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에 브랜드의 자리를 찾다 – 퀸들이 주인공인 패션앱, 퀸잇

COVID-19로 야외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백화점이 아닌 온라인 매장이나 모바일앱을 사용하여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모바일 쇼핑앱이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모바일에 익숙한 1020세대를 위한 앱이 대부분이었다. 라포랩스는 4050세대가 앱 사용에 있어서 1020세대와 다르지 않고 구매력은 더 크지만 이들을 위한 쇼핑앱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4050 여성 패션앱, 퀸잇을 출시했다.

라포랩스(주)의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이미 세 번의 공동창업과 각각 토스와 하이퍼커넥트라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며 스타트업 기업의 빠른 성장을 직접 경험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퀸잇을 빠른 성장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퀸잇은 출시 1년 6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350만 명으로 ‘2021년 월간 이용자수(Monthly Active User, MAU)가 급증한 한국 쇼핑앱’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기준 누적 투자규모는 약 550억 원, 월 거래액 100억 원으로 구글플레이에서 ‘2021 올해를 빛낸 일상생활 앱’으로 선정되었다.

본 사례는 퀸잇이 어떻게 시장에서 패션앱으로 4050 여성 시장을 발견하고 자리 잡았는지를 STP(시장세분화, 타겟팅, 포지셔닝) 프레임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STP 과정은 이론적으로는 잘 정리되어 있지만,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특히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스타트업 기업인 라포랩스(주)의 퀸잇 사례를 통해 MVP를 활용한 STP 과정이 전통적인 STP 과정과 어떤 차이가 있을 수 있는지 살펴본다. 앱 개발 과정에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소비자리서치를 통해 소비자의 태도 형성과 제품 평가 속성, 그리고 고객 만족과 연결된 앱의 각 기능을 분류하는 KANO 모델에 대해 학습하고, 퀸잇 앱 서비스에서의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토론하며 서비스 실패와 회복에 대한 이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Q1. 라포랩스(주)가 4050 여성을 타깃으로 패션 쇼핑앱을 출시하기로 결정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설명하시오.

Q2. 라포랩스(주)가 MVP를 활용하여 퀸잇 앱을 발전시킨 과정을 설명하고, 퀸잇의 차별화 포인트를 논하시오.

Q3. 라포랩스(주)의 포지셔닝 과정을 일반적인 STP 과정과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Q4. 퀸잇은 플랫폼 기반 앱으로 많은 여성의류 업체가 입점해야 앱 사용자가 늘고, 한편 앱 사용자가 많아야 입점 업체도 많아지는 구조이다. 초기 입점 업체 확보와 기업의 고속 성장을 위해 퀸잇이 내린 결정에 대해 라포랩스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설명하시오.

Q5. 퀸잇 출시 이후 사용자의 급증은 앱 서비스의 품질 저하로 이어졌다. 이때 퀸잇은 (1) 신규 고객 유입을 중단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아니면 (2) 신규 고객 유입을 지속적으로 유인하면서도 천천히 서비스를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퀸잇의 의사결정은 무엇이었는지 설명하고 이 결정에 대해 논하시오.

Q6. 무신사, 스타일난다 등 4050 여성 패션시장을 향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코로나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4050 여성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쇼핑을 다니기 시작했다. 퀸잇의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변화하는 환경과 경쟁사를 고려하여 논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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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에 브랜드의 자리를 찾다 – 퀸들이 주인공인 패션앱, 퀸잇

2019년 12월 처음 발견된 COVID-19으로 전세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늘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했고 외출은 자유롭지 못했다. 외식은 말할 것도 없고, 여러 사람이 한데 모이는 것 자체가 감염 위험으로 불가능했다. 사람들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온라인에 의지하게 되었다.

쇼핑도 마찬가지였다. 백화점이나 아울렛, 편집숍 등 매장으로 쇼핑을 다니지 못하고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밖으로 자유롭게 쇼핑을 다닐 수 없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마찬가지였지만, 모바일 여성 패션 쇼핑몰의 타겟은 주로 1020세대, MZ세대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라포랩스㈜는 4050대, X세대 여성을 타겟으로 한 패션 쇼핑앱, 퀸잇을 시장에 등장시켰다. 라포랩스㈜의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이미 세 번의 공동창업과 각각 토스와 하이퍼커넥트라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며 스타트업 기업의 빠른 성장을 직접 경험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퀸잇을 빠른 성장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퀸잇은 출시 1년 6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350만명으로 ‘2021년 월간이용자수(Monthly Active User, MAU)가 급증한 한국 쇼핑앱’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기준 누적 투자규모는 약 550억원, 월 거래액 100억원으로 구글 플레이에서 ‘2021 올해를 빛낸 일상생활 앱’으로 선정되었다.

Exhibit 1. 홍주영 최희민 공동대표 (왼쪽부터)

출처: 퀸잇 자료 제공

라포랩스㈜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던 4050 여성 패션 시장을 찾아 퀸잇 브랜드를 자리잡게 했다. 라포랩스㈜는 어떻게 숨어있던 4050 여성 패션 시장을 찾아냈을까?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퀸잇의 자리잡기

1. 4050 시장에 대한 관심과 확인

세 번의 창업 실패 후 다시 뭉친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앱 서비스를 위한 라포랩스㈜를 설립하고 성장가능성이 보이는 4050세대 시장을 연구하고 있었다.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에게 4050세대 시장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이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으로 45세에서 59세까지의 인구는 1,314만명으로 연령대별 인구가 가장 많았다(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현황). 모바일과 함께 자란 MZ세대와 비교하면 더 크게 드러난다. 45~50세는 460만명이 존재하는 한편 15세~19세는 240만명이다(Exhibit 2). 인구 수로만 보더라도 매우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에는 이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앱은 별로 없었다.

