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기업 : 마이리얼트립
저자 : 아산의세포들 팀 / 김영훈, 이세규, 이희재 (포항공과대학교)
지도교수 : 정덕종
1. 자유여행의 해답을 위한 마이리얼트립 런칭
대학생 창업가 이동건, 마이리얼트립을 런칭하다
2011년, 연세대학교
창업을 결심하고 이미 한 차례 실패의 고배를 마신 대학생 이동건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용기를 내어 강연자에게 다가갔다.
“현재 두 번째 창업을 도전 중인 대학생, 이동건입니다. 대표님께 꼭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대학생 이동건은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와 메쉬업엔젤스의 이택경 대표를 만나게 된다. 몇 차례의 만남 끝에 이동건은 권도균 대표로부터 여행 분야의 스타트업을 추천받게 된다. 권도균 대표의 의견은
이러했다.
“우리나라 평균 소득이 증가하고 있으니 여행 산업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여행 회사들은 자유여행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동건은 자연스레 자신의 독일 교환학생 경험을 떠올렸다. 다른 무엇보다 만났던 사람들이 떠올랐던 그에게 머릿속에 한 가지 아이디어가 스친다.
‘아! 여행에 필요한 사람들을 매칭해주는 사업을 하면 잘되지 않을까?’
이동건은 ‘사람들’이라는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동건은 여행산업의 구조를 다시금 그려보았다.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패키지 상품만을 제공했는데, 복잡한 유통구조 탓에 여행자가 여러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또 정해진 코스만을 돌아야 하는 패키지 상품은 결국 여행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여행자들은 자연스레 자유여행으로 눈을 돌리지만, 현지의 정보를 쉽게 얻지 못한다는 정보 비대칭성에 가로막혀 좌절하고 있는 터였다. 이동건 대표는 이 지점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자유여행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가이드를 직접 매칭해준다면 대형 여행사들이 차지하고 있었던 여행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는
재빨리 가이드 매칭 아이디어를 가지고 프라이머 사무실을 찾아간다. 그렇게 마이리얼트립이 탄생하게
된다.
타겟 고객에 대해 돌아보다
야심차게 홈페이지를 런칭한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 대표. 홈페이지를 런칭한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기대와 다르게 지인을 제외하고는 예약 건수가 없다. 초조해하는 이동건 대표 앞에 드디어 첫 벨소리가 울린다.
“제가 연수를 가려고 하는데, 통역과 코디를 구할 수 있을까요?”
이 말을 들은 이동건 대표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분명 20대 고객이 마이리얼트립 서비스의 주요 고객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몇 건의 추가 예약도 모두 4050세대의 예약이었다. 이동건 대표는 이 신호를 놓칠 수 없었다. 20대의 예약이 들어오기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당장 마이리얼트립 홈페이지의 문구까지 수정하며 40대 이상의 고객을 잡고자 노력하기 시작한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여행상품에 집중하다
40대 자유여행자를 타겟으로 세워 맞춤 전략을 선보였지만, 마이리얼트립은 우려대로 계속해서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보내온다. 이동건 대표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다시금 고민하기 시작한다.
‘우리 상품이 매력이 없나? 내가 고객이라면 마이리얼트립 상품을 이용할까?’
이에 대한 이동건 대표의 답 또한 ‘아니오’였다. 스스로조차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마이리얼트립은 당시 여행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한 도시에 한두 가지의 여행상품만 판매하였다. 자유여행에 가이드를 매칭해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하더라도, 자신이 갈 도시에 한두 가지의 여행상품만을 판매하는 마이리얼트립에 사람들이 믿고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결국 이동건 대표는 큰 결정을 내린다.
