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기업 : 엔씽
저자 : IMPACTERS 팀 / 이은지, 곽주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지도교수 : 이채원
창업가의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만들어진 기업 ‘엔씽’
고등학생 때부터 창업을 꿈꿔왔던 김혜연 대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전자통신공학부에 진학하였다. 전공으로부터 얻은 지식과 더불어 쇼핑몰 홈페이지 제작, 통신사 글로벌 트렌드 분석, 우즈베키스탄 토마토 농장 사업, 전자부품 연구원으로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얻었다. 그런 그가 처음 관심을 가진 키워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이다. 지금은 이 용어들이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애플의 아이폰이 막 출시한 시절이었으니 IoT, AI는 생소하기도 하면서 매우 매력적인 개념이었다. 이런 첨단의 기술을 활용해 창업을 하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었으나, 현실은 친척이 운영하는 비닐하우스를 만드는 농자재 회사에서 일하며 돈을 버는 것이었다. 김혜연 대표와 농업의 첫 만남이었다. 당시 김혜연 대표가 근무하던 농자재 회사는 우즈베키스탄 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현지에 비닐하우스 토마토농장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사업을 통해 엔씽의 뼈대가 되는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다.
김혜연 대표가 우즈베키스탄 토마토 농장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중, 토마토 재배 전문가가 우즈베키스탄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실패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이런 물리적인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느꼈다. 생각과 기술만으로는 부족했기에, MVP (Minimum Viable Product)를 통한 끊임없는 검증의 시간들이 필요했다. 프로토타입 제품을 개발하는 100일간의 시간 동안 농학도와 디자이너로 이뤄진 7명의 팀원들은 한 푼을 들이지 않고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제조업의 전통적인 상품 개발 프로세스는 1. 프로토타입 제작 2. 실구매자 시장 조사 3. 수요에 맞춘 상품화 4. 배송과 재고를 관리하는 물류 문제 고민이라는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시장조사와, 끝없는 리뉴얼, 컨설팅 등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따라서 초기 자본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새로운 상품이 나왔을 때 수요를 파악하고 판매를 시작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큰 고민거리이다. 엔씽은 이러한 전통적인 상품 개발 프로세스와는 다른 전략을 취했다. 바로 ‘린 스타트업’인데, 이는 불필요한 부분은 제외하고 신속하고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창업 방식을 말한다. 엔씽은 처음부터 ‘컨테이너’를 도입하지 않았다. 어느 환경에서 어떤 작물이 신선하게 자라고, 어떤 조건을 통해서 식감과 맛을 만들어내는지 각 작물들에 대한 엔씽만의 레시피를 모으고자 스마트 화분 ‘플랜티’를 출시하였다. 이것이 스마트팜의 뼈대가 되는 핵심 기술만을 담은 MVP 모델이었다. 이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수요를 파악하였고 스타트업 시장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이러한 린 스타트업 창업 이후 엔씽은 계속해서 비즈니스 모델들을 수정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적용하면서 스마트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예측 가능한 농업을 꿈꾸다; 컨테이너 수직농장 창업의 ‘동기’
가능성이 보이는 아이디어는 누군가 알아보는 법이다. 비닐하우스와 온실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과 자동 관수 설치 등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김혜연 대표는 스마트 화분으로 시도했던 기술들을 조금씩 비닐하우스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과거 김혜연 대표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들을 활용하여 비닐하우스에 환경 모니터링 센서, 컨트롤러, 모바일 앱을 적용해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약 500평의 비닐하우스에 딸기를 키우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환경 컨트롤의 어려움을 겪고 고민하던 중, 비닐하우스의 최약체인 환경 조건을 최대한 배제하고 온전히 작물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찾게 되었고 컨테이너 소재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비닐하우스와 고군분투하며 겪어온 시련과 어려움들을 떠올리며 더 나은 것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빛난 순간이었다. 이 시점부터 엔씽은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컨테이너 수직농장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이상기후, 토지의 오염, 농업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먹거리의 안전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고민되어왔다. 또한 농산물 및 식자재 수급과 가격의 불안정성이 매년 심각해지면서 신선하고 안전한 작물의 생산과 재배에 대한 포괄적인 해결책이 절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씽은 전 세계에 농장을 짓고, 언제 어디서나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하겠다는 미션을 설정하였다. 지속가능한 농업 서비스를 추구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작물의 안정적 공급, 농가에 안정적 육묘 수급을 통한 작항 예측가능성 제공, 도심 내 지속가능한 먹거리 공급망 구축을 하겠다는 시장의 요구를 서비스 핵심으로 설정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리스크가 커지고,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엔씽의 수직농업은 지속가능한 농업 기술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직농장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이기 때문에 엔씽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큰 기업이다.
