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기업: 수퍼빈
저자: 쓸애기 팀 / 유신형, 김세진 (서강대), 진예원 (홍익대)
지도교수: 장영균 (서강대)
Synopsis
김정빈 대표가 창업한 수퍼빈은 AI를 활용한 재활용 자판기 네프론을 중심으로 고순도 재활용 폐기물의 효율적인 업사이클링을 추구하는 환경 소셜벤처이다. 네프론에 핀테크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쓰레기가 지닌 가치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기존 재활용 폐기물 처리 업자들과의 갈등으로 한 때 어려움을 겪었으나, 전 세계적인 ESG 경영 강화 추세와 EU의 관련 정책 변화에 힘 입어 고품질 재활용 플레이크 소재화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내고 있다.
본 사례를 통해 재활용 생태계 내에서의 수퍼빈의 역할과 기여하는 바를 재정의하고, 우호도와 이해관계 일치 여부에 따라 이해관계자를 분류할 수 있다. 특히 수퍼빈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우호적인 입장의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높이며 이익 창출을 도모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Teaching Objectives
1. 수퍼빈은 이해관계자 반대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습니까? 수퍼빈의 이해관계자를 분석하고 각각의 이해관계자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정의하시오.
2. 순환경제를 추구하는 소셜벤처가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이를 확대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3. 비즈니스가 창출하는 임팩트와 그것의 측정방법에 대한 이해를 고취시키고 수퍼빈이 창출할 수 있는 임팩트 키워드에 대해 논의한다.
Theory
순환경제의 3Rs 차원: Reduce, Reuse, Recycle
Kirchherr 등 (2017)에 따르면 순환경제는 “3R”, 즉, Reduce, Reuse, Recycle 세 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구체적으로 Reduce는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재생이 불가능하거나 유독한 원자재의 활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Reuse는 이미 생산된 제품을 다양한 방식을 통해 새로운 소유자에게 이전해서 제품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Recycle은 폐기물을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방식이다. 순환경제의 Recycle 차원 중에서도 자원의 재활용 방식에 따라 나타나는 분류를 통해 시장 참여자를 세분화할 수 있다.
Stakeholder Influence Capacity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은 각각 다르다. Rutgers 대학의 Michael Barnett은 이를 가르켜 이해관계자 영향력(Stakeholder Influence Capacity)이라고 명명한다. 수익성과 성장을 강하게 요구하는 주주와 달리 그외의 이해관계자들은 다른 가치와 요구들을 가진다. SIC는 기업이 이와 같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갖는 역동적인 관계로 구성된 다차원적인 구조를 가진다. 각 이해관계자는 기업과 고유의 유동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개별적 관계가 통합된 일종의 무형자산이 바로 SIC이다. 본문에서는 각 이해관계자들과의 SIC를 수퍼빈과의 이해관계 일치성과 우호성의 지표를 활용하여 그 수준을 계측한다.
임팩트 IVM 프레임워크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소셜벤처들의 비즈니스가 창출한 임팩트를 측정하는 방법론으로 IVM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IVM 프레임워크는 임팩트 정의 및 인식(Identification), 임팩트 추정(Valuation), 임팩트 관리(Management)로 이어지는 임팩트 측정 방법론을 뜻한다. 이는 IMP의 5 Dimensions of Impact, 미국 TPG의 The Rise Fund가 개발한 IMM(Impact Multiple of Money), 비영리 벤처캐피탈 60 Decibel의 Impact Index를 활용하여 만든 방법론으로, SK그룹의 SPC(사회성과인센티브)의 기업 가치 산정 및 성과 보상 측정에 사용되고 있다.
Questions & Analysis
Q1. 수퍼빈은 이해관계자 반대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습니까? 수퍼빈의 이해관계자를 분석하고 각각의 이해관계자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정의하시오.
A1. 수퍼빈은 Recycle 중에서도 업싸이클upcycle, 즉, 이미 소비된 제품을 원료로 기존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질, 가치, 기능을 가진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자이다. 구체적으로 수퍼빈은 고순도의 폐페트병을 수거해서 이를 플레이크로 가공하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차별화된 지위를 점하고 있다. 수퍼빈은 순도를 구분하고 않고 함께 페트병을 처리하는 기존의 페트병 재활용 사업자들과는 달리 인공지능 기계(네프론)를 통해서 고순도 페트병을 수거해서 플레이크로 소재화한다. 다시 말해서 수퍼빈은 업싸이클 사업자로서 기존의 재활용 사업자들과는 명백하게 다른 시장에 속한다.
