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를 위한 기업 생태계 – 사내벤처(ICV)에 성공한 SK encar

SK encar의 시작, Intangible Workshop
SK encar는 SK그룹 최고경영진이 직접 주도한 신사업 개발 프로젝트 사례
–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노력과 함께 그룹의 경영체제에 벤처기업의 창업 정신과 경영 방식을 접목 하려 시도
– 맥킨지 컨설팅 팀과 SK그룹 핵심 인재들로 Intangible Workshop을 진행
– 기존의 생산설비와 사업체제 이외의 무형의 가치를 발굴해 사업화해보자는 시도

SK encar의 사업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중고자동차 거래시스템이라는 사업모델에 착안하여 사업화
– ‘속도’를 강조(90일 이내에 첫 번째 고객을 기록): 관리체제의 벽을 의식
– 창업 구성원(co-founder)의 결성과 ‘새로운 일’에 대한 열망
– SK그룹의 업무절차, 규정을 벗어난 독자적 구조와 자율성

SK encar의 사업모델과 경영체제
SK encar의 사업모델이 사람이 현장에서 직접 풀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발견
– 중고자동차 시장의 불투명한 거래관행, 대면 접촉이 필수적인 사업협력 구조
– 대기업의 브랜드와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 기회를 발견

SK encar의 사업모델과 경영체제
SK encar의 사업모델이 사람이 현장에서 직접 풀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발견
– 중고자동차 시장의 불투명한 거래관행, 대면 접촉이 필수적인 사업협력 구조
– 대기업의 브랜드와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 기회를 발견

벤처기업 특유의 정보 공유와 신속한 의사결정, 업무협조
– 시장의 rule-maker 역할을 수행하므로 규정과 절차의 자율성이 절대적으로 필요
– 모태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인 지분구조에서 창업 구성원들의 지분이 갖는 ‘상징적 성격’과 동기부여 효과

SK encar, 사업모델의 진화
중고차 매매, 진단보증, 수출, 법인영업, 경매장까지 종합한 사업모델로 진화
– SK 브랜드와 진단서비스, 무상 수리보증의 역할(시장 신뢰)
– 해외사업의 성공과 거래위험 문제(오토위니닷컴 분사와 재도전 의지)
–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의 진화(오프라인 사업과 시너지를 더 모색해야)

SK C&C의 인수 제안과 합병
2013년 5월, SK C&C가 SK encar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
– SK encar의 독자 상장, 투자유치 가능성을 접고 SK C&C와의 합병
– 향후 해외사업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 중

흡수합병 이후 SK encar의 경영체제 변화
– 독립성을 인정받지만, 대기업 체제의 일부로서 예산, 운영규정을 따라야하는 과제
– SK encar닷컴 설립, 오토위니 분사 등 사업구조 정비

미래에 대하여
SK encar는 SK그룹과 창업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찾아 가치를 만든 ‘성공의 경험’
대기업 체제의 자기 혁신 가능성을 담고 있는 연구과제


Q1. SK encar는 어떤 배경에서 시작되었을까?
1) SK 경영진이 신규사업 개발에 나서게 된 배경은?
2) SK 관련 직원들이 경영진의 신규사업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배경과 개인적 생각들은?

Q2. SK encar 사업에 ‘사내벤처’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1) SK 경영진이 신규사업 개발에 있어 일반적인 사업개발 전담부서 설정이나 외부사업체 인수합병 등이 아닌 사내벤처 방식을 택한 이유는?
2) SK 직원들이 사내벤처 방식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Q2-1. SK encar의 지분구조가 모태기업과 창립 구성원에게 주는 의미는?
1) SK encar를 창업할 때 투자지분의 구조를 어떻게 설정했는가?

Q3. SK encar가 사내벤처로 독립하면서 사내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1) SK encar의 구성원들은 사내벤처로 독립하면서 과거 SK에너지에서 일할 때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2) SK encar의 구성원들은 사내벤처를 하면서 달라진 운영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Q4. SK C&C에 의한 SK encar 인수합병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1) SK encar 경영진은 SK C&C의 인수합병에 앞서 어떤 점들을 고민했을까?
2) SK encar에 있어 SK C&C와의 인수합병은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까?

Q4-1. SK C&C의 SK encar 인수합병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논란과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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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를 위한 기업 생태계 – 사내벤처(ICV)에 성공한 SK encar

“대기업은 혁신의 선도자가 될 수 있는가?” “대기업에 벤처의 도전정신을 접목할 수는 없을까?” 이것은 외환위기로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대기업의 한계가 드러나고, 동시에 IT 벤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업들이 주목받던 1999년 무렵 SK그룹 경영진의 고민이었다. 그룹의 최고경영진이 직접 주도한 신사업 개발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작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 체제를 구상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SK encar는 이러한 최고경영진의 사업 의지와 실무진의 창업 열망이 만나서 이루어진 사내벤처(ICV: Internal Corporate Venturing)의 성공 사례이다. SK encar의 창업과 성장 과정은 대규모 장치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형적 대기업 체제 내의 작은 사업 조직이 중견기업의 외형을 갖추기까지 경험한 도전과 대응을 보여주며, 사내벤처가 모태기업(Parent Firm)에 인수되어 새로운 사업적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의 전략적 고려사항을 보여준다.

SK encar의 시작, Intangible Workshop

2000년 12월,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서로를 믿지 못해 좋은 차가 사라진다는 중고차 시장에 ‘신뢰’를 기반으로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보겠다는 벤처기업이 등장했다. SK에너지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SK encar였다.

SK encar는 SK그룹 최고경영진이 직접 주도한 신사업 개발 프로젝트이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주요 대기업들의 사업모델과 경영체제가 가진 한계가 일부 드러난 상황에서, IT 벤처 붐을 중심으로 등장한 신흥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삼성, SK, LG의 주요 계열사를 훌쩍 넘게 되자 SK그룹 최고경영진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노력과 함께 그룹의 경영체제 전반에 벤처기업의 창업정신과 경영방식을 접목하려 시도했다. 맥킨지 컨설팅 팀과 SK그룹 핵심 인재들이 함께 참여한 Intangible Workshop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1999년 Intangible Workshop을 시작할 당시 사내의 기획업무 담당자로 참여한 직원의 말이다.

