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는 스타트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 특히 긴 연구 개발 기간 이후에 첫 제품 및 서비스가 출시되는 기술기반 초기 스타트업에게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최선의 방법은 투자 유치이다. 지인들의 도움, 금융기관에서의 대출, 모험자본으로부터의 투자금 유치 등 창업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죽음의 계곡에서 생존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창업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생존법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모험자본, 이른바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에서 투자금을 받는 것이다.
본 사례는 여러 투자 유치 상황 속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의 친환경 스타트업 셀렉스모터스(이하 ‘셀렉스’)의 이야기이다. 전기 스쿠터 생산으로 창업한 셀렉스는 배터리 교환 충전소, 전기 스쿠터 운영솔루션 등 친환경 모빌리티의 모든 영역에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의 미션은 베트남 시장에 전기 스쿠터를 보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나아가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 총체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카본 제로(carbon zero)가 글로벌 창업생태계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오늘날 셀렉스는 베트남친환경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선구자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기후테크를 테마로 투자처를 찾는 벤처캐피탈들이 셀렉스를 주목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은 창업자와 함께 창업생태계를 이끌어가는 주요 집단이다. 창업자는 스타트업의 지분을 벤처캐피탈의 투자금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재무적 자원을 조달받는다. 스타트업의 성장단계와 유치 가능 투자금은 거의 비례한다. 통상적으로 인상적인 운영지표가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들은 기업가치가 비교적 낮기에 작은 규모의 투자금만이 조달 가능하다. 그러나 인상적인 운영지표를 보여주며 성장 로켓에 올라탄 것으로 예상되는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높게 평가받으며 큰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쉽다.
그러나 많은 투자금 유치와 기업가치의 상승이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게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투자금과 비례하여 창업자의 회사 지분율과 오너십(ownership)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상응하는 창업자의 책무도 늘어난다. 투자금을 받고 실적이 안 좋을 경우 주주들의 비판과 시장의 날 선 평가를 모두 받아내야 한다. 투자자의 간섭도 커질 수 있다.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왕의 운명처럼, 투자금의 증가와 함께 대표의 모든 행동과 결과에는 무게가 더해진다.
우호적인 시장 환경과 셀렉스의 긍정적인 운영 지표가 함께하며 셀렉스는 국내외 벤처캐피탈과 자주 접촉하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사업 초기 제품 개발에 집중했던 셀렉스의 응우옌(Nguyen) 대표는 회사가성장하며 재무 자원 조달 채널의 선택과 운영에 대한 책임의 무게가 커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본 사례를 읽고 복잡한 투자 유치 상황의 한가운데 있는 응우옌 대표의 입장에서 최선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투자 선택지는 무엇인지 다 함께 고민해보자.
Q1.셀렉스는 생태계 접근 전략으로 베트남 물류업계에 새로운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사례에는 친환경 스쿠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응우옌 대표와 셀렉스가 활용하는 자원들과 노력들이 기술되어 있다. 이와 관계 있는 내용을 사례 속에서 찾아 보시오.
Q2.사례 내에서 응우옌 대표는 셀렉스가 테슬라의 전략을 모방하고 있다고 말하며 전기 스쿠터 생태계는 ‘전기 스쿠터 생산 – 배터리 교환 거점 – 물류 시스템 운영’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생태계 확장 단계에 따라 셀렉스는 Q1에서 파악한 자원들을 어떻게 선별적으로 분배 및 이용해야 하는지 논의하시오.
Q3.해당 산업 내 전기 스쿠터 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셀렉스의 비전은 물류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맺기 시작하며 시장의 환영을 받는다. 벤처캐피탈들의 관심을 얻으며 응우옌 대표는 투자 유치와 관련한 여러 선택지에 직면한다. 사례 내 Appendix 1과 Exhibit 7을 참고하여 제시된 벤처캐피탈들의 조건, 그리고 셀렉스의 상황을 총제적으로 평가하고 미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최적의 투자 유치 채널은 무엇인지 학습자 간 팀을 나누어 토론하시오.
Q4.셀렉스는 공학 배경의 창업자가 설립한 기술기반 스타트업이지만 미션과 비전에 대한 애착이 강한 회사이다. 주기적으로 전기 스쿠터 모델을 개발하고 개량해야 하는 기술적 도전 속에서도 환경지속가능성과 친환경 모빌리티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례 내용을 바탕으로 기술혁신가(tech innovator)와 사회혁신가(social change maker) 중 셀렉스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정체성을 추구하는지 토의하시오.