Barnett의 SIC (Stakeholder Influence Capacity) 이론을 바탕으로 수퍼빈의 이해관계자를 분류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먼저, 일반 재활용 사업자들은 수퍼빈에게 적대적이면서도 수퍼빈과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 수퍼빈의 네프론을 통해 수거되는 페트병의 양이 증가할수록 기존의 재활용 사업자가 처리하는 페트병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수퍼빈과 기존의 재활용 사업자는 각각이 경쟁 우위를 가지는 영역이 상이하다.
다음으로, 페트병 생산자와 대다수의 페트병 사용자들은 수퍼빈에게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정도에 있어서도 중립적인 영역에 속한다. 페트병 생산자는 수퍼빈 사업과 느슨하게 연계되어 있는데 고순도 페트병을 수거하더라도 이를 바로 생산에 재활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수퍼빈 사업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익을 얻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페트병 사용자들 역시 수퍼빈 사업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미미한데, 가구에서 배출하는 페트병의 수가 적어서 네프론을 이용할 경제적인 유인이 충분하지 않다. 물론 수퍼빈의 비전에 공감하는 사용자들도 존재하지만 집단 전체의 관점에서 이들은 중립 영역으로 분류되며, 보상금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네프론을 이용하는 사용자들 역시 고순도 플레이크 수요자 등의 이해관계자와 비교했을 때는 중립 영역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고순도 플레이크 수요자와 ESG 이행의지가 강한 대기업, 소셜벤처 AC/VC는 수퍼빈에게 우호적이면서도 수퍼빈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구체적으로 고순도 플레이크 수요자들은 원료 조달을 전적으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퍼빈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원료를 조달받는 경우에는 수퍼빈과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ESG를 전략적으로 이행하려는 의지가 큰 대기업 또한 IT 기술을 앞세워 페트병을 재활용하고 있는 수퍼빈의 이해관계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소셜벤처 AC/VC는 수퍼빈을 급성장하는 소셜벤처로 인식하고 있으며 수퍼빈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Q2. 수퍼빈이 재활용 폐기물 소재화 분야에서 가질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인지 설명하고, 소재화 시장에서의성장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해서 논의하시오.
A2. 수퍼빈의 강점은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순도 폐페트병의 소재화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수퍼빈 이전에 재활용 업체들은 별도로 수거한 고순도의 페트병을 저순도 페트병과 함께 처리해 왔으며, 이렇게 처리된 페트병은 중국에 수출되거나 저부가가치 제품의 원료가 되는 것에 그쳤다. 수퍼빈은 이 사실에 주목했다. 즉, 수퍼빈은 애써 분류한 고순도 페트병의 대부분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품고 기존 업체들과 다르게 고순도 페트병의 업사이클링(upcycling) 방식을 채택했다.
구체적으로 수퍼빈은 자체 수거 채널을 통해서 고순도 페트병만을 별도로 수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소재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서 고순도 폐기물을 소재화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퍼빈은 폐기물 자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의 오염을 크게 줄여 업사이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고 있으며 고품질 재활용 원료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미루어 보았을 때, 수퍼빈 소재화 사업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퍼빈이 소재화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수퍼빈에게 우호적이면서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SIC (Stakeholder Influence Capacity; Barnett, 2007) 프레임에 따르면 기업은 자신에게 우호적이면서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협상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수퍼빈은 고순도 플레이크 수요자, ESG 이행 의지가 큰 대기업, 소셜 벤처 VC/AC에 대해서는 SIC를 크게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수퍼빈은 다음 세 가지의 성장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첫째, 수퍼빈은 세아 글로벌 CNS, GS칼텍스 등의 고순도 플레이크 수요자와 플레이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윈윈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이러한 공급 계약은 수퍼빈에게는 지속적인 공급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로우며, 플레이크 수요자들에게는 원료 리스크를 제거해 준다는 점에서 이롭다. 둘째, 수퍼빈은 ESG 이행 의지가 큰 대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퍼빈 브랜드’를 수립하는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즉, 기업이 수퍼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사실만으로도 ESG 경영을 실현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게 만드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셋째, 수퍼빈은 소셜벤처 VC/AC를 대상으로 IMP 혹은 IMV 등의 임팩트 측정기법을 통해서 수퍼빈이 창출하는 임팩트를 수치화하여 제시하는 것으로 적극적으로 임팩트 투자를 유지하는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Q3. 수퍼빈은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재활용 생태계 구축이라는 사회적 미션을 갖고 있는 소셜벤처다. 수퍼빈의 사업이 창출하는 임팩트에 대해서 논의하시오.
