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드버드의 창업자 김동신 대표는 과거 2번의 창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며,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결코 성공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김 대표는 피칭 역량을 획득할 수 있었던 테크스타즈는 물론 미국 시장 내 인지도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와이콤비네이터의 액셀러레이팅 과정을 거치면서 본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준비를 철저히 했다. 그 과정에서 메시징 서비스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그는 피벗을 통해 B2B 채팅 솔루션을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정하게 됐다.
낯선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할까? 글로벌 진출 전략은 시장에 해당 산업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에 두고 예외 산업에서 서비스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낯선 환경의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의 필요성과 의미를 설득하려면 효과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센드버드의 성장 과정은 서비스-시장 간 적합성(product/market fit)이 시장 진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며, ‘채팅 솔루션(Chat API)’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데 있어 GTM(Go-to-market) 과정의 고려 사항들을 보여준다.
본 사례를 통해 예외 산업 혹은 개척이 필요한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나가는 GTM 프레임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첫 발을 떼는 스타트업의 전략을 배울 수 있다.
Q1.
본 글로벌 기업은 처음부터 해외에서 서비스를 내놓거나 국내에서 서비스를 선보인 후 빠른 시기에 해외에 진출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센드버드는 메시징 솔루션 서비스1)를 처음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자의 방법을 선택하였다. 다음 질문에 대해 토론한 후 자신이 센드버드 창업팀이라면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지에 논의하시오.
1. 메시징 솔루션 서비스를 미국에서 시작할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하는가? 이 서비스를 미국 시장에서 시작함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나?
2. 미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 방해 요소는 무엇인가?
Q2.
GTM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명확히 이해하고 고객의 특성을 분석해야 한다. 센드버드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의 페르소나 유형을 논의하고, 각 유형별 특징과 이들의 불편요소는 무엇이며, 센드버드가 불편요소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설명하시오.
센드버드, 세계를 날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Go-to-market strategy
첫 번째 창업을 통한 글로벌 경험
“제게 창업은 리스크가 가장 적은 선택이죠.”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2007년 파프리카랩을 설립하며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는 게 창업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 결혼·출산·육아와 같은 생애주기에 삶의 스케줄을 맞추기 시작하면 창업의 실패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창업 초기에 파프리카랩은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을 정해두지 않았다. 우선 홈페이지를 만들고 시장 동향부터 살폈다. 김동신 대표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파프리카랩은 한글과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서비스를 내놓았다. 덕분에 국가별 제품 반응이나 유저 유입을 비교할 수 있었다. 실제로 파프리카랩이 웹 2.0 서비스 이후 선보인 게임의 유저는 대부분 미국 ·유럽·동남아 등지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되었다. 한국 유저는 1%에 못 미쳤기 때문에, 김동신 대표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비즈니스로 관심을 넓혔다.
파프리카랩은 2009년 4월, ’이성을 사로잡는 당신의 지성 2000’이라는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했다. 아이폰 전용으로 출시한 이 게임은 일본 게임회사 네오랩(NeoLAB)의 퀴즈 콘텐츠를 활용하여 파프리카랩과 네오랩이 공동개발했다. 양사는 게임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두 달여 정도 개발을 진행하였다.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일본 앱스토어 전체 6위, 게임 부문 3위에 올랐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김동신 대표는 경쟁력이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기회가 찾아온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이후 파프리카랩이 선보인 또 다른 게임 ‘히어로시티’ 또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였고 미국 개발자와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했다.
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는 ‘우리 제품이 성과를 내고 있는 건 홍길동, 전우치가 아니라 미국 슈퍼 히어로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은 영웅을 설정한 다음 악당을 만들지만, 미국인은 악당을 먼저 만든 다음 영웅을 생각한다. 또 우리 눈에 투박하고 원색적인 캐릭터가 미국에서 더 먹힌다’며 ‘문화적 갭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글로벌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신 대표는 이를 위해 창업 초기부터 미국 개발자와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했다.