베트남에 도달한 푸르른 미션
2023년 6월 베트남 호치민시 교통국 대회의실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ㄷ’자로 마련된 자리 앞열에는 배달의민족 베트남 법인, 라자다, 그랩, 비에텔포스트, DHL 등 베트남의 대표적인 물류 회사 관계자들이 함께 앉아있다. 그 뒤로는 공공 기관 연구소,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Exhibit 1).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프로젝트 논의를 위해 모두가 모였다.
베트남 제2의 도시이자, 남베트남 최대의 도시인 호치민시는 최근 친환경을 정책기조로 정하고 내연기관 스쿠터를 전기 스쿠터로 전환하려 한다. 이에 호치민시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셀렉스모터스는 전기 스쿠터 생산 및 공급 기관 자격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베트남에도 드디어 친환경 모빌리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응우옌(Nguyen) 대표가 셀렉스모터스를 창업하면서 그렸던 모습이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 미래의 일로 생각했었는데, 창업 5년 차를 맞이하는 시점에 이제는 베트남의 푸른 미션에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
친환경 모빌리티가 무엇인가요?
2014년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기계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모국 베트남으로 돌아와 높은 보안이 요구되는 방위산업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3.5년간 일했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긴 시간의 휴식이다. 응우옌의 눈과 손은 바쁘다. 선택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여행 경로를 결정하고 주요 이동 수단인 스쿠터를 골라야 한다. 여행지에 가서 입을 옷들도 정리해야 하고 방문하고 싶은 동네의 숙소도 살펴야 하고 맛집도 놓칠 수 없다.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응우옌은 모니터에 열어 둔 베트남 지도를 응시하고 있다. 스쿠터로 여자친구와 함께 베트남을 횡단하는 로드트립은 참으로 준비할 것이 많다. 베트남의 도로 사정은 열악해서 차량으로는 가지 못하는 곳들이 많지만, 스쿠터로는 베트남 어디든 구석구석 갈 수 있다.
모든 준비는 완벽했다.
하지만 여행을 준비하면서 꿈꾸었던 로드트립의 낭만은 아주 잠시였다. 여행 내내 매연에 따가운 눈을 계속 비벼야 했고 머릿속은 한없이 지끈거렸다. 공기 오염으로 가득한 여행에서 돌아온 응우옌 대표는 몹시 지쳐버렸다. 쉬는 동안 베트남의 푸른 하늘은 언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공학도였던 지난 경력을 떠올리며 스스로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엔지니어인 그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베트남의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인 스쿠터에 주목했고, 내연기관을 전기모터로 바꾼다면 의미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마침 미국의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2017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모빌리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전 지구적 환경 지속가능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던 터였다.
베트남 전기 스쿠터의 실상이 궁금했던 그는 시장 조사에 돌입했다. 환경 선진국들과 달리 베트남에는 친환경 모빌리티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이에 더해 실제적인 문제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충전 시스템 인프라의 부족이었고, 둘째는 전기 스쿠터 제품이 다양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고사양의 해외 제작 전기 스쿠터는 가격이 너무 높았고, 대부분 중국산인 보급형 모델은 고장이 잦고 가성비가 좋지 않았다.
스쿠터는 베트남의 국민 운송 수단이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280만 대와 290만 대의 스쿠터가 판매되었다.1) 도로에 다니는 스쿠터는 5,000만 대 정도이다. 응우옌은 친환경 모빌리티의 시대를 베트남에 알리고, 베트남 실정을 반영한 전기 스쿠터를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 친환경 모빌리티의 대중화로 베트남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고 싶었다.
