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기업: 가우디오랩
저자: 사운즈그뤠잇 팀 / 성가경, 안도영, 윤재인 (서강대)
지도교수: 김유진 (서강대)
케이스 분석의 방향
가우디오랩은 B2B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오디오 관련 하이테크 기업이다. 가우디오랩은 시장 실패를 통해 고객사들을 모두 잃고 수많은 고객사들을 확보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험했다. 이에 우리는 B2B 비즈니스가 시장 내에서 고객을 확보하는 어떤 어려움이 존재하는지 우선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하이테크 기업이 시장 내에서 쉽게 실패할 수 있는 캐즘 이론을 적용하여 가우디오랩이 실패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까지의 의사결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는, 가우디오랩이 고객사와의 계약에서 서로가 만족하면서도 자사가 원하는 계약구조를 관철할 수 있었던 전략을 분석하고자 한다.
Exhibit 1. 캐즘 이론
출처: Geoffrey Moore
B2B 기업의 고충: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B2B기업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Business as client인 사업을 영위한다. 영업 대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기인하여 B2B사업과 B2C는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존재한다.
Exhibit 2. B2B사업과 B2C사업의 차이점
출처: The marketing directors, IDG
위와 같은 이유로 B2B 비즈니스 내 제품을 알리고, 고객을 확보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정교해야 한다. 실제 B2B 기업들은 아래와 같은 요인들을 고려하여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정교한 타깃팅의 필요성
B2B사업의 특징 중 하나는 타깃 시장이 작다는 것이다. 즉, 다수의 대중보다는 특정한 분야의 한정적인 고객을 깊게 타깃팅한다는 것이다. 여러 시장에 대해서 각기 다른 전략 수립과 실행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시장을 먼저 타깃해야 하고, 어떤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복잡성
구매자가 여러 명이라는 것은 구매 결정에 다수의 의사결정권자가 개입한다는 의미이다. 실제 평균적으로 B2B구매에는 6.8명이 참여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다수의 의사결정권자 각각의 특정 니즈를 파악하고 충족시켜줘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또한, B2B 구매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조직을 위한 것이기에 구매 의사결정이 고도로 계획적이고 논리적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경우 구매 결정 프로세스가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네트워킹의 중요성
B2B기업은 B2C기업처럼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인식을 시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네트워킹을 통한 관계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 고객사는 검증되지 않는 기업들의 물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B2B기업들은 대부분 주변인들의 reference, media expose를 통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B2B기업은 위와 같은 어려움을 인지하고, 다른 기업들은 어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여러 기업 중 성공적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여 B2B고객을 확보한 가우디오랩의 케이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음향전문 솔루션 기업, 가우디오랩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오디오 솔루션 기업
가우디오랩은 혁신적인 오디오 기술을 통하여 소리 경험을 향상시킨다는 브랜드 미션 하에, 높은 오디오 경험을 구현하는 하이테크 B2B기업이다. 국내 최다 수준의 7명 음향공학 인재들이 결집했다는 점과 음향 관련 특허만 70건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가우디오랩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준다.
가우디오랩의 오디오 SDK1솔루션은 뮤직 스트리밍, 비디오 스트리밍, AR/VR의 몰입형 오디오, 총 3개의 분야에 제공하고 있다. 가우디오랩의 음량정규화기술, Smart EQ 기술 등을 포함한 오디오 기술솔루션들을 네이버 TV 등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되고 있다. 한편, 가우디오랩은 메타버스 및 VR/AR 영역에 자사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최종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현재 돌비가 독점하고 있는 오디오 시장을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선두주자로 나아가고자 한다. 가우디오랩 CSO 전상배는 가우디오랩을 ‘메타버스를 위한 종합 오디오 회사’라고 소개할만큼 메타버스로의 궁극적 사업 방향성을 확실히 하고 있다.
