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의 전문성을 넘어 소비의 편의성으로 – 단추로끓인수프

‘단추로끓인수프’의 최정이 대표는 지난 20년간 6번의 스타트업 창업과 운영에 참여한 기업인이다. 그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IR(Investor Relations, 투자유치)이사로 활동하던 시절 외식산업, 그중에서도 배달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최 대표는 바로 공유주방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배달음식점을 직접 운영하며 실전 경험을 쌓아 창업을 준비하였다. 배달음식점의 체계가 잡히면 공유주방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2년간의 사전 경험을 통해 그는 외식업을 막 시작하는 창업자들에게는 안정적 운영이 보장되고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전통적인 식당구조를 혁신하려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최정이 대표의 신념 속에, 본격적인 공유주방 ‘고스트키친’이 시작되었다.

고스트키친은 하나의 공간에 마련된 다수의 독립된 주방에 각각 다른 배달음식점 업체가 입점하는 배달형 공유주방으로, 누구나 별도의 설비투자 없이 소자본으로 외식업 창업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고스트키친은 임대업과 IT 서비스업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배달음식점 창업자를 대상으로 국내 최대 상권에 위치한 풀옵션 프라이빗 키친(Built-in Kitchen)을 보증금 1,000~1,200만 원, 월 임대료 150~170만 원에 제공한다. 배달 주문에 따른 IT 서비스 수수료는 별도로 과금한다. 2019년 6월과 7월 고스트키친 삼성점(15키친)과 강남역점(27키친)에 이어 2020년 1월 3호점인 송파점(25키친), 2020년 4월 관악점(20키친)과 노원점(11키친)을 오픈하였다. 여섯 번째 지점인 관악 2호점(17키친)을 같은 해 12월에 오픈했다.

Q1. 고스트키친이 요식업 부문에서 창출하는 핵심 역량은 무엇이며, 해당 핵심 역량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요인 평가법을 통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시오.

Q2. 고스트키친의 지속가능한 서비스와 성장을 위한 효용극대화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 공실률, 지역 지점, 배달 횟수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측면과 소비자의 측면에서 각각 살펴보자.

Q3.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관점에서 고스트키친의 다음 지점은 어느 지역으로 확대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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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의 전문성을 넘어 소비의 편의성으로 – 고스트키친 (레드오션 속에서 기회를 찾다!)

‘사장님, 망할 준비가 되어 있으세요?’

성공한 음식점들은 오랜 기간의 영업을 통해 전문성을 높였다. 일본에서는 가업으로 전해지는 식당의 분점을 내려면 설거지부터 시작해서 요리를 손님께 내보이기까지 십수 년간의 수련을 빈틈없이 치러낸 후에야 가게의 이름이 적힌 포렴(布簾)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1 이처럼 식당의 전문성이란 10년 이상의 한 길에 대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음식점을 창업한다고 하면, 우선 목 좋은 곳을 찾아 시대에 맞는 트렌드의 아이템을 정하고, 해당 아이템에 따른 인테리어를 하고 주로 매장에서 식사하는 손님 위주로 SNS 등 홍보를 통해 알려지게 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졌다. 더군다나 프랜차이즈가 활성화되면서 어느 순간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기계 또는 비법이라 불리는 레시피 등만 알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아이템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 유사한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단기간에 경쟁이 치열해진다.

뜬금없이 ‘사장님, 망할 준비가 되어 있으세요?’라고 물으면, 외식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면, 대부분 망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답을 듣거나, 아니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초 치지 말라는 등의 핀잔을 듣기 십상일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퇴사 후 여유롭게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1년 안에 셋 중 하나가 망한다. 누구나 생각하는 만큼 진입장벽이 낮기에 시장에 뛰어드는 신규 사업자 비율은 높고, 결국 과당경쟁으로 이어져 폐업률은 높아진다.

생활수준이 증가하면서 맛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수요자와 공급자의 수준 역시 높아졌다. 이는 프랜차이즈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외식업 창업시, 실패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은 고의적으로 외면하며, 밝고 낙관적인 측면만을 주목한다. 성공한 음식점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언론도 외식업에 대한 오해를 부추기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외식업의 불황은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 외식업 창업에 대한 열기는 여전하다.