“당시 인터넷 벤처 붐이 일면서 대기업들은 기가 죽어 있었다. 어느 누구도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야겠다, 새로움에 도전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오히려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 만일 실패하더라도 왜 실패했는지, 실패하는 프로세스는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1999년 당시 외환위기를 통해 한국에 입지를 확대한 외국계 투자은행과 컨설팅 회사들은 SK그룹 최고경영진에게 다양한 사업을 제안했다. 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외의 유망한(혹은 어려움에 빠진) 기업을 인수하는 제안이었는데, 이들에 대한 검토는 Intangible Workshop과 같은 내부적 역량에 기반한 노력과 함께 진행되었다. Intangible Workshop에 참여한 컨설턴트와 구성원들은 SK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실제 사업화하는 프로그램이 외부 사업 기회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보다 이점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부의 사업제안이 현실적으로 거품이 많고 구체적 내용에서 신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내부 구성원들의 제안은 ‘사람에 대한 판단’만으로도 믿을 만하다는 이점도 있었고 기존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면 시도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는 당시 SK그룹 최고경영진의 판단과도 일치했다. 당시 그룹의 재무라인을 맡고 있던 중역의 설명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간단한 인터넷 전화 사업모델이나 콜센터 시스템 사업에 2~3조원이 모이는 당시의 상황에서는 젊은 벤처기업인들이 홈페이지에 추가 기능을 몇 가지 붙인 사업안을 들고 와서 1조원은 기본으로 요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조금만 알아봐도 비슷한 사업이 이미 곳곳에 있고 특허권 문제가 엉켜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제안하는 내용은 그래도 누군지 얼굴을 보면 사기꾼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직원들도 확실히 나가서 할 사업이 아니라면 오랫동안 얼굴 볼 사람들에게 무작정 부풀려 얘기할 수는 없었다고 봅니다.”

Intangible Workshop은 ‘Vision21 프로젝트’의 하나로 시작되었다. 벤처기업의 성장에 비해 기존 대기업 체제의 한계가 두드러져 보이는 상황에서 SK그룹 최고경영진은 10개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처음에 생각한 ‘기업가치 100조원’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당시 최고경영진과의 회의에 참여한 맥킨지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사업 10개가 성공하려면 사업계획은 적어도 100개가 나와야 합니다. 벤처기업의 성공 확률이 그렇습니다. 사업계획 100개가 나오려면 아이디어가 1만 개는 필요한데, 그래봐야 성공한 사업 하나가 1조 원의 기업가치를 만들어내봐야 10조 원밖에 안 됩니다. SK텔레콤 같은 대형 성공사례가 10개 나오고 당시 벤처기업들에 붙었던 희망 섞인 거품이 더해져야 가능한데, 막상 아이디어도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배워갔습니다.”

‘Vision21 프로젝트’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기업가치 100조 원에 도전하기 위해 SK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를 추진할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Vision21 프로젝트’는 SK에너지의 석유화학 및 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코어 비즈니스’와 그 밖의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뉴비즈니스’, 그리고 기업의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조직 문화를 모색하는 ‘조직 컬처 비즈니스’로 구성되었다. ‘Vision21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가장 먼저 시도된 모임은 Intangible Workshop이었다.

‘Intangible’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SK그룹 최고경영진은 기존 기업의 생산설비와 사업체제 이외의 무형의 가치를 발굴해서 사업화해보자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브랜드 가치로 상징되는 고객과 사회의 신뢰, 기업이 갖고 있는 다양한 연결 관계 등이 대표적인데, 당시 최고경영진 보고 자료와 회의 기록에는 다음의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IT 벤처들의 기업가치에는 상당 부분 무형의 사업역량이나 미래 성장 잠재력이 반영되어 있다. 굴뚝 산업으로 불리는 대형 장치산업에 대해서는 이런 부분이 무시되고 있는데, 막상 SK임직원들도 정유사업이라는 안정적인 캐시 카우(Cash Cow)를 갖고 있다 보니 이런 무형의 가치나 가능성에 대해서 관심이 없거나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거대자본 투입(financial heavy), 거대자원 투입(asset heavy)을 고수하는 방식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intangible heavy)을 활용한 사업모델을 찾아 성공사례를 만들어내야 하며, 이를 강화해 글로벌 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Intangible Workshop은 1999년 가을, 겨울에 걸쳐 매 주말 서울대 영빈관과 SK게스트하우스에서 1박 2일로 진행되었으며, 제시된 아이디어를 토론식으로 평가하고 다듬어 최종적인 아이디어를 골라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당시 워크숍에 참여한 SK encar 경영진의 설명은 참여자들의 생각을 보여준다.

“외환위기와 벤처 열풍으로 다소 가라앉아 있던 회사 분위기를 도전과 변화를 통해 바꿔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회사 밖에 나가서 내 사업을 할 용기는 나지 않았고, SK에서 벤처사업을 하면서 왜 실패하는지 이유를 알아보고 싶었어요. 만일 잘되면 성공 스토리로 남아 기업 내 구성원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왜 대기업은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집단이고,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라도 알자!’는 최고경영진의 의견이 모아진 결과입니다. 약간의 오기도 있었는데, 당시에 회사에만 들어오면 바보가 된다는 소리를 많이 했거든요. 이런 얘기도 한두 번이지, 매일 듣다 보니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정말 한번 속 시원히 얘기해보자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유소마다 산소방을 설치하자”, “지방에 있는 주유소의 여유 공간에 사이버 테마파크를 설치하자”, “주유소마다 컴퓨터 단말기를 설치해 주변 지역 상가의 할인쿠폰을 나눠주자” 등의 약 3,200가지 아이디어가 제시되었는데, ‘Intangible’이라는 기획 의도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규 직원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 채용 직원, 일용직이나 임시직은 물론 임직원 가족도 참여할 수 있게 하면서 회사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높여준 효과도 있었다.