– 머니투데이 (2011)
히어로시티가 성공을 거두자, 파프리카랩은 일본의 모바일 소셜게임 업체 그리(GREE)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았고 2012년 6월 매각한다. 성공적으로 매각을 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으나, 매각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김동신 대표가 파프리카랩을 매각한 건 그리를 통해 글로벌 소셜 플랫폼을 만들자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사의 문화와 조직 운영 구조가 달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게임을 개발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졌다. 파프리카랩 출신 멤버는 그리 잔류 여부를 두고 고민했다. 파프리카랩 매각 이후에도 김동신 대표는 약 2년간 회사 경영권을 유지하며 게임 개발을 시도하다가, 다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로 결정하고 그리와 작별했다. 그리에서 일 한 시간은 김동신 대표에게 글로벌 기업의 조직 운영과 조직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
2013년 3월, 김동신 대표는 파프리카랩의 핵심 창업 멤버 세 명과 함께 스마일패밀리를 창업하여 육아 정보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일맘을 시작했다.
당시 창업 멤버의 자녀가 어려서 육아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관련 시장을 조사해보니,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부모의 64%가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또 육아용품 시장 규모가 100조 원 정도여서, 서비스 성장성이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시장에 출시된 육아 관련 애플리케이션들 중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도 많지 않았다. 김동신 대표는 파프리카랩의 창업 멤버 2명과 함께 육아용품 거래 기능과 성장앨범, 사진 편집기, 인근맘 검색, 육아 이야기 나누기 등 육아와 관련된 서비스와 소셜 커뮤니티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일패밀리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이미 파프리카랩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키고 매각한 경험을 보고 캡스톤파트너스, 패스트트랙아시아, 알바트로스 인베스트먼트 등이 13억 5,000만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스마일맘 서비스는 시장에서 고객으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개발 역량이 뛰어난 핵심 멤버들, 창업자의 개인적인 관심, 그리고 이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역량도 육아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자녀의 아빠인 창업팀과 자녀의 엄마인 서비스 이용자의 관점이 달랐다. 시장 분석을 위해 직접 지역별 이용자(엄마)를 만나 보기도 하였지만, 아빠가 보는 육아의 관점과 엄마들이 보는 육아의 관점이 달랐기 때문에 소비자를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남자가 육아 커뮤니티 서비스를 담당하다 보니 서비스의 본질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지역별로 엄마들 모임을 직접 찾아가서 참여하고 이야기도 직접 들어 봤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죠.”
– 전윤호 센드버드 이사
결과적으로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얻는 데에도 실패하면서, 스마일패밀리는 파프리카랩을 매각한 자본과 투자 받은 자본을 소진하며 힘든 시간을 보낸다.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김동신 대표는 스마일맘 서비스의 주요 활동 무대를 미국으로 생각하고 미국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모색했다. 사실 스마일패밀리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영어 버전을 출시하였는데, 국내보다 해외 쪽에서 먼저 긍정적인 반응이 오자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 진출에 눈을 돌린 것이다. 파프리카랩 시절부터 김동신 대표는 서비스를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으로 출시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스마일맘도 동일하게 두 가지 버전을 출시했고 덕분에 미국에서의 긍정적인 반응을 파악할 수 있었다.
