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은 2019년에 창업한 풀필먼트 서비스 기업으로, 이커머스의 성장에 따라 늘어나고 있는 온라인 중소형 셀러들에게 제품 입고, 주문 처리에서부터 반품/교환에 이르는 물류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이다. 효율적인 물류 기반을 위해 중소 창고업자들과의 협력관계를 맺음 으로써, 셀러와 창고를 이어주는 플랫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셀러 및 창고업자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창고 관리 시스템(Warehouse Management System, WMS)을 개발하고 있으며, 흑자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온라인 셀러들이 물류 프로세스의 내재화를 고려하기 때문에, 셀러들에게 꾸준히 콜로세움 풀필먼트 서비스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고민도 가지고 있다.
본 사례는 최근 급성장하며 온라인 커머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해 알아본다. 학습자가 매출 및 비용 등의 가상 데이터를 가지고 실제 분석을 진행해보며 기업의 흑자 전환을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과연 콜로세움은 언제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으며, 셀러들의 물류 내재화라는 위험 요소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Q1. 콜로세움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첨부한 엑셀 파일을 통해 확인하고, 2022년 이후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달성해야 하는 반기별 건당 매출 증가율은 얼마인지 계산하시오.
Q2. 물류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각 프로세스 행위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서 비용 구조가 달라진다. 별첨 엑셀 파일은 이커머스 업체가 실제 물류를 수행할 때 고려할 프로세스를 도식화하였다. 이를 활용하여, 다음의 계산 및 의사결정 과정을 수행하시오.
1) 스타트업 A가 풀필먼트 서비스에 지출하는 인건비를 변동비와 고정비로 구분하여 계산하라.
2) 물류 프로세스 진행의 자체 처리와 외주 간 의사결정을 수행하라.
내가 자신 있는 것이 아닌, 고객의 불편을 해소
“내일 모레면 마흔인데….”
누구나 흔히 하는 넋두리다. 지난 2018년 새해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도 이런 고민을 했다. 다만 중년을 두려워하는 30대의 일상적 고민은 아니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40세가 되기 전에 창업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2018년, 그가 생각했던 목표 시점이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오자, 박진수 대표의 마음은 마냥 설렐 수 만은 없었다.
‘과연 나는 창업에 적합한 사람일까’란 근본적 고민부터 들었다.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뒤 이를 무기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박진수 대표는 정보기술(IT)에 전문성이 있다거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능력이 탁월하지도 않았고 남들이 탐낼만한 특허 보유자도 아니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대학 경영학 수업 때 배운 ‘비즈니스의 시작은 고객의 불편 해소’라는 점이다. 즉, 경영은 ‘창업자가 잘하는 것’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박진수 대표는 첫 직장인 통신사에서 휴대폰 데이터 요금 설계와 기획,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업무의 역할과 책임을 학습하며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항상 고민했다.
또 언론사로 이직해서는 부설연구소장을 맡아 MZ 세대1) 의 트렌드 변화를 연구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고객이 어려워하는 점을 파악한다면, 창업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평소 모바일이나 온라인 관련 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었는데, 온라인 전자상거래 (E-Commerce, 이커머스) 분야에 돈이 몰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야에서 창업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도 물류 업체를 운영하셨던 터라 어깨 너머로 조금은 알고 있는 분야였죠.” –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
그가 선택한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고객층은 MZ세대였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인생에서 쓸모 없는 우연은 없다”고 했다. 박진수 대표는 이동통신사에서 언론사로 이직할 때 주변으로부터 ‘경력의 연결성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돌이켜 보니 이는 쓸모 없는 우연은 아니었다. 이커머스의 주류인 MZ세대를 관통할 수 있는 경험을 두 차례나 한 것이다.
