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중장비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건설 현장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안전의 중요성이 그 어느 곳보다 강조되어야 하는 공간이지만, 현실에서는 기본적인 장비에만 의존해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학창시절부터 인연이 깊었던 신성일 대표와 서정우 이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건설현장 안전관리에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의기투합하였다.
손꼽히는 중공업 회사의 유능한 엔지니어였던 신성일 대표와 대기업 홍보팀에서 잘나가는 서정우 이사는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의기투합하였지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업을 하는 과정에는 예상보다 많은 난관이 뒤따랐다. 오랜 인연과 우정을 이어 온 두 사람이지만, 학창시절부터 쌓아온 배경지식과 졸업 후 각자의 직장에서 쌓은 전문지식의 차이에서 오는 시야의 간극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관점은 사업 초기 사안마다 갈등으로 이어졌다.
초기의 갈등을 극복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무스마는 마침내 건설현장에 특화된 중장비 전용 IoT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하여 획기적인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솔루션을 출시하였고, 이는 시장과 건설 현장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 무스마는 현장형 IoT기술, 기지국 설치, 데이터 분석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합하여 과학적인 안전관리 플랫폼을 제공하였고, 이는 분명히 주목할 만한 혁신이었다. 하지만, 건설 현장의 다양성은 무스마가 초기에 제공했던 정형화된 안전 플랫폼으로 감당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이를 위해 무스마는 다양한 기술혁신 전략을 활용하여 시장에서의 활동영역을 점차 확장해 나가고 있다.
무스마의 사례는 기술중심 스타트업 대부분이 겪을 수밖에 없는 기술혁신의 방향성, 기술적 역량과 사업성과의 조화, 조직 내 갈등 등 창업에 얽힌 다양한 고민을 담고 있다. 학생들은 본 사례를 통해 기업에게 혁신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혁신에 대해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시각을 함양할 수 있다.
Q1. 중공업 엔지니어 출신의 신성일 대표와 사업부 홍보팀 출신의 서정우 이사는 무스마를 함께 하며 혁신에 대해서 근본적인 관점의 차이를 보여준다. 사례 내에서 이들의 관점 차이가 발견되는 내용을 찾아보고 그 차이의 근원은 무엇인지 논의해보자.
Q2. 무스마와 같은 기술중심 스타트업의 전체적인 혁신은 기술혁신과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되어 완성된다. 무스마의 솔루션 개발과정에서 기술혁신의 영역으로 간주될 수 있는 부분과 비즈니스 모델로 간주될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해보고, 이 두 부분이 어떻게 무스마의 미션에 기여하는지 논의해보자.
Q3. 무스마는 효과적인 기술혁신전략을 통해 시장을 창출하고,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었다. 먼저, Henderson & Clark의 기술혁신 유형을 학습하고, 무스마가 안전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활용한 기술혁신의 유형 및 활용순서에 대하여 논의해보자. 그다음, 각 기술혁신 유형이 주는 기술적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과의 연결성에 대해 논의해보자.
혁신의 혁신, 중장비와 IoT의 결합 – 무스마
어림잡아도 족히 50미터는 넘을 것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건설 현장 내 사람과 사물 모두 크기를 분간할 수 없는 흐릿한 점처럼 보인다. 크레인 상단에 잠시 멈춘 신성일 대표는 헬멧을 고쳐 잡고 다시 크레인 사다리를 오른다. 반대편 크레인에서는 길쭉한 체구의 서정우 이사가 보인다. 신성일 대표처럼 그도 조심스럽게 크레인 사다리 위로 한 걸음씩 오르고 있다.
크레인에 IoT 센서를 부착하기 위함이다.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람과 건설 기구들의 동선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동선을 감지하고 기록하는 IoT 센서의 부착은 필수적이다. 고층 크레인에 센서를 부착하는 일은 짜릿한 스릴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현장의 안전사고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것이 신성일 대표가 이끄는 무스마의 단단한 미션이다.
산업재해 사고. 막을 방법은 정말 없나?