외식업의 실패에 따른 가장 큰 손실이 발생하는 부분은 인테리어와 냉장고 등 기물, 주방에 있다. 예를 들어, 작은 치킨집만 하더라도 인테리어와 집기 비용만 적어도 3~4천만원이 든다. 뿐만 아니라 입지가 좋은 곳은 권리금도 있다. 작게 잡아도 대략 5천만 원 이상 들어간다. 그런데 몇 년이 채 안되서 실패하게 되면 당연히 남는 것보다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집기의 경우, 구매할 때와 비교하면 말도 안 되는 금액에 가격이 매겨진다. 권리금은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즉, 거의 못 건지고 나오는 게 외식업이다.

“일반적인 리테일 음식점이 망하는 이유에 대해 나름의 생각은 유행을 너무 많이 타고 너무 빨리빨리 바뀐다는 것이었어요. 인테리어에 투자하고 유행이 바뀌면 다시 또 인테리어 투자하고,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죠. 그런데 린스타트업(lean startup)2 관점에서 과연 식당에 인테리어라는 게 없으면 망할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많은 업종에서 린스타트업이 가능해졌지만, 아직까지 시험적으로 사업을 해 볼 수 없는 곳이 바로 식당이었다. 고스트키친의 시작은 인테리어가 필요 없는 배달전문 ‘공유주방’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

12조원의 시장, 배달의 전성시대

배달음식 시장은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급성장하였다. 여기에 전세계적인 코로나19의 여파로 식당의 영업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1조 242억원(2019년 11월 기준),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을 통한 한 달 치 음식 서비스 거래액이다. 전년 동월(5114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음식 서비스 월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통계 작성 후 처음이다. 참고적으로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금액 4조8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2조5000억원)과 코웨이(1조8000억원)의 인수금액을 모두 더한 것보다도 크다. 바야흐로 배달의 전성시대가 시작되었다.

단추로끊인수프㈜의 최정이 대표는 많이 알려진 것과 같이 고스트키친을 창업하기 이전 국내 1위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IR(Investor Relations) 이사로 재직하였다. 주로 투자유치 및 스타트업 투자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던 그는 당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부터 3,600만달러(한화 4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했었다.

“제가 배민(배달의민족)에 있을 때 인상적인 경험을 했어요. 알토스벤처스 한킴 대표가 제게 ‘GS투자팀’이 간다고 연락이 왔어요. GS? 우리나라 대기업 GS가 오나보다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GS는 골드만삭스(GS) 투자팀이었어요. 처음에는 글로벌 투자은행이 왜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있을까 생각했는데, 단순 배달음식이 아닌 음식과 정보기술을 결합한 사업 영역 확장성을 높이 평가하더라구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이전까지 우리나라 배달음식업의 통계는 조사된 적이 없었다. 2015년 우아한형제들이 재무실적을 비롯해 주요지표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후 거래금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배달의민족을 통해 이뤄지는 거래금액, 즉 자영업자들의 최종 매출은 2018년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3%나 늘어난 금액이다(Exhibit 1.). 2018년 12월 기준 배달의민족 월 이용자수(Monthly Activity User, MAU)는 900만 명, 월 주문수도 2800만 건을 넘어서 1년 전에 비해 각각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기존에 배달을 하지 않던 매장, 혹은 배달만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들이 배달에 뛰어든 것이 시장을 키웠다.

“우리나라에 ‘블루오션 전략’이란 책이 유행하면서 우리는 보통 레드오션에는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잖아요. 저도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골드만삭스와의 투자유치 과정에서 생각을 달리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레드오션이라고 해도 음식점은 달라요. 시장이 커야 큰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기존 음식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이와 같은 시장의 변화 속, 지금껏 고정되었던 외식업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그때 최정이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공유주방’이었다. 공유주방은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 나온 사업모델로 설비를 갖춘 주방을 만들고 원하는 시간만큼 임대해주는 사업이다. 손님이 식사하는 홀이 없으니 당연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다크 키친(dark kitchen)’ ‘유령 주방(ghost kitchen)’이라 불리기도 하며, 우리나라에는 2015년 처음 도입되었다.  

하지만, 공유주방은 공유경제와 맞물려 아이디어가 참신해 보이지만 사실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은 아니다. 자동차 렌탈과 같은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이 IT기술과 접목하면서 우버나 쏘카와 같은 서비스로 진화했듯이, 이는 인터넷 초기 망사업자의 회선을 임대하여 고가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도입하지 않고도 다양한 정보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자(Application Services Provider, ASP) 사업모형의 식당판이다. 그렇기에 해당 모델의 성공은 고정자산에 대한 가치를 높이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익을 높이는데 있다.