SK그룹 최고경영진의 신사업 개발 의지는 외환위기의 여파가 정리되어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펼친 적극적인 벤처 지원 정책의 흐름과 부합하는 면도 있었다. 1999년, SK에너지의 신용등급은 ‘Moodys Baa3 Positive Outlook’으로 상향되었는데, 이는 당시 국내 민간 기업 중 가장 높은 등급이었다. SK에너지가 1999년 상반기에 올린 3,000억 원의 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 성과였는데, SK그룹 최고경영진은 이를 바탕으로 벤처 등 외부자원을 보강한 파트너십 체제를 활용해 사업모델을 강화하고 나아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 encar의 사업화

SK encar는 Intangible Workshop 과정에서 제안된 사업모델이다. 당시 SK에너지 기획담당자로 참여했던 박성철 과장은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방안을 고민하던 중,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중고자동차 거래 시스템이라는 사업모델에 착안하여 직접 사업화에 나섰다. 현재 SK encar의 경영을 맡고 있는 박성철 대표의 설명이다.

“사업 아이템을 창출하는 여러 분과를 돌아다니면서 관여를 하고 있었는데, Intangible Workshop에서 2등으로 뽑힌 온라인 중고차 거래 모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고, 자동차 회원 사업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던 게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 아이디어에 눈길이 갔는데, 관심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사업모델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연습해보자는 취지에서 기초적인 스케치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단 30분 만에 사업모델이 나왔고, 열흘 만에 사업모델을 완성했는데, 결국 이 작품이 SK encar라는 이름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컨설팅사를 통해 구한 자료도 일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시 Intangible Workshop에서 언급된 아이디어들은 다음, 네이버 등과 같은 온라인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유형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원을 활용하는 유형이 대부분이었다. 즉, 아이디어 제출자들은 이미 외부에서 성공한 케이스나 혹은 사내에서 성공을 경험한 사업을 기반으로 워크숍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는 박성철 대표가 제시한 인터넷을 이용한 중고차 거래 사업모델을 꿈도 꾸지 못하던 때였다.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는 중고차 거래시스템도 구축되지 않았을뿐더러 당시 SK는 온라인 비즈니스 경험도 전무했다. 그러나 변화를 위해 새로운 분야에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사명감과 도전정신으로 사업모델을 만들었고, 이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라는 신사업에 불씨를 댕기는 강한 계기가 되었다.

맥킨지 팀은 SK encar 사업계획을 구체적인 사례로 덧붙인 컨설팅 보고서를 최고경영진에게 제출했다. 경영진은 추상적 개념이 가득한 보고서에 불신을 보였지만, SK encar 사업만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평가는 ‘정말 이게 우리 회사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만든 사업모델이냐?’, ‘그렇다면 우리가 준비한 이 사업모델을 실현해보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의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어, 사업화에 탄력이 붙게 되었다.

SK encar를 실제로 사업화하면서 박성철 대표가 초점을 둔 것은 ‘속도’였다. 사업화 과정 중 박상철 대표가 조언을 구한 실리콘밸리의 벤처 경영 전문가는 “90일 이내에 최초의 고객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는 당시 SK그룹 최고경영진의 요구나 회사 내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도 매우 중요한 점이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구조조정을 경험하며 대기업에 회의를 느낀 직원들이 벤처 붐에 가세했지만, 2000년 무렵에는 벤처 열풍의 이면이 드러나고 SK에너지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을 다시 매력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었다. SK encar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적극적 지원이 계속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Intangible Workshop에서 제시된 아이디어 중 7개가 사업화 단계까지 갔다. 실패한 점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사업의 탄력이 떨어질 경우 언제든 곳곳의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염두에 두어야 했다. SK그룹의 재무 업무를 오래 맡았던 최고경영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SK그룹은 석유화학, 통신 같은 대규모 장치산업이 중심입니다. 신중하게 사업성 검토를 하지 않으면 한 번 실수로 수십억 달러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SK encar는 투자비로 보면 ‘한번 해보는 사업’이었습니다. 최고경영진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니까 조금 다르지만, 사업안 자체를 보는 관리 쪽의 시각은 잘해야 무관심이고, 조금 비딱하게 보면 안 되는 이유를 끝없이 찾게 되는 거죠. 사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고요···. 사업 계획을 내서 성공할 확률이 10%라면, 관리 담당자는 다 못하게 막아도 90%를 막아낸 훌륭한 사람이 되니까 구태여 SK encar 잘되라고 밀어줄 이유가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SK encar는 상당히 빨리 자리를 잡았고, 그룹에 부담되지 않게 적절한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하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SK그룹은 관료적 문화와 관행으로 인해 아이디어가 다시 사장될 것을 우려해 전통적인 수직적 의사결정 및 평가체계를 적용하지 않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허용했다. 이는 기존의 SK그룹 내부의 의사결정 체계와는 정반대되는 정책으로,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고취하고 전적으로 모든 권한을 맡기고자 하는 임원진들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단이었다. 또한 ‘Small is Beuatiful’이라는 관점으로 SK encar를 평가하기 시작했다. 보통의 대기업의 경우 투자하는 자원 대비 얻고자 하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Bigger is Better’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SK encar에게는 아이디어 발현 이후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수용해 작은 성과부터 만들어내도록 격려했다.

박성철 대표가 처음 착안한 온라인 중고차 거래 사업모델은 기존의 중고차 딜러들과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개인과 딜러 모두가 구매자, 판매자 자격으로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중개사업이다. 이후 사업이 확대, 발전하면서 ‘진단검사’가 더해진 결과, 현재(Exhibit 1)와 같은 사업모델을 갖추게 되었다. 이는 에너지와 자동차에 관련된 기업의 무형 자원과 역량을 사업화하는 본래의 기획 의도와도 부합한다. SK encar는 2000년 1월 ‘Kick-off Meeting’으로 사업부 활동을 시작했는데, 책임자인 박성철 과장은 팀장으로 승진하며 사업부의 전권을 갖게 되었다. 이는 최소한 차장이나 부장 직급의 인사를 팀장으로 보임하던 회사의 관행을 크게 벗어난 것이었다. SK encar 사업부를 맡게 된 박성철 팀장은 팀원을 찾아 나섰다. SK encar가 사내 공모로 얻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으므로 팀원 역시 사내 공모 방식으로 모았는데, 회사 전체에서 6명이 지원했고 5명이 최종 팀원으로 선정되었다(Exhibit 2). 이들 팀원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일을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회사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SK에너지의 급여나 근무조건에 비해 불리할 수 있고, 독립 사업부로 갈 경우 신분이 불안정해질 수 있음에도 이들 ‘Cofounder’들은 벤처 창업에 나선 심정으로 남다른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SK encar의 관리와 재무 업무를 오래 맡았던 창업 구성원의 설명이다.

