들이 센드버드를 어떻게 발견하고 인지하게 될 것인지를 분석하였다. 선제적으로 잠재적인 고객들이 사업을 하면서 필요한 아욱룩이나 정리도표 같은 자료들을 선제적으로 작성하여 두기도 하였다. 기업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진들이 자료를 검색하면서 센드버드까지 찾아올 수 있도록 디딤돌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신세계도 그렇게 해서 고객이 된 사례였다. 신세계의 슥닥컴 전략 페이지에서 사용한 모바일 컨시어지 센터 아욱룩이 센드버드가 작성한 자료였는데 이 자료가 계기가 되어 센드버드와 미팅을 하게 된 것이다.

이같이 레퍼런스를 쌓아가는 한편, 미국 시장에서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수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Organic하게 사용자를 모집하기 위한 방안으로 컨텐츠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전문가를 찾았다. 제품에 대한 특징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있으면서도 글을 잘 쓰는 사람, 영어를 쉽고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다. 버클리에서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후 영문학 박사학위를 딴 Alek을 알게 되었고, 그를 Staff Writer로 합류시켰다7. 컨텐츠 마케팅을 통해 센드버드를 알리면서, 그로쓰팀은 센드버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프로덕트 마케팅적 관점에서 신규 카테고리의 개척이 필요성을 느꼈다.

“YC 세션에서 파트너들이 계속 물어보는 것이 너희들이 하는 서비스가 뭐니-였어요. 센드버드는 메세징 솔루션이고 SDK라고 설명하면서 저희가 하고 싶은 서비스들을 쭈욱 이야기하면 또다시 물어봐요. 그래서 너희가 하고 싶은 게 뭐라고?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찾아가게 되더라구요. 스타트업이 하는 사업은 예외산업에 속해 있는 거잖아요. 기존에 있는 산업에서 Top-down으로 방식에서 제품의 카테고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Bottom-up으로 만들어가는 거죠. -김동신 대표”

“YC 파트너들8과의 session을 통해 센드버드의 제품을 가장 잘 설명하는 description이 Chat API라는 것을 곧바로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채팅 솔루션, 채팅 플랫폼 등과 같이 이름을 붙이고, 센드버드가 조금 더 확장성이 있고 거창한 설명으로 포장되길 바랬었다. 회사가 단일 제품에서 시작할 때는 해당 제품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고, 실제 사용자가 해당 제품을 떠올리는 키워드를 집착에 가깝게 연구해야 한다. 많은 초기 창업자들이 사용자 중심적으로 고민하기 보다는 본인들의 주관이나 소망에 따라 해석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왜곡이 종종 일어나는 지점이다.

YC 파트너들과 논의를 거친 끝에 센드버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 그리고 제품 카테고리를 “Chat API”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Chat API라는 프로덕트 관점에서 컨텐츠 마케팅을 진행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센드버드가 생성한 컨텐츠를 통해 고객 을 끌고 온 후에 고객의 제품 trial과 세일즈 문의를 모두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세일즈 문의를 한 고객들과 세일즈 대화에 들어가기 전에는 필요한 피칭 덱과 각종 Deal desk 자료를 철저하게 준비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 유입 트래픽을 높이고 초기에 목표한 고객 확보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은 Chat API / Chat SDK 등 주요 키워드를 구글 등 서치 엔진의 최상단에 올리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고, 이를 통해 미국을 본사로 하는 본격 해외 진출을 하기 전 상당한 해외에서의 Traction 을 발굴하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상희 그로쓰팀, 이상희 블로그에서 인용9

Exhibit 7. Chat API를 검색했을 때의 결과, 저자제공

한편, YC 파트너들은 센드버드에게 당시 Jiver이던 기업명을 변경하는 것이 어떤 지에 대한 제안을 한다. YC가 비즈니스를 위해 강조하는 것들 중의 한 가지가 “Be simple and Clear”인데 여기에는 기업명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사용자들 그리고 고객사들이 기업명을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서비스를 이해할 수 있는 기업명을 찾는 것도 Go-to-market 전략 중의 일부분이었다. 당시 자이버팀은 치열한 논의를 거친 끝에 “Sendbird”라는 사명으로 결정한다. 이렇게 결정한 사명도 들었을 때 ‘Sandbird’로 혼동되지 않는 데 여러 군데의 피드백을 받은 다음에야 최종적으로 선택될 수 있었다. 센드버드는 이러한 과정도 센드버드 블로그에 상세하게 기록하여 컨텐츠로 생성하였고, ‘스타트업 로고 디자인’,’리브랜딩’,그리고’브랜드 가이드’라는 컨텐츠 영역에서 검색될 수 있도록 업로드해 놓았다.

