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마이리얼트립, 지속가능성을 위한 여정 -마이리얼트립

분석기업 : 마이리얼트립
저자 : 마이슈퍼트립 팀 / 박지영, 한현욱, 이수민, 김예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지도교수 : 전종근

마이리얼트립, 지속가능성을 위한 여정-마이슈퍼트립

  1. 마이리얼트립: 창립에서부터 코로나 이전까지

 “싼 게 비지떡이죠. 정말 울화가 치밉니다.” 싼 값에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김관광씨의 입에서 볼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관광씨가 여행을 알아볼 무렵 기존 여행사들은 패키지 여행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했기 때문에 그에게 주어진 옵션은 그것뿐이었다. 패키지 상품은 지역 대리점에서 국내 여행사, 국내 여행사에서 현지 여행사로 연결되어 각 단계별로 중간 마진이 발생하는 구조인데, 유통 구조가 복잡한만큼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따라서 여행사들은 마진을 극대화하기 위해 패키지 상품에 불필요한 옵션들을 추가해서 팔기 시작했다. 따라서 김관광 씨를 포함한 여행자들은 원치 않은 쇼핑센터를 들리거나 낮은 퀄리티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했고, 차츰 패키지 여행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여행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던 이동건 대표는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중에서도 가이드 투어에 대해 터져나오는 불만들이 컸다. 따라서 이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여행 플랫폼을 만들고자 결심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생각해낸 해결책은 소비자 불만의 근본적인 원인인 유통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통 구조의 단순화’였다. 그는 P2P/B2B 사업 방식을 토대로 여행자와 가이드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유통 과정 중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유통 비용들을 줄이고 여행 상품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그렇게 2012년 7월, 국내의 해외 여행자와 현지 가이드를 연결하는 양면 시장 플랫폼인 ‘마이리얼트립’이 여행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

<Exhibit. 1> 마이리얼트립의 상품 벨류 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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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hashmm.com/post/casestudy2/index.html, 집필진 제작)

 유통구조의 문제를 해결한 마이리얼트립은 이제 높은 퀄리티의 가이드 투어 상품을 통해 여행자들에게 제대로 된 ‘현지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마이리얼트립은 ‘현지 가이드’와 ‘여행자’라는 두 가지 고객 관리에 힘썼다. 우선 첫 번째 고객군인 현지 가이드를 선발할 때, 다양한 서면 평가와 면접을 진행했다. 가이드의 경험, 전문성, 언어 능력 등을 전면적으로 평가하여 마이리얼트립의 기준에 맞는 가이드를 선정한 것이다. 또한, 마이리얼트립은 충성 고객 또는 상품을 이용한 고객들과 주 1회 이상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 이를 통해 획득한 정보들은 사업의 방향성을 참고하는 데 활용되었다. 특히 여행객의 이용 후기는 잠재 고객에게도 유효한 정보인 만큼, 마이리얼트립은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하고자 힘썼다.

 이러한 전략들로 하여금 마이리얼트립은 여행 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정보의 비대칭’ 현상을 풀어내며, 다면시장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제공 상품의 품질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왔다. 

  1. 기술로 완성되는 마이리얼트립의 문화

 최 사원은 프랑스 관광 상품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하다가 문득 회사 입사 초기 받았던 SQL 교육을 떠올렸다. 2주 안에 SQL 기본 문법과 서비스 DB 구조를 모두 익혀야하는 교육 일정은 소화하기 빠듯했다. 매일매일 학습량에 대한 진도 체크를 하고, 2주차에는 매일 아침에 과제를 내고 매일 자정까지 제출해야했다. 최 사원은 수많은 데이터가 띄워져 있는 동료들의 컴퓨터를 훑어보았다. 마이리얼트립 내에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최 사원은 전 구성원이 동등하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고 이를 분석해낼 수 있는 성장가능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생활이 만족스럽다. 물론 최 사원이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발생한다. 그럴 때면 최 사원은 그로스팀의 이 사원을 찾아간다.  