Exhibit 2. 연령별 인구분포

출처: 퀸잇 자료 제공

라포랩스㈜는 4050세대에 대해 모바일 사용 행태부터 시작해서 먹는 것, 입는 것, 취미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소비자 리서치를 실시하였다. 소비자 리서치는 알바천국이나 알바몬을 통해서 모바일 사용자를 섭외하거나 커피샵, 백화점이나 길에서 30분 정도 인터뷰를 요청하여 진행했다. 4050세대가 많이 다니는 장소에서 직접 소비자들을 섭외하여 인터뷰하는 것은 어렵고 시간도 많이 소모되었지만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퀸잇 출시 전까지 매주 10명씩 소비자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4050세대 300여명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

우선 4050세대가 앱 서비스를 제공하기 알맞은 시장인가를 확인해야 했다. 4050 세대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잘 사용하지 못하고, 또한 사용량 자체도 적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라포랩스㈜의 리서치 결과는 다른 인사이트를 주었다. 4050세대는 모바일도 1020세대만큼 잘 사용하고 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100명에서 200명의 소비자에게 핸드폰으로 특정 앱을 검색해서 설치해보라는 요청을 했다. 4050세대 소비자 중에 이 요청을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유튜브도 많이 사용하고 핸드폰에 대한 친숙함을 느끼는 정도도 10대 20대와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차 자료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 그림 3에서처럼, 50% 이상의 중장년층이 이미 모바일 결제를 경험했고, 코로나 이후에는 중장년층의 모바일 커머스 이용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기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었다.

Exhibit 3. 중장년층 관련 기사들과 연령별 온라인쇼핑 경험 비율

출처: 퀸잇 자료 제공

이 매력적인 시장에 어떤 앱 서비스를 선보여야 할 것인가가 그 다음 질문이었다. 4050 여성은 20대보다 먹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시장이었다. 4050대 여성은 음식과 관련된 모든 제품에 대해 나름대로 준거 가격을 가지고 있었고, 이미 음식 관련 제품에 대해 태도가 형성되어 있어 태도 변화를 위한 설득은 어려웠다. 또한 동영상 컨텐츠에 대해서는 구매라는 개념과의 연결이 매우 약했다. 동영상 컨텐츠는 유튜브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주로 인터뷰 형식을 활용하여 그럴듯한 사이트를 만들어 보여주며 사용자의 반응을 인터뷰했는데, 4050 여성은 서예, 꽃꽂이, 부동산 컨텐츠를 다루는 동영상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4050 여성은 인스타그램은 사용하지 않고 밴드나 카카오스토리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대해 4050세대를 조사하면서 어떤 분야로 모바일 서비스를 제안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었다.

2. 여성 패션 쇼핑앱 서비스, 퀸잇의 시작

“여긴 왜 이렇게 살 옷이 없어? 옷은 많은데 내가 입을 만한 건 하나도 없네”  

퀸잇의 시작은 최희민 대표의 관심과 관찰이었다. 최희민 대표는 우연히 그의 어머니가 옷을 구매하려고 모바일 쇼핑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어머니는 주로 백화점에서 옷을 구매하곤 하셨는데, 코로나19로 백화점 쇼핑이 어려워지자 모바일 쇼핑을 시도하신 것이었다. 그러나 모바일 쇼핑 앱에서는 원하는 제품을 찾기 쉽지 않았다. 기존 쇼핑몰에서 보이는 제품들은 10대, 20대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가격은 저렴하지만 1020세대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이 대부분이었다. 너무 타이트하거나 짧아 노출이 심하거나, 사이즈도 ‘free사이즈’로 하나 밖에 없어서 몸에 맞는 옷 사이즈를 고를 수도 없었다. 가격보다는 브랜드나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장년층을 위한 브랜드는 찾기 쉽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최희민 대표는 호기심이 생겼다.

 ‘왜 1300만 X세대를 위한 여성패션 모바일 앱 서비스는 없을까?’

3. 퀸잇의 포지션: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관찰에서 발견한 4050 여성 패션 모바일 시장, 들어가도 될까?

여성을 위한 모바일 패션 쇼핑몰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태였다. 네이버, 지그재그, 에이블리, 29cm 등 플랫폼 형식의 모바일 패션 쇼핑몰들이 경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희민 대표의 어머니가 느끼셨던 것처럼, 이 패션몰들의 제품은 대부분 10대나 20대가 좋아할 만한 제품들만 가득했다. 4050세대는 1020대 소비자보다 모바일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으며, 그로 인해 모바일 앱을 통해 패션제품을 구매하는 비율도 적다고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1020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는 온라인과 모바일 패션쇼핑몰을 적극 이용하는 반면,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하는 패션 브랜드들은 온라인/모바일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꺼려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최희민 대표는 패션 제품이 다른 제품과 다른 특징이 있음을 발견했다. 패션 제품은 각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하늘보리라는 음료수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개인 선호에 따라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패션 의류 제품은 달랐다. 연령대 별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패턴이 보이는 제품군이다.

