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엔씽이 그리는 新 농사직설 :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분석기업 : 엔씽
저자 : 농부이즈백 팀 / 최건호, 강지승, 김승언, 김현지
지도교수 : 김유진

Overview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이 있다.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며 국가의 안정적인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뜻이다. 이를 증명하듯이 1차 산업의 비중이 적은 선진국들도 앞다투어 농업에 대한 개혁을 펼치고 있다. 엔씽과 같은 스마트팜 기업들은 이러한 농업개혁 트렌드에 발맞추어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술이 등장한다 하여도 기존의 이해관계자들 및 사회적 협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큰 바탕에서의 개혁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엔씽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의미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해야 한다. 본 사례에서는 시장분석과 자사분석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에 대한 지속가능한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Chapter #1. 농업 시장 분석

지속가능한 발전의 필연성

농업은 자본집약적, 인력집약적 산업이다. 막대한 자본과 인력으로 가용 가능한 농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최대한 많은 농작물을 생산해 내는 것이 기본적인 골자이다. 투입되는 자본과 인력이 막대한 만큼 걸맞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여러 통제 불가능한 요소 때문에 농사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자연적 요소, 정부 정책, 시장의 트렌드 등 예측과 대비가 어려운 상황이 자주 나타난다. 따라서 기존의 농업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단기적인 전략이 강제되었다. 지력을 최대한 소모하고, 물과 에너지의 큰 소비, 농약의 사용, 저숙련 저비용 노동자들의 고용 등,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보았을 때 부정적인 특징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방법은 인구가 적고 수요와 공급이 쉽게 충족되는 과거에는 성공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인구의 증가, 자원의 고갈, 사회적 인식 변화 등으로 과거와 같은 단기적, 소모적 농업의 문제점이 제시됨에 따라 산업 전체의 영위를 위해 지속가능성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스마트팜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농업 4.0으로의 발전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 즉 생명공학,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농업의 문제였던 지속가능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해결함과 동시에 시장성을 갖추려고 한다. (Exhibit 1)

Exhibit 1. 국내 농업 패러다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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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촌진흥청 자료 재구성

농업 가치사슬로 본 스마트팜의 지향점

스마트팜이란 ICT, IoT 등을 활용하여 토양과 기후와 같은 환경을 통제하며 취득한 데이터를 통해 농업 프로세스를 4R에 맞춰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팜은 농업 4.0의 구현으로 농업 가치사슬의 전반적인 개혁을 통해 이루고자 한다. 농업의 가치사슬은 크게 생산-유통-소비 단계를 거친다. 농가들이 농사를 지어 작물을 생산하면 중간 유통 업자들이 개입하여 최종 소매 업체에 넘기는 방식으로, 여러 생산자와 사업자, 그리고 소비자를 거친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체계성과 불투명성, 중간 유통단계의 복잡성은 농업 가치사슬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특히 전세계를 휩쓰는 폭염과 폭우와 같은 기상현상으로 인해 각 나라들이 농산물의 수출을 제한하는 등 농업의 글로벌 가치사슬상의 협력에 앞으로 더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잠재적인 위협요소이다.

Exhibit 2. 농업 가치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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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농업 선진국들은 일찍이 스마트팜 산업에 진출하여 기술적,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다. (Exhibit 3) 하지만 국내 농업은 아직 농업 2.0과 3.0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산단계는 단순히 농사를 짓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품종을 얼마나 수확할 것이며,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 대한 판단도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이러한 프로세스가 전문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개별 농가의 경험과 관행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수년간 축적된 농가의 경험은 귀중한 자산이지만, 농업 4.0이 지향하는 데이터베이스화 된 4R2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형 기업농보다는 영세한 농가가 많은 국내 특성상 이러한 특징은 수급불균형으로 이어진다. 농가의 비전문적인 판단이 1년 농사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리스크로 이어진다. 여기에 농사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진다면, 농가의 성패는 농사를 잘 짓는 것에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의 운에 맡겨진다는 결과까지 낳는다. 

Exhibit 3. 주요 농업 선진국의 스마트농업 관련 사업 추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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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정 KPMG 경제연구원 자료 재구성

Mini case study #1. 밭에서 이마트까지

농부 A 씨는 양평에서 부추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그에게 문제는 부추를 잘 기르는 것이 아니다. 

“사실 농사 지을 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남들이 농사를 다 망치고 나만 잘되는 경우예요. 그래야 비싼 값에 팔 수 있으니까요.” 