 업무 중, 이 사원에게 동료 한 명이 데이터 분석 자료를 가져다줬다. ‘3040 세대 중 아이와 함께하는, 특히나 어머님들의 평균 구매 예약 건수나 평균 구매 단가가 타 그룹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다’. 개발 중이던 여행상품 분석에 유의미한 자료였다. 이 때, 이 사원의 ‘슬랙’ 알림이 울렸다. 한 시간 뒤 회의실로 오라는 알림이었다. 이 사원은 회의가 잡혔음을 확인하고, 슬랙의 정보 공유 서비스를 사용해 본인의 팀이 발견해낸 고객 분석 데이터를 알렸다. 

 재택 근무 중인 박 사원도 슬랙으로 회의 공지를 받고 곧 있을 회의를 준비 중이다. 학창시절 결석을 자주하던 박 사원은 오히려 회사에 들어온 뒤 개근 중이다. 대표님이 직원들의 전문성을 믿고 재택 시 출퇴근 여부를 체크하지 않는 것이 박 사원에게 큰 책임감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마이리얼트립 80%의 직원들은 박 사원처럼 재택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박 사원은 다음 주에 어느 도시의 공유 오피스에서 재택 근무를 할 지 고민 중이다. 

  1.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부딪히다

  2020년 1월까지, 마이리얼트립은 승승장구했다. 월 거래액이 역대 최고치인 520억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동건 대표는 “이 기세대로라면 2020년 거래액이 1조원을 넘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코로나 19라는 변수가 여행 업계의 판도를 바꿔놨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해외로 가는 하늘 길이 막히자 2020년 2월부터 예약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고, 2020년 4월에는 하루 예약 건수가 40건에 불과했으며 월 매출은 10억원대로 급락했다. 코로나19 최대 타격 업계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로, 여행 산업에는 산업 간 연쇄 효과가 발생했다. 우선, 많은 국가가 국경을 폐쇄하여 여행에 대한 제한을 시행했다. 국내 여행은 물론이고 해외 여행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입국 제한과 더불어 강화된 검역 절차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기도 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숙박업체들도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객실 예약 취소가 급증하면서 숙박업계의 매출이 감소했고, 코로나 19로 인한 여행 제한으로 현지의 일자리 감소와 소득 감소가 발생했다. 일부 항공사는 경영의 난관에 봉착하여 운항 루트를 축소하기도 했다. 한 순간에 매출의 99%가 사라진 초유의 상황에, 마이리얼트립이 속한 여행 업계는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여행 업계는 코로나 19라는 거대한 벽에 전무후무한 위기를 맞았다. 시간이 지나고 백신 개발과 더불어 펜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 차츰 등장하면서 여행 산업이 금방 회복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리기도 했다. 

 위기 극복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에서,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 대표는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을 취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종식 후 자유 여행과 장기 체류 시장이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적으로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 시점에서 여행자들에게 여행 관련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슈퍼 앱’이 되기 위해 공격적인 기술 투자를 강조했다. 또한, 직원들에게 자신이 그리는 마이리얼트립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펜데믹 위기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1. 국내 시장에 집중하다

 코로나 이전, 2,900만명에 달했던 해외여행자 수는 2020년에는 약 427만명으로 앞선 20년간 유래없는 폭으로 수직 낙하했다. 당장의 현금과 자원이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에서, 마이리얼트립은 생존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Exhibi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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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집필진 제작)

  이 대표는 ‘위기엔 단순하고 분명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과거 가이드 투어 상품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타겟 시장의 범위를 넓게 잡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마이리얼트립 창업 초기, 이동건 대표는 모든 대륙에서 가이드 투어를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기에, 대륙 혹은 국가별로 인기있는 관광지 별로 가이드를 모집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예상과 달리 예약률이 저조했다. 그러자 마이리얼트립은 파리라는 도시 한 곳을 방문하는 여행객의 마음부터 사고자 했다. 프랑스 파리에만 가이드를 40명 모집하고 상품 개발에 몰두하며, 집중 타겟 시장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이동건 대표와 마이리얼트립 팀은 모든 고객을 한 번에 만족시키기는 어렵지만, 한 시장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음 목표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하늘길이 막히고 국내여행 수요가 증가하자, 이 대표는 해당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시장 중에서도 제주도 시장을 공략하고자 했다. 2020년부터 제주도를 방문하는 내국인이 전체 제주도 관광객의 90%이상을 차지했고, 2021년에 내국인이 제주도에서 소비한 조수입은 6조 원에 이르는 등 그 잠재력이 컸기 때문이다.