기술 라이선스 모델을 통한 수익창출
현재 가우디오랩은 오디오 소프트웨어 제품의 기술 라이선싱을 주요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일반 콘텐츠 제작사들에게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나눠주는 대신 기기사업자, 플랫폼 사업자, 영화 제작사를 포함한 대형 사업자들을 대상으로는 유료계약을 하는 식이다. 일반 콘텐츠 제작자들이 가우디오랩만의 음향 포맷으로 컨텐츠를 제작하면, 대형 사업자들은 해당 포맷을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하여 가우디오랩 위주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김용철 음향 엔지니어에 따르면, 실제 이러한 밸류체인을 돌비가 영화산업에 이용하였기에 현재 돌비가 영화산업 오디오의 표준화가 되었다고 말한다.
성장세의 투자유치와 매출액
가우디오랩은 2015년 약 11억원에 달하는 Seed 투자를 받았다. 이어서 2016년 약 50억 원의 Series A, 2021년에는 네이버 D2SF를 포함한 6개의 투자사들로부터 약 113억원의 Series B 투자유치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가우디오랩은 성공적인 투자와 기대와 달리 2017년 미국 시장 진출을 실패하였고, 2018년의 매출액 2,000만원 등 고군분투하던 시기를 겪었다. 그 이후 성공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B2B 고객 확대 전략을 통해 2020년 기준 22억 4천 만원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2021년 8월 기준, 현재 하루에 1000만명 이상의 유저들이 가우디오랩의 음향기술을 경험하고 있다.
Exhibit 3. 가우디오랩의 투자 추이
Exhibit 4. 가우디오랩의 매출액 추이
가우디오랩의 기업가정신: 끊임없는 도전
가우디오랩의 오현오 대표는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보유하였다고 장담할 수 있다. 불확실성을 가지고 미국 시장을 먼저 진출했을 때부터, 실패 후 새로운 기회를 사업으로 전환한 것까지 모두 기업가 정신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더 큰 시장 미국으로의 진출과 실패
실제 오현오 대표는 3D사운드 솔루션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에 한국이 아닌 더 큰 시장인 미국을 노렸다. 단순히 국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아니라 유명한 콘텐츠 제작사들이 모여 있는 미국을 타깃했고, 돌비 위주의 독점시장을 가우디오랩 중심 생태계로 전환하고자 했다. 하지만, VR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기에 높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여 성공적인 피벗팅
이에 가우디오랩은 좌절하거나 미련을 가지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여 음량정규화 기술로 과감하게 피벗하였다. 그 결과, 시장의 PMF를 찾은 가우디오랩은 여러 고객사들을 확보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또한 오현오 대표는 기회를 잡은 뒤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이는 실제 네이버의 SI제안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싱 계약을 고집한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당시 현금이 부족했던 가우디오랩에게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SI가 매력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싱을 통한 더 많은 고객사 확보를 통해 스케일업을 다짐하였다. 또한, 음량정규화 기술을 고객사들에게 제공함과 동시에 꾸준히 VR이라는 미래 비전을 향해 3D 사운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모습에서도 가우디오랩의 진취성이 돋보인다.
이제부터는 가우디오랩의 주요 비즈니스 전략과 의사결정 분석을 통해 가우디오랩이 어떻게 캐즘을 극복하고 B2B 고객을 성공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First-Mover전략의 도전과 실패
가우디오랩은 독보적인 3D 음향 기술을 내세워 VR 사운드를 독점하고자 미국으로 진출했던 선두주자이다. 선두주자 전략(first-mover advantage strategy)은 브랜드 인지도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진입장벽을 만들어 경쟁사 진입을 견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특히, 오디오 시장에서는 특허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이기에 선두주자가 기술 특허를 등록하고 표준화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2017년에 가우디오랩은 새로운 하드웨어 ‘VR기기’의 출현을 오디오 시장의 새로운 기회로 보았고, 자사 중심의 VR 사운드 생태계를 만들고자 선두주자 전략을 실행하였다.