지속가능성의 핵심, 엔씽의 ‘복제 가능성과 확장 가능성’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해서 복제 가능성과 확장 가능성은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특정 지역에만 특화되어 있다면 사회적 임팩트를 키우기 어렵다. 엔씽의 스마트팜은 모듈형이라 지역에 따라 설치 가격과 생산된 농산물의 가격이 달라지는 비닐하우스나 온실형 농장보다 복제 가능성 및 확장 가능성이 우수하다. 엔씽은 자체 생산라인을 보유하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데이터 플랫폼을 규격화하고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을 적립해왔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제품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모듈의 생산방식을 활용하면 공정에서는 표준화된 반제품 상태로 가지고 있다가 고객에게는 맞춤화된 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에 표준화의 장점과 고객화의 이점을 함께 가져갈 수 있다. 따라서 각 농장의 지역, 형태, 규모에 맞춰 원하는 대로 컨테이너를 연결하거나 쌓을 수 있다. 컨테이너뿐만 아니라 센서나 모듈, 데이터 플랫폼, LED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모듈화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 누가 이용을 하던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엔씽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모듈화와 인터넷적 성격을 결합해 국가나 지형의 특징, 기후와 같은 외부환경에 구애받지 않고도 동일한 조건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하였다.
밸류체인 통합으로 만들어낸 엔씽의 ‘혁신’
한국은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극강하고 농사를 지을 평야가 부족해 농업에 불리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스마트농업 기술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농업 전문가들은 국내 스마트농업이 지나치게 기술 구현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문제점을 지적한다. 스마트농업을 현실화하기 위한 기술과 시스템이 충분히 개발된 상태에서도 국내 스마트팜 기업들은 여전히 하드웨어 기술을 진화시키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엔씽은 국내 스마트팜 선두주자로 나아갈 키포인트를 컨테이너 기술 개발이 아닌 농업 밸류체인 통합으로 이루어내려 했다.
2022년 4월 엔씽은 이천 농장에서 첫 출하를 하였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출하량과 품질에 맞추어 안정적 먹거리 공급의 밸류체인을 구축하였다. 엔씽의 혁신성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 CES에서 2관왕을 수상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20년에는 모듈형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으로 ‘스마트 시티’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였고, 2022년에는 ‘지속가능성, 에코 디자인 및 스마트에너지’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하였다. 디지털전환의 탈중심 농장 솔루션을 통해 물과 흙 같은 지구자원 소비를 최소화하고 밸류체인 통합으로 푸드마일리지 절감 등에 따른 지속가능한 생태 환경 조성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컨테이너형 수직 농장의 경우, 노지 재배 시설보다 최소 40배에서 최대 100배 정도로 생산성이 높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이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무분별한 스마트팜의 확대는 농산물의 총 공급량을 증가시켜 시장가격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농가 경영의 악화를 가져온다. 이를 방지하고 스마트팜 농가가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확보하려면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 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 엔씽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소비패턴이나 시장가격을 예측하여 시장 상황 변화를 고려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공급이 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밸류체인 통합을 통해 채찍효과로 인한 수요량 예측 실패를 줄임으로써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과도한 공급을 막아 적정한 가격의 농산물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엔씽이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던 배경에도 농업 밸류체인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크다.