가족과 여자친구의 지지를 얻어 2018년 1월 응우옌은 셀렉스모터스(이하 ‘셀렉스’)를 설립한다. 그리고 미시간대학교 공과대학 박사과정 동기들이 공동창업자로 합류했다. 이렇게 베트남 최초의 전기 차량(Electric Vehicle, EV)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첫 전기 스쿠터와 팬데믹
응우옌 대표는 셀렉스의 첫 전기 스쿠터를 하이엔드(high-end)2) 모델로 결정했다. 대부분의 제조업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셀렉스도 기술 초기 수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정하고 소량의 전기 스쿠터를 제작했다. 당시에는 전기 모빌리티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품은 비싸고 제작 소요 시간은 길었다. 그러나 EV에 대한 인식조차 미약한 베트남 시장에서 첫 시제품으로 하이엔드 전기 스쿠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1년여의 제작 시간을 거쳐 첫 모델이 출시되었다. 셀렉스가 생산한 베트남 최초의 전기 스쿠터는 언론의 관심을 받았지만 실구매자는 많지 않았다. 내연기관 스쿠터보다 높은 판매 가격 때문이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충전 시설 인프라도 문제였다. 첫 모델의 지지부진한 실적에 응우옌 대표는 개인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B2C(Business to Customer) 판매 전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첫 모델 출시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설상가상으로 2019년 말 인접 국가인 중국 우한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질환으로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역 풍토병 정도로 생각했던 질환은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알려졌고 순식간에 전 세계를 덮쳤다. 세계인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돌입했고 글로벌 경제는 얼어붙었다.
셀렉스도 이를 피할 수 없었다. 글로벌 공급망이 막히면서 전기 스쿠터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직장은 폐쇄되고 모임은 금지되었다. 그 결과 도로의 교통량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사람들은 스쿠터 구매를 미루게 되었고 스쿠터 시장은 침체되었다.
예측하지 못한 외부 환경의 위기 속에 버티는 것이 급선무였다. 응우옌 대표는 궁여지책으로 손 세정제를 제작해서 팔았다. 눈물을 삼키면서 일부 직원들을 떠나보내고 남아 있는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며 기회의 시간을 기다렸다.
테슬라의 전략으로 베트남 시장에 도전하다
첫 전기 스쿠터의 출시 결과가 신통치 않자 응우옌 대표는 해법을 고민했다. 전기 모빌리티의 선도 기업인 테슬라(Tesla)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셀렉스의 첫 모델처럼 테슬라 최초의 전기차인 로드스터(Roadster)3)도 하이엔드 스포츠카로 시장의 반짝 관심을 받았지만 판매실적은 저조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에 꺾이지 않고 전기차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전략을 통해 오늘날 친환경 모빌리티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테슬라처럼 생태계 접근(ecosystem approach) 전략을 시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 충전 인프라 구축, 차량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총체적으로 전기차 생태계를 만들어 갔습니다. 셀렉스가 만들어 갈 베트남의 전기 스쿠터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전기 스쿠터를 만드는 것만으로 사용자는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충전소,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수리 센터와 같은 부가적인 서비스들이 함께해야 모빌리티 생태계가 전체적으로 커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베트남의 첫 EV 스타트업인 저희 셀렉스가 주도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 응우옌 셀렉스 대표
전기 스쿠터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셀렉스의 전략 변화에 따라 잠재 고객군도 바꾸었다. B2C를 포기하고 B2B(Business to Business)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즉각적인 구매 및 이용 가능 기업 고객군으로 물류 기업을 생각했다.
모바일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된 베트남은 물류의 대부분을 스쿠터에 의존한다(Exhibit 2). 도로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차량 접근이 어렵고 스쿠터만 배달 가능한 지역들이 많다. 그리고 물건을 받아 확인한 다음 현장에서 현금 결제를 하는 착불 결제 방식도 개별 배달원들이 스쿠터를 타고 이동하는 또 다른 이유였다.4)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자 소바자들은 온라인 시장을 적극 이용하였다. 덩달아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시장과 물류업체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응우옌 대표는 지금이 셀렉스의 성장 기회라고 느끼고 동남아시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자다(Lazada)5)의 물류 담당 자회사인 라자다로지스틱스(Lazada Logistics)를 만났다.
몇 년 전 친환경 모빌리티 컨퍼런스에서 만난 라자다로지스틱스(이후 ‘라자다’) 대표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라자다는 전기 스쿠터 배달을 막 시작했는데 잦은 고장과 긴 충전 시간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때 저희 셀렉스에게 협업을 제안했는데, 당시에는 첫 모델을 출시하고 하이엔드 B2C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정중히 거절했지요.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수요가 많은 물류 기업 중심으로 B2B에 셀렉스도 집중하기로 결정했으니 이제는 서로의 니즈가 맞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응우옌 셀렉스 대표
라자다는 셀렉스와 협업할 이유가 충분했다. 전기 스쿠터 가격은 저렴하지 않아 초기 구입 비용이 높지만, 이용기간이 늘어날수록 총 비용에서 연료 비용의 비중이 높아진다. 전기 충전 가격은 가솔린이나 디젤유보다 낮기 때문에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 스쿠터 배달이 총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셀렉스 관계자는 기업이 전기 스쿠터를 3년 이상 이용하면 득이 커진다고 말한다.