2021년 4월 전 국민을 안타깝게 한 사건이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한 청년이 컨테이너에서 화물 고정용으로 사용되는 나무를 제거하던 중에 옆에 벽체가 넘어지면서 깔려 숨졌다. 산업 현장에서의 사망 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국가 중 하나이다(KOSIS, 2021). 2020년 기준 산재 사망자는 2,062명이며, 그중 제조 및 건설업이 50% 이상을 차지하며 높은 재해율을 보인다(KOSIS, 2022). 국가 주도로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산업 현장 중대재해 처벌 법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위험을 인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이 부족하기에 산업 현장의 근로자들은 조마조마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무스마는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현장 유경험자의 감에 의존한 운영방식에서 탈피하고, 현장 안전 관리 및 공정 관리 개선에 기여하며, 양적 노동력에서 질적 노동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 목표이다(Exhibit 1). 하지만 열악한 통신 인프라, 변동적인 환경 요인, 극한의 현장 조건, 상태 측정의 기술적 한계에 따라 중공업 현장의 데이터 수집에는 많은 어려움이 동반된다. 이런 어려움을 무스마는 어떻게 넘어섰고, 중장비와 IoT 그리고 데이터의 조합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창업에 대한 갈망
신성일 대표는 영국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2012년부터 대우조선해양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부족함 없는 대기업의 안정된 근무환경에서 지냈지만, 마음속의 창업에 대한 갈증은 늘 있었다. 그래도 신 대표는 어느 분야를 가도 막연하게 창업하게 될 거로 생각했고, 중공업을 선택한 이유는 그 당시 전자공학을 전공하면서 로봇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칭이 잘 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어요. 학교를 다닐 때부터. 막무가내로 7년 정도 회사 생활하면 창업이라는 걸 할 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회사에 다니면서도 한쪽으로는 ‘뭘 창업하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 신성일 무스마 대표
창업초기의 3F: Family, Friend, Fool
창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아이디어만 가득한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어떤 사회적, 금전적 가치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 시점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세 부류가 있다. 소위 3F로 일컬어지는 가족(Family), 친구(Family), 그리고 바보(Fool)이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창업자에게 초기지원금을 줄 수 있는 부류는 바로 이 3F뿐이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이들은 스스로 주머니를 털어서까지 창업자를 도와주는 진정한 지원자이기도 하다.
신성일 대표는 스타트업에 대한 꿈이 늘 있었기 때문에 본인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아내에게 주로 얘기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이를 들어보고 필터링해주는 역할을 아내가 해준 것이다. 창업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꾸준히 낸 아이디어만 수십 가지였다. 의견을 제시해 주던 아내는 창업 전부터 이미 동반자 역할을 했다. 그는 신성일 대표에게 끊임없이 ‘왜 해야 해’라는 것에 대해서 질문하였다. 신성일 대표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 아내에게 대답할 수 없다면 창업의 성공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스스로에 관한 질문이기도 했다. 중공업이 호황이던 시절이었는데 굳이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싶어서,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지금 이룬 것들을 포기하고 창업하고자 하는 건지는 본인도 명확한 답을 찾아야만 했다.
신성일 대표는 막연하게 머릿속에서 맴돌던 창업을 하고 싶은 진짜 이유에 대해 책상에 앉아 적어 보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사소한 이유까지 다 적고 나니 30개 정도가 나왔다(Exhibit 2). 그러고는 하나하나 아내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 듣더니 아내가 수긍하면서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아이템도 없었는데 ‘창업’이라는 제 꿈을 지지해 주었습니다.”
– 신성일 무스마 대표
신성일 대표의 창업에 대한 열망은 사실 영국에서의 학부 유학 시절까지 거슬러 간다. 그때 이미 절친한 친구에게 창업을 향한 본인의 열정을 어필했었다. 하지만 졸업 후 신성일 대표는 중공업으로, 창업을 함께 이야기했던 절친한 경영학과 친구는 자동차 홍보 회사로 갔다. 한국에 돌아와 모두 번듯한 직장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신성일 대표는 창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고민하고, 아내와 논의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의 공감을 얻은 그는 아이디어를 들고 다시 친구에게 갔다.