“초창기에는 브런치, 블로그(센드버드의 공식 블로그 뿐만 아니라 김동신 대표와 그로쓰 팀 멤버의 개별 블로그를 포함),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닥치는 대로 컨텐츠를 업로드 하였어요. 센드버드의 잠재적인 고객들이나 시장에서 사용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활용하기 위해 애를 썼죠.-이예겸.”

이렇게 센드버드는 Go-to-market 전략을 토대로 차근차근 세계 위로 날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Y Combinator, Go-to-market strategy,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의 인정

2015년 이후 비즈니스 모델을 피보팅한 센드버드는 미국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지만 앞서 설명하였듯이 예외산업이라는 환경, 자국이 아니라는 해외의 불리함, 충분하지 않은 레퍼런스, 그리고 네트워크의 부족으로 쉽지 않은 환경에서 사업을 진행시켜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 Layer10라는 스타트업이 메세징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혜성 같은 존재로 등장하여 이미 많은 고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고객들의 시선을 Layer로부터 Sendbird로 돌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 때, 센드버드에게 중요한 사건이 발생한다. 2016년 초 김동신 대표가 혼자 몰래 지원한 Y Combinator에 합격하게 된 것이다. Y combinator를 거치면서 센드버드는 기업명을 바꾸고 서비스 카테고리를 개척하는 것을 포함하여 프라이싱 정책, 마케팅, 영업하는 방식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게 된다. SaaS (Software as a service)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졸업생들이 YC에 많았기 때문에 사업과 관련된 직접적인 조언도 많이 얻고 이를 통해 시행착오도 많이 줄이게 된다.

센드버드가 2014년 Techstars를 통해서는 스피치 덱을 작성하고 피칭을 하고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습득했다면, 2016년 YC를 통해서는 실제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데 관련된 조언을 얻고 미국 현지에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장 내에서 정당성을 획득하는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Exhibit 8).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한국 VC 투자와는 다른 투자 매커니즘이 존재하는데 (스타트업과 VC와의 만남 경로 등), 실리콘밸리에서의 비즈니스가 처음인 센드버드는 그런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김동신 대표는 현지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공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VC를 만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인맥은 미국인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에 비해 여전히 부족했는데, YC라는 글로벌 넘버원 엑셀러레이팅 과정을 거치면서 이러한 장벽을 넘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VC들에게 메일을 보낼 때 YC 출신들은 YC 몇기 라는 것을 메일 제목에 꼭 넣는데, YC를 거쳤다는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고 VC들의 주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Exhibit 8. Y combinator Vs. Techstarts

Y combinator

Techstarts

설립

2005년

2006년

위치

Mountain View

NYC, Boston, London, Denver…

공간제공

X

o

Industry Focus

광범위 및 기술 초점

미디어, 애드텍, 동부 쪽 사업 분위기. 조금 더 사업적

지원 방식

12만달러 투자하고 해당 업체 지분의 7%를 보유

10만달러 (전환사채)

2만달러 (생활비)

지분 6%를 가져감

프로그램

맞춤형 멘토링

멘토링+피칭연습

: 프로세스, 행정 절차, 피칭 교육

지분반환보증제도

X

o

출처: https://estimastory.com/2019/02/20/sendbird/

YC가 해외에서 온 신생 스타트업인  센드버드가 지닌 정당성의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사업을 성장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내용들을 전수함으로써 전략적 방향 수립과 실행 측면에서도 도움을 주었다. YC에서 스타트업들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내용들은 실제로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어떠한 지표를 개발해야 하는지, 그리고 빠른 성장을 위해 어떠한 활동들에 주목해야 하는 지였다. 이같은 YC의 프로그램을 통해 센드버드는 Go-to-market을 센드버드의 가장 우선 순위로 선정하였다.또한 YC는 매우 높은 수준의 성장 목표를 설정하였는데, 센드버드가 그 목표치에 달성해 나가고 있는지 어떤 요소들이 목표치 당성에 장애가 되는 지에 대하여 끊임없이 조언하고 피드백을 주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센드버드는 매출이 20배이상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Exhibit 9. Y combinator에서 강조하는 것들11