“갑자기 지금 마음먹은 일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아한 형제들이 배달음식에 있어 온라인쪽 혁신을 하고 있으니 나는 오프라인에서 혁신을 해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창업을 시작한거죠. 앞으로 배달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덧붙여 이제는 아예 배달음식점만 하는 것이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공대생이 하면 더욱 체계적이 될 수 있을꺼야 하며, IT전문가들과 배달음식점 사업을 시작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단추로끊인수프㈜는 2017년 5월 카이스트, 배달의민족 출신 IT전문가들이 모여 공유주방 스타트업을 시작하였다. 사실 최정이 대표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나와 사회생활 20년 동안 여섯 개 스타트업을 거쳤다. 그 중 두 곳은 창업 멤버였고, 3번은 직접 창업을 했다. 기술력만으로 시작했던 사업은 한계를 넘지못했고, 재능인수되었던 기업으로부터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휘말리면서 2년간 지지부진한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처럼 창업의 쓴 맛도 경험하면서도 지금까지의 노력을 실패로 단정하지 않으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던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잘 다니던 배달의민족을 뛰쳐나와 다시 창업을 결심하였다.

공대생의 첫번째 실험. 배달음식점을 배우다.

그 시작은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언주역 부근 지하에 야식 배달집이었다. 기존 야식에서 볼 수 없는 깔끔한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 2년 정도 직접 고용한 쉐프를 통해 여러 음식을 만들었다. 이들에게 배달음식점의 운영은 사실상 실험에 가까웠다. 공대생이 실험하던 마음으로 자신들만의 생각을 체계화하며 최적화된 프로세스를 만들어가다 보면 오프라인에서의 혁신도 이루어지 지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음식가격도 바꿔보고, 배달비에 대한 변화를 가져와 보기도하고 이러한 공대생의 실험은 유효한 결과들을 쌓았다.

철저하게 린스타트업 관점에서 계속해서 실험을 하였다. 실제 자신의 믿음이 맞는지를 위한 단계로 야식 배달업을 진행하면서 체계적인 시스템화가 완성되면 공유주방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공대생의 가설과는 달랐다.

“배민에서의 경험상 음식업에서 새롭게 증가하고 있던 부분이 한식이었어요. 쉐프 모집을 보고 연락이 와도 배달만 한다니깐 안오더라구요. 면접시간 직전가지 통화한 면접자가 있었는데 30분이 지나도 안와서 전화하니 전화기가 꺼져있던 적도 있구요. 그래서 복지를 강조했어요. 하루 8시간 일하고 주 5일제에 연차수당 등을 제시했죠. 그런데 이분들이 그걸 안믿으시더라구요. 그때 우리나라 외식업 시장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게 되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야식 배달사업 당시 밥투정, 도쿄밥상, 도쿄카레, 난나나파스타 등 자체 개발한 4개 브랜드로 월 매출 1억원 이상까지 사업을 키우며 배달음식 전문점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다. 특히, 한식 브랜드 밥투정은 최고 월 매출 4400만원을 기록했으며, 배달앱 배달의민족에서 강남권 우수업소로 4회 연속, 전국 1% 우수업소로 총 8회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픈 후 한번도 손익분기점을 맞춰본 적이 없었다.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인건비에 있었다. 실제 외식업의 직원수는 손익구조 산출의 중요한 핵심이다. 얼마나 적정한 수의 직원을 채용하느냐에 따라 수익뿐만 아니라 고객만족도를 결정짓는 서비스 수준을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 외식업의 일반적인 인건비 비중은 25%를 기준으로 한다. 하루 15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에서 6명의 직원을 고용한다면 ‘150만원÷6=25만원’의 생산성을 올린 것이다. 하루 평균 150만 원의 매출을 올린 외식업소의 월 매출은 4500만 원이다. 주방장을 포함한 직원 1인의 평균 월 급여를 230만원으로 산정할 경우, 총 1380만원으로 총매출의 30.6%를 차지한다. 이는 외식업계 인건비의 마지노선을 넘는 셈이다3 (Exhibit 2.).