A3. 임팩트 키워드는 수퍼빈이 설정한 사회적 미션과 달성한 성과를 연결시켜 찾을 수 있다. 이때, 임팩트를 화폐가치로 변환하기 위해 설정된 임팩트 키워드에 측정 지표를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임팩트 키워드와 연결된 측정 지표가 Valuation 단계의 화폐가치 산정식과 Management 단계의 임팩트 KPI 설정 및 추적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1) 재활용 생태계 조성에 대한 시민 사회 참여 효과
수퍼빈의 소셜 미션은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 시민 사회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네프론의 역할이다. 현재 수퍼빈은 재활용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하우 구축을 우선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네프론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재활용 활동의 주체가 되는 것을 촉진한다. 시민들을 재활용 생태계에 직접적인 플레이어로 참여시키는 수퍼빈의 임팩트는 전체 회원 280,000명이라는 성과를 냈다. 따라서 원활한 임팩트 측정을 위해서는 시민 사회의 참여를 측하는 지표로 네프론의 이용자 수와 그것의 증가율을 데이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수퍼빈은 ‘재활용도 놀이다’라는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초등~고등학생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재활용 생태계 인식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 프로그램들이 가져온 인식 개선 활동에 대한 세부적인 결과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므로 교육 프로그램 만족도, 추가 교육 이수 여부, 향후 네프론 참여 의향 등 인식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문항을 구성한 임팩트 조사를 별도의 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진행한다면, 창출된 임팩트에 대한 원활한 측정이 가능해질 것이다.
2) 재활용 프로세스 내에 부정적 환경 영향 최소화
수퍼빈은 네프론을 통해 고순도의 폐자원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원천 확보와 함께, 회수차량 동선 최적화 및 물류/이동 비용을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도입해서 재활용 가치 사슬 내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자체 물류 인프라를 통해 자원의 순도를 유지하며, 친환경적 설비를 갖춘 자체 소재화 공정을 활용하여 재활용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퍼빈의 친환경 경영 활동을 통해 감소한 탄소배출량과 환경 영향을 화폐 가치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정량적 지표가 필요하다. 따라서 물류 이동 효율화 솔루션을 통해 저감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친환경 설비와 물류 시스템을 기존 폐기물 처리 사업자들의 시스템과 비교하여 감소시킨 탄소, 폐수, 폐기물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여 화폐 가치 환산 산정식에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
3) 취약계층 보상 및 고용 효과
수퍼빈은 네프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10원 단위의 폐기물 매입 비용을 계인 계좌를 통해 보상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 있는 재활용 솔루션 기업들이 제공하지 않는 수퍼빈만의 차별점이다. 수퍼빈의 보상 체계를 통해 네프론 헤비 유저들은 한달에 15만~30만원 가량의 보상금을 받으며 경제적인 이점을 누리고 있다. 특히 네프론 이용은 낮 시간 대에 활동이 용이한 점,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 등을 이유로 고연령층의 수익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네프론 이용 증가에 따른 대면 회수 사업 수퍼모아도 고연령층의 활동으로 전환하면, 취약계층 보상 효과를 극대화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네프론과 수퍼모아 이용자들의 활동 및 수익 데이터를 확보하여 연령대별로 분류하여 저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수퍼모아 서비스의 경우 고연령층 고용을 통해 추가 활동으로 연계시키고, 그것을 차츰 확장시킨다면 취약계층 보상 및 고용이라는 추가 임팩트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