최소 유통망으로 높인 가격 ‘투명성’
국내 농산물 거래의 1/3 이상은 가락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이루어진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 법률에 따르면 도매시장으로부터 나온 농산물은 모두 도매시장 법인의 경매를 거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가락시장으로 수집되는 모든 농산물은 5개의 도매시장 법인이 독점하여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생산자 사이에 중간 도매상들의 가격 후려치기와 같은 횡포에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러한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산자가 부담하는 경매 위탁수수료는 매년 1,500억 원 이상이다. 반면에 가락시장의 5개 도매시장 법인은 농산물 가격 등락과는 무관하게 4%에서 최대 7%에 달하는 도매 수수료를 통해 이윤을 남기고 있다. 2019년 기준 평균 영업이익률은 14.7%, 당기순이익은 12.1%였으며, 배당은 81.1%에 달했다. 동종업계보다 상당한 이윤을 얻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농민은 적은 소득을,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도매시장에 대한 불신들과 농업 유통 구조에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 ‘투명성’이 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농산물 유통 과정을 디지털 및 스마트화하여 단계별 생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유통혁신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엔씽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기존 농업 밸류체인을 1~2단계로 통합시킴으로써 위와 같은 중간 관계자가 횡포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유통거리와 유통시간을 줄여 농산물 신선도 저하, 경매를 기다리는 차량으로 인한 혼잡 등 단점들을 보완한다. 또한 선주문 형식을 따르고 있어 미리 출하물량을 조절하므로 가격이 안정적이고 공급량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엔씽 큐브’ 내에서 주문부터 재배와 가공 처리, 출하까지 통합 솔루션이 이루어지므로 재배부터 최종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가격 책정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전세계로 뻗어가는 엔씽의 비즈니스 모델
지속가능성,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기업들은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취약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엔씽은 최초의 제품인 스마트화분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하게 만들어 갔다. 창업초기에 화분 사업은 판매에 비해 큰 수익이 나지 않았지만 그 후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을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우수성을 입증하였다. 엔씽의 비즈니스 모델은 하드웨어 판매, 클라우드 서버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를 주 활동으로 하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엔씽은 주로 B2B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여 해외시장 개척과 수직농장 수출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국내는 연구 개발을 통해 스마트팜 경작을 시도하면서 국내 및 해외 스마트팜을 확대할 시범 운영을 진행 중이다. 추가적으로 국내에서도 레스토랑이나 유통사와 활발한 B2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식물성도산 카페 B2C 사업을 통해서는 개인 고객들을 직접 접하며 모듈형 수직농장 솔루션을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엔씽이 떠나도 ‘지역 파트너’가 주도하는 지속가능 모델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비즈니스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는 지역 파트너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물 오염을 방지하고 배설물에 의한 감염을 막기 위해 화장실을 지어준 후 실질적으로 화장실을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지역 파트너가 부재한다면 시설은 얼마 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지역 사람들에게 화장실 사용에 대한 교육과 관리가 지원되어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파트너는 지역 청년들, 정부 관계자, 기업 등 해당 지역의 다양한 관계자들이 될 수 있다.
엔씽의 모듈형 스마트팜 기술은 설치와 운영이 용이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복제하고 확장하기 좋다. 하지만 그 지역에 엔씽의 스마트팜을 활용할 파트너를 구축하지 못하면 사업을 확장하기 쉽게 만들어 놓은 모듈형 기술도 무용지물이 된다. 엔씽은 2019년, 2020년도 두 차례에 걸쳐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수직 농장을 수출하였다. 아부다비 컨테이너 수출에는 KOTRA 두바이 무역관의 역할이 컸는데, KOTRA 두바이 무역관은 지역 파트너 발굴부터 유통망 구축까지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전과정을 지원하여 수출계약 체결을 도왔다. 지역 거점의 KOTRA를 활용하여 중동의 파트너사를 구축한 좋은 사례이다. 현재 엔씽은 아랍에미리트 지역 파트너 구축을 통해 중동, 중앙아시아, 러시아에도 스마트팜을 수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수한 비즈니스모델로 ‘재무 안정성’ 확보
이천 농장 출하를 기점으로 연간 100톤 이상의 엽채류를 국내 유통사에 공급하여 안정적인 농산물 수급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엔싱은 강남, 광화문, 판교에 위치한 프리미엄 레스토랑에 엽채류 및 허브류를 납품하고 이마트, 삼성웰스토리, 우아한형제들, KT&G 등 국내 유통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투자 유치 및 사업 연계를 진행하고 있다. 엔씽은 지금까지 총 320억 원을 투자유치하였다. 현재는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투자자들의 자금을 회수하고자 2024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재무적 투자(FI)를 포함하여 다수의 투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팜 상장 기업은 그린플러스가 유일하기 때문에 엔씽이 성공적으로 상장한다면 혁신적 모델에 재무적 기반까지 다져 국내 선도 스마트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엔씽 관계자는 엔씽이 지난 5년간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였으나, 2022년부터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섰다고 말한다. 이제 엔씽은 재무적으로 외부 투자에 의존하는 스타트업이 아닌 명확한 수익 모델을 가지고 매출의 우상향 성장 곡선을 그리는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다.