“스마일맘의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미국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한국은 네이버카페, 카카오스토리 등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비해, 미국은 커뮤니티 서비스가 많지 않고, 오가는 정보도 구식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커뮤니티가 부족했던 미국 엄마들이 스마일맘을 접하면서 한국 엄마들보다는 적극적으로 활동한 거죠. 처음에는 한국 엄마와 미국 엄마의 비율이 비슷했는데, 이젠 미국 엄마들이 전체 유저의 95%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하지만,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은 차치하고, 미국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고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던 와중에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고 미국 현지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2013 스타트업 노매드’라는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플러그앤플레이 테크센터(Plug & Play Tech Center)에서 1개월 동안의 액셀러레이팅과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된 것이다. 2014년에는 테크스타즈(Techstars)에 선발되어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동신 대표는 스타트업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아이템을 쉽게 소개·전달하는 피칭
실력이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테크스타즈 프로그램을 통해 피칭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액셀러레이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피칭 훈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테크스타즈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데모데이에서 피칭을 하기 전까지 공식적인 피칭 연습만 12 번입니다. 똑같은 피칭도 아니고, 매 세션마다 주제와 제안시간을 바꿔 가면서 연습하는데 모든 과정이 현지의 냉정한 투자자와 다른 사업가 앞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자 데모데이 당일은 별다른 부담감 없이 피칭할 수 있었어요. 글로벌 무대에서 뛰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습을 통해 피칭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테크스타즈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스마일패밀리는 문화 의존성이 높은 소셜 네트워크 사업에서 스마일맘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질문했다. 스스로 스마일맘 서비스의 경쟁력에 대해 회의적인 결론을 내린 후, 김동신 대표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는 스마일패밀리만의 무기를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연한 기회에 스마일패밀리 창업팀은 스마일맘 서비스 내의 메시징 서비스에 주목했다.
스마일패밀리가 메시징 서비스로 비즈니스 가능성을 가늠한 데에는 독특한 배경이 있다. 파프리카랩과 스마일맘 개발 당시, 개발팀은 유저들의 대화를 지원하는 메시징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하지만 마땅한 방안이 없어서 개발팀이 직접 채팅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모되었다. 그런데 다른 스타트업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여러 스타트업이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마일패밀리가 만든 채팅 서비스를 보고는 주변의 스타트업들이 스마일 패밀리에게 메시징 서비스를 개발해달라고 의뢰하기 시작했다.
“스마일맘 서비스로는 매출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출시도 하지 않은 서비스인 메시징 서비스가 시장에서 자꾸 입질이 오는 거예요.”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이와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기존 서비스 위에 채팅 기능을 쉽게 끼워 넣을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게 되었다. 이것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자이버’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2016년 센드버드로 사명과 서비스명을 변경하기 전까지, 이들은 자이버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스마일패밀리의 예상대로 자이버는 확실히 시장 수요가 있었다.
메시징 솔루션이나 채팅 솔루션(chat API)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많은 스타트업은 메시징 기능을 자체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기능을 개발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메시지와 관련된 활동에는 사용자들의 다양한 행동 패턴이나 상호 작용 패턴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나 기업마다 서비스·제품 특성에 적합한 메시징 기능이 필요했다. 가령, 게임 회사에서 메시징 기능을 게임에 첨가한다면 단지 게임 유저 간에 메시지를 입력하여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유저 간에 대화 기능은 물론 욕설을 필터링 한다거나 사용자를 차단·해제하는 등의 기능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기능은 게임을 사용하는 유저나 게임 특성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설계되었고, 그 때마다 개발자는 메시징 기능을 별도로 개발해야 했다. 따라서 많은 사용자가 쓸 수 있고 기능상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메시징 솔루션에 대한 시장 니즈가 존재했다. 하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갖춘 솔루션들은 많지 않았다.
이 같은 시장의 니즈를 기반으로 자이버가 개발되자 스마일맘 서비스보다 메시징 솔루션에 대한 문의가 증가했고, 이는 실제 매출로 이어졌다. 말랑서비스나 옐로트래블과 같은 기업들이 자이버를 찾았고 자이버의 실시간 채팅과 메시징 서비스 기능을 활용한 고객사가 증가했다. 이를 본 또 다른 고객사가 메시징 솔루션 서비스를 찾았고, 덕분에 자이버는 2015년 트래픽과 가입 고객수, 유료 고객수가 한 주에 10%씩 성장하는 성과를 달성한다. 이에 김동신 대표는 본격적으로 B2B 메시징 솔루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였다.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한 이후에 김동신 대표는 엔터프라이즈 메시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기업을 재정의했다. 사업 영역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비즈니스로, 구체적인 서비스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Software Development Kit, SDK)로 정의했다. 고객사 앱에 메시징·채팅 기능을 탑재하고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 API) 클라우드 인프라도 제공한다고 홍보하였다.