“파리에 집중하자”
이동건 대표의 결단 이후, 마이리얼트립은 파리 내 가이드들을 만나러 다니며 파리 여행상품 개발에 총력을 다하기 시작한다. 마이리얼트립의 선택과 집중이 통했을까, 예약 건수가 점차 늘기 시작하고 이용자 수도 급증하게 된다. 점차 더 많은 도시에 다양한 코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Exhibit 1. 파리에 집중한 마이리얼트립
초기 이용자 수 증가엔 특색있는 여행상품들도 한몫했다. 마이리얼트립은 기존의 국내, 현지 여행사에 속해있지 않은 현지 한국인 유학생, 이민자 등이 여행 가이드를 하도록 장려하였다. 이는 소비자들이 기존의 패키지 여행으로는 체험할 수 없었던 진짜 현지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다른 여행사에 비해 훨씬 단순한 유통구조를 가진 덕분에 현지 여행 가이드도 노력한 만큼 더 수익을 얻었고, 가이드들이 더욱 더 다양하고 특색있는 상품을 제공하며 여행객의 만족도도 올라가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2. 기업가 정신을 통한 혁신적 사업 확장
‘어려운 확장’을 쉽게 해내다.
이동건 대표는 제법 안정적으로 기업의 몸집을 불리면서도 회사의 확장에 관한 불안과 고민을 느꼈다. 고객들은 더이상 현재의 마이리얼트립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확장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커질수록 마이리얼트립이 취해야 할 확장의 방식에 대해 이동건 대표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기존 고객이 고정되어 있으면서 고객에게 판매하는 품목을 늘리는 확장 같은 경우는 매우 쉬운 확장이다. 정말 어려운 확장은 고객의 종류가 바뀌는 경우인데, MZ세대를 중심 고객으로 확보하던 기업이 50대를 타겟팅하는 경우를 예시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확장이 어려운 이유는 새로운 고객에게 상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해당 신규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깊어야 가능하고, 신규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일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서이다. 혹자는 ‘쉬운 확장’을 택했을 수 있지만, 마이리얼트립은 더욱 큰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려운 확장’을 택했다. 그러나 이동건 대표는 단순히 ‘어려운 확장’을 어렵게 해낼 생각이 없었다.
“신규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면, 이미 그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 일하면 되지 않을까?”
그는 ‘어려운 확장’을 쉽게 해낼 방법에 대해 위와 같이 해답을 내렸다. 마이리얼트립은 고객의 종류가 바뀌는 확장을 해내기 위한 방법으로 확장을 대상으로 하는 고객들에 대해 이미 이해도가 높은 기업팀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고객을 포용하기 위해 키즈 여행 플랫폼 ‘동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아이와트립’을 인수하였다. 또 드라마 촬영 장소, 스타가 방문한 카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 등 K콘텐츠에 등장한 한국 관광지 정보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을 포용하기 위해 K콘텐츠 관련 여행지 정보 제공과 예약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립’을 인수했다. 자신들이 미처 잡지 못했던 고객군을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끌어들였고, 이러한 인수와 전략 투자를 코로나19 기간동안 6개나 했다.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여행의 슈퍼앱을 꿈꾸다
여행자들은 항공, 투어, 숙박, 여행자 보험, 렌터카, 대중교통 등 여행을 가기 위해 필요한 사항이 매우 많다. 당시까지 각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은 많았지만 고객들은 여행 한 번을 가기 위해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여러 개의 예약을 진행해야만 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객들이 여행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플랫폼에 갈증을 느낀다고 판단했고, 즉시 확장을 진행했다.
여행에 관한 대부분을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마이리얼트립은 또 한 번 인수합병이라는 방식을 선택했다. 여행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각기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자사 플랫폼에 점차 도입하였다. 이동건 대표는 “한 호텔을 예약해뒀지만 그 예약이 이뤄진 플랫폼이 아고다였는지 부킹닷컴이었는지도 기억 못하는 고객 사례를 통해 마이리얼트립에서는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알 수 있다.”라고 말하며 쇼핑하면 쿠팡, 배달하면 배달의 민족이 생각나듯이 여행하면 마이리얼트립이 생각나도록 자사의 플랫폼이 슈퍼앱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다
이동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이 IT기반 테크 플랫폼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고 여겼다. 꾸준히 키워온 기술 역량을 통해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영역 확장을 하고, 또 영역 확장을 하며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강화해 나갔다. 항공권 구매 데이터를 강한 지표로 삼아 ‘여행자가 어떤 여행을 찾는가?’를 알아내어 기초적으로 상품을 추천한 뒤, 연쇄적으로 쌓이는 구매 데이터와 후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다른 사용자에게 추천을 하거나 상품의 도입을 구상하였다. 기술에 대한 큰 투자는 서비스 강화와 데이터 수집의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도록 하였다.