“다 지켜가며 채용하고 일을 하다보니 계획했던 것보다 지출이 커졌죠. 비용절감을 위해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배달을 해보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적자나 나더라구요. 한달에 1억을 벌어도 500만원 정도 마이너스가 났어요. 솔직히 인건비를 줄여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요리하는 사람 대부분이 최저임금 수준이예요. 근무환경도 좋지 않죠. 업주는 하루 10~12시간 일하길 원하시죠. 10시간 중 2시간 브레이크 타임이 들어가니 8시간 정도 일한다 생각하지만, 실제 제대로 쉬기 어려워요. 강남에서의 배달업은 늘 수요가 있어 브레이크 타임에 온전히 쉬기는 어렵더라구요. 제가 직접 주방에서 일해보니 정말 힘들더라구요. 외식업의 지속가능성을 만들려면 인건비 절감도 필요하지만, 그 외 부분에서의 절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 배달음식점할 때 성가신 부분이 주문을 받고, 배달기사를 부르고, 확인하고, 고객 불만 전화를 대응하고 하는 것들이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비록 아쉽게도 예정된 계획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2년간의 실험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자영업자들을 위한 외식업 플랫폼이 된다면 외식업을 하시는 분들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금이라도 배달음식점을 이해하고 무엇을 제공해야 자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참여하는 점주들에게 효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였다. 단순한 배달음식이 아닌 음식과 정보기술을 결합한 사업 영역 확장성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바로 ‘발가락’이다(Exhibit 3.). 최정이 대표와 동문인 오상영CTO는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배달음식점을 하며, 경험적으로 나왔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고스트키친에 입점하시면 태블릿PC와 빌지 프린터를 제공해 드려요. 사장님은 접수된 주문을 확인하면 태블릿PC 시스템에 ‘접수완료’를 누르고, 음식이 완성되면 ‘조리완료’ 버튼만 누르시면 되요. 나머지는 발가락이 다 알아서 해요. 주문을 확인한 후 온전히 요리에만 집중하실 수 있는거죠. 사실 어떤 배달 앱에서 주문이 들어왔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요. ‘발가락’이란 이름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사장님 발가락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한 시스템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오프라인에 해당하는 식당을 혁신하려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 속에 본격적인 공유주방 고스트키친이 시작되었다.

공대생의 두번째 실험. 고스트키친에서 진행중 

고스트키친 시작 전, IT 전문가들이 모여 배달음식 전문 공유주방 스타트업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오프라인 음식점을 혁신하면 좋은 사업기회가 있을 거라 봤기 때문이었다. 실제 최정이 대표는 1년 8개월 간 직접 배달업을 하며 배운 것 중에 ‘외식업자의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유는 외식업이 산업으로 인식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현재 숙박음식점의 전체 고용자수는 220만명 정도이며, 이 중 74만 7천 개의 점포 중 60만여 개가 음식점이다. 어림잡아 적어도 직접고용이 100만명에서 150만명은 된다 치면 작지 않은 숫자이다. 자동차산업 직접고용 종사자는 35만명 정도이고, 간접고용까지 포함하면 100만명 정도이지만, 자동차업계는 산업이라 불리지만 외식업은 산업이라 인식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18만개 이상이 음식점 창업을 하고 비슷한 숫자가 사라진다. 어마어마한 시장 사이즈지만, 외식업자 숫자 자체가 커지진 않는다. 평균 2년 정도의 짧은 라이프사이클을 보다 길게 가져 갈 수 있다면 이란 바램을 기반으로, 외식업 자영업자의 기회비용을 살리고, 초기 투자비용을 아끼는 한편 잘 운영되지 않아 문을 닫더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두번째 실험이 시작되었다.

고스트키친은 하나의 공간에 마련된 다수의 독립된 주방에 각각 다른 배달음식점이 입점하는 배달형 공유주방으로 누구나 별도의 설비 투자 없이 소자본으로 외식업 창업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배달음식점 창업자를 대상으로 국내 최대 상권인 서울 강남 역세권에 위치한 풀옵션 프라이빗 키친(built-in kitchen)을 보증금 1000~1200만원, 월 임대료 150~170만원에 제공한다. 2019년 6월과 7월 고스트키친 삼성점과 강남역점에 이어 2020년 1월 3호점인 송파점을 오픈하였다.

배달음식점의 경험은 개인적으로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았다. 우선 데이터의 표면적인 부분을 넘어 본질을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겼다. 서울지역 내 1인가구가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곳은 관악구이지만, 배달업이 가장 성행하고 있는 지역은 바로 강남구이다(Exhibit 4.). 고스트키친은 국내 최대 외식 격전지인 삼성점과 강남역 상권에 스마트 공유주방을 시작하였다.