솔루션 제공을 통한 농장 ‘운영의 지속가능성’ 확대
스마트팜은 기능적 측면으로 크게 분류하면 생산 관련 스마트팜 기업, 유통 관련 스마트팜 기업, 데이터 분석 및 소프트웨어 제공 스마트팜 기업으로 나눌 있다. 엔씽은 데이터 분석 및 소프트웨어 제공 스마트팜 기업으로 농장 운영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인 ‘엔씽 OS’를 통한 개발 및 데이터 관리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엔씽 OS’는 작물마다 들어가는 배양액을 조절하고 온도, 습도, 빛을 작물 특성에 맞게 비율을 달리 조절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수집되어 각 작물별 최적의 생육환경을 연구하는 데 사용된다. ’엔씽 OS’를 활용해 원하는 양의 작물 재배 최적값을 구할 수 있다. 일반 농장은 수확기에 단 한 번의 테스트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스마트팜에서는 같은 품종을 10개 이상의 다른 환경 조건에 적용하며 다양한 테스트를 시도하여 동일 기간 내 10개의 데이터를 얻어낼 수가 있다. 또한 모두 동일한 규격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오차 범위도 낮다. 따라서 엔씽의 검증된 데이터를 통해 처음 농사를 짓는 사람도 시행착오가 없어 농업의 실패 기간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이로써 ‘엔씽 OS’는 고객이 사업 초기 기회비용을 줄이고 초반부터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엔씽은 컨테이너와 센서, LED, 워터필드등 하드웨어도 자체적으로 개발하지만 중점적으로 방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시설 판매를 넘어 판매 이후 운영 교육 및 테스트 운영 등 안정적인 농장 운영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엔씽이 만들어가는 환경 지속가능성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2021년 세계 식량농업을 위한 토지 및 수원지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농·식품 생산 패턴의 지속가능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지구 토양의 33%가 환경문제로 오염이 악화되고 있다. 2050년 인구 추산치 97억 명의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농업 생산량의 50% 이상이 증가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생산량을 증가시키면서도 토양과 물의 오염은 제거해야 농산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속가능한 농업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엔씽은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농산물 생산 시스템 혁신과 더불어 자원의 낭비와 오염을 막는다.
첫째는 수직농장 재배방식을 통한 환경 지속가능성이다. 엔씽의 수직농장 재배방식은 여러 층의 컨테이너를 올려 쌓아 생산하기 때문에 넓은 농경지가 필요하지 않다.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을 사용해 물 사용량을 노지대비 최대 98%까지 절약하고, 흙을 사용하지 않기에 토양 사용이 없으며, 화학비료와 농약 역시 필요치 않아 수질 및 토양 오염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경 유해 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농산물을 구입함으로써 몸에도 건강하고 환경에도 친화적인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게 된다.
두번째로는 물류거리를 최소화하여 환경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천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기가팜(GIGA FARM)은 500평 규모의 대형 큐브농장이다. 바로 옆에 이마트 신선물류센터와 식품 가공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이 큐브농장 안에서 채소 재배의 전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진다. 농산물 유통 거리가 기존 수백 km에서 불과 몇 m로 단축됨으로써 기업 측면에서는 운송비 절감 및 매연에 따른 대기오염 방지, 결과적으로 탄소 배출 절감의 장점을 얻을 수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콜드체인 유통시스템과 가공 설비가 함께 위치한 통합 솔루션을 통해 영양소를 최대한 살린 고품질의 채소를 섭취할 수 있게 된다. 엔씽은 소비자 중심 농업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푸드 시스템을 구축하여 농업을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고자 한다.
사회적기업보다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가는 엔씽
엔씽은 표면적으로 사회적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사회적 기업 못지않게 큰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다. 사회적 임팩트란 투입한 서비스의 결과로 나타난 영향으로 인해 사회의 삶의 양식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엔씽의 경영을 활동들은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기여했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한다. 현재 엔씽의 사회적 임팩트 수혜자는 농업에 취약한 국가, 환경,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눌 수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농식품 공급망이 붕괴되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와 중동의 식량안보가 주목받고 있는데, 이 두 지역은 전쟁 이외에도 가뭄이나 홍수, 열해와 같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취약한 지역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영향이 산업 전체와 범국가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 저수지나 지하수 펌프 등의 관개 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농업과 식량에 있어 취약한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안보 위기 상황에서 현재 엔씽의 컨테이너 타깃 수출국은 기후나 토양 특성으로 인해 농산물을 기르기 어려운 국가들이기 때문에 수출국의 식량 안보와 국민들의 영양상태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팜을 수출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환경, 정책적 특성들을 반영하여 맞춤형 스마트팜 사업을 도입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을 위해 농업 교육 및 솔루션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기후변화 취약국이 농산물 생산에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엔씽과 마찬가지로 여러 스마트팜 기업이 흙을 사용하지 않고 영양분을 물에 녹인 배양액을 사용하는 수경재배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데, 재배 이후에도 배양액의 20~30%는 흡수되지 않는다. 대부분 이 배양액을 그대로 방류하고 있다. 하지만 배양액 방류는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배양액 내 미생물 증식에 따른 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 엔씽은 화성 우주 농장 건설을 위해 NASA에서 개발한 특수 배지 캡슐을 살균하고 건조한 후 씨앗을 넣는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경재배 시스템에서 미생물이 유입되고 증식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2022년 네이처 푸드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배출량의 30% 정도로 추정된다. 식품 운송 분야가 전체 배출량의 6%를 차지하고 그중에서 냉장 보관이 필요한 과일과 채소가 전체 식품 운송 배출량의 1/3을 차지한다. 엔씽은 물류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폐기물의 양을 절감하고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여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천 농장의 Full-Cold chain 물류방식으로 5톤 트럭 한 대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6.2톤을 절감하여 탄소 배출로 인한 대기 오염을 막는다.