Chasm(캐즘)2의 발생
당시 가우디오랩은 VR 시장의 초기 기술 수용자인 디바이스 제조사,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선두주자였기 때문일까, 초기 기술 수용자가 초기 다수로 전환되지 못하는 캐즘이 발생하였다. 큰 기대와 달리 VR시장 내 소비자들의 파생 수요가 크지 않았고, 실제 오큘러스의 VR 디바이스 판매량은 10만대에 그쳤다. 그 뿐만 아니라 VR시장 내에서 소비자들이 즐길 만할 콘텐츠가 부족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결국 가우디오랩은 뛰어난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캐즘의 발생으로 타깃 고객사(초기 수용자)들이 주류가 되지 못하였다.
초기 확보한 고객군이 사업을 철수하면서, 가우디오랩은 투자금과 보유현금이 고갈되어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였다. 다행이도 때마침 국내에서 네이버 TV가 오디오 관련 문제로 가우디오에게 협업을 진행했다.
초기 다수 시장으로 피벗팅
오 대표는 과연 네이버 TV가 가지고 있는 오디오 문제가 심각한지, 솔루션 개발이 유의미한지 내부적으로 판단이 필요했다. 그 뿐만 아니라, VR이 아닌 어느 시장으로 피벗을 해야할 지 결정해야 했다. 해당 의사결정을 위해 시장분석을 진행한 후 고객사의 니즈를 파악해보기로 했다.
새로운 타깃 시장의 모색
여러 오디오 시장 중 최고의 PMF를 찾기 위해 1) 시장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2) 해당 시장에서 자사가 잘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해당 기준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분되는 오디오 기술 시장을 분석해보았다.
Exhibit 5. 오디오 기술 시장의 GE Matrix
Exhibit 6. 집중투자 시장의 세부설명 및 전략 방향성
출처: 트렌드포스, 맥킨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GII Global Informtion, etc.
실제 해당 요소들을 기반으로 오디오 시장을 평가한 결과, 시장 매력도가 가장 크면서 자사 경쟁력도 큰 것이 메타버스 및 VR시장으로 나온다. 하지만, 해당 시장은 소비자들의 수요 및 콘텐츠 부족으로 수익창출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장기적인 방향성으로 설정하면서 지속적인 연구 투자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제외하고는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이 1)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점 2)향후 VR시장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3)자사의 기존 VR사운드 기술(자동 음향 조절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집중투자를 해야 하는 것으로 도출되었다. 그러므로, 가우디오랩의 입장에서는 마침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인 네이버TV의 협업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추가적으로 음악 스트리밍 시장 역시, 매력적이고 자사의 높은 기술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가능하기에 단기 ~ 중장기 방향성으로 설정하였다.
새로운 타깃 시장 내의 고객사 니즈
Exhibit 7. 플랫폼 내 라우드니스 문제
출처: 가우디오랩
네이버 TV는 라우드니스 문제 해결을 요청했고, 실제 앞서 선정한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서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를 찾아본 결과, 라우드니스 문제가 모든 플랫폼에게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임을 알아차렸다. 라우드니스란 여러 콘텐츠를 재생하는 데 있어 음량의 편차가 큰 문제를 일컫는다. 지상파 TV방송에서는 CALM Act3의 실행으로 영상의 전환이 일어날 때마다 음량의 편차가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OTT플랫폼과 같은 개방형 온라인 방송에서는 어떠한 제작 음향 규격도 강제하고 있지 않아 컨텐츠 소비자들은 다음 영상으로 넘어갈 때마다 볼륨 값을 일일이 조정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김용철 음향 엔지니어에 따르면 실제 여러 개방형 플랫폼은 여러 제작사로부터 컨텐츠를 공급받아 송출하다보니, 컨텐츠마다 음질의 편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이는 비디오뿐만 아니라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게 골칫거리였다. 이들은 각기 다른 컨텐츠를 고객에게 판매하면서 모든 콘텐츠의 음질의 효과를 측정하기에 어려웠을뿐더러, 음향과 관련한 고객 불만 감소 등의 피드백만을 고객만족의 기초 데이터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라우드니스 문제는 플랫폼에게 치명적이었다. 사용자들이 다른 콘텐츠를 보려고 할 때마다 소리가 갑자기 커지거나 작아지는 등 불편함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특히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음량이 갑자기 커지면 청력 손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음량적인 부분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비디오 및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게는 꼭 해결해야하는 문제였다.