 제주도 여행은 항공권이 필수라는 점과 ‘제주도 한 달 살기’ 열풍처럼 특색 있는 투어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에서 해외여행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즉, 제주도는 마이리얼트립의 해외여행 상품인 항공권, 숙소/액티비티/투어를 제공하는 전략이 바로 적용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이었다.

  1. 이동건 대표가 보여준 리더십

그러나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의 타겟이 국내시장이라는 사실을 달가워하지 않는 직원들도 있었다. 국내시장은 해외시장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뿐 아니라, 그동안 해외여행이 주력 사업이었던 마이리얼트립은 국내 여행이라는 시장에 제대로 진출한 적이 전무했기에 고객에 대한 이해와 여행 상품의 수가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팀 내에서는무엇보다 코로나라는 치명적인 위기 상황에서 갑자기 새로운 시장으로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의견이 연달아 나왔다. 

 하지만 이동건 대표는 제주도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의견에 직원들이 동의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직접 나서 그들이 변화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공유하는 등 노력을 이어갔다. 몇몇 직원들은 부산, 여수, 강원도 등 국내여행 상품으로 모든 지역을 공략해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이동건 대표는 다른 지역은 나중에도 기회가 있고, 현 상황에서는 사업 목표를  ‘제주도’ 하나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직원들을 설득하고자 했다. 

 이동건 대표는 직원들의 불안을 함께 해결하고자, 어제는 A사원, 오늘은 B 사원과 1:1 미팅을 진행했다. 불안감을 다독여주고 자신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대표와의 미팅을 하고 나면 불안함이 완화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생기기를, 이 대표는 기대하며 자신의 판단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이동건 대표의 노력에, 직원들은 제주도라는 단일시장을 향한 피보팅 전략에 찬성하게 되었다.

 이후 마이리얼트립은 투어, 티켓, 항공, 숙박 등 각 사업을 책임지는 팀장들을 주축으로 회사의 주요 인원을 모두 모아서 비상경영회의체를 구성했다. 매출의 1%만 차지하던 제주도로의 피보팅 전략에 시동을 걸기 위해, 사업조직은 국내 여행 상품을 소싱하고, 프로덕트 및 개발 조직은 이를 웹과 앱상에서 서비스 사용이 쉽도록 최적화했다. 또한 전사 조직에 OKR을 도입하여 전체 조직이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성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이리얼트립이 코로나 이전부터 보여주었던 위기 극복 능력은, 외부 투자로 이어졌다. 투자 유치의 정석은 뒷단계로 갈수록 회사의 숫자나 지표 위주로 투자를 받는 것이지만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로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지표가 아예 사라진 상황이었다.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왜 마이리얼트립이 코로나 이후에 여행을 선도해나갈 플레이어인가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풀어야 했다. 그간 마이리얼트립이 어려운 일을 해결해내는 모습을 인상깊게 본 기존 주주들이 선뜻 투자에 참여했고, 그 흐름에 힘입어 신규투자를 검토하던 벤처캐피탈사까지 합류해 총 43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 제주도로 진출한 마이리얼트립

 마이리얼트립이 해외 투어 상품 성공 비결이 차별화된 경험이었다면, 제주도로의 피버팅 성공을 위해서도 차별화가 중요한 과제라고 이동건 대표는 생각했다. 이를 위해 해외 투어 상품을 관리하던 상당 수의 사업 조직 인원이 제주도 투어 상품 발굴에 투입됐다. 상품 개발을 위해 마이리얼트립은 제주도에 지사를 세우고 직접 발로 뛰며 여행지 발굴, 가이드 섭외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로  위기 발생 3달만인 2020년 5월, 1000여개의 제주도 특색이 담긴 상품을 입점시켰다. 이제 고객 반응을 수집 및 분석하고 사업 조직과 프로덕트, 개발 조직에 피드백을 제공하며 매주 각 조직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역할은 그로스 팀이 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야심차게 준비한 제주도 투어 상품의 판매가 부진한 성과를 냈다. 심층 고객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첫 번째 원인은 마이리얼트립의 이미지였다. 마이리얼트립은 사람들에게 국내 여행 플랫폼보다는 해외여행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다. 또한 홈페이지 메인 화면도 여전히 런던, 도쿄 등 해외 여행지가 장식하고 있었다. 제주도 상품 구매를 위해서는 고객이 직접 검색해야만 했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졌다. 이에 마이리얼트립은 2020년 4월 중순부터 3만여 개에 달하는 해외여행 상품을 빼고, 제주 여행 상품 1000여 개로 앱을 구성하는 등 메인 화면을 제주 여행 중심으로 개편했다. 이로써 해외여행 뿐만 아니라, 제주도 국내여행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타겟으로 삼게 되었다. 