또한 4050세대 여성은 패션제품을 구매할 때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고 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4050 여성들도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이용해서 쇼핑을 하고 있었다. 그림 4와 같이 2020년도 들어 50대 여성의 패션제품에 대해 급증한 네이버 키워드 검색량도 눈에 띄었다(Exhibit 4).

Exhibit 4. 50대 여성 키워드 검색량

출처: 퀸잇 자료 제공

이렇게 종합해 볼 때 라포랩스㈜에게 4050 여성 패션 시장은 도전해볼 만한 시장이었다. 이렇게 연령대로 시장을 세분화하는 경우, 세분시장에 접근이 용이하고, 의류/패션제품에 대한 1020세대와 4050세대의 니즈의 차이가 분명하며, 4050의 시장규모가 충분히 큰 데다가, 1020세대가 추구하는 제품들로 채워진 모바일 쇼핑앱 서비스와 차별화할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4050세대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패션 쇼핑앱으로 처음 시장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물론 한편으로는 최희민 대표나 홍주영 대표 둘 다 남성이고, MZ세대로 두려움도 있었다.

“우리도 처음에는 두려웠죠. 여성도 X세대도 아닌 우리가 그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을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잘 맞출 수 있을까?’”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직감에 기대기 보다는 본격적으로 4050세대의 의류, 패션 니즈와 앱서비스에 대해 학습하며 퀸잇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리서치와 앱 서비스 개발 과정

4050 여성을 위한 패션 제품 플랫폼 앱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기능이 어떻게 들어가야 할까? 이 질문은 ‘소비자가 플랫폼 앱에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까?’로 바꿔 볼 수 있다. 앱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을 소비자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라포랩스㈜의 최희민, 홍주영 대표의 생각이었다. 1020세대를 위한 패션 쇼핑앱이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머리속에는 플랫폼 형식의 패션 쇼핑앱 카테고리가 형성되어 있었고, 이 카테고리의 쇼핑앱에 들어가 있는 기능에 대해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미 익숙한 상태이다. 즉 카테고리에 대한 소비자의 지식이 충분하다. 따라서 기본적인 플랫폼 쇼핑앱 카테고리에 있는 앱 기능 중 대부분은 4050여성 소비자들이 당연히 존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앱 기능은 기본적으로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기능과 다른 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소비자를 편하게 사용하게 해 줄 수 있는 기능, 또 잘 구비되어 있을수록 소비자가 더 만족하게 되는 기능들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존 쇼핑 앱들은 같은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어 기능도 차이가 별로 없다. 따라서 라포랩스㈜는 4050여성을 위한 앱을 개발하기 위해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기본 기능 외에 좀더 구체적으로 4050세대 여성이 기대하지 못하지만 필요로 하는 기능인지를 파악해야 했다.

4050여성과 1020여성의 차이에서 발견한 플랫폼 앱의 기회는 앱이 제시하는 브랜드 제품들이었다. 따라서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먼저 4050세대가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와 스타일은 1020세대가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와 스타일과 정말 차이가 있을 지를 알고자 했다. 플랫폼 쇼핑앱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제시되는 각 브랜드의 제품들이 4050세대 여성이 좋아하는 패션 제품이어야 하며, 이것은 소비자의 앱 사용 결정에 핵심적인 요소이다. 두 공동대표는 4050여성과 1020여성이 원하는 패션 제품 스타일에 차이가 있어서 현재 4050여성을 만족시켜주는 제품을 제시한 앱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면, 4050여성이 원하는 패션 제품을 제시해 주면 반드시 앱을 사용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희민 대표는 홍주영 대표와 함께 4050세대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가짜 모바일 앱을 만들어 바로 테스트했다.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식물 쇼핑앱, 데이팅앱 등을 제작했던 경험이 있었고, 테크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사업에 필요한 웹서비스 기획이나 플랫폼 디자인 등 주요 역량을 키워왔다. 또한 공동대표 두 명이 모두 경영학과 컴퓨터 사이언스를 복수전공하여, 생각하는 것을 바로 적용시킨 앱을 개발할 수 있었다.

“4050 여성은 좋아하는 브랜드만 모아 놓으면 앱을 재방문을 하고 재구매를 할 것이다”라는 초기 가설을 세웠다.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진 가짜 패션 모바일 앱은 그동안의 조사결과 나타난 4050 여성이 좋아할 만한 옷을 다 넣어서 판매하는 쇼핑 앱으로, 다른 기능은 없고 구매 기능만 있는 매우 불편한 앱이었다. 옷 사진도 캡쳐해서 넣은 것이고, 가격도 최저가가 아닌 일반적인 가격으로 제시했다. 이런 불완전한 가짜 앱을 패션 제품 사진과 함께 온라인에서 광고를 시작했다.

가짜 앱의 검증을 위해 온라인 배너 광고를 올려서 앱 사용자를 페이지로 유도했다. 클릭 한 번 당 비용은 200원~500원(CPC, cost per click)으로, 보통 10만원 정도 사용하여 충분한 숫자의 앱 사용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이 가짜 앱 테스트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생각보다 빠르게 구매가 발생했던 것이다. 4050세대가 원하는 제품이 모바일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이 좋다면 앱 서비스 자체가 불편하더라도 그 제품을 사려는 4050 여성 소비자가 많을 것이라는 가정이 그대로 확인되어 눈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4050 여성소비자에게 ‘선호하는 브랜드 패션제품 제시’라는 속성은 앱을 사용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속성임이 밝혀졌다.  