“창업 당시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젊은 소비자를 상대로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어요. 그런데 셀러들은 주문이 50 건만 넘어도 재고·물류 관리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당시 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종합 물류 대행 서비스는 드물었습니다. 유통 대기업은 자체 창고를 이용해 물류를 보관·운송 하지만 대량 유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셀러 물류와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셀러를 위한 물류 대행 서비스를 제가 직접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
고객에게서 얻은 창업 아이템, 풀필먼트(fulfillment)
이커머스가 가진 셀러의 물류·재고 관리 문제를 해결하면 창업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물류·재고 관리에 있어 셀러의 고민을 찾아 해법을 제시하면 되는 문제다. 그래서 먼저 셀러의 고민을 들어보기로 했다. 식품을 판매하는 한 셀러는 대형 물류서비스가 셀러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못 한다고 하소연 했다. 온라인몰에서는 예측을 벗어난 고객의 요구나 새로운 배송 이슈가 나타날 수 있는데, 대형 물류서비스는 이런 문제를 셀러 입장에서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셀러가 물류 회사의 시스템에 맞춰 상품을 판매하다 보니 번거로운 수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류·잡화를 판매하는 한 셀러는 “물류회사 코드에 맞춰 일일이 상품을 입력하는데 쇼핑몰당 5분이 걸린다”며 “(입점한) 6개 쇼핑몰에 상품을 입력하다 보면 30분이 지나간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주문 내역을 편집하고, 송장을 출력한 뒤 송장 번호를 재입력하거나, 주문 취소·반품한 물량을 처리하고, 제품을 출고한 뒤, 제품 운송 차량을 배차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고 나면 하루가 지나버려 이를 전담할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
셀러는 프로슈머(prosumer, 생산 활동에 관여하는 소비자)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지만, 취급하는 제품의 유형을 한정하지 않는다.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마켓컬리는 130만 원짜리 공기청정기를 판매하기도 한다. 신선식품이라는 제품 영역에서 처음 출발했지만, 새벽 배송이라는 방식에 만족하는 고객을 확보했다면 제품의 영역을 굳이 한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셀러가 제품의 다양화를 추구하면 물류 업무는 더욱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박진수 대표는 이런 문제가 셀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풀필먼트로 셀러의 물류·재고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물류 No, 풀필먼트 Yes!
풀필먼트(fulfillment)는 상품의 입고부터 재고·관리, 분류, 배송 등 상품이 고객에게 도착하는 전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서비스 방식이다. 이를 통해 화주(貨主, 화물의 주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박 대표는 셀러가 겪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물류업은 운영 방식과 대상에 따라서 1자·2자·3자·4자물류로 구분한다. 국내에선 영세하지만 대량으로 물류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두는 경우가 많아 2자물류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3자물류 서비스의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 보관·수송과 더불어 컨설팅·솔루션까지 동시에 제공하는 4 자물류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Exhibit 1).
박진수 대표는 판매 상품의 입고부터 재고 관리, 분류, 배송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4자물류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해 화주 업무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기존의 물류창고는 품목 수가 다양하지 않고, 입출고 작업도 빈번하지 않았다. 물류창고의 목적이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 과정에서 단순히 제품을 보관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이 발전하고 기업과 소비자 간 전자상거래(B2C)를 중심으로 유통 환경이 달라지면서 품종은 다양하지만 소량의 제품을 원활하게 배송하려면 창고의 형태와 운영 방식이 과거와는 달라야 했다.
이커머스에서 셀러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역할만 수행하기 보다, 생산자와 중개상이 결합된 형태다. 실제로 판매는 쿠팡이나 네이버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 의지하지만, 제품 생산은 역외 위탁생산 (offshore outsourcing)을 수행한다. 전통적 생산자는 제품 생산 공정에 전문성을 강조했지만, 이커머스에서 셀러는 마케터와 상품기획자(merchandiser, MD)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 생산자가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한 효율성을 추구한 데 비해, 셀러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하여 소비자의 다양성을 충족시킨다. 다만 이들이 제품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제품별로 물류 처리 프로세스에 대한 학습 기간이 짧아 업무 처리 숙련도가 낮은 상황에 처했고, 이는 생산·유통 비용의 증가라는 문제를 낳았다. 박진수 대표에게는 기회 요인이었다. 물류 처리 프로세스에 숙련되지 않는 셀러에게 풀필먼트는 최적의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소형 창고 기반 풀필먼트 서비스
전통적 물류 사업에서 화두는 효율성이었다. 화물의 물류비가 결정되면, 비용에 맞춰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이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했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물류 건수를 높여 투입된 고정비를 분산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 뿐이었기에 물류업은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만이 성공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물류 서비스는 크게 보관과 운송 부문으로 나누는데, 박진수 대표는 운송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보관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전국 각지 창고를 견학하고, 물류 시스템을 분석해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중소 개별 물류창고는 입·출고와 상품 보관을 맡은 운영 담당자가 각자 창고 상황에 맞추어 그때 그때 개발된 창고 관리 시스템(Warehouse Management System, WMS)을 사용했다. 따라서 셀러가 특정 물류창고를 사용하려면 창고에서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 상품코드를 관리해야 했다. 그런데 이 셀러가 다른 창고를 사용하려면 이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셀러가 창고마다 다른 프로세스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효율이 발생했다.