 판매 부진의 두 번째 이유는 해외여행 상품보다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투어 상품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가 높아, 정말 특별한 상품만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맞추어 마이리얼트립은 독특하면서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상품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작은 독립서점에서 일주일 살기 체험이 가능한 제주살이 상품부터, 그 외에도 모든 캠핑 장비가 갖추어져 있는 캠핑체험, 반려견과 함께 제주도 오름을 체험할 수 있는 트래킹,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배우는 요가 등 이색적인 투어 및 액티비티 상품의 가짓수를 늘려갔다.

 그 결과 5만 건도 채 되지 않던 국내여행 월 예약 건수는, 2021년 6월 기준 예약 건수는 역대 최대치인 21만 건을 기록했고, 국내 상품 월 거래액 또한 역대 최대치인 200억을 달성했다. 피보팅 과정 중, 조직 내에서 국내여행의 매출에 대한 기여도가 해외여행에 비해 낮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이동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 팀에게 제주도 여행에 집중하는 것이 단순히 코로나 19라는 눈앞의 위기를 버티기 위함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것을 설득하는 데에도 힘썼다.

<Exhibit. 3> 마이리얼트립의 국내 상품 월 거래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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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마이리얼트립, 집필진 제작)

  1. 슈퍼앱(Super App)으로 나아가다.

이동건 대표는 엔데믹 이후의 여행 산업에서 새로운 트렌드보다, 기존에 부상하고 있던 트렌드가 엄청나게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았다. 코로나가 끝나면 여행객들은 어렵게 해외에 나가는만큼, 예산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풍부한 여행을 추구할 것이고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자유여행이라는 트렌드가 더욱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행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 하고자 할 때 이를 위해 A부터 Z까지 일일이 준비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었다. 숙박은 어디가 저렴한지, 항공권은 어디가 저렴한지, 그리고 투어는 어느 상품이 좋고, 그 신뢰성은 높은지 등등 맞춤 여행을 위해 하루 13시간을 족히 쓰는 여행객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동건 대표는 내 취향에 맞는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어플 하나로만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는 ‘여행 슈퍼앱’을 비전으로 삼았다. 

  관광객 A씨는 올 여름 넓은 바다를 만끽하기 위해 세부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일정이 잡히자 A씨는 당장 항공권부터 찾기 시작했다. 장장 5시간을 들여 적당한 시간대와 서비스의 항공권을 예약한 A씨는 이어서 움직이기 편한 위치와 저렴한 가격, 훌륭한 조식을 제공하는 호텔을 예약했다. 후기가 좋고 가격대가 적당한 투어나 액티비티를 예약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성공적으로 세부에 도착한 A씨는 현지에서 정해둔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 눈에 띈 건물을 돌아보는 가이드 투어상품을 마이리얼트립 어플에서 저렴하게 예약해 즐겼다.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집에 돌아온 A씨는 여행 기록 어플을 통해 그간 찍은 사진들과 경비를 기록했다. 