첫번째 가설이 확인되자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본격적으로 앱 개발에 들어갔다. 스타트업 기업의 빠른 성장을 경험한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완벽한 앱을 만들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며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MVP 모델을 따라 빠르게 성장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가장 최소한의 핵심 기능만으로 MVP (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고, 소비자 리서치를 진행하며 개선해 나가고자 한 것이었다.

1. MVP 개발 및 개선을 위한 소비자 조사 방법

MVP 개발 과정은 직접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소비자에게 직접 질문하는 것보다는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여주며 소비자의 행동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설을 만들고 그 가설이 맞는 지를 실험하고 앱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인터뷰는 A/B 테스트 형식1)과 개인 심층 인터뷰 형식이 사용되었다

Exhibit 5. 사용자 인터뷰

출처: 라포랩스 자료 제공

개인 심층인터뷰는 소비자 한 명에 대해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인터뷰 진행자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인터뷰한 내용은 녹화하여 기록하고 그 기록을 분석하였다. 인터뷰는 말로 설명하는 것과 더불어 질문 또는 앱 사용에 대한 간단한 과제가 주어졌으며, 과제 요청을 받은 소비자가 직접 핸드폰에서 앱을 사용하며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 등을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이루어졌다. 좋아하는 제품을 선택하여 장바구니에 담아 놓거나 찜을 해 놓는 행동 등의 과제가 주어졌으며, 이 앱 사용 활동들은 자연스럽게 불편사항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가 쌓여가면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선호 브랜드나 선호 스타일에 대한 파악이 이루어 지게 되었다.

A/B 테스트에서는 프로토타입을 여러 개 만들어 비교하게 하였다. 예를 들어 A 프로토타입에는 1020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을 많이 포함시키고, B 프로토타입에는 4050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을 많이 포함시키고, C 프로토타입에는 섞어서 포함시킨 후, 인터뷰하는 대상에게 세 개의 프로토타입을 모두 사용하게 하였다. 이 세 개의 서비스 중 어떤 것이 제일 좋은 지, 왜 좋은 지에 대해 인터뷰하였고, 소비자들은 이 세 개의 프로토타입이 각각 어떻게 다른 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수는 없더라도, 어떤 것이 좋은 지, 왜 특정 서비스가 더 좋은 지는 설명할 수 있었다.

A/B 테스트에서 비교대상은 경쟁 브랜드인 네이버쇼핑,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쿠팡이었다. 한 사람의 사용자에게 퀸잇을 포함한 여러 조합으로 네 개의 핸드폰에 각 쇼핑 앱들을 보여주었다. 4050 여성이 기존 쇼핑앱을 사용할 때 불편했던 점부터 시작하여 글자를 크게 하고, 한번에 하나의 사진을 보여주는 등 기능을 편리하게 개선해 나갔다. 네 개의 대안을 보여준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에 “마지막에 보여준 그 사이트(퀸잇) 주소 좀 알려 주실래요?” 라고 묻는 인터뷰 대상자가 종종 있었으며, 이는 퀸잇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더해 주었다.

매번 하나의 가설을 설정하고 소비자 인터뷰를 3일 정도 계속 진행하였다. 하루 8명씩 일주일에 50명가량을 한달 동안 진행하였다. 낮에는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밤에는 바로 인터뷰 결과를 적용시킨 앱을 개발하였으며, 이렇게 개선된 앱은 그 다음 사용자 인터뷰에 사용되었다. 이 과정은 한달 동안 계속되었으며, 이렇게 반복된 인터뷰와 테스트 결과 및 이전에 창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앱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소비자에 대한 편견이었다. 소비자의 선호에 대해 미리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안되고, 소비자의 선택을 보고 그 선택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했다. 또한 10명 중 8명이 좋아하는 앱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한 명이라도 높은 강도로 좋아하는 앱 서비스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하였다. 자원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완벽한 앱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할 수는 없었다. 기능 하나만 있어도 10명 중 한 명의 소비자가 정말 필요하고 좋다고 한다면 그것부터 시작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거 어디꺼죠? 실제로 사용하고 싶어서요.” “이 앱 너무 위험하네요. 여기에서 돈을 많이 쓸 것 같아요!”

마침내 인터뷰 과정에서 위의 이야기가 소비자로부터 나왔을 때 드디어 그 디자인대로 앱을 개발하여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의 앱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형성된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렇게 테스트했던 프로토타입을 기본으로 2주 만에 개발하고, 2주만에 스토어에 올렸다.

2. 지속적 개선을 위한 가설 설정과 검증

초기 버전의 앱은 리뷰 기능도 없고, 추천 기능도 없었다. 결제도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신용카드 결제, 핸드폰 결제 다 안되는 상태였다. 무통장입금만 가능하다고 적어 놓았지만 실제로는 무통장기능이 아니라 회사 공용 계좌를 계좌번호로 넣어 놓은 것이었다. 적립금도 제공되지 않았고, 반품 교환도 앱 기능상으로는 안되는 상태였다. 앱 사용자가 패션 제품을 탐색하고 구매하고 송금하고 배송을 기다리는 과정만 가능한 앱이었다(Exhibit 6).

