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오디오기업의 선생이 원단업체이면 안 되나요? – 가우디오랩

분석기업: 가우디오랩
저자: 몸냥 팀 / 부귀현, 홍수빈 (제주대)
지도교수: 조우연 (제주대)

“가상현실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해요”

가상현실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사건을 다룬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명대사이자, 세상사람이 가상현실에 원하는 바람이 응축되어 있는 대사이다. 헬멧과 유사하게 생긴 기기를 착용하면 ‘현실의 나’와는 다른 ‘가상현실의 나’가 된다. 가상현실의 나는 어느 부족의 부족장이자 화염을 다루는 마법사일수도, 미지의 문명을 탐험하는 모험가가 일 수도 있다. 또한 수많은 세계관으로 이동하며, 다양한 ‘나’를 만날 수 있다. 공성전을 하는 중세 기사 세계관에서 우주 속 미지의 생명체와 전쟁하는 SF 소설의 세계관으로 이동하듯 그 안에서 세계관에 맞는 ‘나’를 경험할 수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러한 수준의 가상현실은 소설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2016년, 속초를 가장 뜨는 도시로 만든 게임이 있다. 바로 AR게임인 ‘포켓몬 GO’이다. 포켓몬 GO는 구글맵을 기반으로 GPS 정보 등을 통해 운영되는 게임이었는데, 당시 보안법상 한국에서 운영은 불가능했고 북한은 가능했다. 그로 인해 개발사인 나이앤틱(Niantic, Inc.)이 게임 구획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강원도 일부가 북한으로 포함되었고, 그 결과 속초에서 포켓몬이 출현했다. 한국에 정식으로 출시하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포켓몬을 잡기위해 속초를 방문했었다. 포켓몬 GO의 인기는 한국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고, 전세계적으로 인기였다. AR게임의 성공을 지켜본 세계는 새롭게 다가올 VR, MR 기술에 열광했고, 그 결과 관련 시장은 기대감에 발맞춰 성장했다. 

하지만 VR기기의 보급, 콘텐츠의 부재 등으로 인하여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VR 헤드셋인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의 출하량은 35만 4,000대였고, 같은 기간 플레이스테이션 4 게임기는 1,700 만대 이상, 스마트폰은 전 세계적으로 14억 대 이상 판매되었다.1 이러한 실적을 보며 시장은 VR시장에 관한 기대를 버렸고, 결국 몇몇 기업만이 남아서 VR 콘텐츠, 기기 등을 개발해 나갔다. (Exhibit 1)

Exhibit 1. 성장하지 않는 VR시장

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가상현실 시장, 글로벌 시장 동향 보고서2016~2020

2020년, VR시장이 다시금 깨어나기 시작했다. 전염병 COVID-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집 안 활동량이 증가하며 사람들은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원했다. 그 해답은 VR에 있었다. META(구 페이스북)가 발매한 오큘러스 퀘스트2(Oculus Quest 2)의 정확한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00만 달러 이상 매출을 이룬 콘텐츠는 60개 이상, 300만 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한 콘텐츠는 3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VR의 성장은 메타버스의 부상을 통해 가속을 얻었다.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가상적으로 확장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화된 가상공간의 융합”으로 정의하고 있다. 메타버스 기술은 한국에서 네이버의 제페토를 시작으로 대중화되었고, 현재는 게더 타운(Gather.town)에서 회의를 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감각경험이 유사하게 느껴지거나, 완전히 일치되는 순간 두 세계의 융합이 가능하다. 따라서 시청각 중심의 확장현실 기반 시술이 메타버스의 기술적 근간을 형성한다. 더 나아가 인간의 오감인 후각 경험과 청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가상+현실, 현실을 어떻게 가상으로 구현할까? 

확장현실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각과 청각에 더 사실적인 감각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발전하고 있다. 가상세계의 몰입감을 제공하는 시각과 청각은 개인화된 HMD(Head-Mounted Display) 또는 헤드폰으로 통제되고, 가상의 세계가 재현된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측면에서 가상현실(VR) 헤드셋이나 공간음향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공간음향 기술은 확장현실 기기에 적용되어 3차원 공간의 소리를 효과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일련의 기술들을 뜻한다. 