Focus on growth (KPI)

MAU (월간 사용자 수)

Focus on sustainability

빠른 성장에 중점을 두어라

Build product and talk to customers

어떤 서비스인지 명확하게

Be simple and clear

서비스를 간단하게 정의해라. 사명도 바꿔라

이처럼 GTM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한단계 도약하는 데에 YC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지만 센드버드에게 YC는 기능적으로 엑셀러레이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미국에서 연고나 네트워크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센드버드에게 YC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는 통로를 고객들에게는 기술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YC 출신의 여러 졸업생들과 교류를 통해서 센드버드의 존재를 미국 시장에 알리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미국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형성하는 데 중요했던 Reddit도 YC를 계기로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Reddit도 YC를 졸업한 YC 출신이었어요. 그래서 먼저 Reddit에 센드버드가 W16기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메일을 보내면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 서비스가 어떤 특징들이 있는 지를 함께 첨부했어요. 처음엔 당연히 세일즈로 연결되지 않았죠. 그리고 한 두어달 정도 있다가 다시 연락을 하죠. 우리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비즈니스를 어떻게 하고 있다 이런 내용들이죠. 그런 식으로 몇 번 메일을 보냈더니, Reddit에서 답장이 왔죠. 우리 내부 CTO 한번 만나볼래? CTO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니 실무진들과도 함께 이야기해봐-이런 내용으로요. 그래서 미팅을 하게 되었는데 프로젝트 매니저와 엔지니어 매니저와 함께 만났어요. CTO의 경우, 메세징 솔루션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개발업무를 담당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기술적 역량을 끌어올려서 기업의 성과를 높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센드버드가 제공하는 Chat API가 기술팀에서 하기 까다로운 어려운 부분인 메세징 솔루션을 담당하면 기술팀의 핵심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서 기술 역량이 올라가고 Reddit 서비스 측면에서도 고객 만족성이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설득했지요.

CTO가 PM이나 EM의 상위 레벨에서 최종적으로 구매 승인을 담당하는 중요한 사함이라고 하면, PM과 EM의 경우는 직접적인 실무와 관련해서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사람들이었죠. PM은 이전에 채팅 기능을 개발 프로젝트를 이끈 적이 있었기 때문에 메세징 개발의 까다로움과 괴로움을 이미 알고 센드버드에 맡기고 싶어했었고 EM은 Reddit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데 왜 센드버드에 맡겨야 하는지 하는 상반된 태도를 보였어요. EM은 개발 분야를 이끌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Reddit도 개발 역량이 뛰어나고 잘하는데 예산을 따로 써가면서 외부에 의뢰를 해야하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어요. 그래서 메세징 솔루션을 센드버드에 맡기는 것이 비교우위적인 측면에서 비용과 기능적 측면에서 윈윈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어요. 개발팀의 구성원들도 메세징이라는 Reddit의 서비스와 관련해서 비핵심 개발 분야처럼 보이는 개발업무를 하는 것보단 본질적인 서비스와 관련한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 테니까요. 센드버드가 이미 채팅 기능을 개발하면서 많은 기능들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되어 있고 준비가 많이 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요. 그러자 엔지니어 매니저 (EM)이 센드버드가 Reddit의 속도만큼 혁신할 수 있는 지 Reddit은 빡센 회사라는 이야기를 했죠. 빡세다고 하면 사실 한국 기업을 따라올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일단 Reddit에 출근해서 개발을 진행하겠다고 했죠. -김동신 대표”

앞서도 서술했지만 센드버드는 SI로 전락하는 것을 가장 경계했기 때문에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준다거나 고객사로 출근하는 것을 철저히 지향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Reddit을 고객사로 둔다면 미국 시장에서 잠재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레퍼런스를 획득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Reddit으로 직접 출근을 하며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Reddit 전체 건물에서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마지막으로 퇴근하기를 일주일-그러자 처음에 냉소적이었던 EM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Reddit의 최고 경영진도 센드버드에 점차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센드버드는 Reddit을 중요한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고젯 등 굵직굵직한 고객들을 끌어들이면서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됐다.