경쟁사 대비 가우디오랩의 차별화 역량
글로벌 경쟁사의 존재
초기 다수 시장에서 고객층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비제품을 구매할 때, 완비제품을 판매하는 시장 내 모든 경쟁자들을 살펴본다. 가우디오랩은 오디오 시장내의 유일무이한 경쟁 대상으로 미국의 음향기업인 돌비를 지목했다. 돌비는 30년이 넘도록 세계 음향기술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돌비의 음향기술을 표준으로 쓸 만큼 음향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가우디오랩이 지목한 경쟁 대상인 돌비를 포함하여 음향기술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Exhibit 8. 음향기술 기업
* 소닉티어의 경우 2021년 회생 절차에 들어갔지만 가우디오랩이 경쟁사를 정의하는 시기에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포함
새로운 시장 내 가우디오랩의 역량
글로벌 음향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돌비 외에도 작고 큰 음향기술 기업들이 전세계에 존재했다. 기술 시장은 사실상 표준 경쟁이기 때문에, 음향시장 역시 국내외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가우디오랩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음향기술 기업과 차별화를 해야만 했다. 가우디오랩이 국내 비디오 및 음악 스트리밍 시장으로 피벗할 때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역량을 다음 포지셔닝맵에 분류해보았다.
Exhibit 9. 가우디오랩 경쟁사 포지셔닝맵
가우디오랩이 비디오 및 음악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차지하는 영역은 1) OTT 및 스트리밍 콘텐츠에서의 기술 적용성 (기술의 가벼움), 2) 국내 고객사와의 협상에 있어서 높은 유연성의 두 가지이다. 돌비의 경우 영화 산업에 들어가는 기술을 개발하다 보니 몸집이 무거웠으며, 동시에 해외 기업이다 보니 국내 기업이 쉽게 서비스 운영 지원을 맡기기 어려웠다. 엑스페리의 경우 해외 기업이지만 한국 지사가 있어 국내 기업과의 사업 제휴도 종종 맺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자동차 및 전자기기 산업에 주력하다 보니 애매한 위치에 놓여있었다. 소닉티어는 국내 기업이기 때문에 협상의 유연성은 높으나 돌비와 마찬가지로 극장 실감형 사운드 등 영화 산업에 주력하기 때문에 기술이 무거웠다. 마지막으로 오디오 퓨처스는, 3D 공간 음향 기술을 만드는 기업으로 기술 특성 자체는 가우디오랩과 유사했으나 해외 기업이기 때문에 국내 고객사와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가우디오랩은 스트리밍 시장에도 적용가능한 가벼운 기술, 국내 고객사와의 협상에 있어서 유연성이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빈 시장을 선점했다.
고객사들이 찾을 수밖에 없는 완벽한 솔루션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의 해결사, 음량정규화 기술
가우디오랩은 음량정규화 기술을 가지고 라우드니스 문제 고민 해결사로 등장했다. 가우디오랩의 음량정규화 기술은 하나의 플랫폼 내 영상들 간 음량을 균일하게 만들어주었고, ‘서버-클라이언트 아키텍처’를 별도로 구축하여 오리지널 컨텐츠의 왜곡을 방지했다. 또한, 목표 음향 수준에 대하여 맞춤설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타사 라우드니스 솔루션보다 우위를 점했다. 가우디오랩의 음량정규화 기술을 도입한 플랫폼 내에서는 고객 리뷰에 음량문제의 언급이 사라진 것으로 보아 라우드니스 소비자들의 만족과 다른 컨텐츠 플랫폼사들의 수요까지 이끌어내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완벽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 가우딘
가우딘의 오디오 업계 경력을 다 더하면 100년이 넘습니다. 또한, 업계 인재가 희소하여 쉽게 대체제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도 있습니다.