박진수 대표는 이런 문제점 해소를 위해 유연한 수요 대응과 통일성 있는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해야 했다. 박진수 대표는 물류창고 대형화로 중소형 창고에 유휴 공간이 많이 늘었다는 점에서 기회를 찾았다. 박진수 대표는 맞춤화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셀러와 중소형 창고의 유휴 공간을 연계할 방법을 찾았다. 고정 공간 전체를 임대하는 대신 중소형 창고를 서비스 별로 필요한 만큼 재임대하면, 고정비 지출 없이 비용을 유동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셀러가 창고별 상품 코드 관리에 드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박진수 대표는 중소형 창고를 연계하고 자체 개발한 풀필먼트 솔루션을 셀러와 창고 운영 담당자에게 제공하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창업을 고민하던 9명의 친구와 함께 2019년 5월 콜로세움을 창업했다. 다양한 고객이 서로 다른 경기를 관람하던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처럼 새로운 물류회사도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끊임없이 주문·배송하는 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하는 취지에서다. 창업 2달 후인 7월 풀필먼트 관리 솔루션 콜로(colo)의 베타버전을 출시했고, 2020년 5월 1차 버전을 선보였다.
창고 효율화에서 답을 찾다
창고 사용료 과금 방식은 2가지로 나뉜다. 창고의 일정 면적을 사용하는 기간에 따라 과금하는 방식과 창고에서 제품을 입·출고하거나 보관할 때마다 과금하는 방식이다. 일정 면적을 임대하면 관리는 편하지만 물량과 무관하게 고정비를 지출한다. 이에 비해 건당 과금 방식은 모든 비용이 변동비로 잡히지만 경제적이다. 박진수 대표가 빠르게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한 비결이 바로 ‘비용 유동화 재임대 비즈니스 모델’이다. 콜로세움은 창고를 임대할 때 이러한 물류 처리 건당 비용 지급 방식으로 약정하기 때문에 고정비 지출이 감소한다. 이렇게 감소한 고정비는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다. 박진수 대표는 “콜로 개발 비용이 콜로세움의 가장 큰 고정비”였다며 “시스템 업그레이드나 백오피스 비용은 들겠지만, 고객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급증할 비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러 지역에 산재하고, 화주를 못 찾아 유휴 공간이 많은 중소형 창고를 동시에 운영하면 특정 창고 물량이 넘칠 경우 다른 창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점에 착안해 박진수 대표는 여러 창고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서 관리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비용을 최소로 줄이고 매출을 최대로 확대하는 창고 관리 최적화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실현하려면 창고 내 관리 업무와 창고 간 연계 관리 업무가 필요하다. 먼저 창고 내 관리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해 선반 디자인을 수정하고 물건 보관 장소를 재설계했다.
