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은 제1회 아산 기업가정신 리뷰(AER) 대학생 컴피티션 서포터즈가 작성한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케이스 스터디란 뭐고 어떻게 써야 할까?
1~2주차에 이런 저런 자료를 찾아보고 3주차가 되자 본격적으로 사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대체 사례, 즉 케이스 스터디는 뭐고 어떻게 쓰는 것이란 말인가?
케이스스터디를 검색하면 다양한 연관검색어가 뜬다. 뜬금없지만 ‘케이스스터디’라는 브랜드도 있는 것 같고, 간호학에서도 사용하는 것 같다.
가장 와 닿은 정의를 따오자면 경영학에서 케이스 스터디란 실생활에서 ‘특정 상품 또는 서비스’의 가치를 증명하는 ‘서사가 있는’ 글이다.
케이스 스터디의 유형은 크게 다음 7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Explanatory(설명하는), Exploratory(탐험하는), Descriptive(묘사하는), Mulitple case study/collective(다중 사례 연구), Single case study(단일 사례 연구), Instrinsic(본질적인), Instrumental(도구적 사례 연구)
케이스 스터디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1) 스토리텔러 되기 2) 사실과 수치를 사용하기 3) 실생활 예시를 활용하기 4) 마케터 되기 같은 방법들이 있다. 💡손품의 시작 위와 같이 ‘강남언니’의 가상 페르소나, ‘나이뻐’양이 되었다고 상상하고 사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강남언니 앱을 열고 이것 저것 눌러보고 검색해 보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강남언니가 ‘미용의료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까지 이어지도록 작성했는데, 문제가 있었다. 단순히 앱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강남언니’는 O2O 플랫폼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다. 진짜 ‘강남언니’를 완전히 경험하기 위해서는 직접 성형외과를 예약하고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직접 A-Z까지 강남언니를 체험해 보기 위해 각자 마음에 드는 성형외과를 찾아 방문 상담을 예약하고, 상담까지 받아보기로 했다. 손품을 파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강남언니 앱을 열고 고민이라고 생각하는 부위를 선택하고 관심 있는 시술 방법을 선택하면 주르륵 하고 다양한 성형외과 목록이 떴다. 실제 고객이 작성한 리뷰를 꼼꼼히 읽고, 내가 낼 수 있는 가격 범위에 해당하는 병원을 찾았다. 강남언니가 선정한 ‘고객평가우수병원’ 표시도 확인했다. 고객평가우수병원이란 강남언니가 제시하는 아래 5가지 기준 중 3개를 선택하는 약 100여개 병원에 부여되는 배지로 3개월 주기로 갱신된다. 이틀에 걸쳐 마음에 드는 병원을 찾은 후 ‘전화상담’ 버튼을 눌렀다. 상담신청 양식에는 연락처를 입력해야 하지만 ‘안심번호’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상담신청 양식을 남겨도 전화를 받아보니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었다. 나는 처음에 금요일을 얘기했지만 그날은 상담이 꽉 차있다고 했고, 어떤 날은 오전만 되고, 어떤 날은 오후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상담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이상적인 상담 시간을 정했다. 하지만 상담 가능한 시간이 표로 나와 있어 그저 선택하기만 하면 상담이 끝난다면 더 편리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발품까지 팔아보자 이틀에 걸쳐 마음에 드는 병원을 찾아 상담 시간에 맞춰 병원을 방문했다. 한 켠엔 강남언니의 ‘붓기팩’이 놓여져 있었고 그 옆에는 바비톡이나 강남언니, 공식카페에 ‘상담후기’를 작성하면 모바일 상품권을 준다는 안내판이 있었다. 알고보니 이 병원은 강남언니의 경쟁앱인 ‘굿닥’, ‘바비톡’에도 모두 광고를 하고 있는 병원이었다. ‘상담후기’를 올리면 ‘상품권’을 준다니, 그저 소비자가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후기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대가’를 받고 후기를 쓰게 하는 것이구나. 상담실에 들어가서 기다리니 ‘상담 실장’이라는 분께서 어떻게 수술하고 싶은지, 어떤 시술 방법이 좋을지 상담해 주셨다. 상담 실장과의 상담은 약 6분 정도로, 원하는 스타일과 시술 방법을 이야기하고 나자 의사가 들어왔다. 의사는 골격 모형을 손에 들고 수술 과정을 설명해 주었고, ‘실리콘’이 가장 안전한 재료라고 하면서 권해 주었다. 의사와 약 10분 정도의 상담이 끝나자 상담 실장이 상담실로 안내해 주었다. 상담실에 들어가자 상담 실장이 수면 마취부터 수술 전과정에 걸쳐 시간과 절차, 비용을 설명해 주셨다. 1년 안에 염증 반응이 있거나 모양에 문제가 있으면 비용 없이 A/S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가격 얘기가 시작되자 귀를 쫑긋 세웠다. 내가 강남언니에서 본 가격은 108.9만원었는데, 과연 그럴까? 의사와 상담실장이 내 얼굴을 직접 보고 내린 진단의 경우 300만원에서부터 시작한단다. 그런데 강남언니 이벤트에 참여해서 할인을 받으면 275만원에 해 준다고 했다.