 공간음향은 확장현실에서 몰입감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가상 현실을 실제 현실로 느끼게 하는 것은 인지과학의 영역에서 설명해야 한다. PI는 실제로 그 장소에 있는 듯한 “Being There”에 대한 인지의 정도이다. PI는 음향적으로 바람의 소리, 주변의 소음, 잡음 등의 조합에 의해서 특정 공간으로 몰입시키는 요소를 포함한다. 인간의 청각은 예민하여 조금의 거슬림 만으로도 몰입감이 깨져버릴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는 확장현실 기술의 핵심인 음향을 다루는 회사가 있을까? 

VR 음향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싶었다.  

글로벌 VR 음향 표준을 목표로 하는 가우디오랩은 국내에 몇 없는 음향 전문가 5명이 모여 2015년 설립되었다. 이들의 기술은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큰 관심을 받았다. 포켓몬 GO로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기술인 확장현실에 관심이 지대하게 쏠릴 때였기 때문이다. ‘국내 AR VR 챌린지’에서 대상을 받으며, 이들은 기라성 같은 투자자로부터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그 투자금을 기반으로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갔다. LA로 미국 법인을 설립한 이유는 LA에 넷플릭스, 디즈니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모여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VR 음향 시장의 표준이 되는 것이 목표였기에, 가장 먼저 엔터테인먼트의 왕인 콘텐츠를 잡으려 했다. 이들의 전략은 명확했다. 

Step1. VR 오디오를 만드는 툴인 Works를 무료로 배포한다.  

Step2. 콘텐츠 기업이 Works를 기반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제작한다. 

Step3.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송출 단계에서 가우디오랩의 포맷(sol)을 채택한다. 

Step4. 송출 단에 있는 기업이 Sol의 라이선스를 계약한다. 

 2017년 겨울 LA는 VR 시장이 대세였고, 이 기류를 따라서 가우디오랩은 VR오디오의 대세로 급성장했다. 관련 미디어에서 가우디오랩의 기술을 다뤘고,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문제는 2017년 7월 4일 독립기념일부터 발생했다. 사업개발을 진행하며 만났던 16개의 기업 중 단 2개의 기업만이 연락이 되었다. 그 두 기업인 LittleStar과 AT&T는 2017년 가을까지도 함께 일을 진행했다. 하지만 LittleStar은 12월에 비트코인 회사로 피벗을 하며 계약이 무산되었다. 같은 시기에 AT&T와 함께한 테스트가 성공하며 긍정적 뉴스를 보냈지만, 결국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년간 이들이 미국에 진출하여 얻은 것은 진행중인 사업 개발 1건(AT&T)이었다. 여전히 VR 시장은 불투명하기만 했다.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엔 우리가 성공할 수 있고 또 성공하리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지녀야 하며, 그와 동시에 눈앞의 현실 속에 있는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할 수 있는 규율을 가져야만 한다.” – 스톡데일 패러독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는 이 순간, 가우디오랩은 깨달었다. 월남전 포로로 6년간 버텨 살아 돌아온 스톡데일 장군처럼, 지금의 문제가 당장은 해결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언젠가는 해결된다고 믿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시장, 제품, 팀의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시장의 현실은 냉혹했다. VR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의 부진을 시작으로 VR 제작용 카메라를 만드는 노키아의 철수 등 VR에 뛰어들었던 기업들이 하나 둘 손을 떼기 시작했다. 