“사실 관악구가 1인 가구가 가장 많아요. 하지만, 지대가 높고 지형이 복잡해요. 배송 난이도가 높죠. 그에 반해 삼성과 강남은 길이 잘 되어 있어 배송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식당부터 고객까지의 거리에 따른 비용 산정이 용이해요. 그리고 강남에는 높은 임대료로 인해 장기 공실인 곳이 많이 있어 오히려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는 곳이 있어요. 저희가 공유키친 하나당 공사비가 4000만 원으로 약 5년간 감가상각한다고 계산하거든요. 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오히려 최적의 입지라 할 수 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이처럼 고스트키친은 철저히 데이터를 기반한 접근을 통해 준비하고 시작되었다. 그 첫번째 비밀은 점포의 위치에 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가운데 가장 붐비는 지하철 노선은 2호선이며, 일반 승객이 가장 많은 지하철 역사는 상업, 유흥시설이 밀집한 ‘강남역’이다. 유동인구 하루평균 20만명, 강남역은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오가는 곳이다. 보통 이와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보면,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지하철역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강남역 주변 1층의 50평형 평균 월세는 1억원에 권리금도 1억원에 달한다. 배달음식점의 형태인 10평형 역시 월세 1000만원, 보증금이 1억원 이상인 상황이다.

고스트키친 강남점이 위치한 서초2동은 전국 최대 상권이라 할 강남역 발달상권에 속한다. 유동인구가 많고 장사가 잘되는 만큼 창업비용 역시 만만치 않게 높다.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4에 따르면 서초2동의 1층 점포 평균 임대료는 3.3㎡당 15만677원으로 서울시 평균(13만3363원)보다 2만원 가까이 높다. 하지만 공유주방의 초기 창업비용은 대략 3000만~ 3500만원이면 충분하다. 더군다나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조리기구도 제공되고, 나머지는 각 식당이 필요에 따라 준비하면 된다. 고스트키친에 입점하는 이유는 간단한다.

“고스트키친에 입점한 가장 큰 이유는 메리트 있는 상권이예요. 모든 요식업을 하는 사람의 꿈은 자기 가게를 갖는 거죠. 이태원 식당에서 쉐프를 하며 경력이 10년이지만 제 가게를 갖는 꿈을 이루기에는 모은 돈이 턱없이 부족했거든요. 보증금 1200만 원과 식자재, 일회용기, 초기 마케팅 비용을 합쳐 3000만원 들었어요. 이 돈으로 어디 서울에서 가게를 차리겠어요. 그런데 여기는 그 꿈을 이루어 줬어요.” (파스타스타, 이형준 대표)

고스트키친 강남역점 역시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공실률이 절반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27곳의 주방이 모두 채워진 상태이다. 현재 강남역점의 경우, 하루 평균 700여 건의 음식 주문을 소화하고 있지만, 여느 배달음식점과 다른 점은 그 누구도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다. 통합주문시스템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의 배달앱을 통한 주문접수부터 결제, 주문한 음식이 배달기사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모두 자동화되어 있다. 여기에 그 두번째 비밀인 데이터 축적 및 확보에 있다.

배달음식사업만큼 숫자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사업도 흔치 않으며,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의 경우 찾아오는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100% 확보할 수 없는 반면에, 배달만큼은 100% 트래킹이 가능하다.

“트래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배달사업은 큰 메리트가 있어요. 특히 배송과 관련되어 저희가 했던 실험 중에 묶음배송을 하면 주문이 증가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는데, 처음에는 외주 배달기사분들의 불만이 속출했죠. 그런데 평균보다 실적이 떨어지는 분들은 이러한 실험에 참가하시더라구요. 두번째는 업계 최초로 최소주문금액을 1만 원까지 낮춰보았어요. 1인분과 같은 소량구매에 대한 고객 니즈를 파악하려 했죠. 사실 자체 배달 기사를 보유하지 못한 입장에서 불가능하다 생각했는데, 추가주문이 발생하더라구요.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입점하신 분들과 공유하며 자체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고객 획득으로 이어가고 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이러한 이유로 공유주방은 배달 전문식당을 창업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달음식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인 데다, 공유주방을 활용하면 창업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고스트키친은 설비를 갖춘 주방을 임대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는 초기 투자비 없이 음식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고스트키친은 단순히 주방이라는 공간만 제공하는 임대사업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저희는 임대사업이 아니라 IT 기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ASP 사업이다.