동시에 충전 인프라 문제도 함께 해결 가능했다. 당시 라자다는 전기 스쿠터의 긴 충전 시간에 불만이 있었는데, 셀렉스는 거점 지역에 완충 배터리 팩 교환이 즉각적으로 가능한 충전소(battery swapping station) 인프라 구축으로 이를 해결했다(Exhibit 3). 셀렉스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팩은 제조사가 다른 전기 스쿠터와도 호환이 가능하다는 부가적인 장점이 있었다.
셀렉스 입장에서도 라자다와의 협업은 여러 장점이 있었다. 우선 라스트 마일(last mile)6) 물류에 최적화된 전기 스쿠터부터 물류 소프트웨어 솔루션까지 생산하고 이를 제공할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파트너십의 장기적 관계는 규모의 경제(scale of economies)를 실현해서, 스쿠터의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셀렉스와 라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2개월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양사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자, 시범사업은 계약으로 이어졌다. 셀렉스는 물류 목적의 전기 스쿠터를 대량 생산한 적이 없었지만 라자다는 시범사업 결과와 잠재력을 믿고 동행을 약속했다. 곧바로 최대 2,000대의 전기 스쿠터 도입에 합의했다. 셀렉스는 라자다의 의견을 반영한 물류용 전기 스쿠터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였다.
라자다와의 파트너십 소식이 전해지자, 테슬라의 생태계 구축 모델을 베트남의 전기 스쿠터 시장에 이식하겠다는 셀렉스의 비전에 의구심을 보내던 벤처캐피탈들의 자세는 관망에서 관심으로 바뀌었다(Exhibit 4).
이후 셀렉스의 행보는 바빠졌다. 생태계 구축을 위한 가치사슬7)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전기 스쿠터를 대량 생산할 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고, 배터리 교환소 거점을 확보해야 했으며, 물류 시스템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해야 했다.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고,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교육도 진행해야 했다.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가치사슬 모든 영역에서 보조를 맞추어 행동해야 했다.
기후테크 투자 환경과 유닛 에코노믹스(unit economics)
라자다와 공동 개발한 전기 스쿠터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라자다는 물류에 최적화된 셀렉스 전기 스쿠터의 품질과 부가 서비스에 만족했다. 이를 지켜본 다른 물류 회사들도 연달아 셀렉스에 협업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셀렉스는 베트남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선도적인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했다.
국내외 벤처캐피탈들 역시 베트남 창업생태계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셀렉스의 성장을 주목했다. 국내의 임팩트 투자사인 소풍벤처스도 이 중 하나이다.
일반 소비자에게 전기 스쿠터를 판매하는 정도에 머물렀다면 셀렉스는 투자처로 큰 매력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B2C가 아닌 B2B에 집중해 전기 모빌리티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셀렉스의 비전과 전략에 깊이 공감하여 투자를 결정하였습니다. 베트남의 물류 기업들과 협업하는 셀렉스는 베트남의 물류산업을 친환경 생태계 속으로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친환경이라는 의미 있는 미션에 더해 응우옌 대표를 포함한 공동창업자들의 전문지식과 팀의 실행 능력은 두말할 것 없이 훌륭했고요.
– 조윤민 소풍벤처스 파트너
셀렉스는 그들이 창출하는 현재와 미래 가치를 유닛 에코노믹스(unit economics)로 설명하고 있다. 유닛 에코노믹스는 사업 모델과 잠재력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들 중 하나로, 구독 경제와 공유 경제를 추구하는 스타트업 사업 모델에서 많이 차용되며 인기를 얻었다. 이는 기업의 매출과 비용을 하나의 단위 수준(unit level)에서 효율성을 분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셀렉스의 대표적인 생산 제품인 배터리 팩을 살펴보자. 하나의 배터리 팩은 제품의 수명 동안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내재 가치가 있다. 이를 평생 가치(life time value)라고 한다. 반면 하나의 배터리 팩에 소요되는 비용도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제품 제작비와 이를 구입하고 이용하는 고객 유치비가 있다. 조금 더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감가상각비용8)까지 포함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한 개의 배터리 팩이 제공하는 평생 가치와 총비용의 차이를 측정할 수 있는데, 이것이 유닛 에코노믹스의 주요 지표인 단위 이익(economic return per unit)이다.