Works와 Sol은 표준으로 채택된 좋은 기술로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곧 고객이 원하는 ‘좋은’ 제품은 아님을 깨달았다. 또한 이들은 높은 R&D역량을 기반으로 한 기술력의 제품을 마케팅 비용을 절감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면 좋은 포지션에 위치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VR 오디오 시장은 없었다. VR 음향 기술에 관해 고객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결코 무료기능을 벗어나 유료기능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팀의 현실도 좋지는 않았다. 2016년 5명으로 시작한 이들은 2년 사이 32명으로 갑자기 증가되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으로 팀이 분산되며 소통이 어려워졌고, 고객의 요구를 맞출 수 있을 만큼 개인의 역량은 준비되지 못했다. (Exhibit 2) 

Exhibit 2. 가우디오랩의 초기 예상 포지션

출처: [NAVER D2SF – TMS 2019] 오현오 GAUDIO LAB 대표 발표

멸종위기종 음향전문가의 주요 서식지

2017년 말 시작된 크리스마스 휴가를 끝으로 2018년 3월 가우디오랩은 “Winter is coming”을 선포했다. 불분명한 시장 상황, 좋은 기술을 탑재한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 어수선한 팀의 상황을 인정한 결과였다. 겨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대표의 한국 복귀. 회사의 상황 투명하게 공유. 전시상황 선포. 그 다음의 조치는 좋은 팀 만들기였다. 가우디오랩의 인원은 자연적, 인위적으로 32명에서 20명으로 조정되었고, 단 하나의 팀으로 운영되었다. 이러한 조치 속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들의 사기였기에, 사기를 저하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매일 스탠드업 미팅을 하면서 현재 상황을 공유했고,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하며 정보의 공백을 만들지 않았다. 또한 가우디다움 캠페인을 통해 가우디오랩만의 인재상을 정했고, 그에 따라 개인의 역량을 강화했다. 리더라인의 리더십 강화를 위해 가우디 경영 아카데미를 진행했고, 에자일 개발 문화를 적극 도입했다. 모든 응급 조치는 끝났다. 이제 마지막으로 성공경험이 필요했다. 

 성공경험은 제품의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경험이다. 우리의 제품이 누군가에게 사용되고 있는 그 경험이 필요했다. 결국 가우디오랩은 살아남기 위해 시장과 제품을 변경해야 했다. 가장 먼저 이들은 Core Competency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세상에 오디오를 다루는 기기는 많고, 소리를 동반하는 기기도 많았다. 하지만 소리를 잘 다룰 줄 아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가우디오랩은 이 점에서 Core Competency을 찾았다. 바로 6명의 공학박사와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구성된 현재의 팀, 사람이 가우디오랩의 Core Competency임을. 드디어 캄캄하고 매서운 겨울 터널 속 하나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공 경험을 안겨줄 Low Hanging Fruit을 찾기 위해, 가우디오랩은 자사의 제품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Works는 콘텐츠 제작에 사용되고 Soi은 소비자의 향유에 필요했다. 그리고 그 둘을 이어주는 메타데이터가 있었다. 이 프레임에 대입할 수 있으며, Low Hanging Fruit인 것은 개방형 플랫폼의 음량 문제였다. VR만 지웠다.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3D사운드처럼 다양한 음향 기술을 개발해 플랫폼 서버와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 사이에서 발생하는 메타데이터를 추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음향 전문 플랫폼 기업을 지향점을 삼았다. (Exhibit 3)

Exhibit 3. 가우디오랩 제품 분석틀

출처: 김유경, 경쟁사 없는 서비스 차별화-가우디오랩, 아산 기업가정신 리뷰

다수의 창작자로부터 미디어 창작물을 제공받아, 소비자와 연결해주는 개방형 플랫폼에서 음량의 문제는 늘 발생했다. 지상파 방송, 넷플릭스와 달리 음량의 규격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동영상은 소리가 너무 작고, 다른 동영상은 소리가 너무 커서 급하게 볼륨을 낮춘 경험이 바로 이 문제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개방형 플랫폼은 음량 서비스 품질 개선보다 콘텐츠의 다양화가 먼저였다. 가우디오랩은 이 틈새를 파고 들었다. 플랫폼의 춘추전국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비스 품질 개선이 필요함을 주장했고, 가우디오랩의 주장은 수용되었다. 드디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겨울 터널의 끝이 보였다. 