“SK에너지에서 일하면 퇴직할 때까지 어디 가서 눈치 본다거나 서러울 일은 없습니다. 재무팀에 있으면 금융회사들이 와서 점심 한번 하려고 애쓸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사가 천년만년 갈 수도 없고, 무엇보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망하더라도 30대에 망해보는 게 낫다는 동료도 있었는데, 자동차나 중고차 시장을 잘 몰라도 소비자의 관점에서 배워가면서 하면 된다는 자신도 있었습니다. SK encar에 참여한 멤버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가 제일 잘 아니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서 일하니까, 신도 나고, 험한 일이 닥쳐도 힘들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드네요.’”

SK그룹에서 SK encar는 남다른 시도로 평가받는다. 에너지와 이동통신이라는 대규모 장치산업을 중심으로 한 회사의 성격상 여러 단계에 걸친 보고와 검토가 일상화되어 있고, 상세한 업무절차와 규정에 의해 운영되는 면이 강할 수밖에 없는 SK 그룹이지만, 독립적인 사업단위로 시작한 SK encar에게는 최소한의 실적 집계와 감사를 제외하고는 인사와 예산에 대한 권한까지 전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Small is Beautiful!’이라는 표어와 함께 파급 효과가 작더라도 빠른 시간에 성과를 얻어내서 더 큰 차원의 변화를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되었다. 당시 Incubation 대상이던 10여 개의 사업 중에서 정말로 SK에너지를 떠나 독립적으로 사업할 의지를 가진 곳은 SK encar밖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SK encar는 2000년 6월 첫 상업적 거래를 달성하였고, 12월에는 독립법인의 형태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독자적 사업에 나서게 된다.

SK encar의 사업모델과 경영체제

당시 팀장으로 사업부를 책임진 박성철 대표와 그의 동료들은 예상보다 오프라인의 내용이 복잡하고 사람이 현장에서 직접 풀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다. 중고 자동차 시장은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고 대기업의 업무관행과 다른 부분도 많은 데다, SK에너지의 차량정비 네트워크인 스피드메이트에 일일이 찾아가서 설명하고 부탁해도 해결되지 않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박성철 대표의 설명이다.

“SK encar 사업을 기획할 때는 틀림없이 성공한다고 믿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까딱 잘못하면 망하겠다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 풀어야 할 일이 많았는데 가보면 잘 안 되고 막히는 일들이 계속 생겼지요. 수십 년 동안 돌아가던 회사와 달리 새로 하는 일이다 보니 안 되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의 핵심이 스피드메이트의 네트워크 활용이었는데, 잘 안 되면 눈앞이 막막하고, 딜러들의 번호가 다 오픈된 상황에서 중개수수료를 어떻게 확보할지도 걱정이었습니다. 온라인 거래 사이트를 만든다 쳐도 매물은 어떻게 구하나 걱정도 들고···. 하루 종일 성공과 실패에 대한 생각이 오락가락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조직의 셋업부터 해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경험한 보람과 희망이 걱정과 불안을 이겨내서 여기까지 왔나봅니다.”

SK encar 사업을 시작할 당시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차량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거래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000년대 초반 중고차 시장은 장한평 매매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약 700여 개의 매매업체가 허름한 건물로 꾸며진 공간에서 딜러들의 호객 행위로 중고차를 판매하고는 했다. 이들은 허위, 과장 광고를 통해 구매자를 현혹하고, 유령매물 미끼를 던진 후 문제가 있는 차를 속여 판매하기도 했다. 주행 거리를 조작하거나, 침수된 차량이나 고장 수리가 완벽하게 되지 않은 차량을 정상 차량으로 허위 등록해 판매하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가 구매 후 피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러한 문제점이 다수 발생했음에도 자동차 업계는 중고차 시장의 높은 성장을 예상하고 있었다. 자동차의 품질이 좋아져 차량의 내구성이 높아진데다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의 증가로 중고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신차시장과 교체거래(trade in)가 존재하기에 신차 판매 대수가 증가하고 있는 시장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중고차 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 예측했다. 이와 더불어 렌터카와 리스 서비스가 늘면서 중고차량을 처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기업 내부적으로는 법인 보유 차량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거래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던 인터넷을 활용할 경우 더 넓은 범위에서 공개적인 정보 검색과 비교가 가능해 중고자동차의 거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문제는 합리적 거래 관행을 정착시키는 일이었다. 공신력이 높은 대기업이 직접 거래에 참여해 구매자의 불신을 줄이고 시장의 정보비대칭을 해소하면, 합리적 거래 관행을 정착시키고 시장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SK encar에게는 좋은 사업기회였다.

중고차 유통시장은 일반 유통시장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일반 유통시장이 ‘제조사→도매→소매→고객’으로 이어지는 경로라면, 중고차는 ‘고객→소매→도매→소매→고객’으로 이어지거나, 중간에 딜러 혹은 중고차 중개업체 등이 포함되면서 도매와 소매의 위치가 바뀌는 등의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동일 중고차량에 대해 여러 가격이 제시될 수 있는 일물다가(一物多價)의 특성을 내포한 시장이기에 직접 참여자가 아니고서는 중고차 가격의 적정선을 알기 어렵다. 또한 중고차 비즈니스 생태계 내 가치사슬은 할부금융, 자동차 보험부터 매매단지라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을 통한 광고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중고차와 관련한 비즈니스 영업은 매우 광범위하다는 특징이 있다(Exhibit 3).