전기 모빌리티 생태계의 확장은 비용의 감소로 이어져, 단위 유닛의 이익은 늘어날 수 있다. 공장을 증설해 생산량을 높이면 생산 원가가 줄어든다. 배터리 충전소가 늘어나면 접근성이 증가하고, 그 결과 전기 스쿠터 대중화를 기대할 수 있기에 고객 유치 비용 역시 줄어들 것이다. 궁극적으로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를 불러 모으는 네트워크 효과가 본격적으로 작동한다면, 단위 이익은 높아질 것이다. 총체적으로 친환경 스쿠터의 경제성은 높아져 간다.
유닛의 평생 가치는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셀렉스 공장에서는 연간 약 10,000개의 배터리 팩 생산이 가능하다.9) 하루에 평균 1회 충전을 가정할 때 배터리 팩의 평균 수명은 약 7년이다. 이 사용 기간 동안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하나의 배터리 팩이 창출하는 가치는 약 700달러이고 비용은 310달러 정도이다.10)
셀렉스의 주요 유닛은 배터리 팩과 전기 스쿠터이다. 총 이익률(gross margin rate)11)은 배터리 팩의 경우 40~45%, 전기 스쿠터는 25% 내외이다. 여기서 고객 유치 비용과 같은 서비스 관련 비용들을 추가적으로 제외하면 단위 이익률은 줄어들게 된다.
유닛 에코노믹스는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을 만날 때 응우옌 대표는 환경지속가능성이라는 회사의 비전도 결코 잊지 않았다.
셀렉스를 설립할 시기에는 지속가능성이나 기후 솔루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탄소 중립이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기후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 환경도 달라졌다.
글로벌 데이터 리서치 기업 HolonIQ에 따르면 2022년 기후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89%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벤처캐피탈 투자 시장은 42% 감소했으니,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높은 상황입니다. 과거와 달리 기후 섹터에 대한 인식도 확대되었습니다. 오늘날 기후테크(climate tech)는 온실가스 저감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지칭하는 용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 우수미 인비저닝파트너스 디렉터
기후 기술 관련 투자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영역은 단연 모빌리티이다. 2021년 삼사분기부터 2022년 삼사분기 사이 글로벌 기후테크 벤처 투자금 중 48%가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흘러 들어갔다.12)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단행된 금리 인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메마르고 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었지만, 예외적으로 정부와 투자기관 모두 기후 기술 지원과 투자에 대해서만큼은 적극적이었다.
투자 환경이 항상 우호적인 것은 아니기에, 응우옌 대표는 지금의 분위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투자 기관들과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그는 셀렉스의 비전과 기후 문제를 연결하여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고 유닛 에코노믹스 기반의 사업 모델로 동감을 이끌어냈다.
셀렉스가 그려가는 전기 모빌리티 생태계
셀렉스는 카멜(Selex Camel) 제품군 안에서, 총 세 가지 전기 스쿠터 모델을 생산했다(Exhibit 5). 첫 시제품이었던 소비자형 전기 스쿠터 S1,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그들의 요구를 반영한 S2, 그리고 곧 출시될 S3이다. S2부터는 베트남 시장에서 물류 목적으로 제작되는 전기 스쿠터이다. 물류 기업 파트너들이 늘어나며 후속 모델은 고객사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진화하였다. 운송 가능 최대 무게는 증가했고, 운송 공간의 다변화도 가능해졌다.
셀렉스는 제품군을 확장하는 동시에 생태계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전기 스쿠터 생산 – 배터리 교환 거점 – 물류 시스템 운영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모든 구간에서 부가가치를 더하고 있다. 당장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 외곽에 전문 생산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매년 최대 20,000대의 전기 스쿠터와 100,000개의 배터리 팩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추어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의 거점 도시인 하노이와 호치민을 중심으로 배터리 교환소망을 확대해 용이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까운 교환소를 찾고, 2분 만에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다. 완충 상태의 배터리는 최대 150km를 이동할 수 있다.