우리나라 농사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급불균형과 이로부터 비롯되는 사회적 불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한마디다. 상황이 이러하니 농가는 협력보다는 경쟁을, 개방성보다는 폐쇄성을, 개혁보다는 보수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사실 농사가 잘 되어 봤자 중간에서 다 뜯어먹고 저한테 남는 건 진짜 얼마 없어요. 그런데 막상 마트 가면 채소값, 과일값 비싸다고 아우성이죠.” 소비자는 비싼 값에 불만이고, 농가는 싼값에 불만인 형국이다. 

스마트팜은 이러한 수급불균형을 어떤 방식으로 개혁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향받는 이들은 누구인가?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기존의 이해관계자들과의 원만한 협력 없이는 도입되기 힘들다. 스마트팜은 가치사슬상에서 농가와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농가들에게는 경쟁이 아닌 보조를,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하되 안정적인 가격의 채소를 공급해야 한다. 

국내 스마트팜의 실정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와 EU 국가들의 스마트팜 기술 격차는 약 4년이며, EU국가들의 기술 발전수준을 100%로 상정할 시 우리나라는 70% 수준에 그친다. 스마트팜은 어떤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다소 부진하고 있는 것일까?

첫 번째 문제는 비용이다. 스마트팜의 기대 효과는 우수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큰 초기 비용이 요구된다. 이에 보수적인 국내 농가의 특성상 신기술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한 저조한 인지도 역시 문제로 꼽히고 있다. 대부분의 농가는 물론이고 스마트팜을 도입한 농가들조차도 61%가 스마트팜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 없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인지도 문제는 기존 이해관계자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층이 많은 농가 특성상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으며 자칫 스마트팜을 경쟁자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입장벽들을 해결해야 스마트팜이 국내 농업 산업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다.

Chapter #2 엔씽 분석, 그리고 그들의 목표

엔씽의 비전과 비즈니스 모델

엔씽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제 어디서나 양질의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

  • 엔씽 대표 김혜연

엔씽은 농업의 미래를 그리고 식품 산업의 가치사슬을 혁신하겠다는 미션을 가지고 2014년에 설립되었다. (Exhibit 4) 초기에는 B2C 형태로 스마트화분을 판매하며 B2B로의 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인해 실패하였다. 이후 2016년, 전 세계에 농장을 짓고 언제 어디서나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수직농장으로 사업을 전환하였다. 이때 엔씽은 수직농장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창고형 수직농장이 아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다.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은 창고형에 비해 크기가 작아 채소 생산량은 적지만 내부 온도 관리 및 공조의 용이성, 외부 환경의 낮은 리스크, 다품종 균일한 재배 가능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설치 및 관리, 인건비, 전기세, 수도세 등 각종 높은 유틸리티 비용과 5동 이상의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야만 최소한의 수익성이 확보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Exhibit 4. 엔씽의 Mission, Strategy, Vision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의 구조적인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엔씽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먼저, 엔씽은 컨테이너 내부의 온도, 습도 등의 환경적 요소를 제어하는 자체적인 시스템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OS를 개발하였다.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엔씽은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에 최적화된 환경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일체형으로 된 컨테이너형 수직 농장을 판매하는 기존 Player들과 달리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의 ‘모듈화’를 택하였다. 모듈화는 관리동과 재배동 컨테이너를 한 세트로 묶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일체형 방식보다 재배 환경 조절을 수월하게 할 수 있으며, 한 동에서 관리와 재배를 동시에 수행할 때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관리동으로 여러 재배동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재배동의 숫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향상한다. 이러한 이점을 통해, 소규모 B2C 업체를 공략하는 경쟁 업체들과는 달리, 대형 B2B 업체의 니즈를 공략하는 전략이 유효했던 것이다. 그 예시로는 이마트와 아랍 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방 호텔과의 계약을 들 수 있다.

Exhibit 5. 엔씽의 주요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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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엔씽