“중소형 창고의 선반(rack)에 어떻게 물건을 보관하는 지에 따라서 창고 운영 효율이 달라집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컨설팅을 받고 콜로 솔루션을 사용하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가 낮은 창고 비즈니스는 비용에 민감합니다. 저희가 창고 업체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비용 절감 효과를 유발한다는 점을 체험하면 창고 업체는 저희에게 기존보다 저렴한 창고 사용료를 제시합니다.” –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
여기에 각자 창고 상황에 맞추어 그때 그때 개발된 창고 관리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중소형 창고 내부 인력이 효율적으로 창고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제공하면 창고에 지불하는 건당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제품을 주문하면 해당 주문에 최적화된 포장 방법과 포장 박스를 제공해 출고 시간을 단축한다. 제품을 입고시킬 때는 멀티 스캐너를 이용해 다양한 소량의 상품을 빠르게 입고·분류한다.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물류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클로봇, 로봇 제조 전문기업 오딘로보틱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대형 물류창고에서나 도입했던 물류 로봇을 중소형 창고에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것이 실제 창고에 적용되면 창고 관리 시스템의 통제 하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로봇이 중소형 창고에서 입·출고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창고별로는 물량을 분산 배분할 수 있도록 상품을 냉장, 상온, 이벤트 등 3개 유형으로 나누고, 제품별 유통기한과 크기, 수량, 후처리 등의 기준을 도입했다. 입고 및 출고 시점이 되면 콜로가 최적의 대안을 자동으로 제시한다.
또한 여러 곳에 보관한 재고가 다양한 장소로 출고되어야 한다면 창고별로 제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콜로세움은 다수의 창고와 상품, 그리고 셀러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각각 가중치를 적용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을 사용해 분배하고 있다(Exhibit 2).
고객화에서 답을 찾다
이커머스의 셀러는 마케팅에 전문성을 확보한 경우가 있지만 내부 운영관리 전문가는 아닌 경우가 많았다. 정보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판매하는 상품 자체를 장기간 차별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며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했다. 이커머스에서 식품을 판매하는 한 셀러는 “주문을 받는 것 보다 주문 받은 이후 감당해야 하는 뒷일이 어마어마 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쿠팡에 올린 제품 소개 문구를 네이버 쇼핑에 그대로 올릴 수는 없다. 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제품을 하나 구입하면 하나 더 제공하는 ‘1+1’ 상품으로 구성하거나, 4개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2개를 증정하는 방식으로 조금이라도 다르게 구성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의 다양성이 물류의 복잡성을 높여 업무의 혼란을 초래했다. 비유하자면 두 도시 사이 도로를 연결하는 길은 하나지만, 도시가 3개라면 이를 연결하는 방법은 3개가 되고, 도시가 4개라면 이를 연결하는 방법은 6개로 늘어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n 개인 경우, 복잡성은 n*(n-1) / 2개로 증가한다.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같은 제품을 제품명까지 다르게 판매하는 사업자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물류 단계에서 제품명을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제품명이 달라도 하나의 상품 코드로 관리·출고할 수 있습니다.”–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
이렇게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복잡해지는 물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콜로세움은 자연어 분석 기능을 콜로에 담았다. 소비자들은 이커머스에서 다양한 제품을 소량 주문한다. 이 과정에서 판매하는 제품 딜(deal)의 명칭이 다양하면 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도 복잡해지는데 재고관리단위(stock keeping unit, SKU)가 다양한 셀러는 때론 수 천 개 이상의 거래 명칭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셀러는 쇼핑몰별로 다양한 상품명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 상품명과 일일이 매칭하는 작업을 수작업으로 처리하면서 매일 2~3시간 이상을 소모한다. 월 1,000개 정도만 판매하더라도 전담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수준이다. 콜로의 자연어 분석 기능은 화주가 쇼핑몰에 사용한 마케팅용 거래 명칭을 인식해서 이를 물류 데이터베이스와 매칭한다. 변형된 상품명은 ‘상품 정보’와 ‘할인 정보’, ‘홍보성 정보’ 로 나누어 분석·관리한다(Exhibit 3).