이러한 상태의 앱을 소비자가 선택한다는 것은 여전히 첫번째 가설인 ‘마음에 드는 패션제품의 유무’ 속성이 소비자의 앱 사용 결정에 매우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4050여성을 대상으로 인기있는 브랜드와 스타일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알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Exhibit 6. 퀸잇 초기 MVP (우패션)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aIanP0KQmCQ

초기 가설 “4050 여성은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들만 모아 놓으면 재방문을 하고 재구매를 할 것이다” 로 시작하여, 앱 기능 개선과 입점 제품 스타일 및 브랜드 선호도를 알아내기 위해 일주일에 3 명씩 꾸준히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앱을 매주 업데이트하고 있다.

Exhibit 7. 가설

가설

  • 4050 여성은 좋아하는 브랜드만 모아 놓으면 재방문을 하고 재구매를 할 것이다.
  • 브랜드별로 제품 모아보기 기능이 있어야 한다.
  • 카테고리별로 제품 모아보기 기능이 있어야 한다.
  • 리뷰 기능이 필요하다.
  • 리뷰를 사이즈별로 볼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를 사용하여 결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
  • 퀸잇페이를 좋아할 것이다.
  • (계속 진행 중)

소비자들은 퀸잇의 앱 서비스 기능 중 기본 기능인 리뷰 기능을 매우 좋아했는데, 단순히 구매 고객의 리뷰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리뷰를 제품 사이즈 별로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을 필요로 했다. 또한 제품 탐색할 때에도 제품이 브랜드 별로 모아져서 볼 수 있도록 하거나 또는 제품 종류별로 묶어서 볼 수 있는 기능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기능이었다.

그리고 다른 쇼핑앱에는 존재하지 않는 기능으로 고객이 매우 필요하다고 언급한 기능은 고객의 사이즈와 동일한 제품들만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었다. 고객은 각각 구매하고자 하는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옷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려고 해도 다른 사이즈는 다 있는데 고객의 사이즈의 동일 제품이 품절이 되면 구매를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따라서 퀸잇에서는 고객이 본인의 사이즈를 저장해 놓으면 그 사이즈로 재고가 있는 제품들 만을 볼 수 있도록 기능이 추가되었고, 이 기능은 퀸잇에서만 존재하는 기능이었다. 1020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여성 패션 쇼핑몰의 경우 제품의 사이즈가 하나로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기능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쿠팡 페이처럼 퀸잇 페이도 추가되었다. ‘3초 회원가입’, ‘사이즈 맞춤 추천 기능’ 등 4050 세대 여성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퀸잇은 지속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림 7, 8, 9 참조).

고객이 ‘기본으로 존재할 것으로 기대하는 기능’은 쇼핑앱에서 제품을 탐색하고 결정하고 구매하고 배송을 기다리는 구매 절차에 대한 기능이다. 한편 앱 사용의 편리성이나 앱 사용의 수월함의 속성은 잘 디자인될수록 만족도가 커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앱 기능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추가되고 개선되는 앱 기능들 중, 잘 할수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속성들이지만, 쇼핑앱 카테고리에 속하는 다른 앱에서는 자주 접하지 못하는 기능들, 즉 퀸잇에서만 만나게 되는 기능들은 고객이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에 없어도 고객에게 불만족을 야기하지는 않는 기능들이 있다. 이런 기능은 고객의 만족을 크게 하고 고객이 퀸잇을 다른 앱들과 다르다고 느낄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속성이 된다. 소비자들이 이런 기능에 익숙하게 되면 쇼핑앱 카테고리에서 4050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쇼핑앱들은 퀸잇이 보여주는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는 고객의 기대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즉, 퀸잇의 차별적 기능이 4050대상 쇼핑앱이라는 새로운 하위 카테고리에서는 기본적인 기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퀸잇의 지속적인 소비자 리서치와 소비자에 대한 축적된 지식은 쇼핑앱 사업에 핵심적이고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퀸잇은 소비자들이 4050을 위한 패션 플랫폼 앱으로서 퀸잇을 인지하고, 가장 중요한 속성인 ‘선호 브랜드 제품 유무’ 속성으로 퀸잇 앱을 사용하게 되며,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퀸잇에서 재구매를 하도록 기능을 개선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Exhibit 8. 퀸잇 앱의 소비자 친화적 개선점

출처: 라포랩스 자료 제공

Exhibit 9. 출시 8개월되었을 때의 앱과 브랜드 페이지

출처: 라포랩스 자료 제공

Exhibit 10. 2022년 버전의 퀸잇

출처: 000

앱 출시 후 어려움

1. 입점 브랜드 확보

초기 빠른 고객 확보 등 화려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운영하며 겪게 되는 어려움은 피할 수 없었다. 퀸잇 은 플랫폼 기반의 앱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개된 제품을 모아서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플랫폼 앱은 제품에 대해 재고를 두지 않아 재고 부담과 위험에서 자유롭고, 중개수수료가 주수입원이다. 퀸잇 역시 제품 제조와 상관없이 수수료(18%)로 매출을 올리는 구조이다 (그림 10. 참조). 따라서 어떤 제품, 어떤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가의 문제는 플랫폼 앱 운영과 고객 유치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입점 브랜드가 적으면 앱 사용 고객이 늘지 않고, 앱 사용 고객이 적으면 입점 브랜드 유치는 더 어려워지는 구조인 것이다. 따라서 입점 브랜드를 확보해야 하는데, 시작한 지 얼마 안되는 초기단계의 앱 서비스는 입점 브랜드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차근차근 앱 사용자를 모집하고 입점 브랜드를 유치하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운 과정이다.