현재 가우디오랩은 VR 음향 기술로 시작하여, 현재는 음향 기술 전문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6명의 음향공학박사는 7명이 되었고, 20여명의 오디오 전문가가 함께하고 있다. 가우디오랩의 기술은 일상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뮤직 스트리밍 어플에서 노래를 들을 때, OTT서비스에서 비디오를 감상할 때, 소리에 압도되는 경험을 선사하는 극장에서도 더 나아가 스마트폰 속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VR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다만 아직 때가 아닐 뿐이다. VR이라는 연료가 들어오는 순간을 날개를 피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좋기는 한대요… 정말 좋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가우디오랩의 기술은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지만 실제로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이들의 기술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소비자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기준으로 전방에 위치하는 기술이다. 이들의 제품이 팔리기 위해서는 이들의 제품을 활용할 경우 소비자의 움직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함이 목격되어야 한다. 즉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지 기업들은 가우디오랩의 제품을 원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우디오랩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B2B 사업을 하는 기업은 결국 최종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사업이 진행된다. 물론 예외인 사업도 있을 것이다.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여 교섭력인 강한 공급자인 경우 최종소비자의 선택 유무에 상관없이 고객사는 공급자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B2B 업체는 경쟁 시장에 속해 있다. 살아남기 위해 B2B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의사결정변수는 크게 2가지이다. 고객화 대 표준화와 표면에 드러남 대 드러나지 않음이다. 이를 2X2 Matrix로 표현할 수 있다. (Exhibit 4)

Exhibit 4. B2B 기업 2X2 Matrix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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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Matrix를 통해 분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우디오랩과 비슷한 의사결정을 취하는 기업 중 근접성이 먼 기업에서 벤치마킹 Lesson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호텔이 같은 호텔에게 경영 상의 의사결정에 관한 조언을 물어볼 수는 있겠지만, 쉬이 답을 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호텔이 항공사의 경영 상 의사결정 과정을 물어본다면 같은 호텔보다는 정보를 얻기가 쉬울 것이다. 따라서 2×2 Matrix 복잡한 세상을 2가지의 의사결정변수로 단순하게 구분하여, 그 안에서 근접성이 멀어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는 산업군의 기업에 의사결정 과정을 벤치마킹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2가지의 의사결정 변수인 고객화 대 표준화, 표면에 드러남 대 드러나지 않음은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표준화는 자사의 기술과 제품에 맞춘다면, 고객화는 자사가 고객사의 니즈에 맞춘다. 표준화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고객사에 관한 독점적위치 선점이 어렵다. 고객화는 고객사에 관한 독점적 위치 선점이 가능하지만, 대량생산이 불가능하여 비용이 많이 든다. 표면에 드러남은 B2B 거래의 고객이 아닌 최종 소비자에게도 자사를 노출하는 것이고, 표면에 드러나지 않음은 최종 소비자에게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B2B 거래 외의 마케팅을 진행해야 하며, 최종 소비자의 선택 기준에 자사 제품이 있지 않는 한 고객사에서 자사를 거부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보다 적게 들고, 고객사가 전자보다 선호한다.  

 각 의사결정변수를 결합하여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표면에 드러나지 않으며 표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최종소비자가 인지할 수 없지만, R&D역량이 높으며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녔다.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고객사에 납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들이 만든 제품에 맞춰서 표준이 결정되기도 한다. 표면에 드러나지 않으며 고객화를 추구하는 기업도 유사하지만,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하나의 제품을 하나의 고객사에 납품하며,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표면에 드러나며 표준화를 진행하는 경우 완제품에 기업의 표식이 보이는 등 최종소비자가 구매선택에 있어서 고려하는 요인이 된다. 최종소비자에게 인식되는 브랜드 파워가 강하며, 이 또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표면에 드러나며 고객화를 지향하는 경우도 유사하지만,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제품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다르다. 2×2 Matrix의 특성을 기반으로 하여 가우디오랩을 포함하여 적합한 회사들을 선정했다.2(Exhibit 5) 

Exhibit 5. B2B 기업 2X2 Matrix

표준화고객화
표면에 드러나지 않음만도3, Adobe, Works, 현 SMART EQ반도체 Foundry 업체, 초기 SMART EQ, 한국 콜마
표면에 드러남Intel Inside, NVIDIA, Dolby Atmos, GORE-TEX