엔씽의 주요 성과

이마트는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유통하기 위해 엔씽과 손을 잡았다. 또한 물류비용 절감과 이동시간 감소를 통한 신선도 유지를 위해 이마트의 물류센터 바로 옆 엔씽의 스마트팜을 통해 작물을 공급받는다. 입구동, 작업동, 육모동, 재배동, 출하동 등 총 15개의 컨테이너 동으로 이루어진 엔씽의 이천 모듈화 농장에서는 작물을 4주 사이클로 수확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일반 노지의 연간 생산량의 30~40배에 해당하는 약 40t의 농작물 생산이 가능하며, 작물 사업을 하는 엔씽은 “적절하게, 깨끗하게, 신선하게, 균일하게” 작물을 공급할 수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UAE 아부다비의 국방호텔과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7월, 2동의 시험가동으로 시작하여, 2020년 2월에 8동을 추가로 설치해 총 10개의 동이 수출되어 운영 중이다. 아부다비는 채소를 수입하는 것이 엔씽의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식재료의 품질 관리를 위해 후자를 선택했다. 그 배경에는 아부다비의 넓은 유휴 부지, 풍부한 관리 인력, 저렴한 전기 및 수도세 등 스마트팜 운영에 최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모듈형 컨테이너를 통해 본격적으로 B2B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엔씽의 매출은 2년 만에 약 9배가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을 의미하는 ‘엔씽 솔루션’, 최적화된 재배를 통해 기업에게 작물을 공급하는 ‘작물 재배’는 최근 엔씽의 성장을 이끌어낸 캐시카우이다. 그러나 엔씽은 성공적인 B2B 사업에 만족하지 않고 과거에 실패했던 B2C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이는 자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통한 선점 효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시장 확대가 목적이다. 이러한 방식의 일환으로 엔씽은 카페 겸 쇼룸인 ‘식물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엔씽의 활동들은 McKinsey의 3 horizon Framework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Exhibit 6) 그렇다면 엔씽의 최종 목표인 horizon 3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어떤 발전을 이루어야 할까?

Exhibit 6. McKinsey’s 3 Horizons Framework on 엔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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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

엔씽과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은 혁신의 전방을 담당하며, 신기술을 통해 보다 유연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세계 농업의 생산성 증가 둔감과 식량의 안정적 공급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농업의 지속가능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성은 스마트팜 기업인 엔씽이 앞으로 고민해야 할 중심 과제 중 하나이다. 

지속가능한 식품 가치사슬 (Sustainable Food Value Chain)

지속가능성이란 보편적으로 어떤 특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지만, 최근에는 환경, 경제, 사회의 장기적 지속을 의미하는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UN은 지속가능한 식품 가치사슬(이하 SFVC)을 별도로 정의하며, 농업은 SFVC의 공급을 담당하는 산업이다. SFVC에서 정의하는 지속가능성 목표는 1) 생태계에 대한 긍정적 또는 중립적 영향 (positive or neutral impact on the natural environment) 2)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에서의 수익성 확보 (profitable throughout all stages) 3) 사회를 위한 광범위한 혜택 (broad benefits for society) 이 있다. 그렇다면 엔씽은 지속가능성 추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환경적 지속가능성: 생태계에 대한 긍정적 또는 중립적 영향

엔씽이 제공하는 솔루션은 본질적으로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은 탄소 배출 감소와 물 낭비 감소를 통해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기여한다.

현대 농업은 필연적으로 다양한 환경 오염을 수반한다. 특히 농업은 수자원 낭비가 심한 산업이다. 곡물 1t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략 1,000t의 물이 필요하며, 전 세계적으로 담수 사용량의 70% 정도가 농업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엔씽의 스마트팜은 노지 재배 대비 최대 98%까지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농업뿐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량의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엔씽은 공조, 조명 최적화 연구, 친환경 에너지원 도입 연구, 친환경 배지 연구, 인공지능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 고도화 등, 탄소 배출을 절감하고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경제적 지속가능성: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에서 수익성 확보

스마트팜을 통해 생산 효율화가 가능한 엔씽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방식보다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즉, 생산 단계에 있는 농업 종사자들은 엔씽의 솔루션을 활용함으로써 동일한 양의 자원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 또한 자원의 효율화를 통해 비교적 적은 자원으로도 생산이 가능해져, 생산자들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엔씽이 현재 진행 중인 비즈니스 모델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앞에서 소개한 두 지속가능성과는 궤를 달리한다.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엔씽이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사회적 지속가능성: 사회를 위한 광범위한 혜택

스마트팜은 농업의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등장한 신기술인 만큼, 먹거리 공급을 보편화할 수 있다. 공급의 불균형은 특히 국제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농업이라는 산업 특성상, 국가별 생산량이 지형과 기후에 따라 결정되곤 한다. 이러한 환경적인 차이로 인해 수입 의존성이 높은 국가들이 발생한다. 수입에 의존하게 되면 직접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는 국가들보다 공급의 불균형에 민감하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스마트팜은 국제적인 공급 불균형을 해결하고 먹거리 공급을 보편화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엔씽은 기존에 UAE와 협업했던 것처럼, 국제 사회의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다.