“이탈리아 기업 페레로의 초콜릿 브랜드 누텔라가 선보인 ‘엔고’라는 제품은 인기가 있지만, 셀러들이 서로 다른 딜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품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창고 내 재고에서 어떤 제품이 나가야할지 고민이 되는 상황입니다. 이전까지는 이런 딜 명칭에 코드를 강제로 입히는 방법을 사용했어요. 이럴 경우 셀러들이 거래하는 개별 채널마다 일일이 코드를 부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실제로 판매 중인 쇼핑몰 데이터에서 핵심 상품 정보를 추출한 뒤 형태소·키워드 분석을 거쳐 자동으로 딜 명칭과 코드 명칭을 연결시켜 줍니다.”-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
이커머스 시장이 커질수록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복잡성으로 인해 콜로세움에게 후방 업무를 맡기고 마케팅 업무에 전념하는 화주는 증가할 전망이다.
“물류를 직접 처리하면 비용은 절약되겠죠. 하지만 이커머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품 기획력에 핵심역량을 집중해야 하는데, 물류 효율화에 나섰다가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업무 속도만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사업이 매우 커지기 전에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계획입니다.”– 소형 가전 분야 셀러 B씨
현재 대부분의 물류 기업은 화주의 물건들을 전달하는 기능에 치우쳐 있다. 화주 기업은 주문 수집부터 송장 입·출력, 취소 주문 처리, 제품 포장 등 비핵심 역량 부문에 상당한 자원을 소비한다. 하지만 화주에서 시작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풀필먼트 서비스가 대신하게 되면 화주 기업은 물류 이외의 핵심역량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Exhibit 4).
또한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해외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역직구 시장을 노리는 국내 셀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풀필먼트 서비스는 국경을 넘어 서비스하는 추세다.
“김포국제공항이 3자물류 업무를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풀필먼트 업체는 제품을 해외로 보내기가 수월해졌습니다. 중국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한 업체는 운송과 국내 물류 서비스를 모두 콜로세움으로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콜로세움은 효율적으로 물류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운송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국내에서 창고를 보유하고 운송 업체나 택배사를 별도 선정해야 했던 과거 방식과 비교하면 콜로세움은 효율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유인형 콜로세움 서비스 기획 디렉터
콜로세움은 언제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까
콜로세움이 추구하는 ‘비용 유동화 재임대’ 모델은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 측면에서 흑자다. 공헌이익은 가격과 변동비 간의 차이로, 콜로세움은 창고에 지불하는 비용보다 큰 금액을 화주에게 청구하기 때문에 공헌이익은 흑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화주에게 창고 비용을 지나치게 부과하면, 셀러는 콜로세움을 사용할 근본적인 이유가 사라진다. 이는 콜로세움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 즉 셀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정 수준의 가격을 책정하면서 공헌이익을 확대해야 한다. 따라서 콜로세움이 영업이익을 내려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내부 수익성을 담보하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낮은 풀필먼트 서비스 비용을 제시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서 꾸준히 창고를 확보하면서 네트워킹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대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형화된 문제는 특정 프로세스 안에서 최적화를 추구하기는 쉽지만, 정형화되지 않은 문제에 대기업이 뛰어들긴 어렵습니다. 물류 대기업도 영업이익이 2~3%에 불과합니다. 풀필먼트를 표방하지만,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대기업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
하지만 접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창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전담인력이 필요하고, 고객 물량이 증가해 더욱 많은 창고를 섭외하면 추가 지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콜로는 창고 관리 시스템과 함께 자연어 처리 등 기계학습 기능을 일부 제공하고 있는데 기계학습 기능의 경우 프로그래밍하는 개발인력을 유지하려면 인건비 부담이 크다. 여기에 화주의 다양한 요구들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콜로는 지속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또 창고 간 물류를 분산할 경우 창고의 수가 늘어나면서 보다 정교한 프로그래밍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고정비 지출을 상쇄할 수 있는 공헌이익을 확보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 그것은 창고 업자와 셀러를 이어주는 플랫폼일 수도 있고, 직영 창고 구축을 통하여 전통적 물류업체처럼 효율을 추구하는 방안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소형 창고업체에게 창고 관리 시스템을 임대하는 업체로 탈바꿈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다. 콜로세움은 풀필먼트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파악하며,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지금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주석]
1.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난 M세대(밀레니얼 세대를 의미하는 약어)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