가우디오랩의 모든 기술을 다루지 않았고, 분수령이 되었던 기술인 VR음향과 음량정규화 기술만 다루었다. 피봇 전 가우디오랩의 VR 음향 기술인 Works는 VR콘텐츠를 제작하는 쪽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였다. 완제품이 VR콘텐츠였다면, Works는 콘텐츠 창작자를 도와서 VR콘텐츠를 만드는 툴이었다. 결과물에 Works를 사용했다는 표식이 남아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관련 파일의 형식을 표준화시킨 일러스트, 인디자인 등을 지원하는 Adobe와 유사한 포지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가우디오랩을 만든 음량평준화(Loudness Normalization) 기술은 콘텐츠 창작자가 아닌 콘텐츠를 송출하는 쪽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이다. 수많은 창작가가 만든 미디어를 플랫폼이 모아서, 최종소비자에게 제공할 때 발생하는 음량의 차이를 평준하게 만드는 툴이다. 시작은 네이버의 요청으로 시작되었지만, 가우디오랩는 라이선스로 계약을 진행했다. 현재는 네이버, 벅스 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2020년 TTA 표준으로 승인되었다. 이 경우에는 음량평준화기술인 SMART EQ가 고객화에서 표준화로 포지션이 변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늘 여기 있었어요. 

2×2 Matrix로 분석한 가우디오랩은 꾸준하게 표면에 드러나지 않으며 표준화를 지향하는 의사결정을 택하고 있다. 가우디오랩 AER Q&A에 따르면 2020년경까지는 약 90%가 R&D 비용이었고, 2022년부터 마케팅, 사업 등 다른 부문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비용 구조의 변경은 포털사이트에 “가우디오랩”이라고 검색만 해도 알 수 있다. 성우와 협력하여 오디오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자체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여 뮤지션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Exhibit 6)

Exhibit 6.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출처: 가우디오랩 유투브 채널 홈 

 가우디오랩의 마케팅은 최종소비자에게 소구하는 마케팅이라 볼 수 있다. 이는 B2”B” 중 “B”의 고객을 사로잡으려고 하는 전략이다. 2×2 Matrix로 분석하면, 표면에 드러나지 않음에서 표면에 드러남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즉 가우디오랩의 의사결정은 표준화를 지향하되, 기존과 다르게 표면에 드러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표면에 드러나며 표준화를 지향하는 기업은 대표적으로 Intel, NVIDIA, GORE-TEX가 있다. 이들의 특징은 완제품의 재료 중 하나임에도 완제품의 퀄리티를 보장한다. 

벤치마킹 Lesson을 얻기 위한 2×2 Matrix 사용시 주의할 점은 같은 군에 속하지만, 근접성이 멀어야 한다.가우디오랩과 Intel, NVIDIA은 정보기술이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GORE-TEX는 패션업계로 연관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벤치마킹 기업으로 GORE-TEX를 선정했다.  

새로운 선생님: GORE-TEX

GORE-TEX는 등산복, 등산화 등 아웃도어 웨어를 구매시 하나의 지표가 되는 소재이다. 고어텍스 마크가 달린 혹은 상품명 앞에 고어텍스가 붙어있을 경우 가격이 상승하지만, 최종소비자에게 신뢰를 준다. ‘이 웨어는 방수가 잘되며 통풍이 잘되는 최점단 기술을 탑재한 의류로 만들었을 것이다’ 라는 믿음을. 

GORE-TEX는 1969년 W.L 고어가 특정 조건에서 PTFE를 반복하여 늘이는 과정에서 ePTFE4를 발견했다. ePTFE는 미세다공성의 물질이면서 물 흡수량이 적고, 내후성이 우수했다. 고어는 곧 특허를 출원했고, 1976년 최초의 방수성, 방풍성, 투습성 원단인 GORE-TEX 원단의 상용 수주를 받았다. 이후 제품의 범위가 확장되고, 우주복, 남극 탐사 팀 옷의 원단이 되며 인지도를 높여 나갔다. 결국 GORE-TEX는 아웃도어 의류 분야의 주류가 되었고, 최첨단 원단 신기술을 대표하는 보통명사로 사용되게 된다. (Exhibit 7)