보험과 정비에 대한 지식은 있었으나, 막상 직접적인 인적 접촉을 통해 제휴를 맺고 문제가 생기면 하나씩 풀어가야 하는 일은 SK에너지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사업과는 많이 달랐다. 해당 사업을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스피드메이트 정비소를 활용해 진단 서비스를 초기에 수월하게 구축할 수 있었으나 그 외의 업무는 기존에 알던 지식, 보유한 자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당시 SK encar의 창업멤버들에게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일이었고, 하나씩 몸으로 익혀가며 배워야 했다. SK encar의 재무와 관리를 맡았던 창업멤버의 설명이다.

“사업모델에 대해 모두 자신이 있긴 했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대부분의 일이 상식 수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자동차 거래나 온라인 홈페이지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은 없지만 상식에서 시작해서 소비자의 마음을, 특히 중고차를 사려고 시간을 내서 찾아 다니기도 어렵고, 좋은 매물인지 쉽게 믿지 못하는 화이트 칼라의 성향을 잘 아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 생각했습니다. 투명하게 체크한 후 판매하는 믿을 만한 중개자가 있으면 틀림없이 될 것 같았죠. 생각해보면 경영의 ABC를 우리끼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거의 다 배운 듯합니다. SK에서 연수나 교육을 받았지만 SK encar에서 직접 문제를 찾고 풀어가며 익힌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온라인부분에도 많은 일이 집중되었다. 구체적 거래내용, 제품 홍보, 디자인, 문구 카피, 트래픽 작업, 배너 작업, 홈페이지 구조 개편 등의 업무가 모두 온라인 부분이었지만 이 모든 것을 인턴사원 1명이 도맡아 수행했다. 직장 경험이 전혀 없이 SK encar에 인턴 사원으로 합류해서 온라인 작업을 맡았던 직원의 경험은 사내벤처의 형성과 진화에 대해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우연히 SK encar에 인턴으로 합류해서 온라인 일을 맡아 했습니다. 하다 보니 홍보 업무에 나중에는 수출 업무까지 맡아서 했는데, 원래 회사 일이 이렇게 하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사업에 대한 그룹 최고경영진의 고민도 같이 들어볼 기회가 있었고 독립적 사업단위로 법인화되면서 약간의 주식도 살 수 있었는데, 나중에 주변에 물어보니 아주 남다른 기회라고 하더군요. 5명이 벽을 보고 일하다 의자를 돌리면 바로 회의가 됩니다.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다 아니까 의사소통도 쉽고 구성원들이 회사의 주식을 가져서 정말 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하루 종일 회사 일만 생각했습니다. SK그룹에서 일하셨던 분들은 누구 눈치 보는 일 없이 소신껏 책임지고 하니까 마음 편하다고 했는데, 원래 회사생활이 이런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SK encar의 중고자동차 사업 진출은 시장의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는데, 관련 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000년 4월, 자동차 매매조합 및 전국 연합회 기관 등이 SK encar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반발하여 업계 소식지에 일부 부정적 기사가 실렸고 국회의사당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박성철 대표와 창업 구성원들은 이러한 반응을 SK encar의 사업모델이 중고차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증거로 이해하고 답을 찾아 나갔으며, 중고차 업계 관련자들과의 접촉면을 확대하고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박성철 대표의 설명이다.

“SK encar의 사업모델과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했습니다. 중고차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히면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점, SK가 시장을 장악할 수 없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싸늘한 반응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업계를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반발도 곧 수그러들었습니다. SK에너지 시절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건이었습니다.”

사업 첫해인 2001년, SK encar는 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단번에 중고차 시장 1위 업체가 되었다. 사내벤처의 성격상 독자적 경영은 당연한 일이나 회사 내부의 시선은 때로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중고차 업계의 구조를 바꾸는 ‘rule-maker’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다 보니 SK에너지의 일반적 운영체제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존의 업계관행이 아닌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회사의 규정과 절차를 하나씩 검토하고 따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SK encar가 독자적 지분구조를 가진 독립법인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었다. SK에너지 경영진이나 SK그룹의 최고경영진도 사내벤처의 시범 사례로서 SK encar의 독립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졌다. 당시 삼성, LG, 야후 등이 비슷한 사업모델로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가 모두 실패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들의 경우 중고차 시장의 다양한 업무에 밀착해서 소신껏 의사결정을 하고 사업을 펴기에는 회사 내부의 제약이 많았다고 설명한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의 지분을 최고경영진이 보유하고 있었으며, 사업 전개에 따른 의사결정 체계 역시 폐쇄적이고 수직적이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려워 사업 지속에 대한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또한 일부 기업의 경우 공동 투자로 인한 공통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어려워 사업모델의 혁신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SK encar는 독립법인으로 시작하면서 SK에너지가 87.5%의 지분을 갖고 나머지 12.5%는 박성철 대표를 비롯한 5명의 초기 참여자가 지분을 나누어 가졌다. 직원들 몫의 출자금 2억에 대해 박성철 대표가 50%, 다른 참여자들이 나머지 지분을 차등을 두어 매입하는 방식이었는데, 2006년 1차 증자를 거치면서 이 지분 비율은 계속 유지되었다. 지분 보유는 금액으로는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초기 창업 구성원들에 주는 동기부여 효과는 매우 컸고, 이후 회사가 커지면서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용기를 내어 시작한 창업자들’이라는 시그널링 효과를 갖게 되었다.

SK encar가 독립법인으로서 나름의 체제를 갖추는 과정에서 기존 SK에너지의 체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과제였다. 분사와 동시에 급여가 10% 삭감되었고, 복리후생도 반 이상 사라져버렸지만, 창업 구성원들은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박성철 대표의 설명이다.

“분사 이전에 직원들과 미리 협의를 했다. 우리 회사는 돈을 못 버니까 모든 조건을 깎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오히려 분사가 안 될까봐 걱정할 정도로 우리는 강한 도전의식을 갖고 있었다. 만일 사업이 망하면 잘라도 좋고, 다시 SK로 불러주지 않아도 되니까 분사만 시켜달라는 의지가 있었다. 나를 비롯한 직원들의 급여는 삭감되었고 주택 대출이나 경조사 등의 복리후생도 70~80% 줄어들었지만, 우리는 분사가 되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SK그룹, SK에너지라는 힘이 받쳐주어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중고차 매매조합이 벌인 반대시위의 예에서 보듯이 SK라는 대기업집단의 일부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SK encar 창업 구성원들의 가장 큰 자산은 소신껏 할 수 있다는 자율성이었다. SK encar 재무와 관리를 맡았던 경영진의 회고다.