한편, 이들이 사업 모델을 전환한 배경에는 시장의 반응도 있지만, 2015~2016년 당시 인터넷 트렌드와 소비자 트렌드 변화도 한 몫 하였다. Mary Meeker (2016)가 발간한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 2016에서는 메시징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상위 10개 애플리케이션의 대부분이 메시징 서비스를 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특히 왓츠앱의 경우 5년 만에 10억 명 이상이 가입했고, 페이스북과 위챗 등 주요 메시징 애플리케이션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Exhibit 1).
Mary Meeker (2016) 리포트는 SNS 기반의 메시징 앱이 장차 비즈니스 수단으로써 활용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었고 김동신 대표 역시 메시징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전화나 이메일보다는, 메시징 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이러한 소비자를 마주하는 많은 기업들이 트렌드에 발맞추어 메시징 솔루션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이 최적화된 메시징 앱을 갖추는 것이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였다. 예를 들어, 당시에 부문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설문조사한 결과, 메시징 관련 카테고리에서 작년 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Exhibit 2).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시간이 메시징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용이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할 때, 메시징 앱은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기업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빠른 응대를 기대했다(Exhibit 3). 이때에도 대기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메시징 앱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예컨대 소비자가 이메일을 발송하면, 기업의 담당자가 언제 응답할지가 불확실하고, 전화를 사용해도 궁금한 내용에 대한 응답을 받기 위해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거나 통화 연결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이처럼 소비자 행위 변화 추세와 이로 인한 기업-고객 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를 고려해볼 때, 메시징 앱이 SNS에서 사용자들 개인을 위한 서비스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서비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았다.
미국 법인으로의 전환
2014년 11월 13일, 메시징 및 채팅 솔루션 B2B 비즈니스로 성장을 모색하던 시기에 김동신 대표는 또 하나의 중대한 결정을 한다. 미국 법인으로의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모든 기업이 미국 법인으로 전환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 투자자가 미국 법인으로의 전환을 투자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동신 대표도 파프리카랩 시절부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글벌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미국 법인으로의 전환은 언젠가는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
“창업할 때부터, 글로벌 넘버원(No.1)이 되자는 목표가 확실했어요. 저희는 기술 기반의 B2B 비즈니스 기업입니다. 테크 기업의 표준이 되고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 언젠가는 미국 시장에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국내 시장으로 한정해서 사업을 할 경우 어차피 해외 1위 기업과 경쟁해야 하니, 우리가 해외 1위 기업이 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미국에서 자리잡기로 결심한 이상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고 싶은데, 미국의 벤처캐피탈(VC)은 미국 기업이 아니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어요. 이런 이유도 미국 법인 전환을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미국 법인으로 전환한 또 하나의 이유는 제품과 적합한 시장이 국내보다는 해외에 존재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메시징 솔루션 서비스를 런칭할 당시, 메시징 솔루션 시장 성숙도 측면에서 국내 시장과 미국 시장은 간극이 있었다. 당시 국내는 SaaS 구독 비즈니스 모델1)이 자리잡기에는 시장이 덜 성숙한 상황이었다.
“한국에서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도입이 더디고 투자자들도 SaaS구독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나 B2B에 대한 투자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성 자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하지만 미국의 경우 SaaS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상태였다 (Exhibit 4).
반면 한국의 경우 기업이 메시징 솔루션을 굳이 외부에서 구매할 필요 없이 내부의 개발팀을 활용하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영업을 하러 가보면, 잠재적인 고객 대부분은 메시징 솔루션을 기업 내부에서 개발하면 된다는 의견이었어요. 메시징 솔루션을 외부에서 구매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 많았죠.”
– 이예겸 센드버드 영업 총괄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할 때, 메시징 솔루션 비즈니스와 관련하여 시장의 니즈와 성장 가능성, 그리고 비즈니스 환경이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한국과 미국 시장 사이에서 B2B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대하는 고객사 태도가 달랐는데 이러한 차이도 미국 시장에 집중하게 만든 요인이었다(김동신 외, 2018).