마이리얼트립은 검색 개발에서도 큰 투자를 진행하였다. 자신들이 만든 서비스가 고객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 중에서도 검색 개발이 특히나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영역 확장을 통해 뮤지컬 티켓이나 토트넘 경기를 상품화한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검색을 통해 고객에게 잘 노출이 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이리얼트립은 손흥민 키워드로만 검색해도 토트넘, 런던 호텔, 런던 항공권이 나오도록 검색 개발을 증진하였고, 영역 확장이 고객에게 더욱 다가가도록 기술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 환경감지: 코로나19가 불러온 마이리얼트립의 위기
코로나19가 다가오기 전, 밝은 미래만을 꿈꾸다
2019년,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가이드 투어와 뮤지컬, 스포츠 경기 등 모든 여행상품을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상품의 개수는 2만 3천여 개로 국내 1위였고 누적 여행자 수는 7,675,030명, 투어&티켓 상품 수는 34,750개, 누적 리뷰 수는 872,190개에 달했다. 이동건 대표는 사업 확장을 위해 쿠팡 플랫폼 총괄 담당 정재훈 CTO를 영입했고 개발 인력 및 제품 관련 인력도 보강하였다. 교차판매에 리소스를 투자하고 고객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채널인 항공권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며 마이리얼트립의 미래를 그렸다. 세상을 뒤흔들 만큼의 큰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마이리얼트립은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다.
코로나19가 덮쳐오고, 여행산업이 얼어붙다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전염병의 유행은 여행산업에게 너무나 가혹하고 뼈아팠다. 국경 간 이동이 제한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사람들은 해외는 커녕 집 밖으로 조차 나가지 못했다. 2020년 당시 국제 관광객의 수가 72%나 급감하여 세계 여행산업 역사상 최악의 해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5억 명이던 국제 관광객이 11억 명이 감소한 4억 600만으로 떨어지며 여행자 수가 3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2019년 3조 5천억 달러에 육박하던 관광 직접 국내 총생산(TDGDP)은 1조 7천억 달러로 떨어졌다. 국내의 여행업계 종사 기업에게도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전해졌다. 국내 여행업계 1위와 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2020년 3분기 실적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4.5%, 95.8% 감소하였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두 기업과 노랑풍선까지 포함하여 부르는 여행사 빅3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하여 인원 감축을 하였으며, 21년 6월 당시 모두투어는 고용 인력의 약 15% 정도만이 주 3일 근무를 하였고 전체 85% 이상의 인력이 무급휴직이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국내와 해외 할 것 없이 전세계적으로 여행산업은 얼어붙었다.