 이처럼 여행의 소비자 여정은 항공, 숙박 예약 등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 전’, 실제로 경험하는 ‘여행 중’, 그리고 여행이 끝난 후 이를 추억하는 ‘여행 후’의 3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기존에 마이리얼트립은 여행 전과 여행 중에 해당하는 현지 가이드, 액티비티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마이리얼트립이 슈퍼앱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공략한 첫 단계는 바로 ‘여행 전’에 해당하는 항공과 숙박이다. A씨와 같이 고객이 여행을 할 때 많은 고민을 하고 시간을 들이는 부분이 바로 ‘여행 전’이기 때문이다. 마이리얼트립은 고객의 여행 여정 중 ‘여행 중’에 해당하는 가이드투어 사업에서, 소비자 가치사슬의 가장 앞 단계인 ‘여행 전’에 해당하는 항공과 숙박으로까지 수직적 확장을 이루었다. 이에 더해 여행객들이 여행 전 필요성을 느끼는 티켓/패스 상품, 유심, 렌터카, 여행자 보험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마이리얼트립은 단순히 ‘여행 전’ 단계만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골프, 키즈, 롱스테이, 한인민박 등 여행 트렌드를 반영하여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는데 적극적이다. 트래블테크 기업으로서 기술을 어떻게 응용할지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팀 문화 속에서 챗GPT가 연동된 AI 여행플래너 서비스를 런칭하기도 했다. AI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 여행 일정을 계획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맛집, 명소, 날씨, 팁, 여행지 추천 등 여행 관련 다양한 주제에 대한 대화가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사용자가 AI 여행플래너로 계획한 일정은 마이리얼트립 상품페이지로 연동되어 고객의 상품 탐색 및 구매가 쉬워진다. 

 마이리얼트립이 슈퍼앱이라는 비전을 달성해야 한다고 이동건 대표가 확신하게 된 이유는 바로 ‘교차판매율’이었다. 2021년 8~9월 기준 마이리얼트립의 교차판매율은 38%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보다도 높은 수치이며, 타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들의 비율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마이리얼트립은 슈퍼앱으로의 도약을 고려할 때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한 가지 상품만 구매하지 않고 연이어 다른 상품까지 구매한 사람의 비율이 높다는 것에 주목했다. 따라서 이동건 대표는 제주도를 타겟으로 하며 확보한 위기관리 등의 역량과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달성한 교차판매율이 국내여행에 이어 해외여행까지 적용해볼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Exhibi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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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마이리얼트립, 집필진 제작)

23년 2월 하나투어 전 대표인 육경건 이사의 마이리얼트립 합류는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배경은 이동건 대표는 부모님과의 대화에서 비롯됐다. 기존 마이리얼트립 전체 이용자의 70%는 2030세대였지만 장기적으로 중장년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던 이 대표는, 부모님과 대화로 중장년층이 마이리얼트립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듣게 된다. 바로, 세대별 가치의 차이였다. 여행 서비스에 대해 빠르고 간편한 서비스를 지향하는 2030세대와는 달리 중장년층은, 자신이 바라는 여행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상담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동건 대표는 사내독립기업(CIC)을 통해 전국의 여행사 및 대리점들과 제휴를 맺어 여행 컨설팅에서부터 맞춤형 플랜까지 제공하는 ‘여행 전문가 연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기업 여행 서비스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출장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마이리얼트립은 여행 업계에서 지속 가능하면서도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지, 마이리얼트립 팀은 오늘도 열띤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참고 문헌

“제주 내국인 관광객 수,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추월”, 민소영, 2020.08.03,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508794.

“여행 산업에 찾아온 위기와 기회, 그리고 마이리얼트립의 비전”, 유튜브 비디오, 14:58, 2021.09.23, 

“위기 극복하고 초고속 성장 시동 거는 마이리얼트립 ‘단순하고 분명한 목표를 빠르게 공유한 것이 비결’”, 추가영, 2021.06.30,

https://camp.lemonbase.com/ceo-interview/myrealtrip#530c1491-3dbb-4672-9ba8-0a5874bb698f.

“잘나가던 해외여행, 코로나로 뚝…’매출 1%’ 제주 여행이 돌파구”, 장우정, 2022.01.09, https://economy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1/09/2022010900011.html.

“월 매출액 99.6%가 코로나로 사라질 때 혼돈이었다”, 정명원, 2023.03.07, https://premium.sbs.co.kr/article/nYrOSkrNK9.

“여행업계 휴업 속 마이리얼트립 피버팅 전략”, 강신형, 2021.01.13, https://www.jobplanet.co.kr/contents/news-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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