“미국은 상품의 판매 포인트와 가치 효용이 명확하면 돈을 내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구입하는 풍토가 자리잡았기 때문에 품질만 확인되면 구매 결정으로 이어졌어요. 하지만 한국 시장의 경우 솔루션이 용역이나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 SI)산업으로 귀결되기가 쉬었어요. 기업도 굳이 이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고, 할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전윤호 센드버드 이사
와이콤비네이터를 통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
센드버드는 SaaS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을 둔 B2B 메시징 서비스가 미국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지만 사업 환경은 쉽지 않았다. 타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는 불리함과 불충분한 레퍼런스, 그리고 네트워크의 부족으로 애를 먹었다. 더군다나 당시 레이어(Layer)2)라는 스타트업이 메시징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미 많은 고객의 주목을 받았다. 레이어에 쏠린 고객의 시선을 센드버드로 돌리려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때, 센드버드에 있어 중요한 사건이 발생한다. 2016년 초 김동신 대표가 지원했던 와이콤비네이터 (Y Combinator)에 합격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트업 스쿨인 와이콤비네이터를 거치면서 센드버드는 기업명을 바꾸고 서비스 카테고리를 개척한다. 또 가격 정책, 마케팅, 영업 방식 등 거의 모든 비즈니스 방식을 바꾼다. SaaS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와이콤비네이터 출신 졸업생이 많았기 때문에 사업과 관련된 직접적인 조언을 얻고 시행착오를 줄였다.
2014년 테크스타즈를 통해서 센드버드가 피칭 역량을 키우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방법을 습득했다면, 2016년 와이콤비네이터를 통해서는 실제 비즈니스 관련 조언을 얻고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시장 내에서 인지도와 신뢰성을 획득하는 측면에서 도움을 받았다(Exhibit 5).
예를 들어 미국에는 한국 벤처캐피탈 투자와는 다른 투자 메커니즘이 존재하는데,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비즈니스를 하는 센드버드는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김동신 대표는 현지 관련 자료를 공부했지만 실제로 벤처캐피탈을 만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인맥은 미국인으로 구성된 스타트업에 비해 여전히 부족했다. 하지만 와이콤비네이터의 액셀러레이팅 과정을 거치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벤처캐피탈에게 메일을 보낼 때 와이콤비네이터 출신은 와이콤비네이터의 기수를 메일 제목에 명기하는데, 이 곳을 거쳤다는 사실만으로도 벤처캐피탈의 주목을 끌 수 있었던 것이다.
와이콤비네이터는 해외에서 온 신생 스타트업인 센드버드가 실질적으로 사업을 성장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내용들을 전수하고 전략적 방향 수립과 실행 측면에서 도움을 주었다. 실제로 사업을 성장 시키기 위해 어떠한 지표를 개발해야 하는지, 그리고 빠른 성장을 위해 어떠한 활동들에 주목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이에 따라 센드버드는 월간 매출액(Monthly Recurring Revenue, MRR)과 로고가 되는 고객4)의 확보를 주요 지표로 설정하였다. 또한 당시 와이콤비네이터는 T2D3(Triple, Triple, Double, Double, Double)’이라는 콘셉트를 토대로 스타트업이 높은 수준의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였다. T2D3은 2년 동안 연간 수익 성장을 3배로 늘리고 다시 이후 3년 동안 이를 2배로 늘리는 측정전환법이다. 이는 센드버드가 매달 높은 매출 증가율을 목표로 설정하도록 자극했고, 실제로 목표를 달성하면서 센드버드는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이같은 와이콤비네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센드버드는 Go-to-market strategy(이하 GTM 전략)를 최우선 순위로 선정하였다. 또한 와이콤비네이터는 높은 수준의 성장 목표를 설정하였는데, 센드버드가 목표치를 달성해 나가고 있는지 어떤 요소가 목표치 달성에 장애가 되는지 끊임없이
조언하고 피드백을 주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센드버드는 매출이 20배 이상 성장했다. 이처럼 센드버드가 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와이콤비네이터는 센드버드에게 기능적으로도 액셀러레이터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미국에서 연고나 네트워크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센드버드에게 와이콤비네이터 출신이라는 사실은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는 통로를, 고객들에게는 기술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와이콤비네이터 출신의 졸업생과 교류를 통해서 센드버드의 존재를 미국 시장에 알리는 데 힘이 되었다. 미국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형성하는 데 중요했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도 와이콤비네이터를 계기로 만날 수 있었다.