스마트팜은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기술의 혁신이 가치사슬상에 있는 기존 이해관계자들에게 항상 수용되지는 않는다. 신기술이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존 이해관계자들과의 긍정적 시너지가 중요하다. 특히 시장 초기 단계에 있는 스마트팜은 기존 농업종사자들의 인식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결정된다. 따라서 국내 스마트농업 도입을 추진 중인 엔씽은, 단순히 사업을 확장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기존 농업종사자들이 자사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비로소 긍정적인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다. (Exhibit 7)

Exhibit 7. 엔씽과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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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사회적 상생과 해외진출: 엔씽의 과제와 전략

엔씽은 UAE 진출을 통해 해외 시장을 향한 성공적인 첫발을 디뎠다. 다만, 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 스마트팜 시장을 적절한 Test Bed로써 활용한 이후 본격적인 진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가 되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삼아, 직접 시장을 키워 나가는 과정 속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은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 의미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아직 그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스마트팜 시장은 오히려 엔씽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시장이 작으면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엔씽이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시장의 규모를 키워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드는 것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인구는 3분의 1에 불과하고 국토 면적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네덜란드는 농산물 수출 세계 2위 국가이다. 그 배경에는 기후와 일조량 측면에서 불리한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일찍이 발전시켜 온 농업 기술력이 있다. 조선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스마트팜 보급률은 1% 수준에 불과한 것과 반대로 네덜란드의 경우 보급률이 99%에 달한다. 정부의 다양한 관련 지원 정책 아래 농업, 특히 스마트팜 분야에서 민·관·학 협력(트리플 헬릭스)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 힘입어 프리바(Priva)등의 네덜란드 스마트팜 기업은 오랜 기간동안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기술 수용 모델(Exhibit 8)에 따르면, 혁신적인 기술이 사람들 에게 수용되기까지 사용자의 태도, 인식, 사용 편의성, 유용성 등의 요소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즉 사용자에게 인지된 용이성 및 유용성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야 기술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농업 시장에서의 이해관계자들, 그중에서도 중심이 되는 ‘농가’들의 스마트팜에 대한 인지도 제고 및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필수적이다. 스마트팜이 그들에게 새로운 경쟁상대가 아닌,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대상임을 알리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엔씽은, ‘상생’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여 적극적으로 스마트팜 시장의 크기를 키워야 기업 차원에서도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

Exhibit 8. 기술 수용 모델 (TAM, Technology Acceptance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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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red D. Davis, A Technology Acceptance Model for Empirically Testing New End-User Information Systems,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Sloan School of Management, 1986 

엔씽의 주요 BM인 엔씽 솔루션은 수익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농가가 이를 도입하기에는 감당하기에 벅찬 ‘높은 초기비용’이라는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실제로 농가의 규모에 따라 요구하는 스마트팜의 유형(Appendix 1)이 다르다. 농가의 규모가 작을 경우 간단한 환경제어 수준의 장비 도입을 통해 편리성 정도를 제고하고자 하는 ‘간편형’ 스마트팜에 대한 니즈가 있고, 농가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 완전한 형태의 스마트팜에 대한 니즈가 강해진다. 자동화를 통해 농업 전반의 과정을 간소화해주는 엔씽의 모듈형 수직농장은 모든 니즈를 충족시켜주기에 아직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엔씽은 솔루션 사업에 있어서 잠재 고객들을 크기에 따라 세분화하여 스마트팜을 활용한 농업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 고객군이 요구하는 니즈를 확실하게 충족시켜줘서 각자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맞는 농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아마존을 거대 기업으로 만들게 해준 Flywheel 전략을 참고하여, 엔씽의 Flywheel(Exhibit 9)을 구상해보았다.

Exhibit 9. 엔씽의 Flywheel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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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소규모의 농가들을 대상으로는 스마트팜 도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줄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1) 솔루션 간소화, 2) 초기 비용 지원이 있다. 

높은 농업소득을 바라지 않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을

보장받으며 즐겁게 농사를 계속 짓기를 희망합니다.”