본 사업의 핵심가치는 서비스 이용에 따른 만족과 효익을 높여야 한다. 고스트키친에 입점한 식당 사장들의 ‘출신’은 다양하다. 생애 첫 음식 장사에 나선 청년부터 제2의 인생을 시작한 50대, 일반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다 ‘매장을 접고’ 배달 전문식당으로 방향을 튼 자영업자도 있다. 배달 음식점을 운영할 때 발생하는 주문 접수부터 전화 상담, 배달기사 호출 등 각종 잡무를 시스템으로 자동화했다. 이로 인해 입점사들은 오직 주방에서 요리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하였다.

“마포에서 장사하다 강남으로 옮겼어요. 아무래도 대세는 배달인 것 같고, 물론 자체적인 프랜차이즈를 갖고 싶은 욕심도 있어 그 전초기지 같은 느낌이죠. 지금은 직원 2명으로 월 3000 정도 버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 경우엔 (오프라인) 경험이 있다보니, 배달앱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어렵게 느껴지실 꺼예요. 주문을 손으로 받아 적을 수도 없고, 배차도 해야 하고, 홀에서는 실수가 있으면 서비스라도 드리고 할 수 있는데, 배달은 그게 안되요. 그게 힘들죠.” (정글떡뽁이/흙강정, 김재훈 대표)

지금까지는 음식을 팔려면 반드시 공간이 있어야 했다.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마케팅과 판매,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증가하였다. 배달앱이 대표적이다.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배달음식점의 경우, 홀(hall) 위주의 외식 자영업보다 사람을 상대하지는 않아 편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배송이라는 프로세스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낀다.

고스트키친은 배달과 관련하여 배달대행서비스와 제휴를 맺은 것 외에도 16명의 배달기사를 월급제로 고용하여, 이들로 하여금 고스트키친의 음식배달을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구성원 대부분이 IT전문가이다 보니 입점하신 분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다 판단하여 그들의 입장에서 설명을 하기 위한 쉐프도 모집을 하였다. 단지 숫자가 아닌 그 안에 담긴 함의를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외식업 특성상 맛은 기본이죠. 원래 컨설팅을 하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을 위해 레시피 제공이나 운영과 관련된 컨설팅을 제공하려 쉐프를 모집했어요. 그런데 분석된 결과를 전달하거나 계약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언어가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분석자료를 이분들 눈높이에 맞춰 전달할 수 있도록 쉐프팀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분들이 다양한 이유로 외식 사장님이 되셨고, 겪고 있는 문제도 다를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클릭률이 떨어지는 이유, 브랜딩, 메인 아이템 선정 등에 대해 의사결정을 함께 하는거죠.”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이처럼 입점기업들과 분석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도움을 주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점의 기본인 맛이라던지, 운영 역량이 부족해서 떠나는 업체들도 존재하였다. 하지만, 이런 분들에게도 최소한의 손실로 경험을 쌓게 하면서 재도전의 기회를 간접적으로 제공하게 된 것이 고스트 키친의 유의미한 존재 이유가 될 수 있다. 만약 고스트 키친을 만나지 못했다면, 과도한 초기 투자금에 대한 미련으로 경쟁력 없는 업체를 계속 운영함으로써 손해만 누적시키게 될 것이다. 현재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시제품, Minimum Viable Product)[5]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린 스타트업이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기도 하는데, 린 스타트업을 거친다고 했음에도 모든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은 과감하게 접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저희에게 입점하신 분들이 모두 잘되시는 것은 아니예요. 두 달 영업하다 철수하신 사장님이 계셨어요. 정말 노력하시는 사장님이셔서 뭐라도 도와드리려 했었는데, 결국 그만두시더라구요. 그래서 2개월짜리 단기 임대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두 달간 장사를 해 가능성을 타진해 보시고 임대 기한을 연장하실 수 있게 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즉, 될 것은 경험을 바탕으로 키우는 것만큼, 안 될 것을 과감하게 접을 수 있는 것도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외식업에서는 린(lean) 하게 운영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고스트 키친을 활용하면서 짧은 기간에 사업을 운영을 해보고 계속 갈지 그만 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 경우 임대료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보다는 저렴하게, 하지만 기존 장기간 공유 키친 이용보다는 비싸게 해도 단기적으로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생겼다.

기업은 존속과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추구한다. 고스트키친의 현재 수익원은 모두 임대수수료에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스트키친에 있어 임대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부분은 매우 미진하다. 임대수수료를 높이면 비용관리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가 임대구조를 고집하고 있다.