- 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
가우디오랩 기업 답변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가우디오랩은 자사의 핵심자원을 ‘가우딘’(가우디오랩 직원)으로 꼽는다. 음향업계가 인재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가우디오랩의 인재독점은 가우디오랩의 신뢰도를 높여 B2B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있어 경쟁 우위로 기능했다. B2C 대비 B2B 비즈니스에서 브랜드 명성과 평판의 중요성이 훨씬 강조되는 만큼, 오현오 대표는 R&D에 약 90%의 비용을 투자하며 내부 인재들이 오디오 관련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가우디오랩이 그들의 인재들에게 대해 느끼는 자부심과 음향공학박사들이 최다 모인 기업이라는 사실은 가우디오랩의 품질에 대한 보증수표, 그 자체가 되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니즈에 맞춘 체계적 설득
네이버가 가우디오랩과 SI 계약을 맺음으로써, 내부 실무진들의 저항은 심했다. 당시 네이버 실무진들은 서비스의 품질보다는 컨텐츠의 다양화를 우선시 되어야하는 과제로 여겼고, 이들은 음량정규화 기술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가우디오랩은 자사 솔루션의 필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가우디오랩은 네이버 전용 미러서버를 제작하고, 서버 온보딩을 위한 공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또한, 업무 프로세스 별 업무 담당자를 세분화하여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뿐만 아니라, 확보한 소비자 피드백 및 음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솔루션 도입 전후의 효용을 수치화하여 네이버 내부 실무진들을 설득하는 데에 성공시켰다. 즉, 여러 방면에서의 노력을 통해 당사자들과의 이해관계 충돌을 체계적으로 해결했고, 이는 장기적 B2B 비즈니스 관계로 이어졌다.
최종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가우디오랩은 차별화된 역량을 고객사에게 어필하기 위해 고객사에게 직접 접근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최종 소비자인 고객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는 요소브랜딩 전략으로,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 최종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즉, 가우디오랩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최종 고객에게 자사의 기술력을 홍보함으로써 고객사들이 가우디오랩의 기술을 쓰게끔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가우디오랩은 유튜브 콘텐츠를 활발히 생산했다. 최근 유행하는 주제별 음악 플레이리스트 뿐만 아니라 딩고와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제작해 자사의 기술을 입혀 ASMR콘텐츠, 밴드 사운드 콘텐츠를 유튜브에 업로드함으로써 최종 소비자가 자사의 음향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 단계: 원하는 계약 구조로 설득
차별화된 역량을 기반으로 최종 소비자의 니즈를 해결할 PMF를 정의한 가우디오랩은, 실제 고객사와의 계약 과정에서 고객사와 자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계약을 성사시켜야 했다. 첫 고객사인 네이버TV는 하청을 받아서 시스템의 기획, 개발, 유지보수, 운영 등을 전부 대신 수행해주는 SI 계약을 원했지만, 가우디오랩은 라이선스 계약만을 고수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가우디오랩의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고자 단독 SI 계약을 제안했으나 가우디오랩은 이를 거절하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게 한 대가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라이선스 모델을 고집한 것이다. SI 모델, 라이선스 모델을 각각 채택했을 시의 옵션은 다음과 같다.