Exhibit 11. 플랫폼 앱 사업구조

퀸잇을 런칭하고 예상했던 대로 의류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이 있었다. 의류브랜드들이 퀸잇에 직접 입점하는 것을 꺼려했다.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 앱이 패션 시장에 이미 많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었다. 이런 때에 인지도도 낮고 사용자도 없는 플랫폼에 중개 수수료를 지불하며 입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플랫폼 쇼핑앱에서 제공하는 의류제품의 브랜드나 패션스타일은 앱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매우 중요도가 높은 속성으로 의류브랜드 입점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었다. 따라서 퀸잇은 초기 사업운영을 위해 브랜드를 입점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다. 일단 퀸잇 운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직접 입점이 아니라면 간접 입점 방식이라도 활용해야 했다. 직접 입점은 안전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간접 입점은 시스템이 불안정하지만 퀸잇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간접 입점 방식으로 퀸잇에게 가능한 대안은 크롤링2)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크롤링 이용 방식은 의류 브랜드 사이트에서 제품 사진과 정보만을 모아 퀸잇에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크롤링을 이용하게 되면 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하지만 브랜드의 직입점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퀸잇은 단순히 제품 사진을 보여주는 뷰어 역할만 하게 되고, 고객이 주문을 하면 그 주문이 자동으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퀸잇의 직원이 원래 브랜드 사이트로 가서 제품을 직접 다시 주문하고, 배송지를 고객 주소로 변경하여 고객에게 보내야만 한다. 게다가 크롤링으로 운영하면 제품의 재고를 파악할 수가 없다. 원래 사이트에 재고가 나와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객이 퀸잇에서 제품을 보고 주문을 했는데 막상 원사이트에는 재고가 없어 주문을 넣을 수가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크롤링 방식은 직접 입점이 아니기 때문에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이렇듯 크롤링 방식으로 앱을 운영하게 되면 예상할 수 있는 문제는 매우 많았다.

그러나 퀸잇은 앱 사용자를 많이 모은 후 브랜드들의 입점을 유도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크롤링해서 퀸잇에서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특히 처음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이런 방식으로 운영을 했기 때문에 수수료 수입은 없고, 매출은 제품 하나 팔 때마다 오히려 마이너스(-3.3%)로 손해를 보게 되었다.

이러한 손해에도 불구하고 퀸잇은 4050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브랜드의 제품들을 먼저 확보하고 사용자를 늘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소비자에 대해 축적한 지식과 라포랩스㈜의 앱 개발 능력으로 퀸잇은 단순한 뷰어로서 앱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수없이 반복된 소비자에 대한 조사로 4050 여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라포랩스㈜는 4050 여성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스타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이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앱에서 제품들을 보여주며 고객을 확보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4050세대 여성이 보기 편한 방식으로 앱을 구성하였고 뷰어 역할을 하는 앱이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구매기능이 있는 앱으로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매출이 유의미한 규모가 되면 의류브랜드도 직입점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며 힘든 시기를 버텨냈다. 크롤링으로 운영한 지 6개월이 지난 후에야 매출 규모가 월 100억 넘게 되고 의류 브랜드들이 직입점을 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나이스클럽, 미니멈, 메트로시티, 발렌시아, 쉬즈미스 등 4050 여성이 선호하는 7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입점브랜드로 확보하게 되었다.

2. 신규고객의 증가와 서비스 품질 저하

출시 후 3주 이후부터 감당이 안될 정도로 신규 가입이 증가했다. 그러나 퀸잇은 커머스 앱의 필수 기능을 모두 갖춘 것은 아니었다. 무통장입금 계좌(실제로는 회사 공용 계좌번호)를 이용한 구매 기능만 존재했다. 이렇다 보니 결제가 많아지면서 100명 이상의 고객이 구매자 이름으로 송금을 하는데, 구매자 누가 어떤 거래 때문에 송금을 하는지 주문 정보와 입금 정보는 자동으로 매치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배송을 하려면 하나하나 직접 구매자 이름을 확인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통장 내역과 주문 내역을 각각 인쇄하고, 한 명씩 시간대와 이름을 확인하며 맞추어야 했다. 통장과 주문 내역의 이름과 시간대가 일치하면 제품 배송을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한편 고객은 그동안의 온라인 쇼핑 경험으로 이미 기대치가 매우 높은 상태였다. 앱을 통해 쉽게 주문을 하고 결제를 하였으면 당연히 당일 배송이 아니더라도 빠른 배송을 기대하고 있었다. 의류가 아닌 다른 제품 카테고리의 쇼핑앱, 예를 들어 쿠팡이나 마켓컬리와 같은 쇼핑몰에서 새벽배송이나 총알배송 등 빠른 배송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의 배송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퀸잇은 이렇게 복잡하고 느린 배송 과정을 개월가량 유지하고 있었는데, 신규 고객이 급속히 늘어나고 매출이 증가하자 이런 방식의 운영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게다가 반품 기능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반품 요청이 발생했다. 반품 요청이 오면 따로 우체국이나 택배 회사에 전화해서 택배기사를 보냈다. 이렇게 고객으로부터 라포랩스㈜로 받아온 반품 제품을 판매업체로 다시 보내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런 과정은 시스템이 개선될 때까지 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고객은 내부 단계를 알 수 없었으나, 회사 내부에서는 번거로운 절차가 반복되고 있었다.