지난 2022년 장마와 무더위로 폭등한 상추 값이 한 장에 200원 정도 하니 ‘금추’라고 불릴 정도였다. 이로 인해 고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손님에게 상추를 제공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식당가에는 슈링크플레이션이 덮쳤다. 농업은 불확실성이 큰 산업이라, 계절과 환경에 따라 채소 가격의 등락이 심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팔리는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고생을 해서 수확한 작물이 어느 때에는 몇백 원대에 어떤 때에는 한 박스에 몇만 원대에 팔리기도 한다. 지나친 흉년도, 풍년도 문제가 되기에 농부는 날씨, 병해충, 수급 문제 등으로 겪는 예측 불가능한 농사의 결과로 피해를 보고, 농산물을 공급받는 자영업자와 최종소비자는 애그플레이션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피해를 보게 된다. 농업의 불확실성으로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를 엔씽이 밸류체인 통합으로 중간 유통상이 가져가는 마진을 없애 농산물 공급에 차질이 생길 때마다 도매가격이 뛰는 현상을 제거하면서 농산물 가격 안정화에 기여한다. 컨테이너 수직농장 솔루션은 어떤 환경에도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농산물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즉 엔씽의 밸류체인 통합과 수직농장 솔루션으로 농산물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누구나 건강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게 된다. 개인의 선택으로 보이는 식습관은 결국 개인을 넘어 사회적 원인이 관여되어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암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결정적 원인과 해결책은 식습관이다. 항산화 영양소, 식이섬유, 파이토케미컬을 포함한 과일과 야채는 발암물질을 억제하고 암세포 변이를 막는다. 비싸다고 인식되는 신선 과일과 야채류의 가격을 낮추는 것은 건강식을 챙겨 먹지 못해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참고 문헌
KOTRA, 스마트팜 해외 진출전략 보고서, KOTRA자료 22-125호, 2022, p.192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기후변화에 따른 아프리카, 중동의 식량안보 위기와 한국의 협력방안, 연구보고서 22-09호, 2022.12.30, p.273
삼성증권, 애그테크 스타트업-최첨단 IT기술과 농업의 만남, 15회차, 2022.11.18, p.6
김민정, “식품 운송할 때 탄소 배출, 세계 탄소배출량의 6% 차지”, ESG경제, 2022.07.06, http://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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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건웅, 박진욱, “빌딩형 농장·자율주행 농기계…’스마트 농업’의 재발견”, 매경이코노미, 2022.09.19, https://news.nate.com/view/20220905n43300
장가현, “사막 한가운데 농업의 미래를 “K-팝처럼 K-농업 사랑받을 것, K-공감”, 2023.02.09, https://gonggam.korea.kr/newsContentView.es?mid=a10224000000§ion_id=NCCD_SPECIAL&content=NC002&news_id=2517771a-9198-448d-bb81-ef9c8b32df5f
홍명표, “월마트가 수직농업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다”, IMPACT ON, 2022.01.28, https://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3371
김동수, “[인터뷰] ‘수직 농장’으로 CES 2관왕 거머쥔 김혜연 엔씽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2022.01.05, http://www.insigh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94276
김다린, “8평 콘테이너서 뿌린 씨앗, 글로벌이 인정한 스마트팜 성장”, 이코노미스트, 2022.02.26,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202260007
송소연, ”왜 가난한 사람들은 더 많은 질병에 걸릴까?”, 라이프인, 2022.05.06, 왜 가난한 사람들은 더 많은 질병에 걸릴까? – 라이프인 (lifein.news)
식물성 홈페이지, “엔씽스퀘어”, https://sikmulsung.com/square/?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page=4, 2023.07.23
LX인터내셔널 블로그, “친환경 물류”, https://blog.lxinternational.com/29028/, 2023.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