아울러 효율적인 물류 체인 관리를 위해 IoT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제작 및 배포하고 있다(Exhibit 6). 전기 스쿠터 이용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가까운 배터리 교환소 위치, 충전 상태, 교환 가능한 배터리 개수를 파악할 수 있다. 택배 회사 입장에서는 실시간으로 물류 배달 상황을 알 수 있다. 스쿠터 이용자와 기업 고객 모두에게 용이한 서비스이다
물류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에도 훈풍이 불었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물류 회사인 비에텔포스트(Viettel post)와 시범사업 운영 및 최대 10,000대의 전기 스쿠터 도입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을 시작으로,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사업자인 그랩(Grab),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차량호출 서비스 고젝(Gojek),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 배달의민족 등과 연달아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생태계 동반자를 늘리고 있다.
투자 유치의 기회와 최선의 선택
셀렉스는 창업 초기 오랜 시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라자다와의 파트너십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여러 벤처캐피탈이 셀렉스와의 미팅을 원했다. 모든 미팅이 투자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이 셀렉스의 비전에 공감하고 우호적인 손짓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가족들과 지인들의 투자금으로 힘들게 버티던 어려움의 시간을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감과 기쁨도 잠시, 응우옌 대표는 투자 유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만 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오늘 활활 타오르다가도 내일 순식간에 얼어붙을 수 있다.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가 이렇게 우호적인 환경에서 투자자를 만나는 기회는 많지 않다. 여러 투자 선택지가 있을 때 신중하게 비교하고 함께할 투자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셀렉스는 미팅을 제안한 복수의 투자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가장 우호적인 조건을 제안한 벤처캐피탈사를 추려보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 회사는 세 곳이었다(Exhibit 7).
A사는 베트남의 벤처캐피탈이다. 베트남은 국가 간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아무래도 해외 벤처캐피탈보다는 국내 투자사와의 자본 교류가 편리하다. 투자 제안 금액도 적지 않다. A사의 모회사가 대기업이다 보니 다른 자회사들과의 전략적 협업 기회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직적 문화를 가진 거대 기업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최종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은 우려스럽다. 성장하는 셀렉스의 자금 소진 속도16)는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고, 현재 소진 속도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9~10개월 정도의 자금이 남아 있다. 만약 투자금 입금이 지체된다면 재무적으로 큰 곤경에 빠질 것이다.
B사는 해외 펀드이다. 기후 영역에 투자하는 펀드이기에 셀렉스의 미션과 비전에 가장 큰 지지를 보여주었다. 임팩트 투자사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함께할 파트너라는 기대가 든다.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 CN) 형태로 투자 예정이기에, 투자 과정도 간결하고 최종 입금도 빠를 것이다. 컨버터블 노트는 보통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스타트업에 조건부로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 시점에 셀렉스의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지분을 사 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가 성장할 것이라 가정하고 미리 약속한 미래 시점에 지분 교환이 이루어진다. 반면 B사가 국가 간 자본 이동이 까다로운 해외 벤처캐피탈사라는 점은 위험 요소이다. 제안한 투자 금액이 비교적 적다는 부분도 아쉽다.
C사 역시 해외 벤처캐피탈사로 ESG 펀드 투자금을 제안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생태계 구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셀렉스의 사업 방식을 잘 이해해 주었다. 투자금 집행도 6개월 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 펀드이긴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과는 자본 이동 규제가 비교적 적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투자사여서 투자금 입금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이기 때문에, 그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후속 투자 유치에도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 금액과 형태는 고민이 된다. 그들은 셀렉스의 지분을 즉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제안했다. 큰 투자금액 제안은 언뜻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양날의 검과 같다. 많은 지분을 양보해야 하기 때문에 셀렉스의 소유권 상당 부분을 투자사에 양도해야 한다. 앞으로 투자사의 목소리에 기업 운영이 흔들릴 염려가 있다. 그리고 초기에 많은 투자금을 얻으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높아진 기업가치는 후속 투자를 가로막기도 한다.