이때 그로쓰 팀은 고객들의 구매 행태를 분석하면서 고객의 직위(Job title)은 무엇이고 구매 과정에서 여러 부서가 참여할 경우 기술적 구매자와 경제적 구매자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결국 구매 결정은 누가 내리는 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고객 페르소나에 프로젝트 매니저인 PM을 추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PM이 개발을 조율하는 정도에 따라 내부개발을 할 것인지 센드버드를 선택할 것인지가 결정이 되었어요. 그리고 PM이 목표 지향적으로 개발을 바라보는 지,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성격인지의 유형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구요. PM이 관리하는 조직에서 여유 자원이 얼마나 있는 지에 따라서도 구매 결정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조직의 자원 상황을 고려 사항에 포함시키기로 했어요. CEO의 경우에는 센드버드의 기술에 대해서 디테일한 것보다는 얼마나 그 회사의 이익을 증가시켜줄 수 있는 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존 기업에서 MAU나 DAU 같은 지수를 기준으로 설득할 수 있었어요. -이예겸 영업총괄”

4. 미래에 대한 이야기

무엇을 파는 가(What to sell), 그리고 고객은 누구인가 (Whom to sell to)에 대한 이해가 명확해지면서 센드버드의 서비스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게 되었고 어느새 그들보다 강하다고 생각했던 경쟁자들을 하나씩 제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우리가 생각해도 크고 이름있는 기업들이 경쟁사보다 우리를 찾아오는 경우가 늘게 되었어요. 글로벌 시장에서 넘버가 있는 고객사들이 점차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목표 의식이 더 강해졌죠.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진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글로벌 넘버원은 센드버드의 처음부터 가진 목표였어요-김동신 대표”

“앞으로의 목표는 성장, 그것도 빠른 성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하기 위해 센드버드는 Go-to-Market 전략에 많은 중점을 두어 왔고 현재도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김동신 대표, 전윤호 이사 “


[주석]

1. https://news.mtn.co.kr/v/2011070618213376007

2. (스마일 패밀리의 경우, 처음부터 해외 시장에서의 런칭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영어 버전을 출시하였는데, 해외 쪽에서 먼저 반응이 오기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3. https://www.venturesquare.net/525130

4. https://www.venturesquare.net/525130

5. 대화를 돕기 위해 메시징 기능 넣으려고 찾다가 마땅한 것이 없어 결국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했고, 2015년에 사업모델을 메시징 솔루션으로 완전히 바꿨다.” https://cafe.naver.com/enpleinc/396

6. [Book Review] Why, YC (Y Combinator) – 기밀과 신뢰의 네트워크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작성자 HR, https://blog.naver.com/virtuosor/222061986752

7. Alek은 센드버드의 잠재적 고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간결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였고, 이 같은 그의 노력으로 센드버드의 서비스에 고객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참조: https://sendbird.com/blog/product-comparison-sendbird-vs-layer)

8. 센드버드는 2016년 Y Combinator에 지원하여 YC W16에 참여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뒤쪽에서 서술)

9. https://kimchihill.com/2020/03/01/kr-content-product-marketing-to-build-your-arr-from-0-to-10-m/

10. 당시 잘 나가던 Layer는 2019년 10월 30일에 Shut down하게 되고, Layer의 CTO는 Sendbird로 이적하게 된다. Hinge 등 Layer의 여러 고객사들 또한 Sendbird가 흡수하게 된다.

11. (https://estimastory.com/2019/02/20/sendbird/)

13. https://sendbird.com/ko/blog/sendbird-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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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

김주희

김주희

김주희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서 기업가정신 분야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혁신기업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중소기업학회 학술상, 벤처창업학회 최우수 논문상, 전략경영학회 최우수 박사논문상을 수상하였다. 혁신과 기업가정신, 스타트업 생태계, 비즈니스 모델이 주요 연구 분야이며, 이들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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