“우리는 작은 사무실에서 매일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살았다. 하루 종일 제휴업체에 돌아다니다가 저녁 8시쯤 되면 회사에 들어와 자기의 하루 일을 정리한 후 내부 미팅에 들어갔다. 의자만 돌려 앉으면 회의실이 된다. 웹사이트 기획, 주유소 개발, 인사, 금융권 제휴 등 모든 업무를 함께 의논했다. 웹사이트에 단어 하나 추가하는 것까지···. 모두가 회사 업무를 다 알았다. 그래도 SK라는 배경이 있는 데다 주식까지 가진 창업자들이니까 사내벤처가 나름 좋게 작용한 셈이다. 서로의 실력이 느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자율과 소신은 점점 늘어나는 새로운 구성원들에게도 적용되었다. 또한 사내 직원들의 업무 열정과 애사심을 고취하고자 현장 소장에게 칭찬 권한을 줘 직원들에게 사내 상품권을 주는 현장 포상제도를 운영했다. 사내 화폐 같은 개념인 사내 상품권은 나중에 직원들이 현금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작업현장의 직원들에게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Exhibit 4).

SK encar, 사업모델의 진화

2000년에 사업모델을 잡으며 시작한 SK encar는 2013년 기준으로 매출 6,772억에 달하는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한 사내벤처이다(Exhibit 5). 현재까지도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 규모와 더불어 그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다(Exhibit 6). 또한 SK encar는 중고차 매매업과 진단보증뿐만 아니라 수출사업, 법인영업, 경매장 사업모델, 사업전략까지 겸비한 중고차 관련 토털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Exhibit 7).

중고차 거래에 있어 가장 큰 장애인 정보비대칭과 이로 인한 신뢰문제를 SK라는 대기업집단의 브랜드로 보완한 점이 큰 역할을 했다. SK encar가 사업을 시작한 당시 중고차 매매조합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SK그룹, SK에너지라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는 신뢰도 덕분에 SK encar가 시장을 압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SK encar 설립 당시 재무와 관리를 맡았던 창업 구성원의 설명이다.

“초기에 SK 브랜드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다. 중고차 시장은 신뢰가 중요하지만, 판매자를 믿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SK는 거짓말은 안 할 거다,’ ‘만일 문제가 생겨도 보상을 해줄 것이다’라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SK에너지가 SK encar의 지분 87.5%를 갖는 것을 창업 구성원들이 큰 저항 없이 받아들인 것도 이런 모태기업의 절대적 역할을 인정한 면이 크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에 만연한 신뢰의 문제를 체감한 SK encar 창업 구성원들은 SK  브랜드가 주는 신뢰 효과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SK encar를 중심으로 구축되는 거래 과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었고, 이는 SK encar 고유의 차별화된 사업모델이 되었다. 중고차의 사고 기록을 숨기거나 주행거리를 조작한 건 아닌지 밝히고 이에 더해 외관 교체 여부, 각종 옵션 유무, 엔진, 미션에 이르기까지 105가지의 체크포인트를 포함한 차량 진단 서비스를 거래 과정에 포함한 것이다. 차량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그 내용을 SK encar 사이트에 공개해 구매자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차체 중요 부품의 상태까지 투명하게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진단 내용이 실제와 다를 경우 배상을 보장하는 명시적 조항으로 신뢰도를 높였다. 수리비용이 많이 드는 엔진, 트랜스미션과 같은 핵심 부품에 대해서는 3개월에서 12개월까지 수리비와 횟수에 상관없이 수리를 받을 수 있는 무상 수리보증 서비스도 시행했다. 이러한 진단 서비스와 무상 수리보증은 자동차의 기술적 사양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SK 브랜드가 주는 신뢰에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진다는 인식을 더해 소비자들이 더욱 강한 신뢰를 갖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당시 SK encar가 도입한 진단 서비스와 무상 수리보증은 중고차 업계에서는 매우 차별화된 전략이었다. 중고 자동차를 팔려는 사람이 자기 차를 가져와서 30~40분 동안 진단을 받고, 이 결과를 공개한다는 것은 다른 경쟁자가 따라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중고차 한 대를 팔기 위해서 어렵게 정비소를 섭외해서 진단 절차를 거쳐야 하고, 섭외된 정비소에 일정한 진단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데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까지 져야 했기 때문이다. 박성철 대표의 설명이다.

“진단 과정을 거쳤음에도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무조건 100% 보상 책임을 졌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게시판에 모두 공개하고, 죄송하다고 댓글도 직접 달고, 피해를 입은 고객을 찾아가 무릎 꿇고 사과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단 저지르고, 행동으로 하나하나 배우며 고쳐나갔습니다. 이론적 확률은 믿지 못하기 때문에 저지르면서 학습했다고 할 수 있지만, SK 브랜드를 사용하는 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어서 더 적극적인 진단과 보증수리를 사업모델로 삼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전등록, 보험등록, 대출 등 복잡한 절차를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하자 시장반응은 더욱 좋아졌고, 중고차 시장 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게 되었다. 중고차 구매를 원하는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업모델이 차별화 포인트가 된 것이다. 2009년 무렵 본격적으로 시작한 법인영업은 SK encar 고유의 장점이 발휘된 경우이다. 기업이 보유 차량을 매각하는 경우 중소 중고차 거래상들 사이에 위험한 거래가 다양하게 발생하는데, SK encar가 주는 신뢰와 거래의 안전성은 이를 해소하는 효과적인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렌터카 회사나 리스 회사의 중고자동차 물량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데, B2B 거래의 성격상 거래의 비용 효율성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현재 중고차 시장의 기본이 되는 클린엔카 캠페인 역시 SK encar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차별화된 전략 포인트로 꼽힌다. 이 캠페인은 허위매물 신고제, 삼진아웃제, 엔카 워터마크 등의 제도로 구성되는데, SK encar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 전체의 허위매물 근절을 위해 투명한 거래 환경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매물 정보가 사실과 다른 경우 ‘허위매물 신고’ 버튼을 눌러 해당 매물 정보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허위 매물이나 팔린 매물을 중점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팔린 매물의 경우 ‘팔린 매물 신고’ 버튼을 누르면 유예기간 3일 이후 자동으로 삭제된다. 특히 홈페이지에 허위매물을 상습적으로 올리는 판매자를 차단하기 위해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3번 이상 허위매물로 신고되면 등록 정보가 자동 삭제되고, 3대 이상 허위매물을 등록하면 매물 등록이 1개월간 제한된다. 1개월 이용 정지를 3번 이상 받은 판매자는 SK encar 회원 자격을 박탈당하고, 매물 등록 또한 영구적으로 제한한다. 또한 매물 사진의 무단 도용을 방지하고, 해당 사진이 실제 판매 매물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매물 사진에 SK encar 로고와 차량 등록번호를 보여주는 ‘엔카워터마크제’를 도입해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박성철 대표는 클린엔카 캠페인을 투명한 거래 시스템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의미 있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한다.