Exhibit 7. GORE-TEX 상표

고어텍스 기술소개 | GORE-TEX brand

출처: GORE-TEX 공식 홈페이지

GORE-TEX의 마케팅 전략은 우주탐험이라는 고도로 발달한 기술의 향연에 함께 하며 인지도를 쌓으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GORE-TEX의 성공은 사용자에게 특별한 장점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GORE-TEX는 가볍고, 튼튼하며, 방수가 되는 원단. 아웃도어 웨어의 소재로의 특별함을 지녔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들의 성공 요인은 하입비스트에서 진행한 고어텍스의 R&D 부서의 인터뷰를 보면 한 번에 인지할 수 있다. 

“사용자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의 전문적 사용자가 무엇에 불만족했는지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그걸 이해 못하면 해결책도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해와 해결을 반복한 덕분에 고어텍스의 제품은 고도로 기술적입니다.” – 하입비스트 인터뷰 중 

결국 최종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자의 시각이 아닌, 사용자의 시각에서 이해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최첨단 기술임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 필요하고, 이 기술이 왜 사용자의 삶에 필요한지를 이해시켜야 한다. GORE-TEX의 기술은 혁신적이었지만, 사용자에게 필요성을 소구하지 않았다면 결코 B2B 거래에서 선택되지 않았을 것이다. 

가우디오랩이 표면에 드러나며 표준화를 지향하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디오 기술이 왜 사용자, 최종소비자의 삶에 필요한지를 이해시켜야 한다. 뮤지션을 위한 툴을 개발한다면 뮤지션을 만족시켜,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가우디오랩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VR기술 속 오디오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VR 음향이 필요함을 최종소비자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우디오랩을 최종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인지시킬 하나의 사건이 필요하다. 

B2B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은 자신의 포지션에 따라 제품을 마케팅 할 대상이 다르다. 또한 마케팅의 방법도 다르다. 하지만 기술 기반의 B2B 기업이 주의해야 할 Lesson은 똑같다. 기술을 잘 아는 전문가의 입장이 아닌, 기술의 최종 사용자의 입장에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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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가상현실 시장, 글로벌 시장 동향 보고서2016~2020

[NAVER D2SF – TMS 2019] 오현오 GAUDIO LAB 대표 발표

Aric Jenkinsr 기자(2019.07.26), “[포춘US]가상현실(VR)의 추락과 부상”, 포춘코리아

GORE-TEX 공식 홈페이지

HYPEBEST, “고어텍스는 어떻게 패션 업계가 가장 사랑하는 소재가 되었을까?”

KCA 미디어 이슈 & 트렌드, “메타버스 시장 선도를 위한 VR 디바이스의 혁신”

가우디오랩 공식 홈페이지

가우디오랩 유투브 채널 홈

김유경, 경쟁사 없는 서비스 차별화-가우디오랩, 아산 기업가정신 리뷰

박영택, 『품질경영Q』

안상현 기자(2022.04.21), “VR·AR… 일단 기기부터 만듭시다”, 한국일보

이상범, 『현대 생산운영관리』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주간기술동향 1884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주간기술동향 2004호

최병돈 외 옮김, 『서비스 경영 TOS』

최한종 기자(2020.12.22), “가우디오랩 음량 평준화 기술 韓 표준 승인”, 한경Geeks

황민규 기자(2022.04.04), “[줌인] VR·AR 대중화 앞당기는 빅테크…“올해 변곡점 온다””, 조선비즈

주석

1. 포춘코리아(FORTUNE KOREA)(http://www.fortunekorea.co.kr)

2. 본 고에서 표면에 드러남과 고객화를 동시에 지향하는 기업은 관련성이 없기에 언급하지 않는다. 또한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제품 생산을 중심으로 후방 혹은 전방에 있는 기업을 선택하였고, 지원활동과 마케팅, 영업 관련 B2B는 고려하지 않았다.

3. 현대, 기아, BMW 등 다양한 자동차 기업에 차량 제동 장치 등을 납품하는 기업

4. 확장 폴리테트라플로오로에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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