“그 당시 종로 지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매주 창업 아이템을 가지고 오는 거예요. 그때는 무슨 포탈 관련한 아이템이었는데 네이버를 이기겠다고 하면 저는 못 이긴다고 했죠(웃음). 그래도 그 열정이 대단했어요.”
– 서정우 무스마 이사
아내와 친구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신성일 대표는 ‘창업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느꼈다. 열정은 가득했지만, 과정에 대한 조언이 필요했다. 그 당시 창업 자본도 없고, 사람도 없고, 연고도 없는 거제도에서 조선소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창업에 대한 노하우(know-how)가 절실했다. 우선 어떻게 창업을 하는 것인지 배우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느꼈다. 그리하여 신성일 대표는 2015년 말 해커톤1)이 한국에 들어오고 정부의 창업 지원 패키지가 나오자 꿈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창업하는 방법을 배우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자 했던 신성일 대표에게 해커톤 참여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였다. 당시 7명이 한 팀이 되어 검색 엔진 관련 아이템을 개발하고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큰 기대 없이 참가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상을 받게 되면서 창업에 대한 열망이 더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거 가지고 상도 받고 나니 회사에서 돌아가서는 일이 안 되더라고요. 해커톤에서 느낀 짜릿함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 신성일 무스마 대표
아이디어가 구체화하면서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가라앉지 않는 성취감이 아직 휘몰아치고 있었다. 신 대표는 마음이 들떠서 주말마다 상을 받았던 멤버들과 모임을 했다. 회사 생활은 신입 시절을 지나 5년 차가 넘어가기 시작하며 신성일 대표는 창업의 적기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은 그와 달랐다. 대학생이던 팀원들은 공무원 시험 준비, 취업 준비 때문에 못 나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모두가 그와 같은 마음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느리지만 단호한 그의 말은 신성일 대표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임에 빠지지 않고, 아이디어 개발을 위한 자료 조사도 훌륭하게 수행했다. 신성일 대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와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후 신성일 대표는 그와 함께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쉴 새 없는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7,000만 원을 지원해 주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게 되었다.
신성일 대표에게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데 결혼도 했고 돈도 잘 벌던 시점에 막상 그만둬야 한다고 하니 현실적인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고민에 잠 못 들던 시점에 그가 먼저 결단을 내리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 모습을 본 신성일 대표도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날 함께 결심한 그와의 인연은 오늘까지 이어졌다. 단단한 내면을 가진 그는 현재까지 함께 무스마의 운영을 맡고 있는 진준호 이사이다.
창업과 함께 가족과 친구가 모두 신성일 대표의 옆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다 신성일 대표는 가만히 생각해 본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이 시점에 안정된 모든 것을 포기한 자신이 마지막 F인 Fool일까?’
신기술의 우아함과 시장에서의 적막감
창업 학교에 입학한 신성일 대표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새로운 걸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성공적인 창업이라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다. 새로운 것만이 곧 경쟁적 우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만 몰두했다.
신성일 대표는 창업 학교의 자원을 활용해 본인의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아이템을 구현해 볼 수 있었다. 그는 아이템 개발을 할 시간, 돈, 그리고 인력 등 모든 것을 총동원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새롭고 획기적인 발명품을 만들어낸다. 그의 첫 아이템은 영상이랑 센서 데이터를 동시에 녹화해서 한 화면에 보여주는 도구였다(Exhibit 3). 움직이는 물체를 촬영하면 피사체의 동적 데이터를 보여주는 기술적으로 매우 신선한 제품이었다. 이는 주변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3개월 동안 개발에만 매진한 결과로 얻은 근사한 성과였다.