“와이콤비네이터 출신인 레딧에 메일을 보내면서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특징을 함께 첨부했어요. 처음엔 당연히 세일즈로 연결되지 않았죠. 하지만 이후에도 몇 번 메일을 보냈더니, 레딧에서 답장이 왔어요. 레딧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매니저(PM), 엔지니어 매니저(EM)와 함께 미팅을 했어요. 레딧 CTO는 구체적인 메시징 솔루션 개발업무를 담당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기술적 역량을 끌어올려서 기업의 성과를 높일 것인가 고민했어요. 그래서 레딧 기술팀에서 개발하기 까다로운 메시징 솔루션을 센드버드가 담당하면, 레딧 기술팀은 핵심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서 기술 역량이 올라가고 레딧의 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설득했지요.
CTO가 PM이나 EM의 상위 레벨에서 최종적으로 구매 승인을 담당한다면, PM과 EM은 실무적으로 센드버드 서비스를 평가하는 사람입니다. PM은 이전에 채팅 기능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이끈 경험이 있기 때문에 메시징 개발의 까다로움을 이해하고 센드버드에 맡기고 싶어 했고, EM은 레딧 내부에서 이를 개발할 수 있다는 태도였어요. EM은 개발 분야를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개발 역량이 뛰어난 레딧이 굳이 예산을 써가면서 외부에 의뢰를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어요. 그래서 메시징 솔루션을 센드버드에 맡기는 것이 비용과 기능적 측면에서 윈윈 전략이라고 설득했어요. 레딧 개발팀도 자신들의 본질적인 서비스와 관련한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 테니까요. 그러자 EM이 센드버드가 레딧의 속도만큼 혁신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졌어요. 일단 레딧에 출근해서 개발을 진행하겠다고 했죠.”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센드버드는 SI로 전락하는 상황을 경계했기 때문에 서비스를 직접 개발한다거나 고객사로 출근하는 것을 철저히 지양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레딧을 고객사로 둔다면 잠재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레퍼런스를 획득할 수 있기에 예외적으로 레딧으로 직접 출근하며 고객으로 유치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에 냉소적이었던 EM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결국 센드버드는 레딧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고젝(GoJek) 등 굵직한 고객들을 끌어들이면서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때 센드버드는 고객 구매 행태를 분석하면서 구매 과정에서 여러 부서가 참여할 경우 기술적 구매자와 경제적 구매자가 어떻게 구분되고, 누가 구매 결정을 내리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PM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PM이 어떻게 개발을 조율하느냐에 따라 내부 개발을 할 것인지 센드버드를 선택할 것인지가 정해졌어요. 그리고 PM이 목표 지향적으로 개발을 바라보는지,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성격인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고요. PM이 관리하는 조직에서 여유 자원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서도 구매 결정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조직의 자원 상황을 고려 사항에 포함시키기로 했어요.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센드버드의 기술적 측면보다는 얼마나 그 회사의 이익을 증가시켜 줄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존 기업에서 월간 순이용자수(MAU)나 일간 순이용자수(DAU) 같은 지수로 설득할 수 있었어요.”