Exhibit 2. 코로나19가 세계 여행산업에 끼친 영향
해외여행에 집중해오던 마이리얼트립 또한 관광업계의 세계적 위기를 직격으로 맞았고, 이는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경영환경의 큰 변화였다. 2020년 4월에는 1월에 비해 마이리얼트립의 월 매출액은 99.6% 하락했다. 고객의 예약 변경과 취소 및 환불 전화는 끊이질 않았고, 고객 응대와 파트너사와의 소통 문제로 직원들은 항상 야근에 시달렸다. 고객이 미리 결제했던 선수금을 환불 처리하게 되면서 현금 유출 또한 너무 빨라져버렸다. 그 어느 때보다 회사는 바빴지만, 가장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Exhibit 3. 코로나19 시기 마이리얼트립의 월 매출액 추이
위기를 감지하고 비상경영 회의체를 구성하다
이동건 대표는 심각한 위기를 정확히 감지하고자 비상경영 회의체를 구성하였다. 마이리얼트립에서 서비스하는 투어, 항공, 숙박 등 다양한 파트의 팀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상경영 회의체는 현재 마이리얼트립이 빠진 위기를 제대로 인지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행했다.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해 회사의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전달하고 신뢰를 주며, 위기를 숨기는 것이 아닌 회사의 모두가 함께 인지하고 헤쳐나갈 수 있도록 소통하였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하고자 하였다. 이동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시행된 재택근무가 기업들에게 생각보다 꽤나 괜찮게 다가왔고, 코로나19의 확산이 끝난 이후에도 재택근무 툴이 발전하며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비가역적인 변화는 사람들에게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고, 더 나아가 제주도, 강릉, 심지어 해외의 도쿄와 런던까지도 자신이 원활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즉 재택근무의 시행이 마이리얼트립에게 큰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 여겼다. 또한 코로나19가 차츰 사그라든 이후에는 여행을 가지 못했던 사람들의 보복적 소비가 올 것이고 지금은 이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도 판단했다. 어려운 위기를 힘겹게 버티면서도 포착한 기회를 겨냥하여 내실을 다지다 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도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4. 기회구현: 국내여행으로의 피봇팅
목표를 명확히 하고 국내여행에 도전하다
코로나19 상황 이후 이동건 대표의 목표는 현 상황에 대한 투명한 공유와 외부 투자 유치였다. 이동건 대표는 거리두기 상황에서 화상회의로 팀원들에게 전했다.
“이런 현금 흐름은 몇 개월밖에 못 간다. 우리는 이제 국내여행밖에 없다.”
마이리얼트립은 런칭 후 국내여행을 제대로 한 번도 안 했었고, 고객에 대한 이해도 적었다. 또한 상품도 많이 준비해 놓지 않았고, 국내여행 강자가 있어 구성원들의 반응은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동건 대표는 통보에서 끝나지 않고 지난 9년간의 경험을 공유하고 프랑스 집중 케이스를 바탕으로 구성원을 설득했다. 결국 마이리얼트립은 국내여행으로 피봇팅하여 근시일에 입사한 파리, 런던 담당자도 국내 사업을 담당하게 되었다.
마이리얼트립이 전국 여행 시장을 선정한 것도 아니었다. 이동건 대표는 국내 중 제주도만을 선정했고 선정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코로나19 전 한국인의 해외여행을 나간 관광객 수가 2,800만이었는데, 그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인 1,300만 명 정도가 제주도를 방문하였다. 이처럼 제주도 여행 시장은 해외여행 시장과 비교해서도 큰 시장이었고, 제주도 여행에서 소비하는 돈이 약 6조 원에 달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마이리얼트립은 교차판매(항공권 데이터 바탕으로 현지 투어&액티비티, 숙박 추천)에 강점을 가져 항공권 예약이 필요한 제주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구성원은 제주도가 너무 좁게 보였지만 이동건 대표는 단시간 내에 구성원 머릿속에 제주도를 넣으려고 했다.
이동건 대표는 타겟 고객을 아이들과 함께하는 3040 어머님으로 좁게 설정했다. 평균 구매 예약 건수, 평균 구매 단가가 타 그룹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고객 이해를 위해 400분, 500분과 전화, Zoom을 통해 고객 인터뷰를 진행했고, 잔잔하던 예약 그래프가 여름에 적지만 반등했다.