하지만 성과의 기쁨도 잠시, 신성일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답을 얻지 못했다. 즉, 이걸로 어떻게 고객을 만들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이 없어 막막한 상황이었다. 분명 개발할 당시만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의미 있고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기만 하면 필요한 사람이 많을 거로 생각했지만, 오판이었다. 새롭다는 것은 생경하다는 의미이기도 했기에, 제품에 관한 관심이 곧 구매와 사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세상에 없는 특별한 물건을 만들어 냈는데, 쓰임새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답을 찾아야 했다. 답답한 마음과 지친 몸을 이끌고 신성일 대표와 진준호 이사는 서울로 향했다. 한 손에는 자랑스러운 첫 성과물 Go Live가 있었다. 서울 종로에서 일하고 있는 서정우 이사를 불러내 Go Live를 보여주고 쓰임새를 물어보았다. 엄청난 혹평을 하면서도 서정우 이사는 처음 접하는 이 신기한 물건의 쓰임새를 함께 고민했다. 하지만 기업체 광고 영역에서 일하던 그도 딱히 정답을 찾지는 못하고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신성일 대표는 발길을 돌려 예전에 함께 일했던 조선소 동료들을 찾아가 보았다. 이전에는 말로만 창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니까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이해를 시키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창업 학교에서 제작한 Go Live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구현되는지를 보여줄 수 있으니 주변에서 ‘여기에도 적용해 볼 수 있겠다.’, ‘내가 하는 거랑 엮어볼 수 있겠다.’ 하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서 보니까 다 조선소 연구원들이잖아요. 제 아이템을 가지고 쓸모를 막 찾더라고요. ‘중장비에 달아보자’, ‘크레인에 달아보자’, ‘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면서 다같이 사용처를 찾았고 산업 안전 쪽으로 오게 된 거예요.”
– 신성일 무스마 대표
시장 진입의 측면에서도 적기였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안전사고가 연달아 언론에 보도되며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클 때였다. 관련 법령이 강화되며 기업에서도 산업 현장 안전에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던 시기였다. 사회에 혁신점을 제시할 기회였다.
신성일 대표와 진준호 이사는 무스마의 제품이 산업 현장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했다. 늘 그렇듯 주변인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고민했다. 이런 일련의 인연들이 누적되어 드디어 첫 번째 발주를 받게 되었다. 바로 크레인에 안전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든든한 지원군의 합류
창업하며 의견 다툼도 많았지만 크레인 위를 함께 걸어 올라가는 지금, 돌이켜보면 이만큼 든든한 인연이 없다. 반대편에는 허리춤에 IoT 기기를 둘러차고 신성일 대표가 크레인을 올라가고 있다. 허허벌판의 공사 현장 속 마주 보고 있는 크레인 위에서 보조를 맞추어 올라가고 있는 신성일 대표와 서정우 이사는 이제 서로의 페이스메이커(Pacemaker)이다.
서정우 이사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영국 유학 시절에도 신성일 대표는 이따금 창업을 이야기했다. 그때는 술잔과 함께 웃으며 넘긴 이야기였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 창업하며 동고동락하는 사이까지 이어질 줄은 차마 몰랐다. 서정우 이사는 경영학도로 졸업 후 광고 영역에서 일했지만 스타트업 무스마로 신성일 대표와 다시 의기투합했다. 서정우 이사는 그 순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창업하고 제품 개발로 한동안 정신이 없었던 신성일 대표는 직장인에게는 황금 같은 금요일 저녁 시간 서정우 이사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에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부산으로 내려와도 될까?’라는 서정우 이사의 물음에 마음이 들떴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서정우 이사는 부산으로 가서 신성일 대표를 만나 오랜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만남의 기쁨도 잠시 이야기는 자연스레 신성일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창업 아이템, 안전사고 방지 시스템으로 흘러갔다. 다음 날 서정우 이사는 회사로 초대받았고, 신성일 대표는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며 회사의 비전에 대해 공유했다.