– 이예겸 센드버드 영업총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한 Go-to-market strategy
이처럼 와이콤비네이터를 통해 센드버드는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해 나가기 위한 방법과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현지 네트워크 등의 자원을 지원받았다. 이전에도 성장이 큰 목표였지만, 와이콤비네이터의 지원을 받은 이후에는 더욱 빠른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위한 GTM 전략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시장 진입 전략을 수립하면서 센드버드는 우선 누가 잠재 고객인지를 정의하고, 고객에게 어떻게 닿을 것인지 분석했다. 미국 채팅 솔루션 시장이 한국 시장보다는 성숙했다고 해도 미국 시장 역시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따라서 어떻게 고객에게 도달할지 고민하면서 시장 자체를 정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센드버드는 글로벌 시장을 주요 시장으로 설정하더라도 국내 고객 획득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미국에 있는 고객사와 미팅을 하면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한국에서 어떤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였기 때문이다.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시장이라는 특성상, 고객사들도 메시징 솔루션 기업들에 대한 정확한 판단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레퍼런스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는 본 글로벌(born-global, 태생적 국제화) 스타트업의 성장 경로 설정과 맞닿아 있다. 본 글로벌 기업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 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경로와, 설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경로가 있다. 전자는 어느 정도 실적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고객과 시장 관계자들을 설득시키기가 용이한 장점이 있는 반면,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며 구축한 프로세스를 해외 진출 시 재설계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센드버드는 후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 비즈니스 운영 프로세스를 보유해 글로벌 비즈니스 측면에서 효율성이 있었지만, 반대로 해외 고객사가 국내 실적을 요구할 때는 근거가 부족했다. 즉, 국내 실적은 스타트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해외·신생 조직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이 부분은 와이콤비네이터도 빠른 성장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강조한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우선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습니다.”
– 전윤호 센드버드 이사
국내의 경우, 신세계를 고객사로 유치하면서 한국 고객사가 대기업이라는 점을 어필할 수 있었다. 당시 센드버드의 마케팅과 영업은 그로쓰 팀(growth team)이 담당했는데 이들은 누가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고객이 어떻게 센드버드를 인지할지 분석하였다. 잠재적인 고객들이 사업을 하면서 필요한 차트, 그래프나 도표 같은 자료를 작성해 두기도 하였다. 기업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진들이 자료를 검색하면서 자연스럽게 센드버드까지 찾아올 수 있도록 디딤돌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신세계도 그렇게 해서 고객이 된 사례였다. 신세계의 쓱닷컴 전략 페이지의 모바일 컨시어지 센터에 대한 자료가 센드버드가 작성한 것이었고 이를 계기로 센드버드와 미팅을 하게 된 것이다.
이같이 국내에서 레퍼런스를 쌓아가는 한편, 미국 시장에서 센드버드의 사용자를 모집하기 위한 방안으로 콘텐츠를 담당할 전문가를 찾았다. 제품에 대한 특징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있으면서도 글을 잘 쓰는 사람, 영어를 쉽고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수소문했다. 그는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센드버드를 알렸고, 그로쓰 팀은 센드버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제품 카테고리를 개척할 필요성을 느꼈다.
“와이콤비네이터 세션에서 파트너는 우리의 서비스가 무엇인지 물었어요. 센드버드는 메시징 솔루션이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라고 설명하면, 계속해서 질문이 이어졌어요.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찾게 되더라구요.”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센드버드는 와이콤비네이터 파트너와의 세션을 통해 센드버드 제품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이 ‘채팅 솔루션’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와이콤비네이터 파트너를 만나기 이전엔 센드버드가 조금 더 확장성이 있고 거창하게 통용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와이콤비네이터 세션을 통해 단일 제품에서 시작할 때는 해당 제품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고, 실제 사용자가 해당 제품을 떠올리는 키워드를 만들 때 가장 효율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이상희, 2020). 그리고 이후부터 채팅 솔루션 (chat API)이라는 제품 관점에서의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센드버드가 생성한 컨텐츠를 통해 고객을 유치했고 이후 고객의 제품 테스트와 판매 문의로 이어지도록 노력하였다. Chat API나 Chat SDK 등 주요 키워드와 센드버드라는 사명이 구글 등 검색 엔진의 최상단에 올라갈 수 있도록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였다(Exhibit 6).