  • 지리산 자락에서 농사를 짓는 K 씨

소규모의 농가들은 A부터 Z까지 자동화된 스마트팜 솔루션을 원하지 않는다. ‘농민’이 중심이어야 할 농업에서 ‘스마트팜’이 농업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된다는 사실을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엔씽이 모듈형 수직농장을 개발하며 쌓은 농업 솔루션에 대한 노하우를 활용하여, 편리성 정도를 개선해주는 간소화된 수준의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초기 도입 비용도 모듈형 수직농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기 때문에 도입에 대한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솔루션을 도입하는 농가들에게 초기비용을 일정 부분 지원하는 방향도 고려할 수 있다. 결국 소규모의 농가들이 스마트팜을 도입하는 데에 가장 큰 장벽이 높은 비용이기 때문에, 그 비용 부담을 줄여준다면 솔루션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다. 엔씽이 아직 스타트업인 만큼 이러한 지원 정책이 부담될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선택이 향후 스마트팜 시장의 대중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엔씽이 중심이 되어 해당 농가들에게 솔루션 도입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는 민·관·학 협력(트리플 헬릭스)을 주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규모가 큰 농가, 또는 기업농은 에너지관리, 생산성 및 품질 향상 등 전천후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있다. 따라서 대형 시장 대상으로는 모듈형 수직농장 솔루션을 그대로 제공하여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려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대형 시장에서의 고객군이 확보되면 확실한 수익모델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갈 길이 바쁜 엔씽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업 시장의 중심이 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등 ‘상생’을 바탕으로 국내 스마트팜 시장을 확실하게 키워낸다면, 양적 및 질적 성장을 모두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농업 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더 이상 사양산업이 아닌 첨단·혁신 산업으로 변화함에 따라 보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유입되어, 농촌 사회의 고질적인 고령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강자로

국내 스마트팜 시장을 직접 키워나가는 과정 속에서 엔씽 스스로도 끊임없는 성장을 이뤄내어 충분한 스마트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갖춰졌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를 포착하여 본격적인 해외 진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엔씽의 UAE 시장 진출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진출 시장의 환경적 요인, 경제력, 니즈 등이 엔씽 솔루션 도입에 있어서 적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엔씽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할 때 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진출 시장을 결정하면(Exhibit 10) 보다 확실하게 세계 스마트팜 시장에서 유의미한 Player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먹거리 공급을 보편화하여 국가별 공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

Exhibit 10. 진출 국가 Screening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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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case study #2. 가상 진출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원래 밀 수출국이었다. 1980년대까지 세계 최대의 밀 수출국이었지만 농사의 경제성, 자원 수급, 자연환경, 그리고 불안정한 생산량 때문에 점차 사업을 축소하였다. 결국 2016년에 완전히 자국 밀 생산을 중단하고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030년 까지의 농업 목표는 효울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원의 활용을 통한 농업 및 식량 안보 강화가 있다….”

-압둘라만 빈 압둘모센 알 파들리, 사우디 환경수자원농림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서 정의한 스크리닝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 중 하나다. 우선 국토의 95%가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체적인 농사 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자국 식량의 약 80%를 수입하고 있어 식량 안보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팜을 운영할 자금과 에너지 수급이 원활하며 소비자들의 구매력 또한 높다. 

무엇보다 정부차원에서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농업 개혁의 과제인 경제성, 환경적, 그리고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정부 주도 정책으로 견인하겠다는 의도다. 

엔씽의 타깃은 바로 이러한 국가이다.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중시하는 국가는 엔씽의 스마트팜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환경적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경제적 수익까지 창출한다. 엔씽의 친환경적인 사업 모델이 경제성과 사회적 지속가능성까지 갖추는 순간이다.

엔씽의 지향점

엔씽은 농업 개혁의 일부로서 영위한다. 농업의 전체적인 진보를 혼자 이루기에 부족하다. 엔씽은 정부, 학교, 기업, 농가 등 국내외 모든 농업의 이해관계자들과 더불어 상생하고 협력해야 진정한 의미의 농업 4.0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지속가능한 농업에 공통된 목적의식을 갖출 때 진보는 폭발적으로 이루어진다. 

엔씽의 역할은 최대한 많은 이들을 지속가능한 농업의 참여자로 이끌어내고, 그 속에서 엔씽의 BM을 토대로 비전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Appendix

Appendix 1. 법인 규모별 스마트팜 도입 시 계획중인 기술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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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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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경제(2022.7), <[매경 CEO 특강] 김혜연 엔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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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2), <농업, 농촌에 대한 2022년 국민의식 조사>
  • KOTRA 한문갑 (2023.3.30), <네덜란드 농산물 수출 세계 2위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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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2020.12.19), <KBS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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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cKinsey & Company(2009.12), Enduring Ideas: The three horizons of growth, McKinsey Quarterly
  • UNDP 서울정책센터, <지속가능 발전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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