“산업 재해 방지라니…초창기 사업 아이템 이후 한동안 연락이 없었는데 다시 만났을 때 아이템을 되게 잘 풀었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이걸 B2B로 풀면서 본인이 가장 잘 아는 시장에서 가스 센싱으로 이걸 풀고 있길래 되게 흥미가 갔죠. 그래서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 서정우 무스마 이사
“사실 (서정우 이사) 영입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요. 말도 잘하고 능력도 출중한 인재를 원하지 않는 스타트업 대표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 당시 고액 연봉을 받으며 미래가 창창한 친구에게 아무것도 없는 스타트업에 와서 함께 고생하자고 하기는 참 어려웠습니다. “
– 신성일 무스마 대표
신성일 대표는 서정우 대표에게 합류를 제안했고 서정우 이사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엔지니어들이 이끌어가고 있는 무스마에 다른 배경을 가진 첫 구성원이었다. 우선 그는 본인의 전문 분야인 제품 홍보의 관점에서 회사를 바라보았다. 무스마에 새로운 시각이 추가되자 문제점이 두드러져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서비스의 관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제품을 제작하다 보니 마케팅 포인트가 없었다.
그래서 서정우 이사는 영업적인 측면으로 여러 가지 시험을 해보았다. 무엇보다 외부에서 무스마라는 회사를 찾고 인지할 수 있는 정보의 채널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홈페이지, 로고, 등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심어주는 작업부터 시작했고, 이와 더불어 기존에는 무스마의 핵심 역량을 표현하지 못한 국책 과제 사업계획서에 스토리라인을 넣고 발표 자료도 더 다듬었다. 풍부한 자료에 일관성을 더하니, 안전사고 방지 솔루션을 지향하는 무스마의 미션과 제품의 가치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었다. 물론 결과도 좋았다. 무스마는 2018년부터 다양한 국책과제에 선정되며 함께하는 구성원이 증가하고, 회사의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 (Exhibit 4).
화성에서 온 대표 금성에서 온 이사. 우리 함께 일할 수 있을까?
무스마의 주요 투자사 중 하나인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는 무스마와의 만남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산업현장에 안전 문제 이런 게 재밌거나 ‘핫’한 주제는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이 주제로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어 했고,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팀에 있었습니다. 초기 구성원(신성일 대표, 서정우 이사, 진준호 이사)의 팀 빌딩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팀의 궁합이 좋았다고 할까요? 그래서 무스마는 산업 안전과 관련해서 진정성이 큰 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윤훈섭 제너럴파트너
하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서로에게 딱 맞는 이상적인 파트너는 아니었다. 신성일 대표와 서정우 이사는 창업 초기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화가 부딪히는 빈도가 많아지며 그들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었다.
“그때는 잘 만들면 누군가 잘 팔아줄 거로 생각했어요. 열심히, 잘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찾아와주지 않으니 누군가 와서 팔아주면 되겠다고 생각한 거죠. 되게 막무가내였어요. 경영에 대해 너무 무지해서 경영 공부한 사람이 오면 경영, 마케팅 뭐 다 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서정우 이사가) 막상 와서 제품에 관해서 얘기하고 그러면 제품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말한다고 생각했죠”
– 신성일 무스마 대표
신성일 대표와 서정우 이사가 이견을 조율하기 가장 어려워했던 영역이 바로 개발 사양이다. 제품을 어디까지 만들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서로 너무나도 달랐다. 공학도인 신성일 대표는 기술 개발이 우선이었다. 기술적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싶었고, 그 기술적 우위로 시장의 인정을 받고 싶었다. 이런 신성일 대표의 굳은 믿음에 서정우 이사는 참으로 난처했다. 그는 개발 사양은 고객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도출된 의견을 바탕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제품의 기대 매출과 이윤도 중요했으며 궁극적으로 고객 경험이 우선이었다.
“결국 같은 제품을 팔고 싶어 하던 거였는데…그때는 대기업만큼 회사가 바쁘지 않아서 계속 옆에서 가르치고 싶은 게 보였던 거 같아요.”
– 서정우 무스마 이사“제가 수익이 중요하다는 것을 왜 모르겠어요. 삼고초려로 서정우 이사님을 모셔 온 것도 다 그런 부분을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했는데…하지만 저희는 기술 중심 스타트업이고, 우선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여주어야 대기업 고객사들이 관심을 가질 거로 생각했지요.”