셀렉스는 베트남 시장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혁신의 토대를 형성했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꿈을 펼쳐나가야 할 때이고, 이를 지지해 줄 벤처캐피탈이 필요합니다. 여러 벤처캐피탈을 만나 보았는데, 이따금 셀렉스의 기업가치가 과소평가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베트남의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하는 셀렉스가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초기 투자 유치에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지만 무엇보다도 저희의 비전을 인정해 주고 합리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해 줄 수 있는 투자자들을 원했습니다.
– 응우옌 셀렉스 대표
기술과 미션의 조합
으레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라면 공학이 기업의 최우선 가치라고 생각한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셀렉스 역시 기술과 공학은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기업의 미션과 비전도 대단히 중요하다. 셀렉스는 창업 초기부터 진지하게 미션과 비전을 가꾸어 왔다. 회사 소개서의 첫 페이지는 그들의 비전, 미션, 핵심가치들로 채워져 있다(Exhibit 8). 회사와 제품의 스펙보다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비전과 미션에 대한 셀렉스의 집착은 그들의 조직 시스템 여러 곳에서 종종 발견된다. 셀렉스는 8가지의 핵심가치를 제시하는데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들은 포스터로 제작되어 곳곳에 붙어있다.17)
셀렉스의 미션은 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셀렉스 미션에 대한 공감 여부는 입사의 필요조건이다. 셀렉스는 구성원의 능력만큼이나 기업문화와의 적합도를 강조한다. 일례로 신입사원은 2달의 수습 기간동안 업무 능력과 함께 셀렉스 기업가치에 대한 공감 정도를 평가받는다.
셀렉스 신입사원은 2달의 수습 기간이 끝나면 주어진 여러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받습니다. 다면적 평가가 이루어지는데요. 일례로 한국의 현대그룹 창업자 관련 에피소드들을 읽고 발표하는 감상문도 수습 기간의 평가 항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트남도 모빌리티 자체 생산이 가능한 경제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데, 현대그룹의 기업가정신이 모범 사례여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 셀렉스 관계자
셀렉스. 2막 1장
베트남의 푸른 하늘. 궁극적으로 여럿이 필요한 일이지만 첫발을 내딛는 누군가가 있어야만 한다. 셀렉스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전기 스쿠터를 만들어 사용자를 모객하고, 배터리와 충전소를 만들어 이들을 이었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솔루션도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드라마에 비유하자면 수많은 이벤트를 거친 1막이 끝난 느낌이다.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굴곡에 따라 크고 작은 클라이맥스도 있었다.
과거를 회상하며 살짝 미소를 짓던 응우옌 대표는 회의실을 울리는 마이크 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호치민시 교통국 직원이 셀렉스를 회의실 앞으로 부른 것이다. 이제 호치민시 그린 프로젝트에서 셀렉스의 역할을 설명할 차례이다.
응우옌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힘차게 앞으로 나간다. 셀렉스의 2막 1장을 소개해야 한다.
Appendix. 1 18)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와 CN(Convertible Note)은 벤처 초기 스타트업에 간편하게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벤처 투자 선진국인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어로 SAFE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으로 번역한다. SAFE는 기업가치 측정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에 우선 자금을 지급하고, 투자에 따른 지분율은 후속 투자자의 기업가치 산정에 따라 결정되는 투자 계약 방식이다. CN 역시 SAFE와 마찬가지로 초기 스타트업에 간편하게 투자하는 방법으로, SAFE와 CN 모두 후속 투자 발생 조건부로 주식 전환가격이 결정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다음 표에서 보여주듯 다른 부분도 있다. (Exhibit 9)
주요 차이점은 만기 및 이자 지급 규정의 유무이다. 즉 CN보다 조건이 완화된 투자계약이 SAFE이다. 피투자 스타트업 입장에서 SAFE와 CN은 간소화된 계약 형태를 통해 빠르게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투자자가 창업자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투자를 결정한 뒤, 그 자리에서 가게 냅킨 위에 단촐하게 쓴 계약서조차 CN으로 간주한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SAFE와 CN 모두 초기 스타트업들이 선호하는 투자 유치 방식으로 잠재성을 인정받았다는 심리적 보상감도 부가적인 장점이다.
투자자들이 SAFE 혹은 CN 형태로 투자를 진행할 때는 기업가치한도(valuation cap) 방식이나 할인율(discount rate) 방식을 활용한다. 두 방식을 모두 계약서에 삽입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모두 미래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을 가정하기 때문에, 후속 투자 시에 투자금과 교환하는 주식수가 결정된다.