해외여행에 맞춰 디자인, 설계되어 있는 앱을 국내여행 의사결정 후 한 달 만에 전환한 것은 기술적 역량 덕분이다. 이러한 기술적 역량은 이동건 대표가 코로나19 확산 직전, 전체 구성원의 60%를 제품 직군으로 구성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타트업 투자 빙하기 시기에 투자자를 설득하다
국내여행 전환 후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고객 및 시장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 및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동건 대표는 두 번째 목표인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자들을 설득하였고 7월에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432억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지표가 없었지만, 이동건 대표는 코로나 이후 여행 산업을 선도해 나갈 플레이어인가 집중하여 이야기하였다. 그간 어떻게 사업을 영위해오고 팀의 역량이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관해서 이해가 깊은 기존 주주들이 라운드를 리드하였다. 또한, 코로나 이전 여행 산업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코로나 이후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동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 낙관적인 미래를 예측했다. 그는 여행 패러다임의 10년 주기설을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IMF 이후 패키지 상품 위주 여행사 급성장,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외국계 OTA 급성장, 앞으로 10년은 마이리얼트립의 시대입니다.”
마이리얼트립은 투자 이후에도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이 있어 상승 곡선이 아닌 업 앤 다운이 심했으나,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Exhibit 4. 코로나19 시기,1 점점 회복되어 가는 마이리얼트립의 예약 건수
결국 2020년 4월 예약 하루 40건이 2021년 6월 일일 예약 건수 9,000건을 넘었다. 6월 한 달 예약 건수는 210,000건에 달했는데, 이는 해외여행이 제일 잘 된 2020년 1월보다 높게 나오는 성과였다. 항공권 발권 수를 포함한 제주도 여행 지표는 예측대로 가고 있었고, 제주도의 가이드 및 액티비티가 한정적이어서 마이리얼트립은 중개뿐만 아니라 직접 상품을 기획했다.
“통상적인 가이드라는 개념 및 안내자가 필요하다기보단, 독특한 체험이 필요한 것입니다.”
제주 여행에 가이드는 어울리지 않지만, 이동건 대표는 독특한 체험을 위해 인적자원 및 시스템을 총동원해서 현지 가이드를 발굴하고 현지에서만 가능한 체험을 발굴한 것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해녀의 부엌, 제주 방언 우쿨렐레가 있었고, 이동건 대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제주도에 다수의 인원을 배치하여 환경적인 활동을 구성했다. 특히 MZ 세대는 의미 있는 소비를 하고자 하고 그러한 브랜드를 소비하는 특징을 보여 MZ 세대를 타겟팅하였다.
“해변가에 있는 쓰레기와 부유물을 모아 공예품을 만드는 환경적인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이처럼 환경적 지속가능성에서 그치지 않고, 이동건 대표는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기획했다. 제주도 서비스를 운영하며 제주도 상품은 미리 예약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고 위치 기반 푸시 알림 서비스를 신규 제공하였다. 글로벌 OTA의 평균 교차 판매율은 30%이고 2020년 마이리얼트립의 교차 판매율은 28%였다. 이동건 대표의 리소스 투자와 국내여행으로의 전환을 통해 제주 지역의 교차 판매율은 38%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 및 경제적 지속가능성 추구가 사회적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인력 감축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공격적인 채용을 이어가다
이동건 대표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코로나19 상황에 채용을 활성화했고 2021년 신규 입사자 수는 120명에 달했다. 이동건 대표가 기술 포지션을 많이 채용하고자 한 이유는 단지 버티기만 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사용자 맞춤형 상품과 여행 전 과정의 서비스 제공하려면 기술 포지션 필요하였고, 일이 재밌고 도전을 좋아하는 팀원을 채용하고자 했다.
마이리얼트립의 핵심 가치는 고객 중심, 프로페셔널, 최고 수준 요구, 빠른 실행력, 임팩트에 대한 집중이었다. 이동건 대표는 다섯 가지 핵심 가치에 몰입하는 인재를 채용하는 과정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이동건 대표는 사무실에서 접수된 이력서를 검토하지 않고, 외부 핵심 인재를 탐색하기 위해 찾아 나섰다.
코로나19 시기 기술 인력의 채용은 재구성 및 변형, 즉 제품 및 서비스 혁신으로서의 경제적 지속가능성 추구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자유여행의 인기가 많았지만, 이동건 대표는 확산이 어느정도 안정화된 이후에는 자유여행의 선호도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자유여행의 비중이 커지게 된다면, 항공권 예약 및 액티비티 예약 건수가 증가하고 이러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역량이 필요했던 것이다.