– 신성일 무스마 대표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부족했지만, 고객 경험과 서비스 가치 창출에 대한 경험이 많았던 서정우 이사, 기술과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높았지만, 사용자와 시장의 가치를 과소평가한 신성일 대표 모두 무스마의 최고를 원했고, 그래서 서로 비슷한 듯 다른 방향으로 최선을 다했다. 가깝고도 먼 공대생 대표님과 경영대생 이사님의 균형 맞추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점의 사일로(silo)2)를 없애고 공유의 기회를 늘려야 했다. 신성일 대표와 서정우 이사는 서로의 시각을 교환하며 교집합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해결점의 시작은 간결한 대화였다.
“어느 순간 좀 더 밑에서부터 서로의 생각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뛰어넘지 말고 정말 아래서부터 얘기하자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런 근본적인 생각을 하니까 좀 이야기가 통하기 시작한다고 해야 할까요. 왜냐하면 우리가 서로 싸우자고 얘기하는 게 아니고 결국에는 목적은 같잖아요. ‘의미 있는 안전 솔루션으로 건설 현장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오자.’”
– 신성일 무스마 대표
대화가 정례화의 형식을 갖추자 소통이 무스마의 시스템에 내재화되기 시작했다. 회사 내 소통의 정례화는 두 대표의 개인 갈등 해소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저희는 서울로 오고 나서도 정기적으로 매주 아침 8시에 회의를 해요 . 공유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또한 그런 과정이 있어야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겠더라고요.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대화 시 본인에게는 아무리 기본상식에 속하는 지식이어도, 절대 상대방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지 않기로 했어요.”
– 서정우 무스마 이사
화성에서 온 공학도 출신의 대표와 금성에서 온 경영학도 출신의 이사는 그렇게 지구에서 공존하는 해법을 찾았다.
드디어 찾아온 기회의 연속, 그리고 어려움의 연속
산업 현장의 이해관계자는 다양하고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스마의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구매자와 사용자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구매자는 기업, 예를 들면 조선소나 건설사의 구매 부서이다. 안전 시스템을 구매하는 조직은 제품의 세부 사양이 주요 관심사는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인 산업 현장 근무자들은 작은 기능에도 높은 지게차 사고 방지 센서를 예로 들어보자. 구매조직은 근로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알람이 울리게 해달라고 한다. 어떤 기술을 특정하고, 이를 이용해 감지 장치를 제작하는 요구는 드물다. 대신 구매가격과 설치의 편의성 등을 신중하게 고려한다. 따라서 무스마의 제안서에는 구매조직을 중심으로 고객사의 입장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현장 근로자의 의견 역시 구매조직만큼 중요하다. 그들은 무스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로, 이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곧 무스마의 미션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제품의 구매가격보다는 안전하고 신뢰 있는 제품을 원한다. 따라서 현장에서 그들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전해주는 장단점을 재빠르게 기술과 서비스로 변환해야 한다. 무스마는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른 성향을 보이지만, 동시에 상호작용하는 산업안전 시장에서 모두를 만족시켜야만 했다.
산업 안전 시장 내 세분화된 고객군들간 공통점이 많지 않다는 점도 무스마가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였다. 무스마의 고객군은 크게 중공업과 건설업으로 나누어진다. 모두 산업 현장 노동자 중심의 영역이라 유사점이 많을 거라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무스마 역시 처음에 이런 가정을 염두에 두고 동일한 접근을 했다가 두 산업 간의 차이점이 작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중공업에서 건설로 넘어갈 때의 일인데, 중공업은 장비를 구매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현장에 있는 장비는 소유물이니까 거기에 구멍을 뚫던,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건설업은 임대해서 쓰는 장비라 때고 붙이는 게 쉬어야 했어요.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달라졌죠. (그래서) 요소 기술도 달라지고요. 시스템 구성도 달라졌습니다. 무게도 중요해지고. 건설업으로 넘어가던 당시에는 그런 걸 쫓느라 바빴어요.”