다음은 투자 방식에 따른 투자 단가 및 취득주식수의 결정 방식 예시이다. (Exhibit 10)
Appendix. 2
셀렉스의 미션과 비전은 8가지의 기업가치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 다음은 셀렉스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기업가치들인데, 해당 가치들은 포스터로 제작되어 사무실 곳곳에 붙어있다.
– Accountability | – Customer-first principle |
– Enjoy the journey | – Good heartedness |
– Grit | – Growth mindset |
– Long-term thinking | – Science |
[주석]
1. 출처: https://www.statista.com/forecasts/1279573/vietnam-motorcycle-number-volume-market
2. 최고 품질, 최고 성능, 혹은 최신의 사양을 갖춘 물건을 뜻한다.
3. 로드스터는 2008년 테슬라가 출시한 첫 번째 차량이다. 2인승 스포츠카로 2012년까지 2,400여 대를 생산했을 뿐이다. 당시 출고가는 모델 사양에 따라 10만 달러에서 13만 달러 사이로 높은 편이었다. 높은 출고가와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판매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 동남아 지역은 은행계좌를 소유하지 않은 인구 비중이 높다. 금융 기록과 신용도가 없는 이들은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는데, 이는 온라인 모바일 결제를 어렵게 한다. 그래서 온라인 커머스 기업은 이용자들에게 구매 후 배달원에게 현장 결제가 가능한, 일종의 착불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를 COD(Cash On Delivery)라고 한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에서는 대중적인 구매 방식이다.
5. 2012년 설립된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e-commerce marketplace)으로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2022년 기준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22%로 두 번째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1위는 쇼피(Shopee)이다. (출처:https://www.vietnam-briefing.com/news/vietnam-ecommerce-market.html/)
6. 라스트 마일은 유통산업에서 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를 의미하는 용어다. 이는 고객과의 마지막 접점으로, 상품을 받으면서 만족도가 결정되는 중요한 단계이다. (출처: 네이버 한경경제용어사전)
7. 부가가치 창출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된 일련의 활동, 기능, 프로세스의 연계를 의미한다. 주활동과 부활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주활동은 제품의 생산·운송·마케팅·판매·물류·서비스 등과 같은 현장업무 활동을 의미하며, 부활동은 구매·기술개발·인사·재무·기획 등 현장활동을 지원하는 제반업무를 포함한다. 본 사례에서는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셀렉스가 관여하는 일련의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 사전 인용 및 일부 재구성)
8. 건물이나 기계 설비 등은 해마다 소모되는데 이러한 가치의 감소분에 대한 비용을 지칭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9. 본 사례 내 유닛 에코노믹스와 관련된 모든 주요 내용과 지표들은 셀렉스의 기밀 내용이기에 본 사례 목적에 알맞게 재가공되었다.
10. 측정된 유닛 가치와 비용은 셀렉스에서 제공한 것을 재공한 것이다. 판매가격이나 원가와 같이 회계적으로 정확한 지표들이 측정의 주요 근거가 되지만, 무형의 가치와 비용이 함께 포함되어 측정되어 단위 이익을 도출하는 경우도 있다.
11. 총 이익은 매출액에서 원가를 제외한 총액을 의미하며, 기업의 기타비용(예: 세금, 이자, 감가상각) 등은 원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12. 출처: “Overcoming inertia in climate tech investing”, PWC, 2022
13. 해당 표는 셀렉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진이 재구성 및 각색한 내용으로, 사실과 다를 수 있다.
14. Appendix 1 내용 참고
15. Appendix 1 내용 참고
16. 스타트업이 현금을 소진하는 속도를 자금 소진 속도 혹은 번 레이트(burn rate)라고 한다. 창업자는 자금 소진 속도를 계산하고 후속 투자 유치 시점을 정하는데, 현금 소진 시점까지 남은 기간을 런웨이(runway)라고 말한다. 보통 런웨이가 6개월 정도 남았는데 후속 투자 유치를 결정하지 못했다면 많은 창업자들은 재무적으로 위기상황이라 인식한다.
17. Appendix 2 내용 참고
18. 해당 Appendix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서 제공하는 ‘「벤처투자법」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안내’의 내용을 인용 및 참고하여 구성하였다.
19. 원칙적으로 상황 의무가 없지만, 세부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