그러면 그 이벤트에 있던 가격은.. – 기본, 콧대 코끝만 하시는 거예요. 사실 콧대 코끝만 하는 분들은 거의 없으신게 오시면 절골도 하셔야 되는 분들 매부리 짧은 코 등등 다 추가 되시니까 추가 비용 발생하실 수 있어요 수술한 후에 앱에 후기를 올리면 할인이 되나요? – 방금 말씀드린 게 이벤트 금액이에요. 사진을 올리는 조건으로 그 금액에 해주시는 건가요? – 거기 올리는 거는 직접 올리시는 건 아니시고, 저희한테 사진을 보내주시면 저희가 올려드리는 조건이 들어가는 비용이세요. 2022.07.29 상담 내용 상담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자 왠지모를 허탈함이 몰려왔다. 강남언니는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는 성형정보플랫폼으로, 후기를 강요하지도 않고, 신청한 이벤트 외 다른 시술에 대한 강요가 없는 병원에 고객우수병원 배지를 주는 등 ‘강남언니’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병원 정보와 실제 상담 정보가 일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앱 아니던가? 직접 상담을 받아보니, 수술 부위의 모양은 (당연하게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따라서 강남언니에 표시된 수술 가격은 ‘최소 가격’이다), 수술 후에는 리뷰를 올리는 게 조건이고 그게 바로 ‘이벤트’ 가격이다. 결국 강남언니 앱에 있는 후기 대부분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가격 할인’을 대가로 올린 것이었다. 병원은 후기 올리는 것을 권장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모바일 상품권’ 증정 이벤트까지 진행하는 등 후기 확보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었다. 💡팀원과 첫 번째 만남 각자 병원에서 상담을 마치고 근처에서 만나 버거를 먹으러 갔다. 버거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눠보니 팀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추가 시술 이야기를 꺼내며, ‘이 시술을 받으면 더 예뻐질 수 있다’를 암시하는 얘기를 넌지시 했다는 것이다. 버거를 먹고 집에 돌아가면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선택한 병원은 강남언니가 7월의 ‘고객평가우수병원’으로 선정한 병원이었지만‘가격 정보 일치’, ‘(추가시술) 구매강요 없음’, ‘후기강요 없음’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그런데 강남언니 앱을 더 사용하다보니 이런 사실은 강남언니 앱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홍승일 대표는 가격 정보의 정확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객이 가장 궁금해 하는 ‘가격 정보’를 정확히 제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병원에게도 광고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달랐다. 앱에 표시된 가격은 ‘최소 가격’이며, 사람마다 부위의 모양과 특성이 다를 수밖에 없는 성형수술 특성 상 ‘추가 비용’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사실은 묵인한 채, ‘정확한’ 가격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최소 가격’임을 표시하고, 가격에는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표시하는 게 더 진정성 있는 행보가 아닐까? 내가 10만 원이라고 알고 갔으면 딱 10만 원에 결제하고 올 수 있는 병원인지 이런 게 중요하죠. 저희는 이런 걸 다 항목화해 평판을 수집합니다. 가격도 병원을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낮출 수 있거든요. 자재 값은 거의 똑같은데 병원 운영을 잘하면서 낮은 가격을 만들어낸 병원들은 이걸 자랑하고 싶을 겁니다. 한 달에 집행 비용이 20만~30만 원짜리 배너 광고에 가격 정보를 못 넣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거죠. 고객들은 가격이 제일 궁금할 텐데 그걸 알지 못한다는 게 우려되는 거죠. 출처: 한경긱스, 2022.06.23. 힐링페이퍼 홍승일 대표 인터뷰, “성형외과 ‘지방 흡입술’ 가격 알려주면 왜 안 됩니까?” [긱스] 이렇게 발품을 팔며 직접 느낀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고객여정지도’를 통해 케이스 스터디에 녹여내기로 했다. 하지만 AER에서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경영학 프레임 워크’에 우리가 느낀 내용을 끼워 맞추기란 어려웠다. 애초에 AER에서 원하는 케이스 스터디 방향과 우리가 가는 방향이 다르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 와서 방향을 바꿀 수도 없고 마땅한 다른 방법도 없었다. 하지만 실제 고객이 되어 기업의 문제점을 찾고, 일본의 타기업과 비교해 보며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데서 재미를 느꼈고, 분명히 아무 의미 없는 활동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무사히 사례와 티칭노트 작성을 완료하고 제출한 후 서류 심사 발표를 기다렸다. 사실 정말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서류 심사 발표날 정말 많이 놀랐다. 우리가… 최종 6팀 안에 들다니!발표 준비 과정과 발표 후 느낀 점은 다음 편에 이어서 작성하도록 하겠다.
우리는 같은 날짜에 각각 다른 병원에 상담을 잡고, 상담이 끝난 후 처음 만나기로 약속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원이 있는 층에 내리니 가장 먼저 강남언니의 경쟁 앱인 ‘굿닥’의 표지판이 보였다.
‘이 병원은 ‘굿닥’에도 광고를 하는 구나’, 병원 안을 들어섰다.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였고, 벽면 TV에서는 간판 의사가 수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
상담 접수를 하고 나서 10분 정도 기다렸는데 기다리는 동안 병원을 둘러 봤다.
(실제로 일본 앱 ‘트리뷰(トリビュー, Tribeau)’는 ‘최소 가격’을 표시하고 있었으며 이렇게 비교한 내용을 표로 정리해 사례에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