– 서정우 무스마 이사
산업 현장의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 환경과 장비의 연결을 관리해야 하는 것도 무스마의 몫이었다. IoT 기반인 무스마의 장비들은 무선통신망을 필요로 한다. 무선통신망 위에서 작동하는 장비들은 현장 내 상황을 감지해 관리자나 시스템에 알림을 보내 빠르게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게 돕는다. 따라서 무선통신망은 센서가 문제없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달해야 하는 환경 설정의 핵심이다.
무스마는 공공기관에서 기술 이전받은 로라(LoRa)3)를 사용하기로 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로라 망 위에서 동작 가능한 하드웨어만을 구매해 고객사에 제공했다. 다시 말해 시중에 있는 하드웨어 중 로라랑 연결할 수 있는 것을 구매해서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무스마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통신만이 아니었다. 변화하는 현장 상황에 따라 예측 불가한 요청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센서가 계속 울리지 않게 해달라’, ‘화면이 작동하지 않는다’, ‘내구성을 강화해 달라’, ‘사각지대를 보완해 달라’ 등 실제 유저들의 불만과 요청 사항은 구체적이고 다양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무스마는 기존 제품들을 가져다 쓰는 건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현장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니즈와 현장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 맞게 하드웨어를 지속해서 개선해 왔다(Exhibit 5). 통신망 전파범위를 넓히는 특허를 이전받으며 점진적인 개량을 위한 자체적 노력을 지속하였다. 이는 결국 오늘날 무스마의 강점이자 차별점이 되었다.
세분화된 산업현장의 개별적인 요청에 대응하고, 현장 근로자의 요구를 반영하며 제품을 개선하느라 숨이 턱까지 차오를 지경이었지만, 무스마는 중공업과 건설업 모두를 고객으로 받아들였다. 이유는 하나의 산업에만 너무 귀속되다 보면 그 산업이 무너질 때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공업 고객사는 장기 계약으로 진행되었고, 건설업은 2~3년 단위의 단기 사업으로 마무리되는 방식이었는데, 무스마는 이 둘을 모두 고객으로 품어,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양화와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했다. 건설 현장의 주요 산업군을 품어 산업 안전 재해 방지 솔루션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한다면, 관계 산업의 진출이 용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그림도 함께 했다.
이를 위해 무스마는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꾀했다. 안전 장비와 이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함께 임대주는 구독 모델을 시장에 제시했으며, 이를 어떻게 확장할지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행히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시장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안전 장비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를 고객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이는 단연코 사업을 확장할 기회였다.
IoT 기기 판매 및 임대는 단발성 거래의 연속이었던 반면,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충성 고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무스마의 미션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중장비를 이용하는 작업환경은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들이 많은데, 솔루션은 현장 데이터를 수집, 저장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고 사고 예방에 대한 여러 해결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하드웨어 개조와 SaaS4)구독 모델은 사업 확장과 미션 강화를 모두 실현할 수 있는 무스마의 전략적 움직임이었다(Exhibit 6).
이를 위해 무스마는 온라인 서비스만의 편의성을 제품 속에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들을 많은 시간 동안 고객의 시선에서 고려하였다. 동시에 이질감 없이 오프라인 활동을 온라인 화면으로 연결했다. 그래야 무스마가 제공하는 솔루션에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무스마는 안전 장비 중심의 오프라인 시장과 안전 관리 솔루션 중심의 온라인 시장을 연결하는 통합 솔루션 회사를 지향하고 있으며, MCAS(Musma Construction Asset management System)5)는 그것의 시작이다(Exhibit 7).
무스마는 고객화(Customization)가 MCAS 성공의 핵심이라 예상한다. 핵심 기능은 있지만, 나머지 부분은 마치 레고 조각처럼 고객이 원하는 형식으로 구성될 수 있다. 동일한 산업 현장은 없으므로 고객화를 통한 서비스는 고객 만족도 향상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무스마의 첫 시작인 IoT 기반의 산업 장비들도 현장 근로자들의 요구에 따라 고객화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MCAS의 고객화는 무스마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기업마다 운영하는 방법이 다 다르세요. 그래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기능들은 사용하되 거기 안에 들어가는 데이터를 운영하는 측면에서는 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상품을 선택하면 저희가 가지고 있는 안에서 고객사에 맞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거죠.”