“저희 투자자분들께서도 많이 말씀하시지만, 임대료를 높이면 수익도 증가하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고스트키친을 사용할 메리트는 떨어져요. 대부분의 입점하시는 분들이 초기 자금이 부족해서 들어오시는 것이지, 자신 이름의 가게를 오픈하는데 대한 욕구는 크기 때문에 비용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면, 굳이 여기 입점하실 이유가 없다 생각하세요.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영업의 평균 수명이 2~3년인 상황에서 임대료를 높이는 것은 저희가 이야기하는 업의 지속가능성과도 맞지 않는다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임대업이라기 보다는 IT를 통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중 이예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고스트키친은 국내 공유주방 브랜드 중 처음으로 패스트인베스트먼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ES인베스터, 슈미트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21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외식업 및 배달업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KAIST 출신 개발 인력들이 만든 국내 최초의 ICT 기반 스마트 공유주방이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배달음식점은 조리부터 배달까지 음식을 내보내는 일련의 과정이 홀(매장) 중심의 일반 식당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ICT 활용 수준이 배달음식점의 향후 승패를 가르게 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까지 고스트키친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124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투자는 고스트키친의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자의 평가결과이며, 동시에 이루어진 외부 재원조달 비용을 상회하는 실적이 창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Exhibit 5).

고스트키친, 배달전문음식점의 스마트한 동반자

내수 침체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식당창업은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불린 지 오래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장사에 대한 관심은 아직까지 식지 않았다. 외식업 박람회는 ‘예비 창업자’들로 여전히 북적이고, 창업 관련 도서는 대형 서점의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식당 창업 후 3년 이내 폐업률은 무려 85%에 육박한다. 우리 주변 식당의 10 곳 중 8~9곳은 문들 닫는다는 것이다. 그럼 나머지 식당들은 성공했냐고 묻는다면, 아쉽게도 그 나머지 식당 들 역시 ‘닫지 못해’ 근근히 버티고 있는 중이다.

오죽했으면, 식당창업으로 가장 돈을 버는 사람은 간판집 사장님이라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실패 가능성을 알면서도 장사에 뛰어들고 싶은 게 예비 창업자의 마음이다. 여전히 사람들은 ‘안되면 장사라도 하지’ 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음식장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장사로 성공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를 다시 생각해 보면 얼마든지 새로운 사업이 나타날 수 있다.

공유주방이 인기를 끌면서 경쟁사와의 비교도 많다. 공유주방을 불법이라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는 식품 위생법상 식당이나 식품 관련 일을 하려면 보건소에 가서 위생신고를 해야 한다. 전제조건은 독립된 공간이다. 공유주방도 구획이 나뉘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한다. 그래서 고스트키친은 마치 홀이 없는 푸드코트 같은 형태로 발전을 하게 되었다.

“야식 배달음식점을 할 때 잘 나가는 야식집들은 배달대행을 쓰지 않고 직접 고용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많은 곳은 오토바이를 15대씩 갖고 있는 곳도 있었어요. 안 나오는 사람이 있어도 하루 12대는 돌아가더라구요. 그럼 하루 600건의 배달이 온다면 2만원씩만 잡아도 1200만원을 벌겠더라구요. 그럼 한달 매출이 3~4억 정도 나와요. 그때 아~모여 있는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하고 깨달었어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여러 식당이 모여 있게 되면 효율성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효율성으로 인해 배달 원가가 개선이 되고, 그 원가개선을 사장님들께 돌려드리면, 비용구조가 개선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에는 소프트웨어가 있고 데이터가 연결되어 있다. ‘발가락’ 등 현재 제공하고 있는 IT 서비스를 고스트 키친 입점 업체 이외에도 제공하는 등의 사업 확장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만 아직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았기에 고려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인 환경에서의 자영업자들에게 유의미한 서비스가 된다면 사업화 가능할 것이라 판단된다.

“고스트키친이 여타 공유주방 기업과 비슷해 보이고 경쟁관계로 볼 수 있다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 그들이 뭘 하고 있는지는 신경 안써요. 그보다 우리가 정한 업을 정의한대로 자영업자가 원하는 걸 고민하고 인프라로서의 공유주방 고스트키친을 통해 온전히 만드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거죠. 제가 습관적으로 꾸준히 100호점 출점을 강조했는데, 이는 임대업자로서 규모를 과시하기 위한 것은 아니예요. 저희의 타겟시장인 서울에서 서울 내에서 100개의 지점이 생기게 되면 지점당 반경 2.5km 이내에 배달시장을 촘촘하게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 때문에 이야기가 나온거예요.” (단추로끊인수프, 최정이 대표)