퀸잇 출시 후 3개월되던 때 결국 신규가입자가 너무 많아지면서 서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배송도 제대로 되지 진행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결제도 막히고, 배송도 늦어지면서 고객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비스 품질은 저하되고 고객의 브랜드 경험은 엉망이 되어갔다. 그런데도 고객이 불만을 토로할 통로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한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퀸잇 출시 후 8~9개월 되었을 때 한 번 더 발생하였다.

Exhibit 12. 초기 사무실 상황

출처: 라포랩스 제공

퀸잇은 이러한 배송과 반송의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신규고객의 유입이 많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시스템적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았다. 신규고객 유입을 차단하고 시스템을 빨리 보완하거나, 아니면 느리고 힘들지만 신규고객을 계속 유입시키면서 시스템을 개선해야 했다. 사실 신규고객 유입을 막아야 시스템 개선이 가능했지만, 신규고객 유입 중지에 대해서는 반발이 컸다. 내부에서도 절 반 정도의 구성원들이 반대를 했고 투자자들도 반대했다. 신규 사용자 유입을 전적으로 막는다면 얻을 수 있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신규고객 확보는 기존 고객 유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아, 현재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신규고객 증가 추세를 일부러 중지시킨다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이해관계자들의 반대는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퀸잇의 서비스품질은 초기부터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앱은 MVP로 가장 단순하고 꼭 필요한 기능만으로 시작되었고 일주일에 하나씩 아주 중요한 기능들이 추가되며 개선되어 왔기 때문이다. 고속 성장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MVP를 개선하며 그동안 보이는 고객의 불만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다 대응하거나 한꺼번에 다 수정할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불만사항은 무시하고 원래 과정대로 아주 강한 강도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만을 하나씩 추가해 왔던 것이다. 이제 와서 신규고객 유입을 막아가면서까지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내부 직원과 투자자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퀸잇의 최희민 대표와 홍주영 대표는 모두 신규 사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고 신규 사용자의 가입을 막기로 결정하였다. 신규 고객이 계속 들어오는 가운데 배송 서비스를 보완하고 개선하는 것도 어렵기도 했지만, 기존 고객들이 더 이상 부정적인 경험을 하지 않고 재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4주 동안 신규 유입을 막아 매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서 그동안 앱 정비도 하고 기존 밀려있는 배송건을 처리하였다. 다행인 점은 공동 대표 간의 의견이 일치하였다는 것이다. 두 번 모두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4주 동안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도 결정하고, 그 기간 동안 마케팅 팀원들은 각각 1~2주씩 휴가를 보내주었다.

데이터의 활용: 신규고객 획득과 기존 고객 유지

퀸잇을 처음 알리기 위해서 밴드나 카카오스토리처럼 4050 여성이 많이 사용하는 채널에 광고를 올렸다. 첫 광고는 밴드와 카카오스토리에 광고비 20만원을 주고 시작했으나 이 광고를 통해 사용자 1000명을 모집할 수 있었다. 4050 여성 중에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오히려 밴드나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 이렇게 4050 여성이 많이 사용하는 SNS에 광고를 올렸고, 광고 지면에 퀸잇 광고가 뜨게 되자, 그 SNS 광고를 통해 신규고객이 많이 유입되었다. 광고뿐 아니라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한 신규고객 유치도 비중이 높았다.

모바일 앱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의 유입부터 앱에서의 활동 하나하나가 다 데이터로 기록된다. 한 달 100만명 이상 들어오는데 고객 한사람 한사람의 활동 데이터가 모두 구글에 저장된다. 데이터 애널리스트들이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서 분석을 따로 하는 구조로 운영되어 있다.

따라서 신규고객의 유입은 광고를 보고 광고를 통해 들어오거나, 광고 통하지 않고 직접 퀸잇 앱으로 들어오는 경우로 나뉘는데, 이러한 과정이 모두 데이터로 확인 가능하다. 광고를 통하지 않고 유입되는 경우를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로 판단하였다. 실제로 인터뷰 중에도 동네 친구들에게서 소개를 받았다는 응답이 많이 있었다. 4050세대 여성들은 SNS 광고만큼 입소문이 효과적인 광고 채널임을 알 수 있다.  

광고를 클릭하여 유입되는 경우, 고객이 처음에 광고에서 보고 온 제품이 막상 앱이나 웹사이트로 들어왔을 때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은 쉬즈미스3) 브랜드의 원피스를 보고 그 광고를 통해 앱을 설치하고 페이지를 열었는데, 막상 찾아 들어왔던 그 원피스는 안보이고, 앱의 메인 페이지가 보이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고객은 원하는 제품을 다시 찾는 과정을 거치거나 그냥 이탈하게 된다. 이런 단계들이 데이터로 분석되어 퀸잇에서는 메인 페이지가 아니라 고객이 보고 들어온 원피스를 띄울 수 있도록 개선했다. 쉬즈미스 원피스 종류가 100가지인데, 어떤 제품을 첫 화면에 넣을 지에 대한 결정은 이전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한 후, 신규로 보고 온 사람들에게 가장 잘 팔리는 것을 먼저 보여준다. 이런 방식으로 크로스 셀링4) 도 가능해진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을 군집분석하고 세분화된 집단에 맞춤화된 마케팅 메시지를 보낸다. 예를 들어, 특정 옷 브랜드의 광고를 본 후에 퀸잇으로 유입된 사용자를 파악하여 10% 할인 쿠폰을 보내는 것이다. 또한 재방문 유도, 쿠폰 발송, 장바구니에 상품을 추가한 고객에게 푸시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은 캠페인을 진행한다(Exhibit 13).