한편, 와이콤비네이터 파트너는 센드버드에게 당시 ‘자이버’였던 기업명 변경을 제안한다. 와이콤비네이터가 비즈니스를 위해 강조하는 메시지 중 하나가 ‘단순하라(Be simple and Clear)’인데 여기에는 기업명도 포함된다. 사용자와 고객사가 기업 이름을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서비스를 이해할 수 있는 것도 GTM 전략의 일부분이다. 김동신 대표와 창업 멤버는 치열한 논의를 거친 끝에 센드버드를 사명으로 결정한다. 이렇게 결정한 사명도 들었을 때 ‘모래새(Sandbird)’와 혼동되지 않는지 피드백을 받은 다음 최종적으로 센드버드를 사명으로 선택했다. 이렇게 센드버드는 GTM 전략을 토대로 차근차근 세계 시장에서의 지위를 높여 나갔다(Exhibit 7).
미래에 대한 이야기
무엇을 파는가(what to sell), 그리고 고객은 누구인가(whom to sell to)에 대한 이해가 명확해 지면서 센드버드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했고 어느새 경쟁 기업을 제쳤다.
“어느 순간, 크고 이름있는 기업이 경쟁사보다 우리를 찾아오는 경우가 늘었어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고객사가 점차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글로벌 넘버원 (No.1)이라는 목표가 더 강해졌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자는 것이 센드버드가 처음부터 가진 목표였어요.”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앞으로의 목표는 성장, 그것도 빠른 성장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하기 위해 센드버드는 GTM 전략에 중점을 뒀고 이는 현재도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전윤호 센드버드 이사
이렇게 한 발짝씩 시장과 고객에게 다가가면서 센드버드는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꿈에 가까워지고 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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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L: https://blog.getlatka.com/sendbird-revenue-what-is-customers/
Conversocial. (2018). The State of Digital Care in 2018. Conversocial.
URL: https://www.conversocial.com/white-papers-and-reports/the-state-of-digital-care-2018
cVidya Networks. (2012.06.11). Joint Oracle-cVidya Cloud webinar – SaaS Market Growth & Opportunities. Slideshare.
URL: https://www.slideshare.net/cvidya11/building-a-scalable-profitable-saas-business-13282375
Khalaf, S. (2017.01.12) On Their Tenth Anniversary, Mobile Apps Start Eating Their Own.
Flurry Blog.
URL: https://www.flurry.com/blog/on-their-tenth-anniversary-mobile-apps-start/.
Meeker, M. (2016.06.01). 2016 Internet Trends Report. Kleiner Perkins.
URL: https://cdn.sanity.io/files/ti7si9cx/production/cf940f5aa592fda6ded2a489bc701c4de7025ada.pdf?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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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률, 기성훈, 이현수. (2011. 7. 7). 한국의 SNS 원조들, 세계무대서 밀려난 이유. 머니투데이.
URL: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8&aid=0002569419
이상희, (2020.3.1). [Korean] 어느 글로벌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전략의 핵심, 컨텐츠와 프로덕트
마케팅, From Kimchi Hill to Silicon Valley.
URL: https://kimchihill.com/2020/03/01/kr-content-product-marketing-to-build-your-arr-from-0-to-10-m/
[주석]
1. 사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구독하고 웹 또는 서비스 제공 업체 API를 통해 해당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2.레이어(Layer)는 메시징 플랫폼을 서비스하던 회사로 2019년 10월 30일 폐업하였다. 이 회사의 최고 기술책임자(CTO)가 센드버드로 이직한 후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힌지(Hinge) 등 레이어의 고객사를 센드버드가 흡수한다.
3. 기존의 Convertible Note를 단순화하여 만든 비채권형 주식전환 투자방식으로, 만기, 원금 상환 및 이자 지급 의무가 없다. 전환사채를 더욱 간단하게 하기 위해 와이콤비네이터가 개발한 투자방법이다.
4. 전윤호 이사는 시장에서 주요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기업 고객을 ‘로고가 될 수 있는 기업’이라고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