사업 발전에 따라 조직화된 물류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 역시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전방 협력사인 배달대행으로서의 전환이나 고스트키친을 중심으로 한 허브네트워크의 형성은 입점업체의 식자재 통합구매 등의 새로운 사업발전도 기대된다. 입점업체들의 여러 음식들을 배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육성함으로써 번들링효과를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한데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이익을 환원함으로써, 입점업체들의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인지는 추후 진행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고스트키친 공대생들의 실험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Exhibit 1

출처: 플래텀, https://platum.kr/archives/118394

Exhibit 2

Exhibit 3

사진제공, 단추로끓인수프

Exhibit 4

출처: 통계청, 2011,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결과(가구, 주택부문), http://kostat.go.kr

Exhibit 5

초기에 자산을 일시에 투자하고 연차별로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초기투자로 인하여 마이너스가 되고 점차적으로 매출 발생에 따라서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1000만원을 투자한다면 내일부터 수익을 나야 오늘의 가치로 본전을 회수할 수 있는 가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이 내부 수익률(IRR: Internal Rate of Return) 분석이다.

내부 수익률 분석은 간단한 계산이나 쉽게 엑셀로 계산할 수 있으며, 본전(0%의 내부수익률)을 구하거나, 어느 정도 수익을 달성해야 외부 조달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지를 알고 싶을 때 사용할 수도 있다.

아래 예시는 첨부된 EXCEL 템플릿을 기반으로 설명되었으며, 템플릿의 변형을 통하여 독자들이 각자 상황에서의 내부 수익률 계산을 통한 의사결정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사용방법]

(1) ‘입력-투자 및 수익’ 시트에 자산성 투자항목과 매출관련 기초 정보를 입력함. 노란색은 데이타 입력필드이며, 오렌지색은 수식으로 기 구성된 부분임.

  • ‘1. 자산성 투자’의 노란색 영역에 항목별 자산성 투자금액을 기입함6
  • ‘2. 매출’에서 매출의 기초 데이타 부분을 입력함
  • ‘3. 고려 항목’ 부분에서 연차별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들을 입력함

(2) ‘결과-내부 수익률 계산’ 시트에 앞서 입력한 데이타를 기반으로 내부수익률이 계산됨.

  • 제시된 기본 정보에 따르면, 3차년도까지는 수익이 적자이며 (-11%)이며, 4차년도에 들어서 흑자 (4%)로 전환됨을 의미함
  • 만일 조달금리가 4%인 경우였다면, 본 사업은 4차년도 시점에서도 흑자 전환이 되지 않음을 보여줌


[주석]

1. 송길영, ‘상상하지 말라(북스톤, 2015)’ 중에서

2. 린(Lean)이란 사전적 의미로 ‘얇은’ 혹은 ‘마른’의 뜻으로 1990년 경영학자인 워맥과 존스가 저서 ‘세상을 바꾼 방식(원제-The Machine that Changed the World)’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본래 자재 구매에서 생산, 재고관리,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서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개념이었으나, 일본의 도요타 생산시스템(TPS)을 미국식 환경에 맞춰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군살 없는 즉, ‘낭비 제거 경영’의 신경영기법을 의미한다.

4. 서울특별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 https://golmok.seoul.go.kr/fixedAreaAnalysis.do

5. 최소요건제품은 E. Ries의 ‘Lean Startup(2011, HBR)’에서 처음 소개되어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보다 ‘최소 요건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주장하였다. MVP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학습이 가능한 최소의 기능을 최소의 노력을 들여 만든 제품이다. 이 제품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얻은 뒤 빨리 보완하는 것이다. 제조→측정→학습(Build-Measure-Learn)의 피드백 순환을 만든 뒤 과정을 계속 빠르게 반복하며 제품을 개선하는 것을 뜻한다.

6. 비용성 지출 (예를 들어, 월 임대료)는 “2. 매출”의 ‘총 비용(월)’ 부분에 기입하여 차감되도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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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

김재영

김재영

김재영은 고려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대학 융합경영학부 조교수로, 혁신 및 기술경영으르 가르치고 있다.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MS/IS 전공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네트워크 오퍼레이터 비즈니스 모델'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동국대학교 경영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하며 온라인뱅킹 및 전자상거래 분야를 연구했다. 금융산업 및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대한 분석 연구를 비롯해 무역기술장벽(TBT), 공공분야의 정보시스템 성과 평가, 콘텐츠 산업의 가치 평가에 대한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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