“물건을 파는 것만이 경영자의 일이 아니다. 우리 회사는 기본에 충실한 사람,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 중고차 시장의 끝없는 미래에 대한 믿음과 열정으로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크게 5가지를 가르치고 있다. 첫 번째는 자동차 모델 지식, 두 번째로 차 정비 지식, 세 번째로 차 거래 지식, 네 번째로 조직과 시스템에 대한 지식, 마지막으로 고객과 사람에 대한 지식이다.”

박 대표는 특히, 마지막 항목인 고객과 사람에 대한 지식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중고차를 판다는 생각보다는 고객 각각의 상황에 맞는 자동차 라이프 컨설팅을 설계한다는 마인드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펴는데, 이는 고객접점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적 주도권을 확보하는 플랫폼 전략의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SK encar는 트럭, 버스 등 상용차와 건설장비로 거래 분야를 확대하고, 해외시장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2006년 중고 밴 두 대를 태국에 수출하면서 시작된 해외시장 수출은 중동, 러시아, 동남아 일대로 범위를 넓혔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전 세계 중고차 거래를 원스톱으로 중개하는 플랫폼을 구축해보자는 전략이 추진되었다. 이는 엔카닷컴의 글로벌 버전으로 세계 B2B 중고차 무역 사이트인 오토위니닷컴으로 실현되었고, 2006~2008년에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으나,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일부 위험요인에 노출된 후 현재 분사시킨 상태이다. SK encar에 있어 해외사업은 향후 계열사 내부의 사업구조 재편 혹은 해외 사업 제휴 과정에서 반드시 다시 도전하고 싶은 사업이다. 박성철 대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I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해외 수출은 SK encar 동지들이 계속 고민하며 발전시킨 사업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갖추려 노력했지만, SK그룹 내에서 SK encar의 역할과 일부 충돌하는 면이 있다. 해외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국가별 규제에 따라 사업이 크게 흔들리는 점도 부담 요인인데, 현재는 사업을 접은 상태지만 언제든 재도전할 기회가 있다고 본다.”

SK encar는 2010년, IT 기술을 접목한 중고차 거래 기업이라는 모토 아래 모바일 중고차 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는 2007년 시작된 모바일 중고차 서비스인 ‘SKT-T Interactive Expert’를 본격화시킨 것이다. SK encar 직영몰(www.encardirect.com)을 오픈하면서,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차량번호 검색 서비스도 도입했다. Exhibit 8는 구현된 서비스 화면이다. 2011년에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엔카옥션(www.encarauction.com) 오픈을 통해 서비스 범위를 넓히기에 이르렀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 기반을 SK encar의 사업과 어떻게 결합하느냐는 SK encar 경영진의 오랜 고민인데, 현재까지는 SK encar의 거래 플랫폼에 충실하면서 가능한 범위에서 SK텔레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SK C&C의 인수 제안과 합병

2013년 봄, SK encar는 SK C&C와 합병되었다. 과거 SK에너지의 SK encar 지분은 SK C&C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었으며, 2013년 5월, SK C&C가 SK encar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되었다. SK encar의 창업에서 성장까지 맡아온 경영진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몇 가지 논점을 제시하고 있다.

“SK C&C와의 합병은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면이 있습니다. 다만, 순수하게 사업적 측면만 봤을 때는 직접 국내외 자본시장에 상장(IPO)하거나 중국 등지에서 우리 사업에 관심을 갖는 파트너들에게 과감하게 투자를 받아 사업모델을 키우는 방법도 가능했다고 봅니다. 독립적인 사업단위가 아니라 다시 대기업 계열사의 일부가 될 경우, 대기업의 관료적 운영체제와 다시 맞추어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다르게 보면 이제 대기업 방식의 운영체제를 어느 정도 도입할 때가 되었고, 해외사업을 위한 투자나 협력은 다른 방식으로 전개할 수도 있겠습니다. 결국 앞으로 ‘하기 나름’이라는 얘기입니다.”

성공한 벤처기업이 대기업에 인수되는 것은 사업협력 강화 측면에서나 창업자들의 투자이득 실현 측면에서도 나름 의미 있는 방법이다. 특히 사업모델이 진화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고 더 넓은 범위에서 사업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 대기업과의 인수합병은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안정적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던 대기업은 보유한 사업 서비스를 활용한 시너지 창출을 통해 벤처기업의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으며, 인수합병을 통해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고 창업경영자가 인수된 사업부의 경영을 계속 맡는 체제 유지도 가능하다.