5. 재구성 및 변형: 서비스 혁신 및 코로나19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
랜선투어, 코로나19 시기의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다
이동건 대표는 국내여행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해외여행의 그리움을 해결해 주는 랜선투어를 착안했다. 가이드들이 코로나19 상황에 일이 없어 좌절했지만 일을 지속하고 소비자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굉장히 만족해하였다. 추억에 젖어 여행의 향수를 달래는 소비자들이 존재했고 이동건 대표는 랜선투어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랜선투어를 보며 여행에 앞서 정보 습득이 가능해서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도 랜선투어는 보편화될 것입니다.”
당시 랜선투어의 매출 비중이 큰 편은 아니었지만 큰 성장폭을 보였다. 랜선투어 출시 초기에는 영상 품질과 편집 측면에서 기존의 마이리얼트립의 역량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동건 대표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수용하여 마이리얼트립의 동적역량을 변형하였다. 랜선투어 과정에서 수준 높은 가이드의 수요를 파악하였고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며 B2B 시장으로의 확장이라는 전략도 수립하였다. 이처럼 이동건 대표의 동적역량을 통해 홍콩 1회차 랜선투어에서 3,000명에 달하는 고객을 모집하였고,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업계에서 선구적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그리고 현재
“코로나19 이후 자유여행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동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났다기보다는 원래 부상하고 있던 트렌드가 엄청나게 가속화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동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봤고 예산보다는 취향에 맞는 풍부한 여행을 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동건 대표가 그리는 여행의 미래이자 마이리얼트립의 미래는 여행 슈퍼앱이다. 여행자는 취향에 맞는 여행을 원하고 A부터 Z까지 앱 하나로 준비하는 그러한 서비스인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제주도 여행객 대상으로 A부터 Z까지 제공하고자 했던 기회구현으로부터 이어진다.
또한, 이동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보복적 소비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출국자가 97년도 IMF 수준보다도 더 이하로 떨어졌고, 반등폭은 분명 10배 이상일 것이라는 점이 그 근거이다. 또한 항공권 값은 예측이 어렵지만 소비자들은 여행의 퀄리티를 중요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한 도시에 오랫동안 머무는 여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코로나19 이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고 제품 및 기술 측면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이동건 대표는 힘쓰고 있다.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이동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만의 고객 분석 방법론을 구축하였다. 방법론은 소비자의 상품 후기 및 행동 변화 대시보드를 통해 소비자의 불만 요인을 분석하고 고객 인터뷰를 주기적으로 진행하며 각 팀원이 고객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동건 대표는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를 인식하여 정보 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 체계 인증을 온라인 여행사 최초로 획득하였다.
2023년 현재.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 시기 지속가능한 전략을 통해 여행업계의 강자가 되었다. 2022년 500억 규모의 시리즈 E 투자를 유치하였고 직원 수도 거의 300명에 달한다.
Exhibit 5. ChatGPT를 도입한 마이리얼트립의 AI 플래너
이동건 대표는 코로나19 시기 이후에도 꾸준히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2023년 2월, 국내여행 업계 최초로 ChatGPT를 서비스에 도입하였다. 생성형 AI라는 혁신적인 기술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바로 기회구현한 것이다. 또한 이동건 대표는 핵심 인재 채용을 통해 동적역량을 재구성 및 변형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마이리얼트립의 CXO 조나단 정이다. 보통 CEO, CTO, CSO 등의 C레벨은 대중적이지만, 이동건 대표는 동적역량을 위해 고객의 경험 및 브랜드를 담당하는 CXO를 영입한 것이다.
내일은 마이리얼트립의 타운홀 미팅 날이다. 이동건 대표는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회사의 비전을 전달하는 타운홀 미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코로나19 시기 동적역량을 통해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추구했는지 다시 한번 곱씹으며 이동건 대표는 잠을 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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