Exhibit 13. 퀸잇의 프로모션 메시지 (할인기회, 적립 등)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4050 세대 여성 소비자는 재구매주기가 1~2주이다. 2주 이상 되었는데 재방문이 없는 고객의 경우에는 재방문 유도를 위한 쿠폰이나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4주 이상 재방문이 없는 경우에는 이탈로 판단하고 있다.

성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퀸잇의 성과는 만족할 만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2020년 9월 퀸잇 출시 후 거래액은 매주 20% 이상 성장하여 2021년에 평균 월 100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신규 앱설치 인원수만 봐도 2020년 10월 14,649명에서 시작하여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1년 7월 21일에는 682,948명이 앱을 신규로 설치하였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그림 14와 같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0년 10월 13,313명이 2021년 7월엔 1,023,361명으로 증가했고 같은 해 10월엔 1,158,747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5월 퀸잇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iOS+안드로이드)는 185만명으로 증가했다 (TechM, 2022.6.21). 국내 1위 유통기업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모바일 플랫폼 ‘롯데온(ON)’보다 20만가량 높은 수치다.

Exhibit 14. 신규 설치건수와 월평균활성이용자수

출처: 동아일보, 11.19

Exhibit 15. 퀸잇 월간활성사용자수와 신규 앱설치 건수

퀸잇

월간활성이용자수

신규 앱 설치 건수

2020.10

13,313

14,649

2021.7

1,023,361

682,948

2021.10

1,158,747

448,931

2022.5

1,850,000 이상

3,700,000 이상

기존의 여성 패션 쇼핑앱들과 비교해도 퀸잇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1년 6월, 여성의류 앱 사용자 수와 1인당 월 평균 사용일 수 기준으로 1위가 에이블리로 343만명의 사용자가 월 평균 4.7일동안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기준 1위는 지그재그로 55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퀸잇은 구글 플레이 쇼핑 카테고리 신규 설치 기기수 1위 (41만)로 4050세대 여성을 대상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Platum 2021.6.23)

퀸잇은 2021년 1월 소프트뱅크 벤쳐스 등에서 시리즈A 55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같은 해 7월에 100억원을 유치하면서 누적 165억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그 후 6개월만인 2022년 2월에 360억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카카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2022년 5월 기준 누적 투자액 515억을 기록하고 있다.

Exhibit 16. 퀸잇의 비용구조 (2021. 10월 기준)

출처: 퀸잇 자료 제공

퀸잇은 2021년 1월~6월까지 26억의 적자를 기록하였으나 2021년 10월 적자 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21년 7월부터 4억의 매출이 나기 시작하여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이다. 10월까지 누적 적자는 64억이었으나 2021년 말 월 매출 100억을 달성하였고 2022년 중순까지 매출 180억, 말에는 매출 300억을 계획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경쟁

퀸잇은 1020세대가 주요 타겟이던 모바일/온라인 패션 쇼핑몰 사이에서 4050세대를 타겟으로 해 급성장해 왔다. 그러나 4050세대가 온라인과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높은 구매력을 갖춘 시장임이 드러나면서 많은 업체가 4050세대를 겨냥하여 뛰어들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2022년 5월 9일 40대 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온라인 패션 편집숍 ‘레이지나잇’을 오픈했다. 1020세대 여성을 타겟으로 해 온 브랜디도 30대 여성을 위한 ‘플레어’를 출시하였고, 그와 비슷한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도 4050 여성을 위한 플랫폼 앱인 ‘포스티’를 출시하였다. 포스티는 2022년 5월 MAU 52만명을 기록하였고, 이 수치는 초기 사용자 15만명에서 4개월 만에 3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포스티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50만, 입점 브랜드 수는 500여개에 달한다 (TechM, 2022.6.21).

소비자 조사를 잘하고, 고객 인터뷰를 계속하여 쌓인 4050에 대한 지식과 앱을 빨리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강점인 퀸잇은 치열해진 경쟁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주석]
1) A/B 테스트는 2개 이상의 대안을 만들어 사용자에게 사용하게 해보고, 주어진 대안에 대해 사용자의 선호나 의사결정, 또는 행동, 태도 등을 살펴보는 간단한 실험으로, 사용자의 반응이 대안들 간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 할 수 있고, 대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반복적으로 테스트함으로써 제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2) 크롤링(crawling)은 인터넷을 자동화된 방식으로 돌아다니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 특정 데이터베이스로 수집해 오는 작업을 말한다.
3)4050세대 여성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4) 크로스셀링(cross-selling)은 소비자가 하나의 제품을 구매한 후, 같은 브랜드의 다른 제품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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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

방정혜

방정혜

방정혜는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화여대에서 MIS전공으로 경영학 석사, University of Rhode Island에서 마케팅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Mont Alto에서 조교수로 근무하였다. 연구 관심분야는 디지털과 소비자행동으로 디지털 마케팅, 럭셔리 브랜딩, CRM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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