– 서정우 무스마 이사
무스마는 중장비 부착용 IoT센서, 현장 기지국, MCAS등의 구성요소를 도입하고, 이들을 독창적인 구조로 연결해서 혁신적인 가치사슬을 만들어냈다.
성장의 시작
MCAS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성장지표 역시 우상향하고 있다(Exhibit 8). 그러나 여전히 무스마는 고객화에 대한 고민이 많다.
고객화를 위한 최선의 방향을 찾기 위해 최근 무스마는 프로젝트 매니저 구성원들을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 재교육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프로젝트 매니저들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에 가까웠다. 건설 현장 프로젝트는 건설 산업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프로젝트 매니저가 담당했고, 조선사 역시 해당 영역에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매니저가 일을 도맡았다. 이 두 산업은 중장비 활용 작업이라는 부분만 제외하고, 필요한 역량, 사업 구조 및 진행방식 등 많은 면에서 판이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 영역에 따라 나누어진 매니저 조직 체계는 모든 산업 현장에 안전관리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무스마의 큰 그림을 위해서는 변화되어야만 했다. 그리하여 무스마는 프로젝트의 순환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예를 들면 조선사 담당 매니저와 건설사 담당 매니저가 조선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기대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 몸에 배어 있지 않은 업무를 하는게 직원에게는 부담으로, 회사에는 비효율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무스마는 직원들이 여러 영역의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증폭시키고, 장기적으로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잠재적 기회를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무스마와 경상도 머스마들
사명인 무스마는 ‘사나이’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인 ‘머스마’에서 시작되었다.
“무스마는 저희가 부산에서 시작한 기업이고 고객 기반이 조선소였기에 브랜딩에서 지역색을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거친 현장에 IT를 통해 거침없이 나아가보자’라는 의미로 ‘사나이’를 뜻하는 경상도 언어인 ‘머스마’에서 어원을 가져왔으며 해외 고객도 편하게 발음하게끔 하고자 ‘무스마’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정우 무스마 이사
한반도 끝자락 부산에서 경상도 사나이들이 의기투합해 시작한 무스마는 한때 이름조차 낯선 산업안전 관리 시장에서 그들의 고민과 혁신이 담긴 여러 해결책을 내놓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작은 실수가 커다란 인명 재해로 이어지는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따라가는 무스마의 솔루션은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안전선일 것이다.
“산업재해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은 사실 중소기업의 사업장입니다. 그런데 그런 곳을 커버하고 있는 솔루션이 없었습니다. 기존의 제품은 대부분 대기업을 주로 커버하고 있었죠. 그 점에서 무스마를 주목했습니다. 낮은 비용으로 실질적인 사망 사고율을 줄일 수 있는 영역을 무스마가 건드려주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윤훈섭 제너럴파트너
더 나은 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경상도 머스마들은 수없이 산업 현장을 뛰어다니고 크레인을 오르고 있다.
[주석]
1. 해커톤(hackathon):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의 직군이 팀을 이루어 제한 시간 내 주제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공모전이다. 창업 아이템을 실현화하는 주요 이벤트 중 하나이다. (출처: 나무위키의 내용을 집필진이 각색)
2. 사일로 효과(silo effect)는 조직 부서들이 서로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내부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곡식 및 사료를 저장해두는 굴뚝 모양의 창고인 사일로(silo)에 빗대어 조직 장벽과 부서 이기주의를 의미하는 경영학 용어로 사용된다
3. 로라(LoRa)망은 롱레인지(Long Range)의 약자로 3G나 롱텀에볼루션(LTE) 등 기존 스마트폰 통신망과 달리 저전력으로 통신할 수 있는 장거리 통신망이다(블로터, 2022).
4. SaaS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운용되는 소프트웨어 제공 서비스이다. ‘Software as a Service’의 영문 약어로, 우리말로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라고 한다. (출처: 두산백과)
5. MCAS는 무스마의 클라우드 기반 현장 통합관리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