옵션 1: SI 계약 채택
가우디오랩은 기술개발 비용, 또는 서비스 최적화 작업에 필요한 용역비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네이버와의 단독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실제 한 B2B스타트업 대표에 따르면, SI를 진행할 시 안정적인 수익을 장기간동안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네이버TV의 하청 기업으로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서만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즉 네이버TV에게 제공하는 기술 외의 기존 가우디오랩의 비전이었던 3D/VR 사운드 등 음향 전문 플랫폼 기업으로의 사업 개발 및 확장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옵션 2: 라이선스 계약 채택
네이버TV는 음향 전문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을 서비스에 최적화시키는 작업이 자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외부 소프트웨어인 가우디오랩의 음향 기술의 필요성과 안전성 등을 네이버TV의 이해당사자들에게 각각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신, 가우디오랩의 경우에는 해당 솔루션을 네이버TV 외에도 다른 고객사들에게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달리 말해, 네이버TV가 제안한 SI 계약을 채택할 시에 가우디오랩은 네이버의 하청업체, 갑을 관계에서 ‘을’의 위치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었다. 당시 미국에서의 사업 실패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던 가우디오랩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이에 따른 인건비와 솔루션 단가를 벌어들이는 SI 계약이 안정을 추구하기에 적합했다. 더군다나 네이버 역시 SI 계약이 아니라면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단언했기 때문에,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가우디오랩 입장에서는 네이버와의 계약을 성사시켜야 했다. 그러나 가우디오랩은 끝까지 라이선스 계약을 고집하며 이를 관철시켰다. 이는 기존 가우디오랩의 미래 비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대표의 기업가 정신과 결단력이 돋보이는 선택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집요함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설득
가우디오랩이 끝내 SI 계약 대신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가우디오랩의 음향기술이 반드시 필요했던 네이버에게 별 다른 대안이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자사만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가치가 높은 기술이기 때문에 대표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세운 것이다. 또한,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SI 계약보다 훨씬 많은 설득을 필요로 했다. SI 형태의 경우 문제가 생길 시 SI 회사에 책임을 전가하면 되지만, 라이선스 계약의 경우 네이버의 입장에서는 외부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은 온전히 실무자의 몫이었다. 가우디오랩은 결재 단계 별로 담당자를 정하고, 가우디오랩 솔루션 도입 전후를 함수로 측정하여 자사 기술의 필요성을 어필하며 내부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했다.
새로운 B2B 고객사 확보
인접 시장으로의 확장
네이버TV와의 협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가우디오랩은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자 했다. 이때, 또 한 번 VR시장으로 점프하여 자사의 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할 수도 있었고, 혹은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과 인접한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고객을 타깃하여 입지를 다지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국내로 피벗한지 채 당시 1년도 되지 않은 가우디오랩은 후자를 선택하여 음악 스트리밍 시장과 하드웨어(디바이스) 시장으로 사업으로의 확장을 선택했다.
새롭게 확장한 인접 시장에서 고객사의 니즈에 대응한 가우디오랩의 기술 솔루션은 다음의 표와 같다.
Exhibit 10. 새로운 고객사별 솔루션
*Immersive Audio: 바이노럴 렌더링 기법을 통해 가상세계에 있어도 현실인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기술
*AI Audio (GSEP): 여러 음원이 섞여있는 오디오 신호로부터 개별 음원을 추출하는 기술
*GTS Solution (Gaudio Text Sync): 오디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가사와 음원을 자동으로 동기화
*Smart EQ: 주파수 조정을 통해 음악에 따라 사용자가 원하는 소리를 만드는 기술
*Spatial Audio: 기존과 다르게 신호를 분석하여 3차원 공간에 재구성(Blind Upmixer)하는 기술
수많은 B2B기업과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갑작스럽게 수많은 고객사들을 확보하면서, 가우디오랩 내 자원의 재분배가 필수적이게 되었다. 단순히 인력을 충원하는 문제가 아닌, 그들과 더욱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매우 필요했다. 이에 가우디오랩이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한 명씩 만나지 않고도 자신들의 기술을 증명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에 실제 가우디오랩의 기술이 담긴 데모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였고, 이를 통해 고객사들은 직접 솔루션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데모 앱을 통해 의사결정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 가우디오랩은 더욱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가우디오랩은 처음에는 비록 실패를 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담보로 초기 다수(주류)가 존재하고 성장세가 높은 비디오 및 음악 시장으로 성공적인 피벗팅을 하였다. 해당 시장에서 독점기업 돌비와 차별화된 역량을 통해 선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 첫 고객사인 네이버 TV와도 성공적으로 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에 좋은 레퍼런스가 생긴 가우디오랩은 더 많은 고객사들의 콜드콜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가우디오랩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VR로의 길을 꾸준히 걷고 있다. 가우디오랩은 초기 주류 시장에 안착하고 제품과 고객군을 성공적으로 확장해나간, 즉 ‘캐즘’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케이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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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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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1. SDK란 Software Development Kit의 약자로,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모음으로 칭한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술자가 응용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스와 도구 패키지이다.
2. 기술수용주기 중 초기 수용자와 초기 다수자간 존재하는 큰 틈을 의미한다.
3. Commercial Advertisement Loudness Mitigation 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