SK encar는 우리나라 중고 자동차 시장에서 거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 덕에 중고자동차 시장의 질서가 과거에 비해 자리잡혔으나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고있다. 특히 수입 외제차의 경우 3년 무상보증 및 수리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비싼 수리비의 영향으로 중고차 물량이 늘고 있는데, 이를 놓고 수입차 대리점과 영업사원을 상대로 한 국내영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K encar는 수입 외제차의 리스 승계 대행 서비스를 통해 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13년, SK C&C에 인수합병되는 시점과 맞물려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고차 판매업을 대기업이 진입을 자제하거나 사업 확장을 자제해야 하는 업종으로 규정하고 나섰는데, 이 또한 SK encar가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SK C&C에 인수합병된 이후에도 SK encar의 창업 경영진은 계속해서 사업부의 경영책임을 맡고 있는데, 회사 내부의 다른 사업부에 비교해볼 때 넓은 범위에서 독립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대기업 체제 일부를 따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 직후인 2014년의 경우 수당이나 초과근무를 포함한 급여 보상의 문제나 업무 추진을 위한 예산 집행절차 등을 놓고 규정과 절차를 엄격히 하라는 SK C&C의 요구와 SK encar 사업현장의 특수성이 부딪히기도 하였다. 사내벤처이지만 독자적 창업기업처럼 운영되던 SK encar가 대기업의 일부가 되면서 창업 구성원들은 새로운 역할을 모색했는데, 언제든 중고차와 관련해서 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회사 내에서 입지를 걱정하며 막연히 불안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 창업 구성원의 설명이다.

“중고차 사업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만들어낸 창업 구성원인데, 다시 일개 직원의 신분이 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나중에 SK encar에 들어온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도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고, 투자를 받든 해외에 가든 언제든 내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옛날에 인사발령 걱정하던 사람들과는 처지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재는 SK 내 사업조직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사업의 경우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실제로 여러 가지 구상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SK encar의 사업모델을 중국에 가져가서 투자를 유치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추측한다. 물론 중고차 사업 고유의 거래 위험이 있지만 2006~2008년에 성공한 해외 사업모델과 결합하면 좋은 사업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SK C&C에 인수합병된 이후 SK encar는 IT사업의 기반을 활용한 사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자를 위한 차량별 사고 진단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진단팩을 출시하는 등의 시도가 대표적이다. SK encar 직영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중고차 오픈마켓 사업은 2014년 4월, 호주 1위 온라인 자동차 기업 카세일즈닷컴(대표: 그렉 로벅)과 ‘SK엔카닷컴’이라는 합작법인이 되었는데, 온라인 중고차 매물 광고, 차량 시세 및 정보서비스, 영업 및 재고 관리 등 딜러지원 솔루션 제공, 차량 매매 지원 컨설팅 등의 종합서비스를 제공, 연간 약 100만 대 이상의 중고차 매물이 등록되고 온라인과 모바일 방문자 수가 매일 40만 명을 넘어서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 오픈마켓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SK에너지의 사내벤처로 시작된 SK encar는 다시 두 개의 사내벤처 기업을 만들어낸 셈인데, 첫째가 온라인 오픈마켓인 SK엔카닷컴이라면 두 번째는 중고차 수출 거래 프로세스를 체계화한 오토위니이다. SK encar가 해외사업 특유의 금융외환 위험과 거래 위험을 고려해서 수출입 업무를 접은 상태에서 SK C&C와의 인수합병으로 오토위니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SK encar의 창립 당시 인턴사원으로 시작한 한지영 현 대표가 직접 오토위니를 인수해 경영하고 있다. 2014년 3월에 창립한 오토위니는 해외 중고차 거래 플랫폼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으로, 중고차 구매를 원하는 해외바이어와 판매를 원하는 국내 업체를 연결해주고, 거래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에스크로 서비스를 운영하며, 선적을 대행하는 업무까지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SK encar나 해당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할 경우 오토위니가 훌륭한 사업협력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 encar의 시작부터 함께한 한지영 대표는 오토위니의 성공은 SK encar에서 배운 모든 것을 총집합한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SK그룹 최고경영진이 갈망하던 창업정신의 원형이 회사 밖에서 열매를 맺고 있는 셈이다.

미래에 대하여

박성철 대표를 비롯한 SK encar의 창업 구성원들은 지난 17년의 성과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Vision 21 프로젝트’에서 구상한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사업화 시켰으며,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사내벤처의 성공신화를 완성해 지속적인 사내벤처 육성 정책에 기여했다. 또한 SK 그룹이 열망하는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을 통한 가치창조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성공적으로 경험했다는 점에서 긍지를 느끼고 있다.

직원들은 박성철 대표를 Chief Entertainment Officer라는 의미의 CEO라고 칭한다. 2000년, 작은 아이디어를 갖고 겁 없이 덤벼들었던 일개 과장이, 연 매출 6000억원의 사업을 키워내고 앞으로 더 큰 사업 기회를 바라보고 있다. 그의 집무실에는 여전히 각종 아이디어 노트가 수북이 쌓여 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자료가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다. 박성철 대표는 앞으로의 도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시 한 번 사내벤처를 해보겠냐는 질문을 간혹 받지만 나는 이제 사내벤처를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거쳐온 프로세스를 돌아보면서 벤처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 사회적 기업이나 공공분야의 일이 될 수도 있겠다. 물론 아직도 해외사업의 기회가 있다면 한 번 더 도전해볼 수도 있겠다. SK encar의 구성원처럼 좋은 사람들과 같이 한다면 말이다.”

Exhibit 1. SK encar의 사업모델

출처: SK encar 자료 재구성

Exhibit 2. SK encar 초기 구성원

출처: SK encar 제공

Exhibit 3. 중고차 매매시장 사업 생태계

출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

Exhibit 4. SK encar의 사내상품권

출처: SK encar 제공

Exhibit 5. SK encar 매출액

단위:억 원

출처: SK encar 제공

Exhibit 6. 국내 자동차시장 규모

단위: 대

출처: 국토교통부

Exhibit 7. SK encar 비즈니스 범위

출처: SK encar

Exhibit 8. SK encar 홈페이지

출처: http://www.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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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

박찬희

박찬희

박찬희 교수는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Harvard Business School에서 Business Policy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그룹 회장보좌역, 딜로이트컨설팅 자문역 등을 역임하였으며, 미디어를 통해 고급의 지식을 대중에 알리고 사회적 의제를 형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박다인

박다인

박다인은 중앙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에서 경영학 석사를 수여하고, 경영학과 전략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산업의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관심사는 경영전략 및 벤처, 문화 예술 산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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